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점: 3개 반 


이 영화를 보니 기억이 나긴한다. 뉴스에서 한때 론스타니 페이퍼 컴퍼니가 어쩌고 한창 떠들어 댔었지. 우리나라 뉴스가 그렇게 친절한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내가 뉴스의 문해력이 뛰어난 것도 아니어서 이게 뭘 의미하는 건지 잘 몰랐다. 뭔가 불온하다는 것만은 확실한데.


그런데 이 영화를 보니까 좀 알겠다. 가끔은 사실을 바탕으로 하면서 고발성 짙은 영화가 있다. 이 영화가 그렇다. 물론 영화인만큼 만든 사람의 해석이 있을 수 있겠으나 알고봤더니 그 사건은 나라에 적잖은 손해를 입히는 중대 사건이었다. 놀라운 건 은행을 헐값에 매각하는 과정에서 공모했던 사회 지도층에 있는 사람들이 한 사람도 구속된 사람이 없다는 것. 그리고 이건 아직도재판중이며 재판 결과에 따라 나랏돈 5조원을 내줘야할 판이다.  


영화를 보고나면 좀 허탈하다. 세상이 믿을 놈 하나도 없고 특히 우리나라 엘리트 집단은 더더욱 믿으면 안 된다는 교훈만 얻게 만든다. 그래도 영화 자체는 잘 만들었다. 엔딩이 좀 아쉽긴 하지만.


검사 역을 맡은 조진웅의 우직한 연기가 마음에 든다. 내가 좋아하는 배우 중 한 사람이다. 신인 땐 TV 드라마에도 종종 나오더니 누구처럼 영화에 뼈를 묻을 모양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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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삭매냐 2021-06-26 09: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검머외로 위장한 엘리트 계급들이
사회 곳곳에 빨대를 꽂고 우리나라
의 부를 유출한다는 사실이 그저
놀랍기만 합니다.

아마 우리나라를 그만큼 잘 아니
쪽쪽 빨아 먹지 싶습니다.

아무도 책임 지지 않는 사회, 그게
가장 큰 문제이지요.

stella.K 2021-06-26 18:58   좋아요 0 | URL
그러게 말입니다. 모르는 게 약이라고나 할까?
알고나면 허탈하고 화가납니다.
이완용의 후예가 아직도 살아있구나 싶더군요.
미쳤습니다.ㅠ
 
느낌의 공동체 - 신형철 산문 2006~2009
신형철 지음 / 문학동네 / 2011년 5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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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역시 장서가는 돼도 애서가는 못 된다. 이 책도 (아마도) 출간된 지 얼마 되지 않아 샀던 것 같다. 하지만 애서하지 못하고 결국 장서하고 말았다. 얼마나 오래됐는지 책 겉표지는 비교적 깨끗한 편인데 책장을 펼칠 때마다 테두리가 누렇게 바래 있다. 더구나 이 책은 저자가 2006년에서 2009년 사이에 쓴 것으로 우리나라에 있었던 굵직한 사건 사고를 가지고 칼럼도 썼는데 잊고 있었단 사실에 새삼 놀라웠고 무슨 역사 칼럼을 읽는 것 같았다. 책이 꼭 유행을 타는 건 아니겠지만 내가 이 책을 안 읽어도 너무 안 읽었구나 왠지 찔끔거렸다.

 

장서가와 바람둥이의 공통점이 있다. 바람둥이가 상대를 알겠다 싶으면 곧 다른 사람에게 추파를 던지는 것처럼 장서가 역시 갖고 싶은 책을 손에 넣으면 바로 다른 책에 눈을 돌린다. 책의 입장에선 꽤 섭섭한 일이 아닐 수 없을 것이다. 나 좋다고 한 때는 언제고 독수공방 홀대를 하다니. 내가 이러려고 당신 손에 팔려 온 줄 아냐고 매일 밤 환청을 듣는 것 같다. 이를테면 이 책도 그런 책중의 하나였다. 더구나 저자의 유명세를 생각하면 독자인 나는 너무 책을 읽을 줄 모르거나 게으른 사람인지도 모르겠다. 저자는 <몰락의 에티카>로 유명한 그 저자가 아닌가.

