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공책 - 치매환자와 가족을 위한 기억의 레시피
이성희.유경 지음 / 궁리 / 2018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영화로 봤다. 책은 어떨지 모르겠는데
디테일은 많이 아쉽다. 치매 예방 홍보 영화도 아니고.
뻔한 스토리
엄마역을 맡은 이주실 씨의 연기는 굿이다

댓글(8)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페크pek0501 2018-06-09 22: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훗날 70대가 되어서도 책을 좋아하면 좋겠어요. 책을 읽으면 두뇌를 쓰게 되고 그래서
저절로 치매 예방이 될 것 같거든요. 참고로 걷는 것도 치매 예방에 좋다고 합니다.
몸을 움직이는 것도 두뇌 없이 안 되는 거거든요.
그래서 저는 책과 운동을 가까이 하며 사는 걸로... ㅋ

스텔라 님은 영화 많이 보시는군요. 좋은 습관인 것 같습니다.

stella.K 2018-06-11 14:29   좋아요 0 | URL
ㅎㅎ 요즘에 드라마 보느라고 한동안 영화를 소홀이 했어요.
뭐 봤더라...?
엇, 기억이 안 나네요.ㅠ

얼마 전, 임순례 감독의 <리틀 포레스트>를 봤거든요.
일본판 보다 훨씬 잘 만들었더군요.
그걸 봐서 그런지 이 영화가 참 별로다 싶었어요.
음식에 관한 영화도 아닌 것이, 관계에 관한 영화도 아닌 것이...
좀 뻔한 스토리더라구요.
영화 좋다고 호평 일색이라 돌 맞을 것 같아 여기에 살짝
그렇지 않다고 귓뜸하는 거예요.
이주실 씨 연기는 정말 좋더군요.^^

서니데이 2018-06-12 23:5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여름이 다가오니 프로필 이미지도 파란색 바다빛으로 바꾸셨군요.
오늘도 비가 와서 그런지 습도가 높은 날이었지만, 그래도 덥지 않고 바람도 가끔 불어서 좋았어요.
치매가 사람마다 증상이 많이 다르다고 해요. 하지만 기억을 잃어버린다는 것이나, 내가 알던 사람이 달라진다는 것을 생각하면 무섭기도 하고, 마음이 아프기도 합니다.

이제 내일은 5분만 있으면 되는데, 공휴일입니다. 이번주도 금방 지나갈 것 같아요.^^
편안한 밤 되세요.^^

stella.K 2018-06-13 14:07   좋아요 1 | URL
네. 전에 쓰던 이미지이기도 한데 가운데 하얀줄이 들어가서 좀 그렇죠?ㅋ
사실은 제가 다니는 교회에서 제공하는 컴퓨터 배경사진이라 그래요.
성경 말씀이죠. 조그맣게 화면을 줄이니 줄이간 것처럼.ㅎ

늦게까지 안자고 있었군요.
저는 대체로 그 시간이면 잔답니다.
나이가 드니 잠을 푹 못자겠더군요.
중간에 두번쯤 깨는 건 기본이고.
그래도 잠 자는 시간만큼은 지키려고 합니다.
잠이 보약이니까.ㅋ
서니님도 건강을 위해 충분히 주무십시오. 오늘도요...ㅋ^^

푸른기침 2018-06-14 20: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갑자기 이 곳이 떠올라 뜬금포로 안부 인사 드려요.
이쁘고 이쁜 계절 보내시고, 무엇보다 건강요^^

stella.K 2018-06-15 11:04   좋아요 0 | URL
앗, 푸른기침님!
그렇지 않아도 저도 얼마 전 님 생각이 낫는데.
잘 지내시나 하구요.
이렇게 안부 인사하시는 걸 보면 잘 지내고 계신 거 맞죠?ㅎ~
자주는 아니어도 이따금씩이라도 서로 안부 전하면 좋을텐데...
아무튼 고맙습니다.
님도 건강하시고, 예쁜 계절 보내세요.^^

2018-06-16 15: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6-16 15: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박사가 사랑한 수식
코이즈미 타카시 감독, 후카츠 에리 (Eri Fukatsu) 외 출연 / 와이드미디어 / 2007년 1월
평점 :
품절


사고로 기억이 80분만 유지된다. 물론 좋은 건 아닐테지만,
어떤 면에선 나쁜 기억은 쌓이지 않으니 그점은 좋은 거 아닌가?

