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내달 7일 동강 사진祝典
이라크난민·시골분교·티베트 담은 33인展
워크숍·사진일기·무료촬영등 이벤트도 풍성

정재연기자 whauden@chosun.com

 


▲ 강재훈의‘방동리 군납 배추밭’시리즈 중. 트럭 위 시골 아이의 표정이 쓸쓸하다.
굽이굽이 흐르는 동강 덕분에 더욱 풍광이 수려한 강원도 영월은 지난 2001년 야심차게 ‘사진마을’을 선포한 뒤 매년 여름이면 사진 축제를 열고 있다. 29일에서 8월 7일까지 열흘간 계속되는 ‘동강사진축전 2004’의 주인공은 다큐멘터리 사진. 다큐멘터리의 힘을 보여주는 작가 33인의 전시가 하이라이트다.

“다큐멘터리 사진작가들의 2000년 이후 근작을 통해 ‘21세기 풍경’을 펼쳐보이겠다”고 말하는 이기명 동강사진전 실행위원은 “사진을 통한 삶의 기록에 익숙해진 디카·폰카 시대 관객들을 위해 한 가지 주제를 끈질기고 깊이 있게 파고든 작품을 모았다”고 소개했다.


▲ “우리가 바로 골목대장!”수십년간‘골목 안 풍경’을 카메라에 담아온 김기찬의 작품엔 개구쟁이들이 단골로 등장한다.

10년에 걸쳐 분교와 농촌을 기록한 강재훈, 역시 10여년간 아프가니스탄·이라크 난민을 촬영한 성남훈 등이 참여하는 전시에서는 김녕만의 ‘분묘’, 허용무의 ‘한강’, 이재갑의 ‘매향리’, 이규철의 ‘동해안 별신굿’, 홍순태와 박하선의 ‘티베트’, 강 위원의 ‘조선족’ 등의 작품도 만날 수 있다. 최민식 윤주영 육명심 오상조 양종훈 강용석 김문호 이갑철 이상일 정주하씨 등도 참가한다.

사진 전공자들이 대선배의 강의를 듣기 위해 몰리는 ‘사진 워크숍’과 전국 초등학생·중학생이 직접 일상을 찍고 글을 곁들인 ‘사진 일기전’도 열린다. 영월 지역 작가 16명이 내 고장에 대한 애정을 듬뿍 담아 선보이는 향토사진전도 있다. 축제를 찾은 관람객을 위한 ‘무료 사진 촬영소’도 문을 연다. ‘동강사진축전’은 올해로 3회째. 그동안 축제 참가 작가들이 기증한 작품을 기반으로 내년에는 동강사진박물관도 문을 연다. 올해 ‘동강 사진상’은 ‘골목 안 풍경’으로 유명한 김기찬씨와 중국 쓰촨성에 있는 한센병 환자 집단거주지역 어린이들을 카메라에 담아온 대만 작가 린 쿠오창씨에게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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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aru 2004-07-21 22: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페이퍼 제목...참..잘 다셨네요~! 제목이 멋져서 추천 한방!!!

stella.K 2004-07-21 22: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제가 지어 단게 아니구요, 신문 기사 제목이 그래요. 그래도 그 취재기자 멋있죠? 호호.
고마워요, 복순 언니!^^
 
대통령과 기생충 - 엽기의학탐정소설
서민 지음 / 청년의사 / 2004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언젠가 마태우스님의 서재엘 들어갔다가, 무슨 생각이 발동했는지, 나는 목소리를 들어보고 싶다고 리플을 단 적이 있었다. 나는 이 리플에 설마 응답을 할까 반신반의 했었다. 왜냐하면, 정말 용기를 내서 어떤 개기를 만들지 않으면, 그의 목소리를 직접들을 수 있는 기회는 없을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본인이 현재 고정 출연하고 있는 모 라디오 프로그램을 가르쳐 주면서, 한번 들어보라는 리플을 달아 주셨다. 앗! 내가 왜 그 생각을 못했을까? 그렇지 않아도 그 방송 프로그램의 저명한 인사라고 그 전부터 알고 있었는데. 정확히 어느 방송인지는 몰라도.

그때 난 정말 그 프로그램을 기쁜 마음으로 들어었다. 그리고 외모와 달리 그의 풋풋한 목소리에, 도무지 기생충이 어울릴 것 같지 않았다. 더구나 평소 그의 글은 얼마나 귀엽고, 능청스러우며, 종횡무진, 최첨단을 달리던가. 그런데 의외로 목소리는 풋풋하고 차분하기까지 하다.