 

책을 계획에 따라 읽는 것과 마음 내키는 대로 읽는 것 어떤 것이 좋은 독서법인지 모르겠다. 올해 또는 이달에 무슨 책을 읽을 것인지를 계획했다면 이 책은 좀 더 빨리 읽었을까 아니면 여전히 읽을 생각을 안 하고 있었을까 모르겠다. 그나마 내키는 대로 붙들었기 때문에 이 책을 이제야 읽은 것은 아닌가 생각해 본다. 그리고 아주 만족스럽게 끝까지 읽었다. 책을 어느 정도 읽어 온 사람들은 공감할 것이다. 끝까지 읽게 되는 책이 갈수록 그리 많지 않다는 걸. 그게 책 읽는 사람의 게으름이나 타성일 수도 있고 그 책이 지니는 한계 때문일 수도 있다. 

 

책에서 저자는 레이먼드 커버의 <대성당>을 읽고 쓴 글에서 일본은 이 책을 그 유명한 무라카미 하루키가 번역했지만 너무 부러워하지 말라고 위로 겸 주위를 일깨운 대목이 나온다. 우리나라엔 소설가 김연수가 있다고 하면서. 김연수가 누구인가. 일이 년에 한 권씩 책을 내는데 그러고 나면 당신이 책 내기만을 기다렸다는 듯이 상이 주어지고 '올해의 책'으로 선정되는 그런 부류의 작가가 번역했다고 강조한다. 문득 이 부분을 읽는데 이거 저자 자신을 빗대어도 되는 말 아닌가 싶어 약간 실소했다. 물론 저자에게 책을 냈다고 상이 주어지거나 올해의 책으로 선정되는지 어떤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알기론 저자가 책 내기만을 기다리는 독자들이 꽤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번역에서 김연수와 하루키를 비교한다는 건 어딘지 난센스란 생각이 들긴 한다.) 왜 그런지 이제야 좀 알 것 같다. 

 

이 책은 에세이라고는 하지만 저자가 문학평론가인만큼 우리나라 문학 전반을 다루고 있다. 

이상한 일이다. 난 작년 무렵부터 그런 문학사나 문학 전반을 다룬 책이 좋아지고 있으니. 또 그건 문학평론가들의 일 아닌가. 하지만 문학평론가들은 꽤 오랫동안 대중의 관심에서 먼 존재들이었다. 기껏해야 이미 고인이 된 김현이나 김윤식 정도만 알고 있을 뿐이고 그나마 그것도 전공자나 문학에 지극한 관심이 있는 사람이나 아는 정도일 뿐이다. 그러는 사이 문학평론가들에 대한 평가는 싸늘하다 못해 가혹할 정도가 되었다. 도대체 문학평론가가 뭐길래 이런 비난에 가까운 소리를 감내해야 하는 건지 알 수가 없다. 

 

하긴 우리나라 사람들이 워낙에 책을 읽지 않는다는데 소설이나 시를 읽기도 버거운 판에 평론까지 읽어야 하나 의아스러울 수도 있겠다. 그래서 그들은 굴을 파고 스스로 안주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21세기 문학평론가들은 다르다. 스스로 알을 깨고 나와 대중과의 소통에 적극적이 됐다. 물론 그건 시작에 불과하지만. 어쨌든 그러고 나니 평론가들에 대한 시각이 잠차 바뀌기 시작하는 것도 사실이다. 잘된 일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독자들은 아직도 잘 모른다. 왜 평론을 읽어야 하는지. 게다가 평론과 서평이 어떻게 다른지 조차 파악하기 어렵다. 독자는 잘 알려진 유명인의 독서에세이나 서평집이 좋지 문학평론가의 평론은 왠지 어색하다. 예를 들어 이 책을 보면 내내 흥미롭게 읽다가 마지막 쳅터는 이것이 평론이다고 보여주듯 전통(?) 평론 몇 꼭지가 들어있다. 글쎄, 다른 사람은 어떨지 모르겠는데 나는 좀 재미가 없었다. 그래서 안 읽고 책을 덮으려고 했다. 물론 다 읽긴 했지만. 요는 나 같은 생각을 할 사람도 있을 거란 거다. 그럴 때 평론은 어떻게 독자에게 다가갈 것인가. 