왜 이제 보았을까? 수(數)가지고 이렇게 아름다운 이야기를 펼쳐보이다니!
정말 사랑할 수 밖에 없는 영화다. 훗날 다시 보고 싶어질 것이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18-06-10 06: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stella.K 2018-06-11 14:22   좋아요 1 | URL
사실은 많이 불편하죠.
그 때문에 주인공이 감정기복이 있어요.
금방 우울하다 또 금방 좋아지고.
진짜 그럴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래서 잊어버릴까 봐 메모를 겉옷 여기저기에
붙여놓죠.
아무튼 이 영화 한번 보세요.
상당히 잘 만들었어요.
소설도 꽤 인기를 끌었던 것으로 아는데
읽어보고 싶더군요.^^
 

<군함도>는 보다가 말았는데 <택시운전사>는 보겠더라.

왜 그러는지는 모르겠다. 둘 다 우리나라의 뼈 아픈 역사를 다고 있는데도. <군함도>는 언제고 다시 각 잡고 봐야할 것 같긴한데, 언제가 될런지 기약이 없다.

 

'양민 학살'이란 말은 근대사에서나 다룰 법한 말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멀지않은 현대사에서 다뤄질 수도 있다는 게 참 믿기지가 않는다. 굉장히 낮선 단어이기도 하고.

 

전쟁은 같은 민족끼리 하면 안 되는 것 아닌가? 난 평화주의자지만, 적국의 양민을 학살한다는 건 그나마 이해는 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어떻게 한 나라에서 죄없는 국민들을 그렇게 무참히 살육을 할 수 있단 말인가?

 

이 영화에서 시종 흐르는 전제는, 우덜 가지고 왜들 그랬쌌는지 도무지 모르겠구마이다. 왜 광주여야 했는지 도무지 모르겠다. 그때, 이 도무지 모르겠는 사실을 광주만 알고 있다는 것도 아이러니라면 아이러니다. 

 

영화계가, 보수가 정권을 잡으면 박정희를 상징하는 새마을 운동이, 진보가 정권을 잡으면 광주 민주화 항쟁을 소재로한 영화가 만들어 진다는 이 프레임도 언젠가는 좀 벗어나야 할 과제는 아닐까? 꼭 그러면 안 된다는 것이 아니라, 어떤 영화든 시대의 조류에 구애 받지 말고 자유롭게 만들 수 있어야 하는 건 아닌가 해서 하는 말이다. 판단은 관객의 몫일뿐이고.

 

영화가 잘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나야 늘 영화 평점이 짠 편인데, 이 영화만큼은 별 4개 내지 4개 반도 줄 수 있을 것 같다.

 

영화를 어떻게 찍었을지 궁금하다. 그 시절엔 흔했지만 지금은 귀한 대접 받는 명마 포니가 한꺼번에 몇십 대씩 출연한다는 게 가능할까 싶기도 하다. 나중엔 백미러도 부러지는 건 일도 아니다. 차체가 완전히 완파되다시피 하던데 그러자고 그 귀한 명마를 렌트했을 리는 없을 것 같고, CG라고 간단히 우기면 될 것도 같지만 또 그렇게 말하기엔 너무 빈티나는 설명 아닌가? 그밖에 피를 철철 흘리는 군중씬도 그렇고.

 

영화에서 유해진과 류준열은 진짜 닯은 꼴이다. 둘은 삼촌 조카해도 믿을 사이 같다. 그렇지 않아도 영화에서 유해진이 류준열에게 자기 막내 동생과 비슷하게 생겼다고 해서 웃었다. 이런 걸 두고 트릭이라고 해야하는 건가?

 

 

나라가 위기에 빠지면 속물 같은 시민도 애국자가 된다. 그도 그럴 것이, 내 가족, 내 친구, 내 동료가 피를 철철 흘리고 쓰러지는데 이 위기 때 가만 있을 사람이 누가 있는가? 그렇지 않아도 서울내기인 만섭은 독일 기자를 어쨌든 광주에 내려줬겠다 자신의 임무는 얼추 끝냈으니, 서울로 돌아가도 누가 뭐랄 사람이 없다. 더구나 서울엔 자신의 기다라는 딸도 있지 않은가?  하지만 결국 자신의 눈 앞에서 사람들이 죽어가는 것을 보고, 독일 기자 양반이 이 끔찍한 상황을 취재한다니 차마 광주를 떠날 수가 없는 것이다. 타지 사람도 그렇게 하는데 본향 사람은 어떻겠는가? 

