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봉꾼과 위대한 문학가 사이에 그가 있다

불멸의 유혹/ 조반니 자코모 지롤라모 카사노바 지음/ 백찬욱·이경식 옮김/ Human & Books
최홍렬기자 hrchoi@chosun.com
 


‘아름다운 나의 태양/ 열정에 들뜬 내 목소리가 들리오/ …/ 그 사랑의 불꽃이 나를 불태우고 서서히 내 몸을 녹인다오’.

카사노바가 쓴 구애시다. 천하의 난봉꾼이자, 바람둥이로 알려진 카사노바. 자신을 문인이자 철학자라고 생각했지만, 그는 수많은 사기극으로 재력가의 돈을 우려낸 사기꾼이며 평민 출신임을 숨기고 자기가 귀족의 아들이라고 주장해 파문을 일으켰던 허영심 가득한 사내였다.

이런 사내의 자서전이 동시대의 어떤 작가 작품보다 많이 읽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마음 내키는 대로 철저히 자유의지에 따라 그 누구보다도 자신의 생에 충실했던 카사노바의 삶은 그 자체로 위대한 문학 작품이었다. 다른 작가들이 머리를 싸매고 생각해야 했던 것을 그는 실제로 경험했기 때문이다.

카사노바는 평생 여자와의 사랑, 맛있는 음식 등 여러 감각의 기쁨을 개발하는 데 관심을 쏟았다고 말했다. “여자를 위해 태어난 것 같다고 느꼈고, 늘 여자를 사랑했다”고 말할 정도였다.

카사노바는 첫사랑 여인 베티나에게 배신당한 뼈아픈 경험을 통해 훌륭한 가르침을 얻었음에도 불구하고, “예순 살이 되어서까지도 끊임없이 여자에게 속았다”고 고백하고 있다.

카사노바는 열아홉 살 때 유부녀 루크레치아와 뜨거운 정사를 벌이는데, 그 여관에는 남편이 묵고 있었고 여동생 안젤리카는 옆에서 숨을 죽이며 이들의 정사를 지켜보았다. 훗날 서른여섯 살이 된 카사노바는 레오닐다라는 어린 여성에게 반해 그녀와의 결혼을 서둘렀을 때, 그녀가 바로 루크레치아의 딸, 즉 자신의 친딸임을 발견한 적도 있다.

수많은 여인을 울리고 웃긴 만큼 그 역시 많은 여인들에게서 헤어나오지 못한 고통을 겪기도 했다. 자서전은 연애 행각에 파묻혀있던 성직자나 군인, 바이올린 연주자로서의 그의 다양한 삶의 면모도 보여준다.


▲ 카사노바의 첫 경험.(작가미상) 열다섯 살의 카사노바는 어느 날 밤 나테나·마르타 자매의 방문을 받고 두 여인과 환락의 밤을 보낸다.
패션 감각이 뛰어났던 그는 자신의 옷을 직접 디자인했다. 형형색색의 조각천을 이어붙인 화려한 의상을 입고 축제에 참가해 여인들의 눈길을 끌었다. 18세기 중반 베네치아를 무대로 한 C.C.(카테리나 카프레타)와 M.M.(이 여인은 끝내 이름을 밝히지 않는다)과의 연애담은 한 편의 드라마다.

당시 도덕 기준을 일탈한 그의 분방한 연애는 수많은 적을 만들어냈다. 그의 주변에는 모함과 루머가 끊이지 않았고, 이로 인한 추방·감금 등에 휘말렸다. 화려한 시절을 뒤로 하고 쇠락한 말년의 카사노바는 자신을 기억하는 친구들의 즐거움을 위해 살아온 이야기를 기록한다고 했다.