 

저자가 언제 어떤 개기로 독자들에게 알려지게 되었는지 모르겠다. 모르긴 해도 미문에 가까운 저자의 문체 때문은 아니었을까 싶기도 하다. 물론 다른 요소들도 존재할 것이다. 특히 어느샌가 모르게 글 하나가 끝날 때마다 마지막 문단에 꽂히게 만든다. 어떤 저자의 어떤 글이더라도 마지막 문장 또는 마지막 문단이 좋기란 쉽지가 않다. 하다못해 어떤 시인의 시도. 몇 개의 예를 들어 보자.

애국심이란 내 나라를 사랑하지 않는 자를 증오하는 졸렬한 배타주의가 아니라 그 어떤 타자도 내 나라 동포를 대하듯 포용하는 박애 정신과 더 가까운 어떤 것이라고 믿는다. 나를 사랑하는 사람만을 사랑하는 일은 끝내 나 자신만을 사랑하는 일과 다르지 않아서 그 사랑은 가련한 사랑이다. -<그냥 놔두게, 그도 한국이야>

 

잘 알려진 대로 톨스토이의 문학과 그의 삶 사이에는 큰 괴리가 있었다. 문호 톨스토이는 인류의 교사를 자임했지만 인간 톨스토이는 자기 자신의 가장 열등한 제자였다. 그러나 그는 그 괴리를 좁히기 위해 고뇌했고, 그것이 톨스토이를 위대한 인물이 되게 했다. 고뇌는 공동체의 배수진이다. 그 진지가 무너지면 우리는 괴물이 되고 말 것이다. -<고뇌의 힘> 

   

카를 프리드리히 폰 바이체커는 1930년대 말에 뒤늦게 하이데거의 <존재와 시간>(1927년)을 읽은 뒤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나는 한마디도 이해하지 못하겠다. 그러나 이것이 철학이다." <봄빛>에 대해서라면 내 생각은 이렇다. "나는 한 편도 다시 읽고 싶지 않다. 그러나 이것이 소설이다.- <한편도 다시 읽고 싶지 않다- 정지아의 '봄빛'>

 

마지막 페이지를 덮고 생각했다. 지구가 멸망한다 해도, 만약 생존자가 하나가 아니라 적어도 둘이라면, 그리고 그 둘 중 하나가 다른 하나를 사랑하게 된다면, 거기에서 희망이라는 것이 생겨나겠구나 하고 더 짧은 결론, 눈먼 노인을 만난 남자가 자기 아들을 가리키며 말한다. "저 아이가 신이라고 하면 어쩔 겁니까?(196p) 그래, 무신론자에게는 희망이 신이다. -<무신론자에게는 희망이 신이다- 코맥 매카시의 [로드]>

 

7월 31일에 선생이 영면 하셨다. 소설이란 그저 재미난 '이야기'일 뿐이라고 생각하는 독자가 많아졌다. 요즘에는 일부 작가들도 더러 뜻을 같이한다. 그러나 이청준의 책을 전부 태우지 않는 한, 소설은 이야기 이상이다. 나는 특별한 일이 없는 한 앞으로도 <삼국지> 세트를 구입할 생각이 없지만, 완간되면 삼십여 권에 이룰 고인의 전집은 구비하려 한다. 사람이 사람답게 살 수 있는 세상이 되기 위해 필요한 것은 피 끓는 영웅들의 활극이 아니라 피맺힌 윤리학적 상상력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 -<고 이청준 선생님을 추모하며- 이청준의 [그곳을 다시 맞아야 했다]>

문득 내 글들의 마지막 문장은 어떠했을까를 생각하면 다시 볼 마음이 전혀 나지 않는다. 특히 그 알량한 서평인지 독후감 인지도 모를 글들을 볼 자신이 없다. 많은 경우 어떻게 마무리를 져야 할지 몰라 일독을 권한다란 말을 적잖게 썼던 것 같다. 나는 왜 이런 마무리를 못하는 걸까 괜히 자책을 하게 된다. 이 글의 마지막 문장도 어떻게 써야 할지 아직도 정하지 못했다. 아무튼 독자는 이런 문장에 감탄해 저자의 책을 자꾸 사 보게 되는 건 아닐까. 독자를 사로잡는 서사와 문장이 없다면 우리가 왜 책을 사 보겠는가. 결국 작가의 이런 노력이 독자를 가깝게 만들 것이다.

