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인, "시중에서 뒹구는 이야기 좀 했죠"

 
김광일기자 kikim@chosun.com

1936년 전남 순천에서 태어나 서울대 영문과를 졸업하고 전북대 명예교수로 있는 서정인(徐廷仁)은 요즘 30년 가까이 살아온, 전주시 덕진동 호반촌에 있는 집 마당에서 낙엽을 태우고 있다. 18일 통화한 그는 “강의 안 하고 노는 것이 너무 좋다”면서 “그러나 정년하고 나니 더 바쁘다”고 말했다. “우선 전공(專攻)에 치여서 못 읽었던 책도 읽지요. 또 원래 집을 작게 지었더니 터가 넓어서 감나무, 태산목, 목련, 후박 같은 나무들의 가지를 잘라주고 태우는 일들이 참 많소.”

그는 “서(徐) 아무개 하면 어려운 이야기만 늘어놓는 것 같지만 이번 소설에는 쉽고 재미있는 이야기가 많다”는 점을 누누이 강조했다. “주변의 사소하고 비천하고 무식한 사람들의 이야기요. 다만 과거의 지식을 갖고 우리의 현실을 보는 것이지요. 주인공들이 동사무소도 가고 강변술집도 가는, 시중에서 뒹구는 이야기요. 사변적인 것은 없지만, 그 현실을 제대로 보는 게 철학이 아닌가 합니다.”

그는 1962년 ‘후송’이 사상계에 당선돼 등단했다. “뛰어난 구성력, 심리묘사, 그리고 실험정신 등을 평가받아온” 그가 그동안 펴낸 책은 ‘강’(1976), ‘달궁’(1987), ‘달궁 둘’(1988), ‘달궁 셋’(1990), ‘지리산 옆에서 살기’(산문집·1990), ‘베네치아에서 만난 사람’(1999), ‘용병대장’(2000), ‘말뚝’(2000) 등이 있고, 대산문학상, 이산문학상을 비롯해 7개의 상을 받았다.

이번 소설을 ‘자기증식형 연작소설’이라고 규정한 문학평론가 김윤식 교수는 “희랍 고전, 그리고 논어를 비롯한 동양고전이 지닌 인류 정신사의 고귀성으로 잡스러운 소설을 끌어올린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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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소설을 ‘달궁’ 시리즈의 세 장편(1987·1988·1990)들과, 저번 장편 ‘용병대장’(2000)을 아우르는 서정인의 대표작이라고 불러보는 이유는, 서정인의 작품을 경험한 독자든 아니든 상관없이, 그의 전모(全貌)를 맛볼 수 있는 요소들이 녹아 있기 때문이다. 우선 이번 책에는 요즘의 세태 비평이 전편을 흐른다. 저자는 비유나 비평이 아니면 말하지 않는다. 노드럽 프라이가 “비평의 본령은 현재도 그렇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지만, 바로 해석이다”라고 말했듯이 서정인은 박상륭 같은 내재율과, 움베르토 에코 같은 종횡무진을 풀어놓으면서 “정의(定義)가 들어갈 수 없을 만큼 작은 틈바구니에”(GK 체스터턴) 독특한 비평을 아로새긴다. 그는 도덕사회, 정의사회, 공평사회를 부르짖는 당대의 깃발들을 희롱하면서 “없는 세상을 위해 지금 있는 세상을 버리랴, 나는 안 버린다”(160쪽)는 다짐을 반복한다.

누구의 아들놈은 몇 년이 넘도록 찾아오지도 않는다는 얘기, 누구의 모친은 개가를 했다는 얘기, 누구는 여자고등학교에 명사특강을 해달라는 초청을 받았다는 얘기, 문 닫은 음식점에 들어가 밥상 차려내는 얘기들이 두서없이 흐른다. 심지어 나이 차이에 따른 호칭문제, 있는 사람들 별장 얘기, 벌초 얘기도 끼어든다. ‘인간’의 의사소통은 애당초 언어나 문법과는 관계없고, 다만 정황(情況)이 있을 뿐이라는 큰 전제에 기대서 ‘인물’들은 횡설수설한다.

인류역사와 삼라만상에 대한 천의무봉이요 일필휘지 같지만 급기야 연륜이 지친 듯 말이 헛샌다. 서정인은 바로 그 지점, 말이 헛새는 곳에 말맛의 리듬을 살리고, 산문진경의 미학을 독자와 공유한다.

