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삼시세끼>가 인기가 있었다. 먹방의 인기를 타고 자급자족 유기농 라이프를 내세우며 모든 것을 손으로 직접 만들어 먹는다는 방송취지가 사람들에게 먹힌 것이다. 지금은 그 인기가 약간은 수그러든 느낌도 드는데 그 틈을 비집고 지금은 <백선생의 집밥>이 대세인 듯도 하다. 말해 의하면 해당 방송이 나가기 시작하면 그 다음 날 마트에 관련 상품이 동이 날 정도란다. 나도 언젠가 닭갈비 하는 것을 보고 그것을 그대로 따라해 본 적이 있다. 이렇게 <삼시세끼>는 그냥 보고 웃고 말지만 확실히 <백선생의 집밥>은 뭔가 따라해 보고 싶은 욕구를 자극한다.

 

그런데 <삼시세끼>도 그렇고, <집밥>도 그렇고, 두 가지 공통점이 있다. 그것은 남자들이 진행을 한다는 것이고, 그 하는 음식이 건강에 좋던지 말던지 중요하진 않고 일단 맛만 좋으면 좋다라는 주위라는 것이다. 그래서 두 방송을 보다면 남자들이 요리하는 모습이 좋아 보이긴 하지만 저대로 뒀다가는 건강은 장담 못하겠구나 그런 생각이 든다는 것이다.

 

지난 주 금요일 <삼시세끼>만 보더라도 이선균이 콘버터를 만든다며 악마의 레시피를 공개를 했는데 정말 그것 하나가 5000칼로리는 족히 될만큼 그 양념이 장난이 아니었다. 물론 우리가 먹으면 매일 먹냐며 칼로리 신경 안 쓰고 먹는 음식이 있기는 하다. 그런데 그 방송이 문제가 됐던 건 그들이 그것만 먹었던 것이 아니라 고기를 세 차롄가 궈 먹고, 콘버터를 먹은 후, 밥을 먹는다며 제육볶음과 돼지고기가 듬뿍 들어간 김치찌개를 먹었다는 것이다. 물론 남자의 위가 여자의 그것 보다 크긴 하겠지만, 한때 뭘 먹으면 지구를 일곱 바퀴 반을 돌아야 칼로리가 소모가 된다는 속설이 있었는데 내가 볼 때 그들이 먹은 건 49번하고도 반은 돌아야 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보고 있노라면 이게 진짜 유기농 라이프를  지향하고 있는 것 맞나 싶기도 하다. 물론 밭에다 옥수수와 각종 채소를 직접 심어 요리도 하고 장에 갔다 팔고 하는 걸 보면 유기농 라이프가 맞긴 하다. 하지만 그들의 먹는 것을 보면 우리와 별로 다르지 않아 보인다. 특히 매회 고기가 빠지지 않고,  MSG를 사용하느냐 안 하느냐로 옥신각신 하는데 그것을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면 설탕도 쓰지 말아야 원칙일 것이다. MSG의 주원료가 사탕수수니 말이다.

 

그건 둘째치고 지방 섭취의 문제는 확실히 따져 볼 문제다. 물론 그들의 촬영은 2주의 한번씩 이루어지고, 집이 아닌 곳에서 지내다 보면 당연 고기가 당길 것이다. 먹방에서 고기가 빠진다면 채워 넣을 비주얼이 무엇이 있겠는가? 하지만 시청자의 입장에서 보면 그들은 매일 고기만 먹는 것처럼 보인다. 더구나 이제는 콘버터 같은 국적불명의 악마의 레시피까지 등장했다. 그들이 추구하는 유기농 라이프에 맛은 있을지 몰라도 건강은 그다지 있어보이지 않는다. 그렇다면 과연 유기농 라이프가 맞는가? 건강도 생각하는 게 진정한 유기농 라이프는 아니겠는가? 그들의 열악한 주방시설은 60년 대고, 음식은 현대의 고도화된 지방식이다. 고지혈증의 승리가 눈앞에 보인다. 뭔가 언밸런스는 아닐까?

 

더구나 먹방이 그것만 아니고 보면 채널을 돌릴 때마다 어쩔 수 없이 마주해야 하는 지방식들을 보면 먹고 싶은 충동은 수시로 일어난다. 물론 TV가 어느 한 가지만을 지향해 나갈 수는 없을 것이다. 한쪽에선 그렇게 먹방을 하고, 또 어느 한쪽에선 다이어트 내지는 건강을 내세운 방송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분명 돼지나 소의 사육을 지금 보다 얼마를 줄이면 지구도 살리고 건강도 증진이 된다. 물론 우리가 고기를 아주 안 먹을 수는 없겠지만 문제는 너무 많이 먹는다는 것에 있지 않은가? 우리가 방송에서 흡연 장면을 없앴던 것처럼 언젠가는 지방 섭취 장면도 자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와야 할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당분간이면 모르되 남자들에게 요리하는 칼자루는 맡기지 않는 게 좋을 것 같기도 하다. 여자들은 가족의 건강을 생각해 요모조모 따지지만 남자들은 오로지 맛만을 위해 요리를 한다면 말이다. 언젠가는 여자들이 남자들에게 넘어간 요리하는 칼자루를 되찾아야 할 같다.       