 

앞서도 얘기했지만 이 책은 에세이지만 일정 수준 평론도 갖추고 있다. 또한 에세이라고 해도 평론가의 눈으로 쓰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난 작가가 평론에만 머물지 않고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는 것이 좋아 보였다. 우리가 왜 평론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지에 관해서는 독자인 나로선 아직은 뭐라고 말하기가 어렵다. 그저 어렴풋이 느끼는 건 여러 관점에서 문학을 보는 안목을 키워주고 문학적인 관점으로 사회를 바라보는 시야를 넓혀준다고나 할까. 아무튼 우린 평론을 일상 가까이서 접해보지 못했다. 독자가 평론을 가까이서 접해 볼 수 있게 해 주는 건 평론가의 숙제가 아닐까. 평론가도 소설가나 시인 못지않게 독자와 가까이 있어 줬으면 좋겠다. 책을 읽으면서 앞으로 좀 바빠지겠구나 했다. 저자의 나머지 책도 읽어야 할 것 같고 저자가 책 속에서 소개한 몇 권의 책도 읽어야 할 것 같아서. (아, 내 글의 마지막 문장은 결국 이렇게 마치는구나.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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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06-23 20: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결국 이책은 또다른 책을 읽게 만드네요

stella.K 2021-06-24 11:08   좋아요 1 | URL
ㅎㅎ 그런 책 넘 많지 않나요?
독서에세이나 서평집 백퍼죠.
사실 오래 전에 저자를 본 적이 있었죠.
나름 미남이긴한데 내 스타일은 아니라
뭐 글 잘 쓰는 사람이 한 둘인가요?
그래서도 오랫동안 읽을 생각이 없었던 것 같아요.
근데 이번에 읽어 보니까 정말 글을 잘 쓰더군요.
읽을 책이 늘어난다는 건 즐거우면서도
괴로운 일 같습니다. 언제 다 읽냐고요.
안 그래도 읽을 책도 많은데.ㅠㅠ

페크pek0501 2021-06-25 11: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책은 1부 시인, 2부 시집, 3부 세상, 4부 소설, 5부 영화 등에 대한 저자의 생각을 읽는 재미가 있어요. 그렇게 목차에 나눠 있어서 좋더라고요. 저는 완독은 못했어요. 지금 책을 찾아보니 반 이상은 읽었네요.
하루에 몇 꼭지씩 읽고 나서 목차에 나온 각각의 제목 옆에 읽었다는 표시를 해 놓았어요. 여러 책을 병행해서 읽는 습관 때문에요. 오늘 꺼낸 김에 몇 꼭지 읽어야겠어요.
글을 잘 쓰는데다가 목소리는 성우 같이 좋아요. 이 저자가 하는 팟캐스트를 예전에 반복해 듣곤 했어요. 팬이었죠. 멘트가 좋았거든요.
파란색 글 - 글을 뽑아 옮기신 것, 좋습니다. ^^

stella.K 2021-06-25 19:44   좋아요 0 | URL
ㅎㅎ 언니도 병행해서 읽으시는군요.
언제부턴가 저도 그렇게 읽고 있는데 이제부터라도
웬만하면 완독해 보려구요. 이 책은 저한텐 완독하기
좋은 책이었어요.
저도 한 번 팟캐스트 들어봐야겠어요.^^
 

다롱이(요크셔테리어 숫커)가 잠을 잔다.

지난 주말 병원에 다녀 온 후로 잠이 더 는 것 같다.

원래 예민한 성격이라 잠을 자도 몇번씩 깨곤 하지만 저렇게 한번 깊은 잠에 빠지면 정신없이 잔다.