그 리듬을 따라 독자들이 귀와 혀를 풀어놓으면, 서정인은 신화 시절부터 비롯된 역사·철학·문학의 흥미진진한 에피소드를 언어의 바다 위로 해학이라는 쪽배에 실어 띄운다. 그래야 독(毒)을 품은 말들이 공격성을 포기하고, 비평 또한 퇴로를 열면서 흔들거린다. 그때 “세상에는 둘 다 맞기도 하고, 둘 다 틀리기도 한 것이 많다”(117쪽)는, 고급한 상대주의요, 혼돈스러운 질서인 작가의 생각들이 자리를 잡는 것이다.

문장의 기운은 퍼졌지만 붓끝이 마르지는 않는다. 서정인은 그때가 말 흩뜨리기를 그만둘 때라는 것을 알고 있다. 사십 년 웃돈 경험에서 얻은 문학적 악력인 셈이다. 술기운이 뱃속으로 퍼졌지만 아직 취하지는 않은 때처럼(55쪽).

"없는 세상을 위해 지금 있는 세상을 버리랴…"

모구실/ 서정인 소설/ 현대문학/ 418쪽
 


 

최인호식으로 말해서, 이상한 일이다. 참으로 이상한 일이다. 가슴에 와 닿는 문장만 있는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혀에 감기는 문장도 있었다. 등단 42년을 맞는 서정인의 열네 번째 책 ‘모구실’은 독자가 읽어갈수록 입 안에 든 혀가 자꾸 꿈틀거리고, 소설 문장을 소리내서 말하고 싶은 욕망이 간지럼을 탔다. 라디오 연속극으로 낭독해도 좋을 만큼 너무나 이야기스럽고 재미가 넘쳤다.

굳이 연작 형식을 띠면서도 ‘모구실’ ‘진료소‘ ‘수련원’ 같은 3글자 소제목을 따라 열네 토막으로 나뉜 이 작품은 각 토막이 또 울타리를 친 한 가지씩의 이야기 틀을 갖추고 있었다. 이 토막들이 지난 3년 동안 현대문학, 동서문학, 문학과사회, 21세기문학, 창비 같은 문예지에 단편들처럼 발표됐던 것이고, 이번에 저자가 다시 손질해서 장편으로 묶은 것이다.

등장인물은 딱 세 명이다. 쉰을 넘긴 천수건은 대학교수다. 어느날 그는 산간벽촌에 있는 마을 모구실을 찾아간다. 딸이 그곳 보건소의 소장으로 있기 때문이다. 딸은 아비와 소식을 끊고 잠적하다시피 들어와 있다. 그 마을에는 폐교가 하나 있는데 그곳을 지키고 있는 남자가 두번째 중요 인물인 서존만이다. 우연히 만나게 된 천수건과 서존만은 술잔을 기울이고, 이 마을에 허름한 점방집 아들인 조성달이 끼어든다. 그들은 어느새 ‘초면이 구면이고 구면이 초면이 되는’ 술친구다.

세 남자는 진료소, 수련원, 섬진강, 동사무소 같은 곳으로 아주 느릿느릿 장소를 옮겨가며 술판을 벌인다. 그들은 흡사 아라비안나이트의 셰에라자드처럼 이 세상살이에 얽혀 있는 온갖 이야기를 안주 삼으며, 그곳에 동서고금의 신화와 고대역사를 꿰뚫는 다채로운 이야기를 다시 얹어 놓는다.

'모구실' 발췌모음

“공간과 공간이 만나면 움직임이 없고, 시간과 시간이 부딪치면 형체가 없다. 공간과 시간이 만나야 생명이 태동한다. 살아서 움직인다. 명사는 개념이고, 동사는 생명이다. 멈춤은 야만이고, 움직임은 문화다. 야만의 극치는 죽음이고, 문화의 꽃은 삶이다.”(190쪽)


“비극은 원래 가까운 사람들 사이에서 일어났다. 멀면 관심이 없었다. 끈이 너무 질겼냐? 정진연단 연단정진, 정이 다하면 인연이 끊어지고, 인연이 끊어지면 정이 다하고…. 허, 그가 막걸리 한 병에 취했냐? 그는 발을 헛딛고 비틀거렸다.”(28쪽)