 

나는 저 장면이 가장 웃기긴 했다. 시 전체가 마비가 된 상황에서 우여곡절 끝에 같은 택시 운전으로 밥을 빌어 먹는 황태술(유해진)의 집에 일행이 잠시 몸을 숨긴다. 거기서 늦은 저녁을 먹는다. 그때 꼭 클리세처럼 나오는 대사와 장면이 있다.이를테면 태술처가, "아유, 어째쓰까 찬이 마땅찮아 밥하고 김치 밖에 없는데..." 이걸 정말 그런 줄 알면 영화에 대한 모독이다.

 

또한 예고도 없이 들이닦친 남편의 손님 때문에 태출처가 화를 낸다면 그건 태술 가문에 먹칠하는 것이 될 것이다. 하긴, 그런 상황에선 아무리 악처여도 웬지 잘 챙겨주고 싶을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다음 밥상씬에선 그야말로 진수성찬이다. 우리 집 보다 잘 먹는다.

 

그리고 이제 갓 스물이된 대학생 재구(류준열)의 꿈이 대학 가요제에 나가는 것이라는 걸 안 우리의 택시운전사 만섭(송강호)이 노래를 불러 보라고 한다. 재구, 처음엔 빼더니 앳따 모르겠다 불러 재낀 노래는 샌드페블스의 '나 어떡해'다. 그 선곡은 적절하다 못해 탁월하다 싶기도 하다. 물론 그 시절 대학 가요제를 상징하는 노래들이 몇곡 있겠지만 이 노래만큼 강렬한 인상을 남긴 노래가 또 있을까? 더구나 재구는 그룹 사운드를 조직해서 나갈 생각을 하고 있었으니. 하지만 문제는 노래를 너무 못 부른다는 것. 못 불러도 오지게 못 불러 결국 흥이나지 않아 만섭은 제지시킨다. 하지만 재구는 꿋꿋하다. 그도 그럴 것이 그는 보컬이 아닌 기타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몇 개의 장면을 건너 뛰면 결국 죽음을 맞는다. 죽으면 꿈도 사라진다. 저 장면 결국 그의 대학 가요제 꿈도 사라진 것이다. 국가가 한 개인의 꿈을 이루어줄 의무는 없을지 몰라도, 영영 물거품이 되게 만들 권리 또한 없다. 시나리오가 좋은 영화다.

 

지금도 왜 당시의 군이 시민을 향해 총을 발포했는지 그 이유가 명확치 않다. 사건엔 반드시 원인이 규명되야 하는데 영화도 그렇고, 역사도 그렇고 명확히 진상이 규명된 바가 없는 것이다. 단지 아는 건, 당시 군 총사령관인 전두환이 이 모든 사건을 주도했다는 것 외엔.

 

얼마 전, 전두환이 이 사건으로 다시 재판을 받을 거란 소식이 있었는데, 지금은 북미회담과 두루킹 사건, 6.13 선거 때문에 쏙 들어간 양상이다. 무엇보다 그런 민족적 살인마를 전 대통령이란 이유만으로 한 해 9억의 경호비를 쓴다고 해서, 내가 낸 세금 그렇게 쓰게 할 수 없다 해서 청와대 게시판에 청원 글이 수억 이라고 하던데, 나도 영화 보면서 내내 그 생각이 떠나질 않았다. 들리는 말에 의하면 전두환이 돈이 엄청 많다는데, 그에게 9억은 한 해 먹는 사탕과 껌값인지도 모른다. 국민의 혈세 좀 재대로 집행됐으면 좋겠다.

 

영화가 다 좋긴한데 마지막 엔딩 때 세월이 흘러 2012년. 만섭은 여전히 택시운전사로 손님을 받는데, 어느 손님이 광화문으로 가 줄것을 주문한다. 글쎄.. 좀 피로해서일까? 그게 왠지 옥의 티 같다는 느낌도 들고, 영화적으론 전두환을 다시 재판해야 한다는 선동처럼도 느껴지기도 한다. 실제로 저 영화가 상영될 무렵 재판 건의가 나오긴 했을 것이다.      

 


댓글(4) 먼댓글(0) 좋아요(1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페크pek0501 2018-06-04 15: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영화는 특히 5. 18을 잘 모르는 젊은 세대나 노인들이 봤으면 좋겠더라고요.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꼭 봐야 할 영화...