병원 가기 전엔 비교적 잘 먹고 잘 지냈다.

이번에 병원 행차는 1년 3개월만인 것 같다.

마지막으로 병원갔던 그 1년3개월 전엔 녀석이 갑자기 핏똥을 쌌다. 그것도 한 두 번도 아닌 여러 번을. 말하자면 멎질 않는 것이다.얼마나 놀랐던지 녀석이 뭔가 잘못되도 단단히 잘못됐나 보다 했다.

그래도 의사가 실력이 좋아선지 다행히 치료를 잘 받고 퇴원했다.대신 췌장염이란 훈장을 달았다. 즉 다롱이는 겉으로 보기엔 나은 것 같아도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췌장염은 난치병으로 평생 관리해줘야 한단다.

잠시 녀석이 주인을 잘못 만나 그런 병에 걸렸나 자책감이 들기도 했지만 그런 건 다롱이를 돌보는데 별로 좋은 생각은 아니다.

관리라봤자 아무 거나 먹이지 않고 지방을 뺀 특수 사료만 먹도록하면 된다.하지만 이게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었다. 누가 보면 무식하다고 하겠지만 녀석이 건강할 땐 사료 외에도 인간이 먹는 간식은 다 먹였다. 그도 그럴 것이 사료건 간식이건 다 사람이 먹는 것 가지고 만들지 않는가. 그걸 주는데 무슨 상관이랴 했던 것이다.

물론 그렇다고 언제나 줬던 건 아니다. 이걸 가지고도 엄마와 난 의견이 달라 누구는 조금만 줘라, 누구는 사료를 안 먹는데 이런 거라도 먹게 해 줘야하지 않냐 옥신각신 말이 많았다. 병원에 가기 전에도 우리는 동생이 사 온 통닭을 먹으면서 녀석에게도 먹였던 것 같다. 결국 그런 전적이 쌓여 핏똥을 싸고 췌장염이란 훈장을 얻은 거겠지.


문득 그때가 생각이 나면서 그동안 우리가 다롱이에게 무엇을 주었나를 복기하기도 했는데 그 복기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그동안 녀석은 나름 잘 먹어왔던 사료를 먹지 않았고 안타까운 마음에 평소 좋아하는 견빵(건빵을 개에게 맞게 만든 것인데 첨가물을 봤더니 마가린과 조지방이란 게 들어가 있다)과 콩으로 일관했었다. 물론 이것 조차도 어떤 땐 잘 안 먹기도 했다.그러다 얼마 전엔 우유를 주기도 했다. 우유에도 지방은 있다던데 펫밀크였다면 탈이 안 났을까.

1년 3개월 전엔 그렇게 신경을 써 줬던 의사는 이번엔 별로 신경 쓰는 것 같지가 않았다. 녀석에게 해 준 거라곤 링거를 놔주는 것이 고작이었다. 사람 의사나 개 의사나 가능성 있는 환자에게만 신경 쓰겠다는 태도는 매한가진 것 같다. 그걸 이해 못하는 건 아니지만 섭섭하지 않다면 거짓말이다. 녀석은 링거를 맞고 거의 파김치가 돼서 왔다. 와서도 잘 먹지도 않았다. 아마도 녀석이 이번엔 좀 어렵지 싶었다.

그나마 그저껜 뭘 먹는 것 같더니 어제는 다시 거의 먹지 않고 잠만 잤다. 안 먹으면 간다던데 아무래도 녀석이 갈 모양인가 보다 마음이 안 좋았다. 새벽에 잠시 깨면 녀석이 밤새 간 건 아닌가 걱정되기도 하지만 차마 확인해 볼 자신이 없다. 엄마가 그 옆에서 코를 골고 자는 걸 보면 아직은 살아있는 것 같긴했다.하지만 녀석이 얼마를 버텨줄 건가를 생각하면 어느 새 잠은 멀리 도망가고 대신 눈물이 배게잇을 적셨다. 그러다 어느 새 또 잠이 들고.

