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화의 재발견 - 삶을 바꾸는 설화의 힘
모봉구 지음 / 눈과마음(스쿨타운) / 2006년 2월
품절


흔히들 인문학이 위기에 처해 있다고 한다. 이 문제는 비단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수많은 학자들이 모든문학의 모태요, 원형인 신화나 전설, 민담 등의 설화를 연구하고 있지만 그것이 가지는 근본적인 의미를 외면하고 있다. 다만 구비 문학계라는 진부하고 침체된 우물 안에서 논문을 쓸 때 재탕, 삼탕하며 서로의 논문을 인용하여 출처를 밝히는 데 사용하고 있을 뿐이다. 수많은 학자들이 자신의 설화분석 방식이나 이론만이 최고임을 내세우지만 대중들은 그들의 설화 분석이나 풀이로부터 아무런 지적 감동도 받지 못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자신들의 구비 문학적 권위에 도전하려는 새로운 시도에 대해서 당나귀 귀처럼 비평은 듣지 않고, 침실에 살모사를 잔뜩 풀어놓고 이렇게 말하고 있다.
감히, 누가 나의 존귀하고 위엄에 찬 구비 문학적 권위를 더럽히려고 하는가?
인문학이 살 길은 인간 정신의 어머니요, 뿌리라 할 수 있는 설화에 대한 전확한 연구에서 시작해야 한다. 지금이야말로 경문왕의 침실과 흉측한 당나귀 귀를 제거하고, 설화를 잘 요리된 영양 만점의 상태로 대중의 식탁에 올려놓아야 한다. -259~26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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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2-14 13: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설화의 재발견 - 삶을 바꾸는 설화의 힘
모봉구 지음 / 눈과마음(스쿨타운) / 200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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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들어서일까? 요즘들어 부쩍 드라마를 봐도 사극이 좋고, 책을 읽어도 역사물에 관심이 간다. 그런데 이게 꼭 나이가 들어서만이겠는가? 요즘 인문학의 위기를 반성하며 이쪽분야에서의 소장파들이나 젊은 감각이 있는 출판인들 또는 제작자들이 보기 좋게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은 공도 무시할 수는 없을 것이다. 보기도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지 않은가? 그렇게 공을 들이면 관심은 자연스럽게 쏠리게 마련이다.

오래 전 <전설의 고향>이란 TV 프로가 인기를 모은 적이 있었다. 하도 오래된 프로라 지금은 기억에 거의없지만 그래도 당시로선 꽤 인기있던 프로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런데 이것이 차츰 인기가 없어지고, 사람들의 기억속에서 사라졌다. 왜일까?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하나를 꼽자면, 옛날 이야기를 싫어해서일 것이다. 이야기는 아이들이나 좋아하는 것이라고 치부해 버린 것이다. 특히 동화나 전설 같은 경우 그 이야기엔 반드시 권선징악이 있는데, 자라나는 어린 아이들에게 교육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 그것의 필요는 인정하지만,  커서도 권선징악을 우논하는 건 어린이의 소치라고 치부해 버리는 것이다. 설혹 그것이 이유의 전부는 아니더라도 천편일률적 결말이 사람으로 하여금 식상하게 만든 것이다.

그래도 <전설의 고향>이 생각보다 오래갔던 것도 기억한다. 그 시절 TV 채널을 여기저기 돌리다 그 프로를 마주하게 되면 "이게 아직도 해?" 감탄해 마지 않았다. 그만큼 우리나라에 전설이 많았다는 것이리라. 옛날 이야기는 끝임없이 재해석 되어야 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무슨 이야기를 들어도 그것을 재해석하는 능력이 부족했다. 그도 그럴 것이 우리가 자라왔던 시대는 군사독재시절과도 맞물려 있었고 때문에 흑 아니면 백이고, 모 아니면 도인 식으로 사고가 편파적이었다. 또한 주입식 교육도 한몫한다. 그러니 무슨 능력이 있어 이야기 한편을 듣고 상상력의 나래를 피며 재해석을 할 수 있었겠는가?  이야기를 잃어버린 사람이 과연 비전이 있을까를 생각해 본다. 이야기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거기서 상상력의 나래를 필 수 없는 사람이 과연 자신의 현재를 올바로 직시하고 미래를 내다보는 시야를 가질 수 있을까? 이야기에 등을 돌려버렸는데 어찌 재해석이 가능할까?