저는 책으로 많이 접했죠.

stella.K 2018-06-04 18:27   좋아요 0 | URL
늘 무플이 되지 않도록 해 주시는 언니. 고마워요.^^;;

서니데이 2018-06-04 15: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영화 보았는데, 지금은 기억나는 것이 많지 않아서 아쉽네요.
마지막 부분은 아마 영화 속 배경이 되는 시기와 지금 영화 밖 시기를 연결하고 싶어서 넣은 것 같기도 해요. 지난해에 이 영화를 볼 때는 더운 시기였는데, 그 사이 시간 많이 지나갔네요.
잘 읽었습니다.
stella.K님,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stella.K 2018-06-04 18:28   좋아요 1 | URL
그러고 보니 이게 작년 영화였네요.
올봄에 나왔나 했는데...
언제 시간이 이렇게 빨리 지났는지 모르겠어요.ㅠ
 

                

아무래도 고 김주혁의 마지막 유작 중 하나라서일까? 아니면 우리가 잘 알고 있는 '흥부전'을 재해석 했다고 해서일까? 살짝 기대가 있었다. 하지만 평점은 생각 보다 그리 높지는 않았다. 결국 감안해서 봐야했다. 

 

얼핏 <왕의 남자>가 생각나는 영화다. 그건 아마도 정진영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아니 그 보단 남사당패가 임금 앞에서 연회를 한다는 설정이 같아서가 맞을 것 같기도 하다. 그리고 두 영화 모두는 백성이 곧 나라의 근간임을 바탕에 깔고 있기도 하다. 그런 비슷함 때문에 혹시 감독이 같은가 했더니 아니다. <왕의 남자>는 이준익 감독임을 잊고 있었다.

 

시도는 좋았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흥부전의 재해석이다. 이 얼마나 신선한 발상인가?

더구나 '글로 세상을 바꾼 자'란 부제가 있다. 정말 그럴까? 글이 세상을 바꿀 수 있을까? 

그런지도 모르겠다. 헌종 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데, 그 시절 세상과 소통할 수 있는 게 뭐 그리 많았겠는가? 글을 깨친 사람도 그리 많지도 았았을 때이니. 그러므로 글이 세상을 바꿀 수 있을 것도 같다.

 

난 특히 흥부(정우 분)가 비록 청탁 글이긴 하지만 어떤 영감을 받아 미친 듯이 써 나가는 장면을 보면서 부럽지않을 수가 없었다. 어떤 작가는 누군가가 자신을 몰아치는 듯한 느낌으로 글을 썼다고도 하던데, 왜 그 놈의 영감은 나에겐 없는지 모르겠다. 특히 우리가 잘 아는대로 흥부전에선 자기 형수가 휘두른 밥주걱에 흥부가 얼굴에 붙은 밥풀을 먹지만, 이 영화에선 당대 간신 조항리(정진영 분)의 동생 조혁(김주혁 분)이 그것을 대신하고, 그것을 흥부가 자신이 쓴 <흥부뎐>에 에피소드로 쓰고 있다. 그 얼마나 참신한 발상인가.  

 

누군가 성령을 받을래? 잡스럽지만 영감을 받을래? 하면 난 어떤 영을 선택할까?  그러나 그것만 가지고는 선택이 불가하다. 성령을 받으면 이 세상에선 그 성령의 인도하심 따라 살다 천국으로 가지만, 영감을 받으면 우리나라의 6백 년된 소나무처럼 죽지도 못하고 계속 산다면 글쎄.. 그래도 후자를 택하게 되지 않을까? 글이야 쓰니까 먹고는 살겠지. 까이 꺼 600년..? 눈 깜짝할 새다.ㅋ 그래도 이 나이 먹도록 아무 일도 없는 것을 보면 헛된 공상이지 뭐냐? 그냥 성령 받고 죽어 천국 가는 게 맞을 듯 싶다.ㅠ

 

이 영화는 완급조절에도 실패한 영화다. 조금 더 디테일 했더라면 좋았을텐데 뭔가 시간에 쫓기는 듯도 하고, 전반적으로도 앞에서 말했던 것을 제외하면 이야기도 그다지 새롭지 않다. 

 

사실 난 글로 세상을 바꿀 수 있는가에 대체로 긍정하는 쪽이다. 그렇지 않다면 작가는 더 이상 존재치 말아야 하는지. 또한 글로 세상을 바꾸는 건 주로 필화 사건으로다. 이것을 통해 역사에 묻힐뻔한 사건들이 수면 위로 부각이 되기도 했다. 문득 보고 있는데 김지하 시인의 <오적>이 생각나기도 했다. 80년 대 민주화 운동 때 <오적>에 필적할만한 글을 쓰다 감옥에 들어 간 작가도 많고. 저항할 것이 아니라면 작가들이 뭐 때문에 글을 쓰겠는가?