오늘은 아침부터 제법 꽤 먹었다. 혹시 탈이 날까 두려워 더 주고 싶어도 못 줄만큼 녀석은 활기차게 먹어댔다. 잘 먹으니 마음이 놓였다. 하지만 저녁은 건너 뛰고 저렇게 깊은 잠에 빠진 것이다. 내일은 또 어떤 날이 될까. 언제나 그랬지만 2003년 10월 생 다롱이는 사람을 들었다 놨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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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06-10 22: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다롱이,
스텔라 케이님 곁에 건강하게!


제 반려견은 18년을 살다 갔으요 .˚‧º·(´ฅωฅ`)‧º·˚.

stella.K 2021-06-11 15:12   좋아요 1 | URL
와, 스쾃님네 반려견도 18년을 살았군요.
요즘엔 사료도 좋아지고 의술도 좋아져서
그쯤은 사는 것 같아요.
옛날엔 15년이 한계 수명이라고 했는데.
어떤 개는 20년도 산다더군요.
지금 다롱이의 상태로 봐선 그건 확실히 욕심 같아요.
그래도 말씀은 고맙습니다.^^

바람돌이 2021-06-11 14: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다롱아 힘내라! 조금만 더 스텔라님 옆에 있어주렴!!

stella.K 2021-06-11 16:26   좋아요 0 | URL
이별할 걸 생각하면 슬픈데 돌보고 있자니 엄마나 저나 지치더군요.
녀석 때문에 거의 아무 것도 못하고 있어요. 해도 엄마랑 교대로 하고.
그래서 사람이나 짐승이나 때되면 가야한다고 하는가 봅니다.
어제도 그런 생각을 했어요.
녀석이 더 살 것 같으면 제 스스로 힘을 낼 것이고
이제 됐다 싶으면 그 또한 스스로 알아서 할 거라고.
어제 오늘은 대체로 안정적여 보이는데 조금 더 살 모양이다 싶기도해요.
응원 고맙습니다.^^

페크pek0501 2021-06-13 09: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롱이의 건강을 빌겠습니다.
잘 지나가야 할 텐데 말이죠. 다롱이가 안스럽네요.

stella.K 2021-06-14 19:52   좋아요 1 | URL
다롱이는 병원을 다녀 온 후 한동안은 상태가 좋지 않아
걱정했는데 지난 주말부터 차츰 좋아지긴 했습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넘 노쇄해져서 저도 그렇지만 엄마가
많이 힘들어 하십니다.
긴 병에 효자없다고 이제 편안해졌으면 하는데
다롱이가 얼마나 갈런지 모르겠습니다.
걱정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별점:★★★★

 

오리지날버전은 상당히 오래됐다. 스티브 맥퀸과 더스틴 호프먼의 연기가 상당히 인상적여서 과연 새로운 버전이 뛰어넘을 수 있을까 의문스러웠다. 더구나 <보헤미안 랩소디>에서 프래디 머큐리를 연기한 라미 멜렉이 남들은 다 좋다고 난린데 나는 어딘가 어색해 별로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 영화에선 꽤 괜찮은 연기를 펼쳤다. 프래디 머큐리 대역이 좀 모험이긴 했지 기본은 하는 배우다.

 

하긴, 오리지날버전도 그렇고, 이 영화도 그렇고 보기엔 투톱 같지만 사실은 각각 스티브 맥퀸과 찰리 헌냄을 위한 영화라고 봐야하지 않을까. 그만큼 더스틴 호프먼과 라미 멜렉은 주연에 가까운 조연이라고 해야하고.

 

새로운 버전은 오리지널버전에 충실했다고 본다. 난 그런 감독이 오히려 믿음이 갔다. 물론 감독의 새로운 해석이나 모험도 좋긴하겠지만 형만한 아우 없다고 오리지널에 경의를 표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그만큼 연출에 충실했고.

 

이 영화를 보면 당연 <쇼생크 탈출>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데 그것 자체만 보면 좋은 영화임에 틀림없지만 이 영화와 비교하면 웬지 비교되는 것도 사실이다. 그 차이를 어디서 봐야할까. <빠삐용>은 인간 자체에 촛점을 맞추지만 <쇼생크->는 웬지 MSG가 다소 첨가된 느낌을 받는다.  