구약성경을 보면 꿈을 해석하는 사람 둘이 나온다. 그는 요셉과 다니엘이다. 그들은 각각 왕의 꿈을 정확히 해몽해 나라의 앞날에 위기가 닥칠 때 그 어려움을 미리 대비할 수가 있었다. 꿈 역시 하나의 이야기로 되어있다. 그러나 그 이야기를 정확히 해석 하기란 쉽지 않다. 이야기를 해석할 수 있는 사람이 예언도 할 수 있을텐데 사람들은 이 능력이 없기 때문에 순간에 집착하고 무당을 찾아가는 것이 아닐까?

이 책의 저자의 이름을 보고 피식 웃음이 나왔다. 세상엔 이보다 더 웃음을 짓게 만드는 이름도 많은데, 그래도 이름은 그 사람을 대표하는 것이니만큼 아무리 우스운 이름이어도 대놓고 우논하는 건 실례다. 그래도 이름이 참 예스럽다. 책날개를 보니 저자의 생년이 아직 할아버지 소리 들을 나이는 아니다. 못해도 20년은 더 있어야 할 것 같다. 그런데 책의 내용은 마치 할아버지가 손자에게 꿈을 해몽해주듯, 이것의 뜻은 이것이야라며 간결하게 설화를 풀어 주는데 그것이 범상치가 않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혹부리 영감 '이야기나 '콩쥐팥쥐'는 흔히 권선징악의 대표 되는 이야기로만 알고 있었는데, 저자의 입담을 거치면 전혀 새로운 해석이 나오고, 한자나 고사성어도 해석 또한 새롭다. 한마디로 우리설화의 현대적 해석 속에 지혜와 리더십, 인생의 새로운 의미를 조명하는 혜안이 깃들어 있다. 저자가 지금 이 정도의 필력으로 설화를 새롭게 해석해낸다면, 저자가 정말 할아버지 소리를 들을 20년쯤 후엔 얼마만한 혜안을 가지고 우리 설화를 재해석해낼지 자못 궁금해진다.     

 이렇게 한 소장파 인문학자의 목소리를 통해 이야기의 새로운 해석이 가능한데 21세기 <전설의 고향>도 이젠 권선징악의 틀을 과감히 벗고 새로운 모습으로 우리 앞에 다시 그 모습을 들어내 보여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지만 오해하지는 마시라. 나는 정말 '전설의 고향'의 재탄생을 말하기 위해 이 글을 쓰는 것이 아니다. 그렇게 우리 안에 사로잡혀 있는 이분법의 사고관을 털어내고 옛 이야기를 대하는 우리들의 자세가 보다 다각도로 사고하고 그것을 좀 더 적극적으로 퍼뜨렸으면 하는 바람에서 이 글을 쓰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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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져 2006-12-08 16: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설화의 재발견, 스텔라님 리뷰에 대한 재발견이로군요! ^^
콩쥐팥쥐에서 스텔라님은 콩쥐해요. 난 추천하는 팥쥐할테니! =3

stella.K 2006-12-08 18: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죠. 팥쥐야 고마워. ㅎㅎ

레이디제인 2006-12-22 01: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궁금한게 있는데요.. 차례순서에 "고려장"이 들어가 있는걸 보니 망설여지네요.. 고려장은 일본이 만들어낸 거짓된 역사인데 왜 저게 버젓이 들어가 있는걸까요??

stella.K 2006-12-22 13: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가요? 첨 듣네요.
 