이 자서전은 종교와 도덕이란 장벽에 맞선 한 풍운아의 사랑과 배신, 욕망과 분노에 대한 보고서이자 자유 영혼의 편력기로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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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여우 2005-05-01 20: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카사노바...
패션과 음식으로 여인네와 불 사르다 간 남정네
자유 영혼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많이 난봉질을 했다는
문학적인 작품에서나 카사노바이지, 현실속의 카사노바라면...흐흐^^

stella.K 2005-05-02 10: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좋기만 하겠습니까? 피곤하기도 했겠죠. 근데 한번 읽어보고 싶긴해요.^^

히나 2005-05-02 14: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도 무지 땡기네요 왠지 human & books 출판사라니 믿음도 가고.. 전 그 출판사와 아무런 관계 없습니다.. ^^

stella.K 2005-05-02 17: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시군요.^^
 

"돈가진 사람들이 행복해야 주머니 푼다"

부와 행복의 법칙/ 혼다 켄 지음/ 임관택 옮김/ 더난출판
김홍수기자 hongsu@chosun.com
 

직업도 없고 무일푼인 당신에게 누군가가 ‘4주 동안 1만프랑(약 850만원)을 벌어 오라’는 숙제를 낸다면 어떻게 할까?

20대 초반 일본인 청년 켄은 스위스 대부호로부터 이런 과제를 받고, 난제를 이렇게 푼다. 먼저 어린이 병원 설립 기금을 모금한다는 명분을 내건 다음, 일본 초등학생들이 접은 종이학을 스위스로 공수, 스위스인들로 하여금 종이학을 사게 하면서 돈을 기부케 한다.

사업 아이디어는 멋지게 성공을 거둔다. 4주 만에 목표액의 10배인 10만 프랑이 모인다.

켄의 발상은 “돈을 벌려면 다른 사람에게 기쁨을 주고, 많은 고객을 확보해야 하며, 돈의 흐름을 창조하면서 관련된 모든 사람들이 행복해 질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라”라는 스위스 부호의 조언을 멋지게 응용한 덕분이다.

세계적인 머니 트레이너(money trainer)이면서 부자학(富者學) 베스트셀러 작가인 혼다 켄의 새 책, ‘부와 행복의 법칙’에 나오는 에피소드다.

이 책은 대학생 켄이 스위스 현지에서 백만장자 스승이 가르치는 ‘부자가 되는 방법’을 소설 형태로 꾸며 소개하고 있다. 하지만 이 책에서 비법(秘法) 같은 걸 기대해선 곤란하다.

‘돈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어야 비로소 부자가 될 수 있다’는 역설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켄의 스승인 은행가 호프만씨는 저자가 만난 세계 각국 스승들을 한 명으로 압축한 복합적 캐릭터.

호프만에 따르면, 돈을 대하는 태도로 볼 때 사람은 ▲낭비가 ▲열심히 모으는 형 ▲검소한 낭비가 ▲저축가 ▲노심초사형 ▲무관심형 ▲청빈형 ▲돈벌이 중독형 ▲행복한 부자형 등 9가지 유형으로 구분된다. 부자는 대개 열심히 모으는 형→검소한 낭비가→돈벌이 중독형→행복한 부자의 수순을 밟아간다는 게 호프만의 설명.

돈을 대하는 태도가 격세유전하는 속성이 있다는 분석도 재미있다. 투기적 사업으로 큰 돈을 벌었다 망한 할아버지를 보고 자란 아버지는 ‘안정’을 최우선 가치로 판단, 공무원이 되고, 이런 아버지의 삶을 답답하게 여기며 자란 아들은 다시 투기형 사업가가 된다는 것이다.

저자는 보통사람이 부자가 되지 못하는 이유를 5가지나 들었지만, ‘돈에 대해 가르침을 받아 본 적이 없기 때문’이란 대목이 유독 눈길을 끄는 것은 나는 왜 호프만 같은 스승을 만날 기회가 없었을까 하는 아쉬움 때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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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엄마는 닭강정을 좋아하신다. 우리 엄마가 어떻게 닭강정을 만드시는지 한번 볼까나?

우선 4인기준(왜 요리를 할 때면 4인 기준을 잡는지 모르겠다. 둘이 먹는다 해도 두끼는 먹어야 하니까? 셋이 먹으면 한끼 정도는 감춰뒀다 훔쳐 먹을려고? 4인이 먹으면 공평하게 먹으려고? 1인이 먹으면 맛이 좋은 경우 남도 퍼 줄려고? 어쨌든 추측이 난무하다.)

