추락하는 한국교회 - 교회의 미래는 한국의 미래다
이상성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07년 10월
평점 :
품절


한국 교회의 미래는 한국의 미래라는 부제에 속아서 샀다.

아프간 사태 이후 두달 쯤 되었을 때 나왔으니까 실제로 쓴 것은 한달 남짓일까? 이렇게 빠른 시간 내에 이렇게 조목조목 집어가면서 글을 쓸 수 있다는 것은 이상성 교수가 평소에 이 부분에 대하여 많이 고민해온 신학자라는 말일 것이다. 항상 고민을 갖고 진실하게 살려고 하는 이상성 교수의 삶의 태도에 일단 박수를 보낸다.

이 책에서는 지금 한국 교회의 모습들을 총체적인 난국으로 표현하고 있으며 이 모든 것이 종합선물 세트처럼 모여진 것이 아프간 인질 피랍 사태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과학을 외면하는 교회, 공격적인 선교를 일삼는(어지보면 공격적인 기업 마케팅으로도 뷔춰지는) 전도, 타민족의 문화와 종교를 인정하지 않는 모든 모습들을 일컬어 한국 교회의 오만이자 잘못이며 고쳐야 할 것이라 말한다. 맞는 말이다. 한국 교회는 고쳐야 할 점들이 너무 많이 있다. 이것은 돌 선생의 일갈과는 다른 것이다. 돌선생의 일갈이야 외부인이 감나라 배놔라 하는 식의 딴지걸기식 참견이라면 이상성 교수의 지적은 자아성찰을 통한 자기 비판을 요구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본인도 이상성 교수의 말에 많이 공감한다. 그리고 이 책에서 집고 넘어간 부분들은 20살부터 시작된 대학생활을 통하여 고민했던 것들이고, 지금도 고민하고 있는 것들이며, 앞으로도 고민해 나가야 할 부분들이다. 기독교인으로 살아가는 이상 평생을 지고 가야할 질문들이요 불가에서 말하는 화두와 같은 질문들이다. 아직까지도 확실한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입장에서 이상성 교수의 말은 결단력 있는 일갈로 다가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꼭 필요한 책이다라고 생각함에도 불구하고 이 책의 내용에 공감이 안가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마도 이상성 교수의 태생적 한계가 아닐까? 태생적 한계라기 보다는 교수라는 신분의 한계가 아닐까?

현장을 무시하는, 현장과 동떨어진 신학을 거부하면서 현장과 가까운 신학을 이야기하는 친구들에게 "신학이 현장에 맞추는 것이 옳은가, 현장이 신학에 맞추는 것이 옳은가?"일갈했다는 그의 일화를 통하여 신학자들의 오만함을 다시한번 느끼게 된다. 내가 가르침을 받은 교수들도 마찬가지다. 우리 나라에서 손에 꼽는 학문의 자유를 추구하던 학교가 이제는 교단의 눈치를 보면서 지내다가 분열한 모습을 보면서, 그리고 학문에 성실하지도, 그렇다고 자기 양심에 진실하지도 않은 교수님들을 보면서, 진실한 선생님들이 학교에서 퇴출당하는 모습을 보면서 다시한번 신학의 오만함과 무기력함, 그리고 약삭빠름에 실망하게 된다. 내가 유학의 꿈을 접은 데에는 이러한 모습도 어느 정도 영향을 주었다.

신학의 출생이 무엇인가? 현장에서부터 바른 믿음을 지키기 위하여 출발한 것이다. 원래 신학과 신앙은 원래 쌍둥이다. 그런데 이들이 이젠 남남으로 변해 버렸다. 아니 서로 우위를 잡으려는 헤게모니 싸움을 시작했다. 신앙은 돈과 조직이라는 파워로, 신학은 권위와 명예라는 파워로 서로 싸움을 벌이고 있다. 한국 교회의 추락은 여기에서부터 시작하는 것이다. 서로 하나되지 못하고 헤게모니 다툼과 권력 쟁취를 위한 음모 속에서 한국 교회는 추락하는 것이다.

이상성 교수가 말한 여러가지 가운데에서 몇 가지를 기억해 보자면 타 종교를 무시한 선교를 지양하자는 말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타종교를 무시하지말고 그들을 이해하자는 종교다원주의의 사고는 아직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다. 많은 선배들이 종교 다원주의를 부르짖고 옹호하였지만 현장에서의 모습은 그렇지 않다. 나도 종교 다원주의를 공부했지만 예수를 빼버린, 구원론을 포기하고 선교를 포기한 기독교의 의미는 무엇일까? 물론 예수천당 불신지옥의 구호를 외치는 것이 선교라 생각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교묘한 사탄의 방해요 비기독교인을 기독교에서 멀어지게 만드는 우매한 행위이다. 그렇다고 해서 기독교의 핵심을 포기하는 것은 하향 평준화요 세계화를 부르짖는 모습과 똑같은 것이 아닐까?

여러가지를 생각하게 만드는 책이다. 공감하는 부분도 있고 비판하는 부분도 있고. 이젠 책을 읽는다는 거시 재밌다는 생각을 갖게 되면서 한편으로는 한국 교회의 밝은 미래를 그려본다. 이러한 책들이 많이 나와서 기독교인들을, 한국 교회를 자극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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