  • [박은주의 발칙 칼럼] 늙은 ‘팜므 파탈’ 경계령
  • 박은주 zeeny@chosun.com
     
    • #1. 녀석을 만났다. 처음엔 어리버리하더니 볼수록 귀엽단 말씀. 전에 만났던 철수와는 좀 닮은 것 같고, 그 전의 수철이와는 전혀 딴판. 한번 만나볼까. 에잇, 말자. 귀찮다, 귀찮아. 그런데 이 녀석 왜 이렇게 달라붙는 거야.

      #2. 오빠가 요즘 이상하다. 하루에 문자 100개씩 보내자고 한 건 오빤데, 왜 요즘 이렇게 답이 없는지. ‘나만 너무 바라보지 마. 부담스러워’ 라고? 자긴 카리스마 있는 여자가 좋다고? 혹시 같은 사무실 다니는 그 늙은 여자 때문인가?

      고민에 빠진 우리의 ‘어린양’ 씨. 남자친구가 변한 이유를 찾느라 쓸데없이 시간낭비 마세요. 그 ‘늙은 여자’ 때문, 맞습니다.

      예전에는 여자 나이가 많으면 ‘핸디캡’ 이었던 적이 있습니다. 뭐 10년도 안된 얘기인데, 갑오경장 이전 시절 같은 느낌이군요. 그렇습니다. 10년 전 영화 ‘정사’가 나오면서 바람이 슬슬 불기 시작한 ‘연상녀-연하남’ 커플 얘기가 이젠 ‘상식’이 됐군요. 요즘 드라마를 볼까요. ‘소문난 칠공주’의 나설칠 양은 군대 ‘쫄다구’와 결혼 준비에 한창이고, ‘마이 러브’의 총각은 왠지 싸가지 없어 보이는 회장 댁 예쁜 애인을 마다하고, 아이가 넷이나 있는 우리의 주인공 아줌마에게로 마음이 완전히 기울었습니다. 지난주 막을 내린 ‘환상의 커플’ 속 우리의 귀염둥이 유부녀 ‘나상실’ 양을 볼까요. 예상과 기원대로 빌리박 대신 철수와 해피 엔딩을 했습니다.

      계산 속 없는 이들의 사랑이 진정 아름답습니다…고 할 수는 없는 것. 어느 날 갑자기 남친을 강탈당한 순진녀들을 생각해 보면 말입니다. 그녀들의 죄는 연애에 미숙하고, 오빠를 너무 믿은 것이지요. 그녀들은 오빠의 사랑은 영원할 것이라고 믿었고, 그래서 오빠가 원하는 걸 웬만하면 다 해주려고 노력했고, 오빠의 모든 걸 지지하는 게 사랑이라고 믿었던 거지요. 그런데 불안과 긴장, 스릴과 모험을 즐기는 동물들인 그 ‘오빠’들은 많은 남자에게서 상처 받아 까칠하고, 남자를 우습게 알고, ‘남자 따윈 필요 없어’ 라는 태도를 취하는 누님들에게 정신적 노비문서를 갖다 바칩니다. 자신에게 업히려는 동생들이 부담스럽고, 왠지 따분해 보이니까요. 쉽게 얻는 건 재미없다는 그 호전적 가치관 때문이죠.

      그렇다고 ‘늙은 여자’들이 다가오는 남자를 양보하면서 “이건 연애의 상도의가 아니잖아” 라고 말할 턱도 없는 것이고. 억만 금을 줘도 살 수 없는 젊음을 가졌지만, 동시대 남자들에겐 사상 최저치의 가격대가 매겨지고 있는 요즘 ‘어린 언니들’. 어쩝니까요?