 닭 네마리. 한 사람이 한마리를 못 먹을까? 그것도 중닭인데? 물론 새 모이 같이 먹는 사람이 있다. 이런 사람 닭다리 하나만 뜯어도 배 부르다고 난리는 칠 것이다. 그런데 난 깨작거리고 먹는 사람 딱 질색이다.

우리 엄마의 닭강적의 키포인트는 토막낸 닭을 팔팔 끊는 뜨거운 일차 삶아내는데 있다. 그러면 기름이 쫙 빠지면서 먹을 때 느끼하지 않고 훨씬 담백한 닭강정을 들길 수다 있다.

삶아낸 닭을 계란과 녹말가루로만 반죽을 해서 닭에 잘 버무린다. 닭 네마리에 들어가는 계란과 녹말가루의 양은 잘 모르겠다. 그냥 질척하게 옷을 입혀야 한다. 참, 거기에 빠지지 말아야 할 것은 후추를 넣는 것인다. 향신료를 싫어하는 사람은 넣지 말던지...근데 지금 생각해 보니 그것도 응용하기 나름일 것이다. 녹차가루를 넣을 수도 있고 허브 가루를 넣을 수도 있지 않을까?

반드시 반죽은 질척거릴 정도가 좋다고 우리 엄마가 그러신다. 너무 심한 거 아닌가 싶어 질척거리는 반죽을 털어내고 튀겼더니 튀겨낸 닭이 딱딱하단다. 뭐 딱딱한 거 좋아하면 그렇게 하든지? 나중에 입천장이 까져도 나는 책임지지 않을 것이다.

튀김은 항상 두번 튀기는 것은 기본 상식이라는 거 모르는 사람 없을 것이다.

다음은, 물엿과 간장의 농도를 맞추는 것. 단것을 좋아하면 엿을 많이 넣고 간장이 짜면 간장을 조금만 넣으면 된다. 이때 우리 엄마 물타는 거 보지 못했다. 그냥 하자.

얼큰한 걸 좋아하면 고추가루를 조금 넣기도 한다. 그런데 우리는 항상 넣는다. 매운 것을 좋아 하므로.

그리고 땅콩이 있는가? 며칠 전 먹다 남은 굴러다는 땅콩이 있으면 적당한 알갱이가 될 때까지 뽀사서 같이 넣고 끊인다. 뭐 땅콩이 없으면 잣가루를 넣던지? 아니면 굴러다니는 에이스 과자라도?

중요한 건 이제부터. 소스가 우르르 끊었다고 바로 닭에 뭍혀 먹으면 닭의 바삭함이 반감될 수 있으니 소스는 반드시 한김 식히자.

그리고 그것을 닭과 잘 버무려 먹으면...

.

.

.

.

.

.

말이 필요없다.

닭강정 잘 만드는 분들도 많겠지만 우리 엄마표 닭강정도 맛있다.

맛있는 거 먹으면 생각나는 사람들이 꼭 있다. 여기엔 누구라고 말하진 않겠다. 다만 그 분들한테 미안할 뿐이다.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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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05-05-01 13: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플레져님이나 로드무비님처럼 디카가 있으면 좋으련만 고것이 없어 말로 입방정을 떠니 내가 봐도 웃긴다. 푸하하.

날개 2005-05-01 16: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향신료를 싫어하는 사람은 넣지 말던지... / 뭐 딱딱한 거 좋아하면 그렇게 하든지? 나중에 입천장이 까져도 나는 책임지지 않을 것이다.'" 라니....!! 푸하하~

날개 2005-05-01 16: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근데 진짜 맛있겠어요... 전 저렇게 손 많이 가면 못해요~~^^

파란여우 2005-05-01 21: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게다가 구기자주 한 잔 마시면 딱~~~ 입니다.^^

stella.K 2005-05-02 10: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날개님/맛있는 거 먹으면 생각나는 사람에 날개님도 포함되어 있다는 거 아시죠? 흐흐.
여우님/언제고 닭강정 갖고 그쪽으로 한번 놀러가겠습니다. 그때까지 구기자주 잘 보관해 주십시오. 하하.
 




















































 
사운드 오브 뮤직 (The Sound of Music)

