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 책을 읽어드립니다
샘터사, 시각장애인 위한 음성 바코드 책 최근 발간
오른쪽 장마다 1㎝ 바코드 인식기 대면 낭랑하게 낭독
시각 장애인을 위해 ‘소리로 읽어주는 책’이 출간됐다. 샘터사에서 최근 발간한 ‘그 다음은, 네 멋대로 살아가라’는 오른쪽 페이지마다 윗부분에 가로·세로 1㎝의 음성변환 바코드를 부착했다. 이 바코드에 ‘보이스 아이’라는 인식기를 대면 책의 내용을 들려준다. 이 작은 네모 하나에 책 두 쪽 분량의 정보가 저장돼 있는 것이다. ‘그 다음은, 네 멋대로 살아가라’는 1970년 월간 ‘샘터’를 창간한 김재순 현 샘터사 고문이 1990년부터 최근호까지 매월 잡지 뒷표지에 써온 글 가운데 100여 편을 골라 희망(봄), 용기(여름), 사랑과 예술(가을), 성찰(겨울) 등 계절별 주제에 따라 엮은 책이다.
▲ 책의 오른쪽 페이지 위에 있는 음성변환 바코드에 인식기를 대면 텍스트가 소리로 변환된다. /샘터사 제공 | |
책을 읽어주는 음성은 컴퓨터로 합성한 기계음으로서 마치 TV 뉴스 아나운서처럼 뚜렷한 발음을 들려준다. 한글은 물론 영어·일본어·중국어 변환이 가능하며, 현재는 모노톤의 여성 목소리로만 들려주고 있지만 조만간 구연동화 수준의 음성변환도 가능할 전망이다. 샘터사는 이번 단행본 출간에 앞서 지난 5월부터 월간 ‘샘터’에 음성변환 바코드를 싣고 있으며, 앞으로 나올 단행본에도 음성변환 바코드를 넣을 예정이다. 한편, 장애인 전문 격주간 신문인 ‘에이블 뉴스’는 올 3월부터 시각장애인과 한글을 익히지 못한 문맹인을 위해 같은 방식에 입각한 ‘소리로 읽는 기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고, 지난달에는 동화책 ‘작은 세상’을 출간했다.
이들 출판물이 사용하는 ‘보이스 아이’는 한 업체가 올 1월 개발한 소프트웨어로, PC에 연결해서 사용할 수 있는 기종과, 스캐너·USB케이블을 이용해 휴대가능한 기종의 두 종류가 있다. 1990년대에 일본 업체가 PC에 연결해 사용하는 탁상용을 개발한 적은 있으나 휴대용은 이번에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상용화됐다. 한번 바코드로 텍스트를 인식해 두면 마치 MP3플레이어로 음악을 듣듯이 들고 다니며 반복 재생이 가능하다.
김성구 샘터사 대표는 “선천적 시각장애인들은 점자가 더 편하지만 당뇨병이나 노화 등에 따른 후천적 시각장애인들은 점자 독해 능력개발이 쉽지 않아 이렇게 소리로 들려주는 책이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