그리고 이야기의 내용은 상상과 현실의 경계를 넘나들기 때문에, 어떤 게 진실을 말하고 있고, 어디까지가 상상인지 잘 가려 들어야 한다.

오늘도, 우리가 비타민 C를 너무 많이 먹어 한강에 뛰놀던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할 위기에 놓여있다며, 얼마나 황당하면서도 그럴 듯한 가설을 내놓던지. 이글을 읽는 사람 중 그 방송을 못 들은 사람은, 이 무슨 말을 하느냐고 묻는다면 본인한테 그 대답을 직접 듣길 바란다.

이처럼 그의 책도 횡당하기 그지없는 상상의 나래를 마구 마구 쏟아낸다.  도무지 저자의 상상의 끝은 어딜까? 배를 부여잡으리만치 웃으며 그 책을 읽었다.

누가 알았겠는가? 내가 오늘 날 <대통령과 기생충>을 읽으며 이토록 좋아라 할 줄은!

정말 제목부터 너무 언밸런스해, 나 같이 고상한 책만 좋아하는 사람은 두 팔 끝을 다 벌려, 당장 읽고 싶은 그리고 읽어야 할 책을 한아름 안는다 해도, 이 책은 순위에 포함되지 않을 성 싶은 책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가슴에 포~옥 끌어안고 함박 웃음 지어주고 싶은 건, 저자의 친필 사인에 말그림을 그려 준 탓도 조금은 있으리라.

내가 기생충에 관한 책을 읽고 이토록이나 좋아라하면, 이 책을 모르는 사람들은 좀 이상하게 볼지도 모르겠다. 그만큼 이 책은 감염력있는 책임에 틀림없다.

어떻게 기생충에 관한 이야기를 아무렇지도 않게 엽기, 발랄함을 이용해서 그토록이나 재밌게 전해 줄 수 있을까? 아마 저자와 같은 의학도가 이 책을 읽은 거보다, 일반 대중이 더 많이 읽지 않았을까란 추측을 해 본다. 그만큼 이 책은 감염력이 있다는 말이다.

퓨전이 좋은 것은, 너무 한우물만 파려는 전문가적 성향 때문에 자칫 시야가 좁을 수 있는 사람들에게 유용한 것일 수 있을 것 같다. 책에서도 언급한 바있지만, 기생충 감염 사실을 모르고 무려 1년 동안 설사를 하며 가산을 탕진하고, 이 병원 저 병원을 전전한 한 남자의 이야기를 들려주며, 그를 담당했던 의사가 기생충에 관해 조금만 상식이 있었더라도 과연 그렇게 허무하게 가산을 탕진했을까? 그 많은 의사들 중, 이 책을 읽은 사람이 한 사람만 있었어도..."아, 그때 내가, <대통령과 기생충>이란 책을 읽어보니까 말야..." 그랬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그러면 실력있는 의사라고 칭찬 받았을텐데... 

한 사람이 어느 한 분야에 전문가가 되고 최고가 되는 건 좋지만,  크게 놓고 볼 때 그 사람은 그 분야만 아는 거지 모든 걸 다 아는 건 아니다. 그러니 인간의 앎이란 한점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인간은 편벽된 존재다. 아무리 독서광이어도 편식을 한다지 않는가. 

저자가 아무리 기생충학에 일찌감치 눈을 뜨고 그것의 중요성을 깨닫고 역설한다해도, 학적인 지식으로만, 시각적 효과에만 의존에서 징그러운 기생충들을 도판으로 보여줬더라면, 이 책은 정말 이만큼 알려지지 못했을 것이다. 도대체 어디서 말도 안될 것 같은 이야기를 끌여들여 거기에 기생충들의 향연을 펼쳐 보일 수 있었을까? 게다가 현세태를 꼬집고, 비꼬는 저자의 이야기 솜씨란 기히 상상을 불허한다.

나는 왜, 이 책의 제목이 <대통령과 기생충>일까 궁금했었다. 전혀 어울리지 않는 단어의 조합 아닌가. 그런데 '대통령과 기생충'이란 쳅터에서 배꼽이 빠지도록 웃겨가며, 저자의 희망을 말하고 있었다는 점에서 가히 압권이란 생각이 들었다.

기생충학이 의학분야에서 얼마나 대접을 받고 있을까? 우리나라에 기생충이 아직도 있냐고 반문하는 이 시대에, 정말 인간의 평화를 위협할 수도 있음에도 그 분야는 너무도 그늘져 있지 않을까란 생각이 들었다. 