“바보상자(TV) 앞에 한 시간 앉아 있던 사람이 그것의 최면으로부터 깨어나자면 그만한 시간이 또 필요하다. …상자는 시청자들을 길들이고 시청자들은 상자를 길들인다. 시청자들은 그들이 만든 상자한테 길들여지고, 상자는 그것이 길들인 시청자들에 의해서 만들어진다. 그 시청자들에 그 상자, 그 상자에 그 시청자들.”(15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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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04-11-20 11: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니르바나님, 요기 올려놨어요.^^

플레져 2004-11-20 11: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거 퍼가요, 스텔라님~~ 하이루~ ^^

stella.K 2004-11-20 11: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플레져님도 하이루~^^

니르바나 2004-11-20 11: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달궁', '용병대장', '모구실'

제대로 한 번 읽어 보렵니다.

'지리산 옆에서 살기'는 도서관에서 한 번 찾아 봐야겠군요.

로드무비 2004-11-20 12: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모구실 재밌겠네요.

좋은 정보 감사요.^^


stella.K 2004-11-20 12: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헤헤.
 

"대중문화의 중심에 선 만화 문학 위를 넘봐"

문학과지성사
박영석기자 yspark@chosun.com
 

일본인의 성정을 사로잡는 그곳 만화의 힘은 어디서 비롯됐을까? 연간 발행 부수 15억5000만부(잡지·단행본 포함), 우리의 9배에 이르는 시장 규모 5조3170억원(2000년 기준), 세계 시장의 60%를 이루는 일본 만화의 원천은 무엇일까?

“작가·작품·유행 등 만화에 대한 파편화된 정보는 쏟아지는 데 비해 문화·산업적 측면에서 만화의 전체상을 조망한 연구는 여전히 빈약합니다. 만화사(史)적 접근을 통해 경쟁력을 해부한 학술서적을 꾸며 보려고 2001년부터 본격적으로 준비했습니다.”

정현숙(39·한국방송통신대 울산 지역대학장·일본학) 교수는 연세대 사회학과 졸업 후, 일본에 유학해 도쿄대 인문사회계 연구과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모험·공상과학·판타지·무협·연애·결혼·성(性)·우정·조직사회·파벌·고부갈등·불륜·육아·스포츠·역사·요리를 두루 포괄하는 만화라는 그릇의 넓고 깊음을 체감했고, TV·영화·연극·게임·애니메이션·캐릭터 산업 등 다른 장르에 미친 파급력을 가진 ‘대중문화의 중핵(中核)’에 주목하게 됐다.

“일본 만화는 2차대전 전부터 시작해 문화적으로 축적되고 진화한 결과물입니다. 1920년대 신문 네 컷 만화가 대중에 파고 들었고, 전후(戰後)엔 싸고 들고 다니기 좋은 딱지 모양 만화 아카홍(赤本)이 유행했죠. 이런 ‘만화세대’들이 성장해 에로·중년용·숙녀용 만화 같은 새 영역을 개척한 겁니다.”

저자는 해학이 있는 풍자화에서 이야기 전개에 중점을 둔 스토리 만화로, 아이들용 저급한 오락거리에서 전 국민을 독자로 둔 친숙한 매체로 성장하게 된 시대적 추이를 밟아간다. ‘생산’ ‘소비’ ‘제도·정책’이란 세 가지 분야로 나눠 일본 만화의 힘을 조명한다.


▲ 정현숙 방송통신대 교수는“일본만화는 일상의 감각·행동양식·가치관을 담은 그릇이고 만화를 보면 대중문화 전반을 읽을 수 있다”고 말했다.
“자료를 모으고 연구에 깊이 몰입할수록 일본 만화의 외형적인 면만 그대로 들여왔을 뿐 기능적 토대는 수입하지 못했음을 깨닫게 됩니다. 일본은 문부과학대신상·만화가협회상 같은 권위있는 수상제도를 마련해 만화가·만화문화의 위상을 높였고, 기초자료·통계를 연구·보존해 문화유산으로 발전시키려 애를 써왔습니다.”

인간 만사는 ‘사람’의 문제다. 만화가 집단은 동인지나 출판사 신인상 제도를 통해 인재를 충원하고, 데즈카 오사무, 하세가와 마치코 같은 작가들은 ‘시대 혼을 담은 문화인’으로 정신적 추앙을 받고 경제적으로도 후대 받는다. 만화 비평과 학술연구도 활발해 만화의 수준을 끌어 올리는 상호 상승작용을 하고 있다고 저자는 설명한다.

