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래도 요즘 대세는 '나가수'가 아닌가 싶다.
그런데 지난 주, 지지난 주의 감동을 과연 이어갈 수 있을까?
반신반의하며 봤는데 역시 기대만큼은 아니었다.
임재범도 하차했지, 좋아하게된 박정현도 콘서트 때문에 지친 게 역력하다.
그래도 그녀는 매번 무대에서 최선을 다하는 게 보인다. 물론 다른 가수도 그렇긴 하지만.
그 주에 1등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가수들은 알고 있을까?
지난 몇 주 동안 지켜본 바에 의하면,
나름 지명도 있는 가수의 노래를 부르면 1등 내지는 수위에 등수를 차지할 수 있다.
다른 건 몰라도, 박정현이 조용필의 노래를 부른 것이라든지,
임재범이 윤복희의 '여러분'을 부른 것이나,
옥주현이 이승환의 '천일 동안'을 부른 것을 보면.
그런데 이 프로는 마가 끼었을까? 시작부터 삐걱 댔던 것이 말이 끊이지 않는다.
PD가 교체되고, 한 달의 공백기가 있었으면 좋아질 법도 한데, 이 프로에 대한 악성 루머가 이젠 아예 괴담 수준을 넘 보고 있다.
임재범이 곤욕을 치르게 하더니, 옥주현이가 도마에 올랐고, 지금은 BMK까지 한데 싸잡아 편집 의혹까지 나오고 있다.
다른 건 그렇다쳐도, 이 프로는 라이브 프론데(물론 녹화라는 거 안다. 하지만 가수들이 방청객들 앞에서만큼은 라이브로 불렀을 것이 아닌가? 우린 편집된 것을 보는 것이고) 앞에서 어떻게 노래하는 순간에 편집이 가능하다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
어쨌든 그러다 보니, 과연 이 '나가수'가 과연 앞으로도 오래 갈 수 있을런지 모르겠다.
난 무엇보다 순수하고, 단순하게 음악만을 즐겼으면 좋겠는데 그게 그렇게 안 되는 걸까?
출연진이 사적으로 어땠던 지간에 그건 좀 본인들에게 맡기고(그들이 어린 아이도 아니지 않는가?),
이 가수가 얼마나 기량이 뛰어난지, 어디까지 보여줄 수 있을지? 좀 지켜봐 줬으면 하는데 그게 그렇게 어려운 걸까?
옥주현이 떨어진 김연우 대신 나왔다.
그런데 이 여자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 누구는 생각 보다 잘한다고 하고, 어떤 사람은 못한다고 한다.
나는 별로 관심없던 사람이라 그렇게 보면 생각보다 잘한다는 쪽이다.
난 이 가수가 어디까지 보여 줄 수 있는지 지켜보고 싶다.
그런데 시작도 하기 전에 그녀에 대한 비난의 화살을 쏘아대면 주눅들어 뭔들 제대로 할 수 있을까?
첫 무대도 보라. 얼마나 경직된 채 현장에 있었는지.
현대 사회는 참 반응이 빠르다. 그래서 말도 빠르게 너무 가차없이 하는 경향이 있다.
그녀의 경직된 표정을 보면서, 저래가지고 얼마를 버틸 수 있을까? 걱정이 됐다.
작가가 글 잘 쓴다는 말, 요리사가 요리 잘한다는 말, 가수가 노래 잘한다는 말 외에 최고의 찬사가 어딨겠는가?
그것을 시작도 하기 전에 기를 죽여 놓으면 어쩌겠다는 말인가?
나는 옥주현에게서, 얼마 전 자살한 송모 아나운서가 떠올랐다.
혹시라도 그렇게 되는 것은 아닐까?
사람의 어떠한 비난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최선을 다하던가,
그럴 자신이 없으면 지금이라도 TV에 안 나왔으면 좋겠다.
이건 그녀가 싫어서가 아니라, 그녀가 상처 받는 것을 보고 싶지 않아서다.
사람들, 참 남 얘기하기 좋아한다.
그런 주둥이들 당장 무대에 서 보라지. 옥주현 반도 못할 것들이면서...
난 아직도 이해를 못하는 것이, 서태지와 이지아다. 그래서 뭘 어째야 하는 건데?
좀 우스웠다. 그건 엄밀히 말하면 그 사람들 사생활 아닌가?
그 둘이 무슨 추악한 범죄를 저지른 것도 아니고, 우리나라 경제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한 것도 아니고.
도대체 뭘 어쩌라는 건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다.
물론 잠시 나도 놀라긴 했다. 몰랐던 걸 알았는데 그 정도 반응도 못하겠는가?
하지만 더 이상 얘기 할 것도 없겠구만, 일파만파란다. 뭘 갖고 일파만팔까? 지금도 이해가 안 간다.
얘기가 좀 빗나갔다.
난 이제 좀 가수들 험담하지 말고, 괜찮은 프로에 찬물만 끼얹지 말고,
과연 우리가 그만한 쇼 프로를 즐길만한 사람들인지 좀 돌아 보았으면 좋겠다.
그런 것 조차 우리가 즐길 수 없다면 뭔들 제대로 즐길 수 있을까?
다 벌여 준 잔치상을 즐기지 못한대서야, 우리 문화시민 맞아?
난 '나가수' 제작진들 못해 먹겠다고 나자빠질까 그게 걱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