역사적으로도 보건데, 어느 한 분야가 발전하려면 최고 권력자를 건드리지 않으면 안된다. 난 정말 대통령이 기생충에 걸려서라도 이 분야가 발전이 됐으면 좋겠다.

나는 가끔 의학분야 중, 항문질환을 전문으로 하는 의사나, 산부인과 의사들은 무슨 생각으로 그 분야를 택하는지 묻고 싶을 때가 있다. 산부인과는 인기과목이라고는 하지만, 아기를 받을 때의 신비감을 제외하고, 하루종일 여자들의 자궁이나 들여다 보는 그것이 과연 좋을까 싶기도 했다. 물론 그 분들이 있기 때문에 오늘 날 생명을 연장하며 잘 살 수 있는 건 사실이지만 말이다.

나 같이 우매한 질문을 하는 사람들에게, 이 책의 저자는 자기식의 대답을 한다.

"우리 나라 사람들 중에서 기생충에 걸려 죽은 사람이 도대체 얼마나 되느냐, 교통 사고를 당해 죽는 사람이 해마다 1만 명인데 그렇다고 네가 차를 싫어하는 건 아니지 않는냐, 기생충 보다는 뱀이나 지렁이, 지네 따위가 더 징그럽지 않는냐, 외모가 처진다는 이유만으로 차별하는 게 옳다고 생각하느냐..."라고.

내 서재 대문에 걸린 글 귀가, '그럴 법한 인식을 벗어나'는 것이다.  이 책을 애독한 사람으로서 감히 말하겠는데, 저자는, 저자가 말한 저 의도를 설득하는데 또 한 사람을 성공시켰다고 일러주고 싶다.

나를 아는 사람이, "너는 왜 그런 기생충에 관한 책을 읽고 실실거리고 웃느냐?"고 묻는다면 두말 않고, 한번 읽어 보라고고 그의 코 앞에 내밀어 주고 싶다.

그만치 이 책은 잘 쓴 책이고, 동시에 재미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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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nda78 2004-07-20 21: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마태님이 보시면 참 기뻐하시겠네요. ^^
요즘 스텔라님과 마태님 사이가 심상치가 않아요-

stella.K 2004-07-20 22: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목이 좋은 게 안 떠올라서 좀 그래요.^^

갈대 2004-07-20 23: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서 이 필독서를 읽어야 할텐데 말이죠. 마태님이 리뷰 보시면 좋아히시겠네요^^

메시지 2004-07-20 23: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어제 저녁에 다 읽었습니다. 리뷰쓰려고 했더니 이렇게 스텔라님께서.... 추천
대단한 발상과 엄청난 재미, 그리고 기생충에 대한 새로운 지식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stella.K 2004-07-21 09: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갈대님, 메시지님, 어서 리뷰 쓰시지요. 그리고 추천 감사합니다.^^

마태우스 2004-07-21 14: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텔라님, 좋은 리뷰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어제 방송 들으셨군요! 둘다 부끄럽습니다. 나중에 커서 꼭 님께 은혜를 갚겠습니다.

stella.K 2004-07-21 14: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님, 더 이상 클 때가 어딨다고? 여기서 더 크면 늙습니다.^^
글구 부끄럽단 말 이제 하지 마셨으면 해요. 제가 마태님한테 뭔가 잘못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잖아요. 그럼 다음에 마태님한테 어떤 말도 할 수 없을 것 같다는...
 
 전출처 : 갈대 >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7원칙

1. 호기심 : 삶에 대한 식을 줄 모르는 관심과 지속되는 배움에 대한 가차없는 질문

2. 실험정신 : 경험을 통해 얻은 지식을 실험하는 열의와 고집. 실수에서 배우려는 의지

3. 감각 : 경험에 생명을 불어넣는 수단으로서의 감각. 특히 시각을 지속적으로 순환시키는 것

4. 불확실성에 대한 포용력 : 모호함과 패러독스, 불확실성을 포용하려는 의지

5. 예술/과학 : 과학과 예술, 논리와 상상 사이의 균형 개발하기. '뇌' 전체를 쓰는 사고

6. 육체적 성질 : 우아함과 양손 쓰기를 계발하고 건강과 균형감 키우기

7. 연결 관계 : 모든 사물과 현상의 연관성을 인식하고 평가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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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4-07-24 12: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오.. 괜찮네요.
 