감독=로버트 와이즈
출연=줄리 앤드류스. 크리스토퍼 플러머.엘레노어 파커.
리차드 헤이든. 페기 우드


알프스의 아름다운 자연에 둘러싸인 오스트리아 짤스부르크의
수도원. 이곳의 견습 수녀인 마리아는 수녀로서의 자질을 의심받지만
쾌활한 성격 탓에 원장수녀의 귀여움을 받는다. 그러던 중 마리아의
장래를 생각한 원장수녀는 명문 트랩가의 가정교사로 그녀를 추천한다.
퇴역해군 대령으로 7명의 자녀를 둔 홀아비 본 트랩 대령은 엄격한
군대식 교육으로 아이들을 키우지만 마리아는 즐거운 노래를
부르게 함으로써 밝은 분위기를 찾도록 노력한다.

한편, 마리아는 언제부터인가 본 트랩 대령을 사모하는 마음을 가지게 되지만
그에게는 이미 약혼녀 백작부인이 있는 상황, 트랩 대령이 백작부인을 맞으려
빈으로 떠나자 마리아는 아이들에게 노래를 가르치고
아름다운 자연을 만끽하게 해준다.
대령이 돌아오던 날 백작부인을 위해 환영의 합창을 하자
이에 감동한 대령은 딱딱한 모습을 허물어 버리고 음악을 사랑했던
자신의 이전 모습을 상기한다 파티가 열리던 날 마리아와 춤을 추게된
대령은 어렴풋하던 마리아에 대한 애정을 확인하고 이를 눈치챈
백작부인은 마리아를 찾아가 이야기한다
괴로움에 쌓인 마리아는 그 날밤 수녀원으로 돌아가 버리고 만다

그러나 원장수녀님의 이야기로 다시 트랩가로 돌아온다
퇴역 해군대령 트라프일가의 말썽장이 7남매의 가정교사로 들어간
수녀원 출신 줄리 앤드류스. 그녀는 자신을 내보내려는 아이들의 장난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엄마의 사랑을 그리워하는 그들을
친자식처럼 아껴주고 경직된 가정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든다.
대령도 아이들이 따르는 마음 좋은 앤드류에게 호감을 느끼게 되고 결국 결혼을 하게 된다.
하지만 나찌의 침공으로 조국을 빼앗겨 위기에 빠진
트라프 일가는 가족 합창대회에 참가를 기회로 삼아 조국 오스트리아를 탈출에 성공하는데...

기억 속에 향수 어린 추억으로 남아있는 뮤지컬 영화의 대명사로,
이미 1959년 11월 브로드웨이 무대에 올려진 후 1443회나 되는 장기
공연한 작품이다. 트랩 대령의 이야기를 뮤지컬한 이 영화는 "에델바이스",
"도레미송" 등의 아름다운 선율과 함께 알프스의 푸른 초원을 배경으로
전해지는 사랑의 메시지가 관객을 감동시키기에 충분했으며 39년의 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흥행기록을 사상 처음으로 돌파했던 대 히트 작이다.
이 영화가 성공했던 요인으로는 행복한 안도감을 안겨주는 해피 엔딩의
스토리와 배우답지 않은 줄리 앤드류스의 소박한 마스크, 그리고 아름다운
영상미와 쉽게 따라 부를 수 있는 멜로디 등을 꼽을 수 있다.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로 아카데미상을 수상했던
뮤지컬 영화의 귀재 로버트 와이즈 감독이 연출하고,
왕과 나등 브로드웨이의 걸작 뮤지컬을 만들어낸 리차드 로저스(작곡)와
오스카 헤머슈타인 2세(작사)의 최후의 작품이기도 하다.
65년 아카데미 10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되어 작품, 감독, 편곡, 편집상 등 5개부분을 수상했다....

Sound of Music OST

Prelude And The Sound Of Music


Overture And Preludium (Dixit Dominus)




출처 : 맥스 엠피 쓰리






출처:기쁨이 열리는 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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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 2005-04-30 14: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랜만에 사운드오브뮤직 좋네요..^^ 이 영화는 이상하게 질리지가 않아요..
 