암튼 언제고 <빠삐용> 오리지널버전을 함 봐야겠다. 그거 본지가 언제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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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21-06-05 12:3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보헤미안 랩소디>에서 프래디 머큐리가 어색했던 건 이빨 교정기? 뭐 그런 걸 끼어서가 아닐까요? 이에 뭘 씌웠다고 알고 있어요. 입이 튀어 나와 보였었던 것 같아요. 못생겨 보이려고 일부러 그랬던 듯.

그저께 티브이 영화 채널에서 유해진이 출연하는 <럭키>를 봤어요. 참 재밌더라고요. 여러 군데에서 웃음이 터지면서, 내가 코미디 영화를 좋아하는구나 싶었어요. 앞으로 코미디 영화와 음악 영화를 주로 봐야겠어요.

빠삐용은 유명한 데도 제가 보지 못했던 것 같아요.ㅋ

stella.K 2021-06-05 20:02   좋아요 1 | URL
그런 건 아니구요, 나름 연기도 좋긴한데
진짜 프래디 보단 얄상한 편이잖아요. 그게 좀 아쉽더라구요.
보는데 약간 심술이 나더라구요.ㅋ

빠삐용은 정말 명작이어요.
둘 다 좋긴한데 전 오리지날버전을 추천합니다.^^
 

 

  • 1년 전 오늘 남긴 독서기록을 확인하시고, 추억을 돌아보세요.
  • 12시간 전

 

오늘 북플을 보니 오랜만에 이런 메시지가 떴다.

작년인가 재작년까지만 해도 정말 많이 받았는데. 왕년에 내가 알라딘에서 한닷까리 좀 했거든. 그런데 남의 글 보고 댓글이나 좋아요만 하지 내 글을 쓰는 경우가 현격히 줄어 들었다. 그런데 1년 전 오늘 내가 장석주의 <20세가 한국문학의 탐험> 1권을 읽고 리뷰를 썼다. 또 마침 그 글은 이달의 당선작이 되기도 했다.

 

새삼 눈물겹다. 현재 난 장석주의 저 책을 4권까지 구입하고 2권까지 읽고, 3권은 나를 째려보고 있다. 나를 언제 읽어 줄 거니하며. 그리고 나는 평소의 버릇대로 다른 책을 읽거나 사거나하고, 책 읽기가 힘들거나 짜증나면 드라마를 보거나 잠을 잔다. 이러면 소는 누가 키우나.ㅠ

 

오늘 이렇게 쓰고 페이퍼를 올리면 내년 오늘 이 글이 또 뜨겠지? 내년 오늘은 저 책 중 한 권 정도는 읽고 리뷰를 쓰면 뭔가 의미가 있을 것도 같다. 이를테면 내가 얼마나 게으른 인간인가를 절절히 깨닫게 되겠지. ㅠ 일단 내년까지 건강하게 살아 있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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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 pek0501 2021-05-27 23: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페크입니다. 로그아웃 하고 나서 이 글을 봤네요. 저도 북플에서 그렇게 뜨는 문구를 보는데 어떤 글은, 이런 글도 내가 썼네, 하고 신기하고 생각하게 되더군요.
˝나는 당신에 대해 당신보다 더 잘 알고 있다.˝ 하고 북플 기록이 말하는 것 같아요. ㅋ

stella.K 2021-05-28 16:29   좋아요 2 | URL
ㅎㅎ 영화 제목 생각나요.
나는 당신이 지난 여름에 한 일을 알고 있다간? 뭐 그런 제목의 영화 있었잖아요.
언니의 그 글 읽은 것도 같고.ㅎ
한동안 북플에 저런 문구 안 떴는데 어제 뜬 것을 보고
와, 내가 정말 여기에 글을 잘 안 쓰는구나 약간 뜨끔하더군요.ㅠ

2021-05-30 12: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5-30 18: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5-30 21: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5-31 14: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5-31 14: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scott 2021-06-04 20: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스텔라 케이님 바쁘시더라도
자주 북플에 들어오삼33
리뷰 포스팅 짧게라도 올려주삼 3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