청소년 여러분, 올 여름방학에는 앞으로 생의 길목에서 두고두고 되새겨볼 한 권의 책을 만나는 것이 어떨까요. 책의 향기에 흠뻑 취했다가 문득 눈을 들어 바라보는 세상은 조금 달리 보일 겁니다. 작가 화가 기업가 등 우리 사회 각 부문에서 독특한 자기 세계를 보여주고 있는 열두 명의 어른들이 올여름 읽을 책을 골라주셨습니다. 한여름 밤의 꿈을 이들 책과 함께 더욱 풍성하게 가꿔보세요.


자기 앞의 생

에밀 아자르 지음, 용경식 옮김, 문학동네

“참혹한 환경 속에서 자라나는 아이가 어떻게 세상과 자기 자신을 받아들이고 성장해 가는가를 대가적 솜씨로 적어내려간 작품. 에밀 아자르는 로맹 가리의 가명이며 이 작품으로 다시 공쿠르상을 수상하여, 일생에 그 상을 두 번 수상한 유일한 작가가 됐다. 성장소설의 고전이라고만 언급하기엔 너무 미안한, 그야말로 대단한 소설이다.”

(김영하)

파브르 식물기

파브르 지음, 정석형 옮김, 두레

“나는 청소년들이 이 세계를 선과 악, 아름다움과 추함, 내 맘에 드는 사람과 내 맘에 들지 않는 사람으로 구별해서 이해하기보다는 우선 이 세계의 객관적 실체를 그 자체로서 이해할 수 있기를 바란다. 이 책은 살아있는 것들의 살아가는 이야기다. 사실이 곧 이야기인 것이다. 파브르는 사실을, 알아들을 수 있는 이야기로 바꾸어서 말해준다. 존재는 그 스스로 정당하다.”

(김훈)

하이디

요한나 슈피리 지음, 한미의 옮김, 비룡소

“알프스의 소녀, 서커스의 소녀. 목장의 소녀…. 소녀 시리즈를 많이도 읽었다. 알프스의 소녀 하이디가 주변 사람들에게 사랑과 힘을 주는 것, 목장의 소녀 가트리가 얼음물에 걸레를 빨고 마루청소를 하는 걸 보면서 어른들의 잔소리를 참을 수 있게 되었다. 꿋꿋이 참고 고난을 이겨내는 소녀들은 지금껏 내가 힘들 때마다 마음에 떠오르며 위안을 준다.”

(김점선)

 

사람답게 아름답게

차병직 지음, 바다출판사

“저자 서문의 ‘행복한 인권 이야기’라는 제목이 말해 주듯이 널리 알려진 동서양의 고전 동화를 인권의 문제로 읽어내는 재미있고도 유익한 이야기의 모음이다. 인간의 존엄과 가치, 사생활과 반대의 자유, 아동의 권리, 사회적 권리 등 청소년의 일상 생활에 밀접하게 연관된 인권 문제를 알기 쉽게 풀어 쓴 참신한 시도가 돋보이는 책이다.”

(안경환)

먼나라 이웃나라9(우리나라 편)

“우리나라를 먼 나라처럼 객관적인 입장에서 바라본, 한국 사람과 한국 문화에 대한 문화 비평서라고 할 수 있다. 복잡한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구성원의 한 사람으로서 우리 자신의 의식구조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접하는 것은 개인의 발전을 위해서도 매우 중요할 것이다. 발전하기 위해서는 변화해야 하며, 변화의 첫걸음은 인식에서 출발하기 때문이다.”

(안철수)

 

견딜 수 없네

정현종 시집, 시와시학사

“마음을 비우고 온몸을 열어서 일상의 순간순간에 반응하는 원숙한 자재로움이 돋보인다. 나날의 삶은 어두운 회색빛을 거두고 더없는 경이와 은총의 지속이 된다. ‘시간을 견딜 수 없다’ 하면서도 친근한 말씨로 속삭이듯 토로하는 시로 쓴 행복론이다. 행복의 매혹적인 창구이다.”

(유종호)


 

시나리오 어떻게 쓸 것인가

로버트 맥기 지음, 고영범 등 옮김, 황금가지

“오늘의 세상을 지배하는 것은 형이상학이 아니라 스토리(이야기)가 아닌가. 아침부터 방송되는 TV 드라마의 스토리를 비롯해서 수많은 영화와 소설이 우리들에게 이야기를 건네고 있다. 이 책은 할리우드 영화의 스토리가 어떤 것인가를 일목요연하게 보여준다. 영화 지망생뿐만 아니라 문학 청년들도 읽어야 할 책이다.”