                                        

                       

 

죽고자 하면 살 것이라더니 그나마 이 영화는 고 김주혁이 살린 영화라고나 할까? 그가 죽지 않았다면 범작에 그쳤겠지. 난 아직도 이 배우가 고인이 된 것이 잘 실감이 나지 않는다. 그는 지금도 어디에선가 영화를 찍고 있을 것만 같다. 어쩌면 그리도 짧은 생을 살다가 말도 없이 세상을 훌쩍 떠나간 건지. 또 생각해 보면 이 세상엔 얼마나 많은 사람이 나 보다 늦게 세상에 와서 일찍 세상을 떠나 갔을지 알 수가 없다. 나는 왜 또 오늘을 살고 있을까 싶다. 

 

그나마 마지막 엔딩이 그의 죽음을 예견했을까? 흥부가 모든 것을 종결하고 세상을 주유할 때 이미 세상을 떠난 조혁에게(그는 형 조항리의 칼에 맞아 죽는다) 어르신, 그곳은 행복하시오? 할 때 조혁이 행복은 무슨...하며, 행복할 것도 불행할 것도 없으니 꿈을 꾸라고 말한다. 김주혁의 말이기도 했을까?

 

이 영화엔 요즘 대세 국민 남동생 정해인이 헌종으로 나온다. 그는 아무래도 난 놈(?)임엔 틀림없는 것 같긴하다. 관상을 볼 줄 아는 사람은 귀골이라고 하지 않았을까?

 

특이한 건 가수 김완선이 대비 역으로 나왔는 게 좀 놀라웠다. 별로 대비스럽진 않지만 연기를 못 할 줄 알았는데 의외로 나쁘지 않았다. 맞는 역할을 한다면 괜찮지 않을까?

 

그런데 이 영화를 만든 감독이 성희롱 사건에 휘말렸나 본데 지금은 어떻게 됐는지 모르겠다. 몸 가짐, 마음 가짐 잘해야지 지금이 어떤 세상인데... ㅉㅉ.


댓글(8) 먼댓글(0) 좋아요(1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페크pek0501 2018-05-03 11:2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소식을 전해 듣고 젊은 분의 죽음이 참 안타깝다고 생각했어요.

글이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을까?
-이에 대한 저의 대답 : 당연히 변화시켜야 하죠. 그렇게 믿어요.

좋은 글은 세상을 바람직한 방향으로 변화시키는 글인데. (남들이 못한 것을) 제대로 해석하기만 해도 좋은 글이고, (남들이 놓친 것을) 문제 제기만 해도 좋은 글이라 생각합니다.
세상을 변화시키려면 우선 무엇에 대해 제대로 해석해야 하고
거기서 무엇이 문제인지 문제 제기를 해야 하고...
그러면서 조금씩 변화가 일어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참고로, 저는 칼럼 한 편을 읽고 인식의 변화를 가진 경험이 있습니다.
미투 운동에 대해 쓴 글도 사람들로 하여금 많은 깨우침을 주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이것을 소설로, 또는 영화로 만들어도 마찬가지의 효과가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2018-05-03 11: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5-03 14: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5-03 18: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transient-guest 2018-05-05 03: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글을 읽는 사람이 적은 세상이라서 오히려 글로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말씀이 참 역설적이면서도 탁월합니다. 한번도 생각 못했던 관점이네요. 글읽는 사람이 많아도 글로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생각도 하니 결국 ‘글로 세상을 바꾸는‘건 가능하네요.ㅎㅎ 저도 후자를 선택하겠습니다. 죽지도 살지도 못하는 600년은 모르겠지만 대량 30-40대의 나이에 머물면서 highlander처럼 600년 정도 살면서 다가올 미래를 보면 즐거울 것 같습니다. 아무렴 똥밭을 굴러도 이승이란 말이 괜히 나왔겠습니까??ㅎㅎㅎ

stella.K 2018-05-05 18:48   좋아요 0 | URL
그러시면서 좋아요는 없으시다니. 섭섭한데요?ㅠㅎㅎㅎ

저 자신으론 80년 살면 잘 사는 거겠지 하다가도
작가라면 나 이후의 세상은 어떻게 변해있을까 궁금하거든면
600년 살면서 그 변해가는 세상을 글로 남기고 싶더라구요.^^

