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안이 온 것 같다. 언제부터인지 정확히 잘 모르겠지만 최근 2, 3년 내에 내 눈은 급격히 나빠진 것 같다. 안경을 맞춰야 할 것 같긴한데 이것도 차일피일 미루고 있는 중이다. 몇년 전 어느 책에서, 중국의 어느 석학은 책이 온통 집을 점령한 상태에서 이젠 주방까지 점령했다며, 하루종일 그야말로 해가 떨어져 깜깜해질 때까지 책을 읽는다고 했다. 그런데 얼마나 열심히 읽는지 전깃불을 켤 새도 없이 읽는다는 것.

 

모르긴 해도 이 사람도 노안은 언제부턴가 왔을 것이다. 그렇다면 당연 눈을 생각해서 아니 집안이 깜깜하니 불을 켜야하는 것 아닌가. 그런데도 꼼짝도 안하고 읽는단다. 그러고 보면 책 읽는 눈은 따로 있는 것은 아닐지.

 

물론 그 중국 석학 정도는 아니지만 나도 책을 좋아하니 다른 것은 몰라도 책 읽는 눈만큼은 안경 안 끼고도 볼 수 있지 않을까? 만일 그래주기만 한다면 안경은 포기하고 살아도 될 것만 같다. 안경을 그토록 쓰고 싶어했던 때도 있었는데 막상 그때가 오니 쓰기가 싫은 건 뭐 때문일까? 안경을 쓴다고 해서 침침했던 눈이 얼마나 밝아질지 알 수도 없는 일이고.

 

노비문장이란 말이 있단다. 노안 이후 비로소 보이는 문장을 일컫는 말이란다. 뭔가 심오해 보인다. 노안 이후에 보이는 문장이라!  꼭 나를 두고 하는 말 같기도 하고. 그런데 이게  발견한 건지 아니면 아직 발견하지 못한 건지 그것을 알 수가 없다. 분명 어제도 읽고 있는 책 마음에 드는 문장이 있어 줄을 치긴 했는데, 노안이어서 줄을 친 건지 아니면 늘상 그래왔으니까 친 건지 알 수가 없다. 어쨌든 노안은 슬프나 나도 언젠가 노비문장 하나 발견할 수 있을 것 같아 뭔가의 희망이 생기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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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reka01 2016-10-13 16:0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눈이 구백냥이라고 하잖아요..사진 찍을 때 워낙 빛도 많이 봐서인지..점점 나빠집니다. 더 악화되지 않게 해야됩니다.오래 오래 책볼 수 있을려면요...

stella.K 2016-10-13 16:14   좋아요 1 | URL
아, 맞아요. 눈이 구백냥!
작년인가, 올초에 눈에 좋다는 약 4개월 정도
먹은 것 같은데 별로 좋은 줄 모르겠더군요.
누구는 효과 있다고 그러고.
눈 좋을 땐 몰랐는데 정말 아쉬운 것 같아요.ㅠ

cyrus 2016-10-13 16: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을 진짜 좋아하는 사람들은 대개 시력이 나쁜 것 같아요. 독서에 대한 애정이 너무 강하면 보르헤스처럼 실명이 이를 수도 있고요. 나이 들어서도 책을 읽으려면 일단 스마트폰 화면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줄여야겠어요. 스마트폰을 오래 들여다보고, 책을 읽으면 눈이 금방 피곤하게 느껴져요.

stella.K 2016-10-13 16:44   좋아요 0 | URL
맞아. 스마트폰은 눈과는 상극이라더군.
자주 먼곳을 바라봐 주고,
창문 같은 사각의 꼭지점을 5분 동안 바라 보는 것도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하더군.

cyrus 2016-10-13 16:48   좋아요 1 | URL
저는 버스 타면 스마트폰을 보지 않고, 창문 밖을 바라봐요. 옆 사람 스마트폰을 보는 모습을 봤는데, 고개가 항상 아래로 고정되어 있는 것처럼 느껴졌어요. 거북목이 되기 싫어서 스마트폰을 가방 안에 넣고, 일부러 꺼내지 않아요. 연락이 올 때면 폰을 꺼내요. ^^

stella.K 2016-10-13 16:55   좋아요 0 | URL
거 잘하는 거네.
버스를 타면 창밖을 바라봐 주고,
지하철을 타면 사람 구경하거나
그때만큼은 눈을 감고 눈을 쉬게 해 줘야지
진짜 어딜가나 똑같은 자세를 하고 있는 걸 보면
좀 질리더라구. 사람이 하고 많은 자세 중 저것 밖에 없나 싶어서.ㅠ

기억의집 2016-10-13 16: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노안 올까봐 지금 아사히베리나 블랙베리 먹어요. 전 빵종류는 아침식사로 잘 안 먹는데 요즘은 코스트코에서 파는 호밀빵 사서 한두개 구워서 쨈 발라 먹어요. 진짜 눈에 신경 많이 쓰여요. 근데 중국 석학은 대단하네요. 아침부터 저녁까지라니. 전 요즘 게임하느냐 정신 없는데

stella.K 2016-10-13 16:52   좋아요 0 | URL
사람 저마다 잘 보는 눈이 있는 것 같아요.
저 같은 경우는 실수로 음식물에 들어간 머리카락을 잘 보죠.
울엄마 같은 경우엔 눈이 그렇게 나빠도 안경 안 쓰고도
바늘귀에 실 잘 걸어요.ㅎ