(유하)

레드문

황미나 지음, 애니북스

“타인에 대한 애정과 자기 희생을 그린 동양풍의 SF만화. 흔히 등장하는 영웅주의와는 달리 주인공의 철저한 자기 희생으로 인해 구원되는 인류의 이야기로, 그 장대한 흐름 속에 유머러스한 연출이 어우러져 전혀 무겁지 않은 재미까지 선사한다. 개인주의가 팽배한 요즘 자신의 피를 뿌려 인류를 구원하고도 신격화조차 되지 못하는 주인공을 보면서 타인애를 생각해 보는 것도 새로운 자기 발견일지 모른다.”

(이현세)

석주명 평전

이병철 지음, 그물코

“단 한 줄의 논문을 쓰려고 나비 3만 마리를 만진 사람. 시간을 아끼려고 걸으면서 땅콩으로 점심을 때운 이. 그의 저서 ‘한국산 접류분포도’는 지금도 생물지리학의 세계 최고 걸작으로 꼽힌다. 그는 또 최초로 제주도 방언을 연구한 에스페란토어 보급자였다. 남이 하지 않는 일을 10년간 하면 꼭 성공한다며 세월 속에 씨를 뿌리라던 사람, 석주명.”

(정민)


 

메이팅 마인드

제프리 밀러 지음, 김명주 옮김, 소소

“이제 막 성에 눈을 뜨기 시작하는 청소년들에게 성의 진화에는 뜨거운 가슴 그 이상의 것들이 담겨 있음을 알려준다. 선정적인 사진 못지않게 눈이 번쩍 뜨일 것이다. 남을 웃기려는 유머, 남을 돕는 행위 등은 말할 나위도 없고 우리가 하는 고도의 지적 행위들이 모두 성과 관련하여 진화한다는 언뜻 당돌해 보이는 진화심리학 이론들을 통해 인간의 본성에 대해 다시금 깊이 생각하게 만드는 책이다.”

(최재천)

박사가 사랑한 수식

오가와 요코 지음, 김난주 옮김, 이레

“참 따뜻하고 유쾌하고 슬픈 소설 한 편을 읽었다. 마치 중학교 1학년 때 알퐁스 도데의 ‘별’을 처음 읽었을 때의 긴 여운과도 비슷하다. 출세지향주의의 어른들에게 부대끼며, 컴퓨터와 입시 강박증으로 온 사춘기를 다 보내는 아이들에게 권한다. 절대적이고 영원한 숫자의 아름다움을 통해, 사람 간의 지속적이고 아름다운 관계만이 우리 삶의 희망임을 이 책은 보여준다.”

(황주리)

아인슈타인의 꿈

앨런 라이트맨 지음, 권국성 옮김, 예하

“끝에서부터 시작되는 이야기들이 있다. 영화에서, 책에서, 누군가와의 만남에서, 라스트신 이후에 비로소 시작되는 이야기. 가치 있는 상상력과 창의력은 그 곳에서 출발한다. 교육과 관습과 제도가 무의미해진 곳에서. 물리학 교수 앨런 라이트맨은 이 책을 통해 ‘존재하지 않지만 존재할 수도 있는 서른 가지 세상’을 이야기한다. 마지막 책장을 덮는 순간, 우리 속에는 수천 개의 세계가 탄생한다.”

(황경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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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크냄새 2004-07-17 21: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기앞의 생>과 <파브르 식물기>에 눈이 가네요.
마지막 그림, 멋지네요.^^

stella.K 2004-07-18 11: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시나리오 어떻게 쓸 것인가>와 <석주명 평전>이요.^^
 

장영희 서강대 영문과 교수·조선일보 Books 서평위원

 


조교와 함께 연구실을 정리하고 있는데 노크 소리가 났다. 조금 남루한 차림새의 여자가 들어오더니 노트를 내밀었다. 노트에는 ‘저는 청각장애인입니다. 최근에 일자리를 잃었고 아이가 백혈병에 걸려 너무 어려워…’ 등등이 적혀 있었다. 만원짜리 하나를 꺼내 주니 공손히 인사를 하고 나갔다. 여자가 나가자 마자 조교가 말했다. “선생님, 저 사람 청각장애인 아니에요. 사칭하는 거예요.” “네가 어떻게 알아?” “요새 저런 사람이 많아서 일부러 열쇠를 떨어뜨려 봤더니 눈동자가 잠깐 제 쪽으로 움직였어요. 선생님도 참, 헛똑똑이시네.”