서니데이 2018-05-08 16: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요즘 드라마와 영화에서 정해인씨가 많이 보이는 것 같은데요. 이 영화에서도 나오는 모양이네요.
언제 처음 봤는지는 잘 모르겠어요. 드라마였던 것 같기도 하고, 영화였던 것 같기도 하고요.^^
stella.K님, 연휴 즐겁게 보내셨나요.
오늘은 따뜻하고(조금 덥고), 바람불면 시원하고(조금 춥고) 구름도 많이 지나가는 날이예요.
기분 좋은 하루 보내세요.^^

stella.K 2018-05-08 19:22   좋아요 1 | URL
아, 서니님! 잘 지내죠?
정해인 탄탄한 조연 시절이 있었다고 하는데
전 <슬기로운 감빵생활>에서 봤어요.
누구하고 좀 닮아서 헷갈렸는데 그게
샤이니의 이준호는 아니었을까 싶기도 하고,
비교해 보면 이준호가 훨씬 빠지더군요.ㅎㅎ

cf도 점령했잖아요. 한동안 자주 볼 것 같아요.
옛날에 이승기 못지 않은 인기를 구가할듯.
인기있을 때 바짝 조이겠죠.ㅋ

오늘은 날씨가 좀 꾸물꾸물했네요.^^
 

 

                     

 

생각 보다 별로다. 괜찮았다. 좋았다. 말 많았던 <신과 함께>를 보았다.

이 영화,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난 좋게 봤다. 글쎄, 생각 보다 별로란 말을 염두해 둔 덕분이었을까? 그렇게 생각하기엔 썩 괜찮은 측면들이 많았다. 무엇보다 난 우리 영화가 아직도 건재함을 확인할 수 있어서 좋았다.

 

다양성이란 측면에서 이 영화는 그 영역을 한층 확장시켜 나간 것 같아 좋았다. <전설의 고향>이나 <구미호> 같은 호러 영화나 만들 줄 알았지 본격 저승 세계를 다룬 적이 있었나? 내 기억엔 없지 싶다. 이는 주호민 작가의 원작 웹툰에 힘입은 바 클 것이다.  

 

감독이 누군가 했더니 <국가대표>, <미녀는 괴로워>등을 만든 김용화 감독이다. 그런 일련의 영화를 만든 감독이라면 선택하는데 후회할 것 같지는 않다.

 

영상이 다소 만화적이긴 하지만 풍부한 상상력과 CG가 그럴 듯하다. 얼핏 주인공이 자홍 역을 맡은 차태현 같기도 하지만, 사제복 같은 치맛자락을 펄럭이며 이승과 저승을 왔다갔다 하는 하정우에 좀 더 비중이 있어 보이기도 한다. 하정우를 많이 좋아하는 건 아니지만  옷을 그렇게 입으니 쫌 멋있어 보이기도 한다.   

 

사제복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원래 복식사에서 보면 치마는 처음 남자를 위해 만들어졌다고 한다. 게다가 그건 카톨릭 신부들의 상징이기도 하다. 나도 어렸을 때 한때는 카톨릭 신자였던 관계로 사제복을 입은 신부를 자주 볼 수가 있었는데, 다행인지 불행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때 내가 다녔던 성당의 주임 신부님이 배가 적당히 나온 할아버지 신부님이였다. 그런데도 사제복을 입으면 배가 가려지면서 좀 멋있어 보이기는 했다. 그러니 젊고 풍채가 좋고 지적인 신부님이라면 어쩔뻔 했겠는가. 성당 미사실 한쪽 귀퉁이의 속죄소에 여신도들이 줄을 서지 않았을까?ㅋ

 

앞서도 말했지만 이 영화는 주호민의  웹툰<신과 함께>를 영화화한 것이다. 제목만 언뜻 들으면 영화 <신과 함께 가라>가 생각이 난다. 나는 이 영화를 두 번쯤 봤는데 물론 서로 전혀 상관이 없다. 하지만 이 영화를 아직 안 봤다면 한번쯤 봐 두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또한 이미 봤다면  말나온 김에 한 번쯤 더 볼 생각이 들 정도로 잘 만든 영화다. 물론 두 영화는 아무런 연관성은 없다.

 

오히려 영화를 보다보면 데이비드 핀쳐 감독이 쵸서의 캔터베리 서사사에서 7대 죄악을 바탕으로 만들었다던 <세븐>이 생각나기도 한다. <신과 함께>도 7가지 죄악이 나온다. 그런 점은 같지만 <세븐>은 서양식으로 인간의 죄악을 다루었고, <신과 함께>는 동양식으로 다루었다. 또한 <세븐>은 영계를 다루지는 않았다. 하지만 사실적이며 그로테스크한 것이 갈수록 포악해지고 죄악에 둔감한 인간의 죄성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만든다는 점에서 수작이다.