일본 만화의 전개과정에는 곡절도 많았다. 전쟁 직후 ‘재미’를 동반하지 않은 채 ‘건전한 웃음’만 앞세운 잡지들이 어린이들의 외면으로 줄줄이 폐간됐고, 90년대 대규모 출판사들이 성 또는 동성애를 소재로 삼은 질낮은 만화를 양산해 불매운동 등 독자들의 거센 저항을 받았다. 자유로운 상상과 표현을 보장하는 ‘느슨한 규제’는 이런 과정을 통해 자리잡았고, 만화를 지금 위치에 있게 한 구름판이 됐다.

“우리 만화는 독자적 유산을 갖고 있음에도 연구는커녕 보완적인 주변부 문화로 박한 취급을 받고 있어요. 전체 대중문화를 견인할 중심축을 우리 스스로 무너뜨리는 격입니다.” 저자는 독자를 흡인할 뛰어난 만화 작품이 나오도록 신춘문예 형식의 등용문, 국가적 지원, 사회적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고 했다. 일본의 문화풍토와는 차이가 커 만화가 대중문화의 주류로 등극하리라 전망하긴 어렵지만, ‘문학을 뛰어넘는 작품을 만들어 내겠다’는 다짐을 이뤄낸 일본 만화가들의 창작 혼(魂)은 본받을 만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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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르바나 2004-11-20 11: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텔라님, 서정인 선생의 새 소설집도 소개해 주세요.

stella.K 2004-11-20 11: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 알겠습니다.^^
 

카프카, 그가 남긴 잠언과 미완성 작품들

이동주 옮김/ 솔 출판사/ 1011쪽
박해현기자 hhpark@chosun.com                                                              
 
“다른 모든 죄들이 파생되어 나오는, 두 가지 주된 인간적인 죄가 있다. 그것은 조급함과 태만함이다. 그들은 조급함 때문에 낙원에서 추방되었고, 태만함 때문에 돌아가지 못한다.”

“자살하는 사람은, 감옥소 마당에 교수대를 세우는 것을 보고 자신의 것으로 잘못 생각하고는, 밤에 탈옥해 스스로 목매달아 죽는 죄수이다.”

카프카가 고독 속에 침잠한 상태에서 남긴 문장들이다. 엽기적이란 말이 희화적 의미로 남용되는 오늘날이라고 하지만, 카프카의 문학이 그리는 실존의 내면 풍경과 현실은 엽기적이란 말의 원래 의미에 가장 가깝다. 기괴하고 부조리한 세계 속에서 불안에 진저리를 치는 유한적 인간의 고독과 절규가 카프카의 문학에 배어 있다. 20세기의 고전이 돼버린 카프카 문학은 배반당한 유언에서 출발했다. 그는 죽기 전에 친구 브로트에게 원고들을 맡기면서 “읽어보지도 말고 남김없이 불태워달라”고 부탁했다. 그러나 브로트가 그 말을 따르지 않은 덕분에 카프카는 영원히 살아 있는 작가가 됐다. 그런데 문제는 브로트가 편집한 카프카의 작품에 오류가 종종 발견된다는 것이다. 카프카가 세상에 남겨놓은 다른 원고들과 비교할 때 브로트가 수정하고 보완한 작품들에서 오독과 단어의 바뀜, 문장의 첨가 등이 발견된다. 그래서 1995년부터 독일어권의 카프카 전문가들이 초기 원고를 복원한 이른바 ‘비판본’을 연차적으로 내고 있고, 국내에서는 솔 출판사가 카프카 전집을 전10권 예정으로 번역 중이다. 이번에 나온 ‘꿈 같은 삶의 기록’은 1897년부터 1924년까지 카프카가 쓴 잠언과 미완성 작품 등을 모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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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우맘 2004-11-20 11: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고보니...카프카의 책은 한 권도 안 읽어본 듯..^^;

stella.K 2004-11-20 11: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도 그래요. 영원한 동경의 대상이죠 뭐. ㅠ.ㅠ
 

사진 : 풀꽃엽서 - 황태자의 결혼식
‘하잘 것 없는 풀꽃’이란 말을 무색케 하는 네티즌이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떨어져 말라버린 들꽃이나 낙엽 등을 이용해 그림을 그리는 이연아씨(31세). 그녀는 이른 봄부터 늦가을까지 곳곳에 피고 지는 꽃과 풀을 모아 그림을 그리는 특별한 취미를 지녔다.