근데 그 석학이 누군지 그게 기억에 없어요.
하긴 뭐 우리나라엔 별로 안 알려져서
더 더욱 기억 못하는 걸 꺼예요.

yureka01 2016-10-13 17: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cyrus님 말씀대로 스마트폰이 눈에 너무 않 좋은 이유가 있습니다. 스마트폰을 들고 있으면 떨리거든요. 화면이 고정되지 않아서 눈의 촛점이 계속 따라 다녀야 합니다..수정체가 계속 두께를 조절해야하구요..아주 피곤해지거든요..이걸 몇시간 몇달 몇년..하다보면 시력이 장사라도 나빠질 수 밖에 없어요..가급적 멀리 보고 눈의 긴장을 풀어줘야 하거든요..tv moniter등 각종 디스플레이 화면들이 계속 껌뻑이거든요..그래서 좋은 모니터는 껌뻑임 수치가 굉장히 높은것들입니다. 이런 디스플레이들이 눈시력 까먹는데 일등 공신들입니다.ㄷㄷㄷㄷ

stella.K 2016-10-13 17:50   좋아요 0 | URL
아, 그런 단점이 있군요. 게다가 버스 자체도 조금씩 흔들리지나요.
예전에 저도 버스안에서 책 좀 읽어 볼까 하다가 토할 것 같아 중단한 적이
있습니다. 그후로 절대로 안 본다는...
저는 요즘 책 보다 컴퓨터가 그나마 보기가 차라리 나아졌다 그런 생각이
들어요. 디스플레이 화면이란 게 여러 빛을 반사하니까 그런 거 아닌가요?
근데 컴에서 글씨를 읽는 건 그런 깜빡거림이 거의 없으니까.
그래서 크레마를 사 볼까 그런 생각도 하는데
책 모으는 맛과 책장 넘기는 맛은 역시 종이책 아닌가요?ㅎ

Conan 2016-10-13 17: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전 3년전에 노안이 왔습니다.ㅠㅠ
노안안경도 두번째 바꿨구요~ 근데 신기한건 안경 벗고보면 눈앞의 책은 잘 보입니다. 고개를 들면 하나도 안보이는게 단점이긴 합니다....

stella.K 2016-10-13 18:08   좋아요 0 | URL
오, 그렇군요! 저도 바로 그점을 노리고 있습니다.
대신 예전엔 누워서도 책을 곧잘 봤는데
지금은 거의 못 보고 있다는 거죠.
독서대도 사용하고 있습니다.
근데 이건 장단점이 있더군요.
고개나 눈은 그나마 편하긴 한데 걸개로 일일이 걸어 줘야하고
책 넘김도 편하진 않더군요.
어느 새 책을 들고 읽는 자 자신을 발견할 때도 많죠.ㅠㅋ

Conan 2016-10-13 18:2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ㅋㅋ 공감입니다. 저도 안쓰던 독서대도 쓰고 책을 눈에 가깝게 놓고 봅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6-10-15 16: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텔라 님 오늘 시간 되시면 한잔 하시죠. 마침 6시에 종로3가에서 모 알라디너와 한잔 하려 하는데 시간 되시면 참석을....

stella.K 2016-10-15 19:06   좋아요 0 | URL
아유, 그걸 16시 11분에 말씀하시면 어쩝니까.
아쉽습니다. ㅠ
근데 알았어도 못 나갔을 것입니다.
토요일 날 약속 없는 편이긴데
오늘도 나갔다 들어왔고 다음 주에도 연속해서 잡힌지라...
지금쯤 모알라디너와 좋은 시간 보내고 계시겠군요.^^

북프리쿠키 2016-10-15 16: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라식수술을 하고 나서부터
노안이 온 듯합니다.
고장나고 정비해야 될 부분들이
하나둘씩 늘기 시작하네요.

늙어가는 건
서럽습니다ㅎㅎ

stella.K 2016-10-15 18:37   좋아요 0 | URL
ㅎㅎ 모르긴 해도 쿠키님은 저 보다 연배가 아래실 것 같은데
벌써 늙어 가는 것에 대한 서러움을...?ㅋㅋ
하긴, 30대 후반 정도가 되면 자신이 더 이상 젊다는 느낌을
못 갖게 되는 것 같아요.
근데 인생은 60부터라지 않습니까?
요즘엔 건강 기능 식품도 잘 나와 있고,
무엇보다 잘 자고 잘 먹기만 해도 나이 보다 젊게 살 수 있습니다.
저만해도 제 나이로 안 봅니다.
늙는 거 서러워 하지 마시고 나이 보다 젊게 사는 방법을 강구해 보시길
적극 추천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