 

주호민 작가는 언제 또 우리 신화를 탐독했을까. 그도 그렇지만 감독이 각본도 맡았는데 원작 그대로 하지않고 자기식의 새로운 인물을 창조했다. 이를테면 원작에서 주인공의 직업은 평범한 회사원이지만 영화에선 소방관으로 좀 더 역동적인 캐릭터를 만들어 냈다.. 그리고 불에 갖힌 소녀를 구하다 사고로 죽어 저승에서 재판을 받는 것으로 이야기를 이끌어 간다.

 

이야기의 설정 자체도 흥미롭다. 저승법에 의해 49일 동안 7가지 죄악에 의거한 재판을 한다. 살인, 나태, 거짓, 불의, 배신, 폭력, 천륜.  이렇게 7개의 지옥에서 7번의 재판을 무사히 통과한 망자만이 환생하여 새로운 삶을 시작할 수 있다. 게다가 염라대왕은 저승차사 세 명, 강림(하정우)과 혜원맥(주지훈), 덕춘(김향기)에게 천 년 동안 49명을 환생시키면 그들 역시 인간으로 환생시켜 주겠노라고 한다. 그러니 19년만에 나타난 마지막 49명째가 될지도 모르는 소방관 자홍(차태현)에게 거는 기대는 상당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영화를 보면서 나는 최승이 단테의 <신곡>을 소설로 풀어 쓴 3부작이 생각났다. 지옥과 연옥에 관한 부분은 읽었지만 천국은 책만 사 놓고 아직 읽지 못한 것이 생각났던 것이다. 그리고 역시 <단테의 지옥여행기>를 떠올리지 않을 수가 없었다. 

 

<단테의 지옥여행기>도 충분히 무섭긴 하다. 특히 구스타브 도레가 그린 삽화가 내용의 으스스함을 더한다. 물론 영화도 충분히 지옥답다. 그 무서운 지옥을 어떻게 보여주느냐 고민을 많이 했을 것 같다. 어차피 이승은 물질계지만 지옥은 사후 세계다. 죽어보지 않고서야 그것을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그런데도 그곳을 갔다오거나 말거나 영계는 우리의 관심사인 건만큼은 사실이다. 물론 어떤 사람은 나는 사후세계에 대해 관심없다고 말하기도 한다. 하지만 우리가 이 영화를 재미있게 봤다면 뭐에 관심이 많아서 보게될까?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죽고 난 후 그 영혼이 어떻게 될 것인가에 있지 않을까? 이건 아무래도 인간의 근원적인 질문임엔 틀림없는 것을 것이다.  

 

내가 이 영화에 꽂힌 것도 오래 전 나의 아버지가 그리고 비교적 최근에는 오빠가 통과했을지도 모를 곳에 대한 상상 때문이기도 하다. 나 역시 죽으면 통과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인간의 내세관이 기독교적 관점과 동서양의 그것이 조금 다르다. 기독교는 하나님과 예수 그리스도를 믿었느냐 안 믿었느냐에 따라 천국과 지옥을 가리지만(물론 그게 다는 아니지만), 일반적인 관점에선 살아있을 때 얼마나 착하게 살았느냐에 촛점을 맞춘다. 아무래도 이런 스토리는 권선징악을 바탕으로 하고 있는데, 하나님을 믿고 안 믿고를 떠나서 이런 스토리 때문에라도 세상이 조금이라도 착해진다면 바라건대 이런 이야기는 자꾸 나와줬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든다. 물론 너무 그래도 관객들은 식상해 하겠지만.

 

이야기를 이끌어 가는 진행 방식도 마음에 든다. 원래 이야기는 이건가 싶으면 저것이고, 저것인가 싶으면 새로운 무엇이 나오는 것이 좋은 이야기 방식이다. 그건 충분히 흥미롭고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계속 보게 만든다. 세 명의 차사는 저승 재판에서 자홍의 옳음을 계속 증명하고 응원해야 하지만, 의인은 없나니 하나도 없다고 자홍 역시도 까 보면 잘한 것이 하나도 없는 죄인이다. 그래서 판관들은 할 수만 있으면 자홍의 죄를 들추어 그를 지옥으로 보내고 싶어한다. 그래서 벌의 구렁텅이에 빠질 것만 같지만 또 그럴 때마다 옳음이 증명되 극적으로 구제를 받곤한다. 만화 같지만 흥미롭다.