“나이가 들수록 화초가 좋아집니다. 몇 년 전부터 산책길에 떨어지는 꽃잎들이 너무 안타까워 주워 말리기 시작했어요. 책갈피에 곱게 말려둔 꽃들을 가지고 꾸미다가 자연스럽게 풀꽃에 일러스트를 가미한 풀꽃그림을 그리게 되었습니다.”
미술 개인지도 화실을 운영하고 있는 이연아씨는 풀꽃으로 그림을 그리게 된 사연을 이렇게 전했다.

처음 그녀의 작품을 접한 이들은 “그림에 풀과 꽃을 이용했다는 사실이 무척 독특하다”고 말한다. 그녀의 블로그(http://blog.empas.com/yeppla)를 방문한 네티즌들 역시 이연아씨의 작품들이 새롭고 예쁘다는 반응이다. “예쁘고 정성이 들어간 풀꽃 작품을 보니 있으니 기분까지 좋아집니다.”

작품에 쓰인 꽃들은 한련화, 코스모스, 아메리칸 메리골드, 닭의 장풀, 담쟁이, 분꽃, 클로버, 백일홍, 배롱나무꽃, 패랭이 꽃, 아스파라거스 등등 꽃이란 꽃은 무엇이던 그림의 재료가 된다. 그림을 그릴 때 사용한 다양한 꽃들 가운데는 아직 이름 조차 모르는 꽃들도 많다고 한다.


△만드는 과정


풀과 꽃을 이용해 작품을 만드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다양한 재질과 색감의 종이 위에 말려놓은 풀꽃들을 하나씩 배치해본 뒤 풀꽃의 형태에 맞는 그림을 그리고, 풀꽃을 본드로 붙이면 끝. 그러나 방법은 간단해도 말려진 풀꽃 형태에 꼭 어울리는 그림을 그리기란 쉽지만은 않은 일이라고.

최근 이연화씨는 풀꽃을 이용한 엽서를 많이 만든다고 한다. 이렇게 만든 작품들을 인터넷 게시판에 올려놓았더니 네티즌들의 반응이 좋아서 얼마전에는 거리미술전도 열었었단다. 그녀의 작품들은 개인 블로그(http://blog.empas.com/yeppla)에서 만나볼 수 있으며 허락을 받아 아래에 몇 점 소개한다.

적당한 미술 감각과 구상능력이 있는 독자라면 이 가을, 떨어지는 낙엽으로 '풀꽃 그림'을 그려보는 것도 좋을 듯 하다.


△물고기의 꿈


△애정어린 순간


△나에게 무릎꿇고 키스해


△노젓는 뱃사공과 마님


△아녀자와 나그네


△무제


△첼리스트


△가을 소나타


△날 두고 떠나지마


△무제


△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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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ka 2004-11-19 22: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작품이네요..

stella.K 2004-11-19 23: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게 말예요. 손재주가 없어서 흉내도 못내지만...^^
 

출처 : high blue sky

1997년에 영국 정확히 말해서 the United Kingdom에 총선에서 승리한 노동당 정권이 들어서고 학생들의 literacy(읽기)와 numeracy(셈하기)에 중점을 둔 지식 교육과 더불어 whole person education(全人敎育)을 강조하고 나섰다.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하여 학생들의 인성교육의 신(新) 십계명 시안(試案)을 마련, 발표한 것을 신문에서 읽었다. 즉 전(全) 국가 구성원의 합의를 거친 가치(value)를 도출 하려고 했다. 가치를 어디에 두고 인성교육을 해야 하는가에 대한 고뇌에서 나온 것이었다.

 

그 시안을 기술하면:

1.       honesty(정직성)

2.       Respect for others(타인에 대한 존경심)

3.       Politeness(정중함)

4.       A sense of fair play(페어플레이 정신)

5.       Forgiveness(용서)

6.       Punctuality(시간엄수)

7.       Non-violent behaviour(비폭력적 행위)

8.       Patience(인내)

9.       Faithfulness(성실성)

10.   Self-discipline(극기)

 

폭력 등 온갖 범죄가 난무(亂舞)하는 작금(昨今)의 실정을 감안할 때 매우 적절한 시도라고 생각한다.

얼마 전 우리나라에서 발간되는 모 월간 잡지에서 무서운(?) 글을 읽고 그냥 지나치기에는 뭣 해서 나의 의견을 몇 자 적어보려고 한다.