'헨젤과 그레텔'은 원래 무서운 얘기

세계의 동화/ 크리스치안 슈트리히 엮음/ 타트야나 하우프트만 그림/ 김재혁 옮김/ 현대문학
유석재기자 karma@chosun.com
 

책 제목은 좀 과장이다. ‘유럽 동화’ 정도면 알맞겠다. 책을 펼치면, 곧바로 용감한 왕자와 아름다운 공주, 거인과 용과 난쟁이와 마법사와 악령들이 살고 있는 동화의 세계가 펼쳐진다.

5년 동안 이 책에 매달렸다는 삽화 작가 타트야나 하우프트만의 상상력은 이야기들의 빈 공간을 놀라운 모습으로 채색한다.

엄지동자와 장화신은 고양이, 벌거벗은 임금님과 일곱 마리 아기염소는 오랫동안 채팅으로만 사귀다가 우연한 기회에 실물을 보게 되는 친구와도 같은 모습으로 찾아온다.

독일의 디오게네스 출판사는 아예 작정하고 ‘사고’를 쳤다. 실존 여부가 의심시되는 크리스치안 슈트리히라는 작가와 함께 수천 편의 민담과 동화를 수집하고 정리한 뒤 100편을 선정하는 데 무려 10년을 쏟아 ‘동화책의 결정판’을 만들어냈다.

아이들만 읽을 게 아니라, 어디든 손 닿는 데 두고 가족 모두 어느 장면이나 펼쳐 읽어도 될 만한, ‘동화의 백과사전’ 같은 책이다.

어린이용 그림책에선 곧잘 삭제됐던 ‘무서운’ 장면들도 모두 다 살아있다. ‘백설공주’의 계모는 불로 달군 쇠 신발을 신고 죽임을 당하고, ‘헨젤과 그레텔’의 마녀는 오븐 안으로 머리를 집어넣고 죽는다.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던 세르비아·크로아티아 등 동구권의 민담들이 많이 포함된 것도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 타트아나 하우프트만이 그린 '신데렐라' 삽화. 신데렐라 앞에 새가 나타나 무도회에 입고 갈 금실로 수놓은 드레스를 던져주고 있다.
민담이란 오랜 세월에 걸친 민중의 삶과 애환, 풍부한 상징과 은유가 함유된 이야기의 보고(寶庫)와도 같다. 그 이야기에서 수많은 소설과 영화, 애니메이션들이 영감을 얻었음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질투와 욕심, 권력과 돈에 대한 보편적인 정서들이 능청스럽게 숨겨져 있는 것이다.

이 책에 실린 스페인 민담 ‘세뇨라 포르투나와 세뇨르 디네로’를 보자. 멕시코 은과 페루 황금으로 만들어진 사내인 ‘돈 씨’는 일자리를 잃은 가엾은 젊은이를 도와주기 위해 동전 한 닢을 주지만 상점에서 위폐범으로 몰리거나 도둑을 만나 빼앗긴다. 때론 동화에도 신문 사회면을 보는 듯한 심각성이 숨어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아무래도 좋다. 역자의 말처럼, 동화를 파헤치는 건 선물받은 꽃다발을 헤쳐서 꽃의 종류를 알아보는 거나 마찬가지니까.

동화는 그 자체로 얼마나 아름다운가. ‘저 멀리 바다는 한없이 아름다운 수레국화 꽃처럼 새파랗고 눈부시게 투명한 유리처럼 맑다’로 시작되는 ‘인어공주’의 도입부는 마치 꿈을 꾸는 것 같지 않은가.

상대방의 외모보다 내면세계에 점차 끌리면서 끝내는 사랑의 힘으로 행복한 결말을 보이는 ‘미녀와 야수’는 시대를 초월하는 메시지를 전해 주지 않는가. 섬뜩한 광기를 보여주는 주인공이 등장하는 ‘푸른 수염’은 할리우드 영화 못지않은 스릴을 담고 있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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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5-04-30 11: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얘기 들었어요... 무섭더군요...

stella.K 2005-04-30 11: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근데 재밌을 것 같지 않습니까? 무척 탐난다는...^^

물만두 2005-04-30 12: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게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