‘셜록 홈즈가 따로 없네.’ 나는 조교의 명민함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명탐정 셜록 홈즈―어렸을 때 한 두 번쯤 그 가공할 만한 추리력에 감탄해 탐정이 되는 것을 꿈꾸어 보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베이커가(街) 221B 번지, 깡마른 체격, 승마 모자, 파이프 등, 친구이자 조수격인 왓슨 박사 등, 아직도 생각나는 홈즈 관련 사항들이다.

셜록 홈즈는 안과의사였던 아서 코난 도일(1859~1930)이 개업을 해도 환자가 없어서 호구지책으로 일련의 추리소설을 쓰면서 창조해낸 가상인물이다. ‘빨간머리 연맹’ ‘바스카빌가의 개’ ‘여섯 개의 나폴레옹상’ 등 지금은 추리소설의 고전들이 된 작품들을 쓰면서 코난 도일은 탐정소설을 단순히 범죄소설에서 하나의 장르로 발전시킨 장본인이다. 당시 홈즈의 인기는 대단해서 1893년 ‘마지막 사건’에서 홈즈가 숙적 모리아티 교수와 대결하다가 폭포에 떨어져 죽자 독자들은 출판사에 항의전화는 물론, 홈즈의 죽음을 애도하는 상장을 가슴에 달고 다니기도 했다(후에 독자들의 요청에 못 이겨 ‘셜록 홈즈의 귀환’(1905)에서 부활시켰다).

홈즈는 코난 도일이 공부했던 에든버러 의과대학의 외과 담당 교수 조셉 벨을 모델로 했다고 한다. 그는 환자가 진찰실에 들어오면 환자가 말하기도 전에 무슨 병이라는 것을 알 뿐만 아니라 증상에서 지금까지의 생활태도까지도 학생들 앞에서 맞혀 보이곤 했다. 벨 교수는 환자가 들어오면 추상적 이론이나 현학적 지식을 사용하지 말고 ‘눈과 귀와 손과 머리를 직접 써야 한다’고 가르쳤고, 이는 그대로 홈즈의 수사원칙이 되었다.

그렇지만 사실 홈즈의 기발한 사건 해결력은 기록자인 왓슨 박사 때문에 더욱 빛난다. 성실하고 사람 좋지만 ‘박사’라는 칭호가 민망할 정도로 늘 어줍잖은 추리력으로 홈즈를 흉내내다가 홈즈의 ‘똑똑함’에 밀리고 마는 왓슨은 간혹 조롱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얼마 전 ‘영국과학발전협회’는 인터넷 투표로 세계에서 가장 재미있는 유머로 다음 이야기를 뽑았다.

명탐정 셜록 홈즈와 닥터 왓슨이 캠핑 여행을 갔다. 저녁 식사를 마치고 그들은 함께 누워 잠을 잤다. 얼마 후 홈즈가 갑자기 왓슨 박사를 깨웠다. “왓슨, 하늘을 보고 뭘 알 수 있는지 말해 주게.” 왓슨은 잠깐 생각하더니 “수백만 개의 별이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지.” “그것은 무엇을 의미하나?” “천문학적으로 은하계가 수백만 개 있으며 항성이 수십억이 있다는 것, 측시학적으로는 시간이 새벽 3시쯤 되었다는 것, 신학적으로 신은 전능하고 인간은 미미한 존재라는 것, 기후학적으로는 내일 날씨가 청명하리라는 것…. 자네는 무슨 사실을 알 수 있는가?” 한동안 말이 없던 홈즈가 이윽고 말을 꺼냈다. “누군가 우리 텐트를 훔쳐갔다는 걸 알 수 있네….”

‘춤추는 인형’에서 홈즈는 난해한 그림의 암호를 풀고 나서 “사람이 발명한 것은 사람이 풀어 해결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렇지만 나는 살면 살수록 사람이 발명한 것을 사람이 풀 수 없는 경우를 허다하게 본다. 또 하나 그런 케이스를 나는 만원 과외료를 내고 배운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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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ra95 2004-07-17 20: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셜록 홈즈를 정말 좋아하는데... 좋은 글 고맙습니다.. 퍼갈게요..

아영엄마 2004-07-18 13: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람마다 보는 시각이 다르다고는 하지만 홈즈는 정말 현실적이군요! ㅋㅋㅋ 하늘이 보이는 것은 텐트가 사라졌기 때문이다라니.. ^^;;

stella.K 2004-07-18 21: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쎄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