    • 그 여자 진짜 글 한번 발칙하게 쓰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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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깍두기 2006-12-07 13: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드라마 말고 실제로도 그런가요?
    요즘 추세를 잘 몰라서^^

    stella.K 2006-12-07 14: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랜만이어요, 깍두기님. 실제로야 그럴가요? 하지만 드라마가 유행을 선도하니까 저런 드라마 많이 본 사람들이 일을 저지르겠지요. 그 덕분에 노처녀들 주가 오르게 생겼으니 기대해 봄직하지 않나요? 흐흐

    플레져 2006-12-07 14: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주가 오른 티가 나는구려, 스텔라님! =3=3

    니르바나 2006-12-07 16: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라딘에서 상종가 치시는 플레져님의 말씀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stella.K 2006-12-08 10: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플레져님/ㅎㅎㅎㅎ 내가 아주 그대 땜시 못 살것소! 주가는 무슨 주가? 제발 그랬으면 좋겠수. 이 여자 글이 하도 그럴 듯하여 스크랩하둔 거두만...ㅠ.ㅠ
    니르바나님/님까지 덩달아 왜 이러신데요? 흐~!
     

     

    [김기재의 와인산책] 와인과 골프의 닮은점


    와인과 골프의 공통점이 무엇일까? 너무 좋아하면 가정에 문제가 생기며, 상대를 배려해야 성공한다. 튼튼한 기본기에 재미있는 얘깃거리, 함께 하면 좋을 벗이 있다면 더욱 즐겁다. 피나는 연습과 공부가 필요하며 때가 되면 꼭 해외 투어를 나간다. 한번 빠지면 탈출하기 어려우며, 내공이 쌓일수록 더 좋은 것을 찾게 된다.

    그러면 와인이 골프보다 좋은 점은? 시간이 적게 들며 장소에 구애받지 않는다. 선크림이 필요 없고, 아웃 오브 바운즈가 없다. 과속할 필요가 없으며 아침잠을 설치지 않아도 된다. 비가 와도 할 수 있으며 눈이 오면 분위기가 더 좋다.

    와인과 골프에 관한 농담이 있는 것처럼 그 둘은 많이 닮았다. 그것이 모두 즐기는 것이라는 점에서도 그렇지만 비즈니스 현장에서 훌륭한 도구로 사용된다는 점이 더욱 그렇다. 또한 둘 다 매너가 기본이라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탁 트인 필드에서 여유있게 잔디 위를 걸으며 나누는 환담 속에는 딱딱한 협상이나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드는 구석이 있다. 따라서 비즈니스 접대에 골프와 함께 와인을 같이 즐길 수 있다면 금상첨화가 될 것이다.

    비즈니스 골프에서 반드시 지켜야 할 매너가 있는 것처럼 비즈니스 와인에도 지켜야 할 7가지 원칙이 있다. 그것은 첫째, TPO(Time·Place·Occasion)에 맞는 테마 와인 선정하기. 둘째, 와인에 관련된 재미있는 이야기를 몇 가지쯤은 준비할 것. 셋째, 그 날의 만찬을 위해 어울릴 수 있는 몇 사람을 더 초청해 분위기를 띄우고, 넷째, 상대방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자연스럽게 분위기를 상승시킬 것. 다섯째, 상대방이 초보자일 경우에는 처음부터 거하게 와인 이야기를 꺼내 상대를 당황스럽거나 불편하게 만들지 말아야 하며, 여섯째, 취기가 적당히 무르익었을 때 기분 좋게 만찬을 종료할 것. 마지막은 만찬이나 술자리가 끝난 뒤 뒷마무리를 잘하되, 비즈니스에 대해서 너무 확답을 요구하지 말고, 긍정적인 반응만 얻어내라는 것이다. 와인의 이 같은 매너는 골프가 그런 것처럼 약간의 호의만으로도 자신이 원하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게 해준다. 만일 골프를 즐기는 비즈니스 파트너를 만난다면 자연스레 와인을 여기에 매칭시켜 보는 것만으로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골프를 배우기 위해 많은 노력과 투자를 아끼지 않았던 사람이라면 와인의 세계에도 쉽게 다가설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골프와 와인에 대한 농담 한(두) 마디를 무기로 가진다면 당신은 아주 센스 있는 비즈니스맨으로서 다가가게 될 것이다.