 

          

 

그런데 아무래도 영화를 짠하게 하는 건 자홍의 동생이 죽기 전 어머니와의 이야기가 아닌가 한다. 모르긴 해도 이제 대표 어머니 역은 나문희에서 자홍모 역을 맡은 예수정으로 넘어간듯도 하다. 이 배우는 맡는 역마다 약하지만 강한 어머니상을 맡는다. 이 영화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어찌보면 가장 한국적인 어머니상을 보여주지 않나 싶기도 하다. 

 

영화 전편에 흐르는 것도 자홍이 죽기 전 어머니를 뵙지 못한 것에 대한 안타까움과 자책이 깔려있다. 무엇보다 이 어머니는 말을 하지 못한다. 게다가 첫째인 자홍뿐만 아니라 곧이어 둘째 아들도 총기 사고로 목숨을 잃는다. 두 아들을 잃은 어머니의 처량함을 예수정 배우는 잘도 연기했다. 그러니 그런 어머니를 두고 이승을 떠난 두 아들의 마음은 또 어떻겠는가? 가끔 꿈에 죽은 사람이 보이곤 하는데 이를 두고 현몽이라고 하는가 보다. 둘째 아들 수홍이 어머니를 위로한다고 꿈에 나타나는데 그때 어머니의 혀가 풀리고 모자가 얘기를 하는데 순간 뭉클했다. 나도 가끔 아버지와 오빠가 꿈에 보고 울다가 깨곤 하는데, 현몽이란 정말 있는 걸까? 

 

관객을 안타깝게 하는 건 자홍이 죽기 전 언젠가는 누룽지 기능이 되는 전기밥솥에 편지를 넣은 어머니를 위한 선물을 전하지 못한 것인데 그걸 보면서 역시 어머니는 밥으로 대비되는 것인가 싶기도 하다. 우리나라 인사법 중에, 밥은 먹었냐, 밥은 먹고 다니냐 뭐 이런 것인데 그 질문을 남자가 할 땐 밥을 사 주겠지만, 여자 그것도 어머니가 하면 그 어머니는 꼭밥상을 차려온다. 못 먹고, 못 살아서라고 생각했는데 오래도록 그것이 지배하는 걸 보면 그것 이상의 뭔가가 있는 것은 아닐까? 적어도 밥은 모성의 하나로 대비되는 것만큼은 확실해 보인다. 물론 여기선 누룽지지만. 자홍모는 누룽지를 잘 만드는 것으로 나온다. 그런데 그것을 자홍은 전기밥솥이 대신하길 바란다. 역시 인간이 기계를 이기지 못하는 것 같다. 또한 영화든 드라마든 모성 이야기를 하면 거부할 수 없게 만드는 것도 있다.   

 

영화는 정말 꿈 같은 것이긴 한가 보다. 자홍이 7가지 심판을 다 통과를 해서 드디어 환생 티켓을 따낸 것 같은데, 역시 염라대왕은 그냥 있는 게 아닌 것 같다. 거 웬만하면 세 명의 저승차사에게 환생할 기회를 줄 일이지 후편을 예고하며 끝나니 역시 이번 생에서도 환생은 어려운 듯 싶다. 기대가 되긴 하는데 이런 거라면 16 또는 8부작 정도하는 시리즈물로 해도 되지 않을까?       

 

그런데 환생이란 게 참 그렇긴 하다. 어쨌거나 그렇게 어려운 관문을 통과해 환생을 한 누군가는 이번 생을 살고 있다면 세상은 조금 나아져야 할 것도 같은데 여전히 죄에 매여살고 있지 않은가? 이런 세상에 다시 태어나기 보다 그냥 극락왕생이 낫지 않나? 저 저승차세도 인간으로 다시 태어나야만할 이유가 있긴 있겠지?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cyrus 2018-04-21 10: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1인 가구 인구가 늘어나도 ‘어머니=집밥’으로 연결된 모성을 강조하는 프레임은 사라지지 않을 거예요. ‘가정’에 대한 향수를 소환하는 소재로 영화나 드라마에 자주 쓰일 거예요.

stella.K 2018-04-21 13:27   좋아요 0 | URL
그건 뭐 거의 이야기의 법칙이지.
그런 엄마가 또 좋은 엄마잖아.
자식이 잘못하고 들어와도 암말 않고 밥상 차려
밀어 주면 이 세상 다른 사람은 다 욕해도
엄마만은 나를 믿어주는구나. 그래서 세상 살아가는 힘을
얻는 것 아니겠어?
결국 내편, 나에게 힘을 주는 사람의 상징이 엄마라서 그런 것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