 

돈을 잘 번다고 소문 난, 몇 군데 기업 집단의 사람 뽑는 자리에 있는 사람들의 얘기가 실려 있는데, 한 사람은 성실한 사람보다는 독한 사람이 좋다고 했고, 또 한 사람은 면접 시 말 하는 태도를 보면 집안을 알고 미래를 예측할 수 있다고 하고 자기가 관상쟁이라고 덧 붙였다. 소름이 끼치는 말이다.

근래에 고용기회가 적어 대졸 청년 실업자가 늘어나서 사회 문제가 되어 있는 때니까 사람을 쓰는 측에서는 콧대가 좀 높아 진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원래 얕은 내는 촐랑거리며 흐른다고 했으니까. 

 

한 국어사전에서 독하다를 찾아 보았다. (마음이) 모질고 잔인하다. 어려움을 참고 견디는 힘이 굳세다. 두 가지 설명 중 좋게 보아 후자를 뜻 한다고 본다. 그래도 위에 열거한 인성이 바탕이 되어야 한다. 그렇다면 예를 들어 성실하고 독한 사람이라고 해야 좀 부자연스러워도 나름대로 설득력이 있다고 본다. 또 왜 하필이면 어감이 좋지 않은 독하다는 말을 써야 하는 지도 궁금하다. 아마 이런 엉뚱한 말을 해야 매스 컴을 탈 수 있어서 일까?

또 다른 기업 집단 사람의 말-말 하는 태도를 보면 집안을 알 수 있고 미래를 예측 할 수 있고, 자기가 관상쟁이라는 말-얼머전 뉴스에 취업을 위한 성형수술이 유행이라고 한다. 한 술 더 떠서 그 후 신문에 채용자가 선호하는 구직자의 머리스타일, 체형, 의상에 관한 구체적인 예시가 보도되어 더욱 더 나를 놀라게 했다. 이 사람들의 말씀(?)에 크게 자극을 받은 모양이다.

 

단언하건대, 이는 과장된 근거없는 말(exaggerated groundless remarks)이다. 절대로 불가능한 일이다. 열 길 물 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는 우리 나라 전래(傳來)의 속담이 대변해 준다.

지금 수 백만의 학생들이 공부를 하고 있다. 독한 사람이 되려고 가 아니다. 모두가 기업 집단의 돈 벌어 주는 기계 부속품이 되기 위해서도 역시 아닐 것이다. 길어서 한 시간 정도, 말 하는 태도를 보고 그 사람의 집안을 알 수 있다는 그 오만한 태도(arrogant attitude)부터 먼저 고쳐야 한다.

만의 하나, 정말 만의 하나, 그들의 말이 옳다고 해도 대한민국의 장래를 위해 그런 말을 함부로 뱉어내서는 안된다.

 

영국의 교육이 직면한 고민을 타산지석(他山之石)으로 삼아 이상적인 인성교육의 목표를 설정해야 한다. 독한 사람보다는 성실한 사람이 더 낫다는 말을 할 수 있는 판단력을 가질 수 있게 되는 날을 고대한다. 말하는 태도를 보고 집안을 알 수 있다고 호언하는 를 벗어나는 날이 하루 속히 오기를 기다려 본다.

 

Tact consists of how far we go when we can go as far as we want to go.(기지機智는 원하는 만큼 얼마던지 멀리 갈 수 있을 때 어디까지 가다가 중단하느냐에 달려 있다.) 말도 마찬가지다. 명사, 대명사에 토씨를 부쳐 적절히 나열하면 말이 된다. 그러나 낱말의 남용을 자제할 줄 알아야 한다. 우리 모두 명심하자. 아마 지금쯤은 이런 말을 한 그들도 후회를 하고 있는지 모른다.

 

Never judge by appearance.외모로 사람을 판단하지 말아라.

Appearances are deceptive.외모는 거짓일 때가 있다.

All that glitters is not gold.반짝인다고 다 금은 아니다.(부분부정)

All are not thieves that dogs bark at.개가 짖는다고 다 도둑은 아니다.(부분부정)

 

우리 모두 위에 열거한 전인교육의 신 십계명 시안을 한 번 소리 내어 읽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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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르바나 2004-11-19 12: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외우는 2계명입니다.
하나님을 경외하고, 이웃을 사랑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