    세브도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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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와인산책] 주도가 있듯 와인에도 매너가…


    MBC 드라마 ‘환상의 커플’에서 한예슬이 입에 달고 다니는 “꼬라지 하고는”이란 말이 유행이다. 그런데 이 말이 딱 어울리는 자리가 있다. 바로 비즈니스를 위한 식사 자리다. 그 자리에서는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와인 마시기의 천태만상이 벌어진다.

    ‘와인 잔 도미노’가 대표적. 테이블 위 여러 개 놓여있는 와인 잔들 중, 본래는 오른쪽에 있는 잔들이 자기 잔이지만 만일 이런 사실을 모르는 한 사람이 용감하게 왼쪽 잔을 드는 것으로 시작한다면 줄줄이 왼쪽 잔을 들게 되는 도미노 현상이 벌어진다. 만일 이 중 한 사람이라도 어느 잔이 자기 것인지를 알고 있다면 잔을 두고 쟁탈전이 벌어질지도 모르는 일이다.(기억하라! ‘좌빵우수’·좌측엔 빵, 우측에는 물·와인)

    더 난감한 것은 우리 식 주도(酒道)와 서구의 와인매너가 서로 잘 맞지 않는 상황. 대표적인 것이 상대방이 와인을 따라줄 때의 대처법이다.

    어떤 이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엉덩이를 뒤로 쭉 빼고 두 손으로 와인 잔을 감싸 쥐는 ‘엉거주춤 자세’로 굽실거리는 듯한 모습을 취한다.(마치 ‘어이구 형님!’ 하는 것처럼) 이 포즈는 우스움을 줄지 모르지만 비즈니스에는 울음바다가 될 소지가 높다. 정통 와인매너는 그저 잔을 테이블에 놓고 채워지길 기다리면 된다.

    그런데 같은 한국 사람끼리라면? 만약 더 높거나 나이 많은 사람이라면? 자칫 건방진 느낌이 들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럴 때는 다 따른 후 적당히 감사의 말을 덧붙이거나 가벼운 목례나 눈인사를 해주며 감사함을 표하면 된다.

    와인을 따를 때 어떤 이는 마치 전투에 나가는 장수처럼 비장하게 굳은 얼굴로, 마치 임꺽정처럼 무기를 쥐듯 씩씩하게 병을 잡고 따르는 경우가 있다. 아무리 그 비즈니스 자리가 긴장되고 또 심지어는 상대방이 적처럼 느껴진다 해도 이런 태도로는 테이블에서 우위를 점하기 어렵다. 부드러운 얼굴과 미소가 카리스마를 아우른 여유를 느끼게 해준다. 또 갑자기 불쑥 따라주는 것보다는 “와인 하시겠어요?” 하고 상대방의 의견을 묻거나 “와인 어떠세요?”라고 하며 따르는 것이 여러모로 좋은 그림이다.

    영 기분 나쁜 경우도 있다. 첨잔을 하지 않는 게 우리 주도다. 반대로 와인은 상대방 잔이 비워질 때마다 적절히 채워줘야 한다.

    만일 상대방의 매너가 영 꽝이라 내 빈 잔을 채워주지 않을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 빈 잔을 놓고 앉아있기도 그렇고, “거 좀 따라주쇼?”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이럴 때는 먼저 상대방 잔을 채워주고 자신의 잔을 채우는 ‘스리쿠션’ 전략으로 품격도 내 잔도 모두 챙길 수 있다. 비즈니스 테이블에서의 기본적인 매너는 아주 간단하고 쉬운 것이지만 그것을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은 ‘꼬라지’와 ‘품격’만큼의 차이가 난다.

    세브도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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