   


댓글(8)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cyrus 2015-08-24 18: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희 아버지 같은 경우에는 기름지고 튀긴 음식을 좋아해요. 반대로 어머니는 짜고, 지방이 있는 음식을 되도록 입에 안 대려고 해요. 두 분 다 식성이 많이 차이가 나요. 그래서 아버지가 고기를 구우면 고기가 약간 탈 정도로 바짝 굽고, 어머니는 타는 고기를 싫어해요. 만두 요리할 때도 갈라져요. 아버지는 군만두, 어머니는 찐만두를 좋아해요. 저도 건강에 중점을 두는 어머니 식습관을 존중해서 만약에 제가 요리를 한다면 짜게, 기름지게 음식을 만들지 않을 거예요.

stella.K 2015-08-24 19:04   좋아요 0 | URL
ㅎㅎ 너넨 식사할 때마도 고민이 많겠다.
하긴 우리 부모님도 그렇긴 했어.
나의 돌아가신 아버지는 생선을 좋아하셨지.
그에 비해 엄마는 비릿한 걸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고.
하지만 엄마는 당신은 안 잡숴도 아버지가 잡숩겠다면
그때 그때 대령을 하곤 했지.
서로 그렇게 달라야 균형이 맞기도 할 거야.

하긴 뭐, 남자라고 다 그렇게 먹는 건 아니겠지.
여자들 중에도 문제적 식성을 가진 사람도 있을 거야.
편견일수도 있겠지만 대체적으로 그렇다는 거고
아무래도 주부들은 가족의 건강을 책임지는 내무부장관이 많잖아.
좋은 습관이다. 그런데 요리는 아직 만들어 보진 않았군.
한번 해 봐. 요즘 이것도 본능이겠다 싶다.ㅋ

yureka01 2015-08-26 06: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유기농 라이프도 백선생도 온통 먹는데만 올인하는게 ㅎㅎㅎㅎ 어떻게 읽는데 올인 프로그램이 하나도 없는 이유랑 맥이 닿더군요.ㅋㅋㅋ

stella.K 2015-08-26 12:12   좋아요 0 | URL
정말 하도 봐서 그런지 저도 진작 셰프나 돼 볼 걸
그랬다 싶더라니까요.ㅎㅎ

페크pek0501 2015-08-26 23: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리가 취미인 남자와 사는 여자는 좋을 것 같아요. 남이 해 주는 음식이 맛있잖아요.
이제 부엌 담당은 여자다, 라는 시대는 가고 있는 것 같아요.
남녀를 불문하고 자기 입에 들어가는 것 정도는 할 줄 알아야 하는 게 맞는 것 같고요.
만약 음식을 전혀 할 줄 몰라서 외출한 아내가 돌아올 때까지 굶고 있는 남편이라면
매력 없어요. 거기에다가 굶었다고 화까지 내겠지요.
음식을 해서 먹고 아내에게 줄 음식까지 남겨 놔야 매력 있죠.

오로지 맛만을 위한 요리는 저도 반대예요...

stella.K 2015-08-27 11:27   좋아요 0 | URL
그럼요. 사람은 언제 혼자될지 몰라요.
남자들도 요리를 해야해요.
아내에게 줄 음식을 남겨두는 건 기본이죠.
안 그러면 소박 맞습니다. 요즘이 어떤 시덴데...ㅋㅋ

yamoo 2015-08-30 18: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요즘 케이블 티브에서 하는 먹방들 죄다 싫습니다. 동물 나오는 것두 싫고 슈퍼맨이 돌아왔단가...뭐 그런 것도 싫고 복면가왕도 싫고...드라마도 싫고....여튼 볼게 없습니다. 그나마 강적들 세바퀴 호박씨 정도의 토크쇼 비스무리한 프로가 좋습니다. 먹방이라도 수요미식회 정도 되면 괜찮을 듯해요...여튼 저는 확실히 기호가 대중적이지 않나 봅니다. 다 좋아하는 프로를 극도로 싫어하니 말입니다..ㅎ 개그 프로그램도 안보니..

stella.K 2015-08-30 19:15   좋아요 0 | URL
ㅎㅎ 저랑 정말 취향이 비슷한 것 같아요.
저도 개그는 아주 가끔 보면 재밌는데 대체로 안 보죠.
삼시세끼는 저도 질려서 더 이상 안 봅니다.
수요미식회는 약간의 교양이 함께 하는 것 같아서 관심은 갑니다.
전 토크쇼는 말장난이 심한 것 같아 잘 안 보죠.
드라마는 아주 끌리는 몇 편은 보고 있죠. 저는 <심야식당> 한국판도
상당히 좋은 것 같더라구요.
이러면 제가 야무님과 취향이 좀 다르긴 하네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