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날씨가 넘넘 춥다. 

이 추위도 오늘만 잘 넘기면 내일부턴 서서히 풀릴 모양인가 본데 앞으로 이런 추위가 또 있을까? 하긴 최근 몇년 간은 그다지 춥지 않았으니 이런 추위도 있어 줘야겠지. 모쪼록 앞으로의 겨울은 알싸하게 춥다 봄을 맞았으면 좋겠다.


1. 서재의 달인이 못 된 것에 대해선 미련은 없는데 묘하게도 미끄덩이 되고나서부턴 올해 내내 써 왔던 다이어리를 쓰지 않고 있다. 아마도 더 이상 안 쓰게 되지 싶다. 올해라봤자 얼마나 남았다고. 그것도 나에겐 부담이었나 보다. 없으면 안 쓸텐데 괜히 작년에 서재의 달인이 돼가지고. 내년에도 넘보지 말아야겠다.    


2. 왜 자꾸 리뷰에 열일을 하는지 모르겠다. 그거 쓰느라 다른 건 거의 못했다. 


3.'마에스트라'는 이영애를 좋아해서 유일하게 본방으로 보는 드라마다. 아무리 좋아하는 배우가 나와도 내용이 내 취향이 아니면 안 볼 수도 있는데 4회까지 봤지만 아직 봐야하는지 말아야하는지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여자 지휘자를 마에스트라라고 하는가 보다. 보고 있으면 무슨 고상한 오케스트라를 배경으로 한 치정극 같기도하고, 시청률을 의식한 나머지 초반에 너무 힘을 주는 건 아닌가 싶기도 하다. 힘을 줬다고 해서 보게되는 건 아닌데. 은근히 끄는 것도 보게는 되던데...

4회쯤 보니 래밍턴병이란 게 나온다. 즉 여주 차세음(이영애 분)의 엄마가 이 병에 걸려 투병 중이고 증세는 서서히 기억을 잃으면서 몸에 마비가 와서 나중엔 사망에 이른단다. 유전될 확률은 무려 50%. 그러니까 차세음도 이 병에 걸릴 확률이 그만큼이다.  
실제로 있는 병인가 했더니 그런 병은 없다. 작가가 만들어낸 병. 그야말로 은유로서의 질병이다. 하여간 작가들이란. 그래도 전혀 없는 병을 만들어낼 수는 없고 헌팅턴이란 실제로 있는 병에서 응용한 것이라는 썰. 신경계에 영향을 미치는 퇴행성 유전질환이다. 물론 난치성 희귀병이다. 
이 작품은 프드(프랑스 드라마) '필 하모니아'를 각색한 건데 실제로 그 드라마에선 여주가 헌팅턴병에 걸려 죽는다나 뭐라나.우리나라에선 어떻게 각색했을지 모를 일이지. 차세음을 좋아하는 류정재 역에 이무생이 똥폼잡고 나오던데 약간 느끼한 것 같긴하지만  볼만은 하다. 뮤즈에겐 사랑과 재능을 함께 겸비한 오직 한 사람은 없는 건가란 의문도 갖게하고. 암튼 조금 더 봐야할 것 같다.

4.


올해 내가 썼던 달력이다. 나는 이런 탁상 달력 좋아한다. 이를테면 날짜와 그림이 함께 세로 중심으로 있는 것. 보통 숫자는 밑에 가로로 조그맣게 있는데 이걸 누구 보라고 하는 건지 모르겠다. 그러면그림이 아무리 좋아도 나는 숫자판만 있는 곳으로 돌려놓게 된다. 

모 세무법인에서 벌써 몇년 째 보내주고 있어 쓰고 있는데 새해 달력도 이런 형식인가 했더니 그건 아니었다. 다시 예전 가로 줄 형식. 젠장.

얼마 전, 모 tv 프로를 보니 달력에 얼킨 추억에 관한 토크를 하더라. 이를테면 6, 70년 대 학교를 다녔던 학동들 달력 종이로 교과서 겉표지를 싸서 가지고 다녔던 기억들을 얘기하는데 참 놀랍다 싶다. 

어떤 사람은 옛날 달력을 버리지 않고 간직한 걸 보여주는데 과연 이런 사람이 있었구나 싶다. 사실은 그 사람의 선친이 숫자만 있는 달력에 그날그날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간략하게 메모한 것이었는데 난 지금까지 달력을 모을 생각은 하지 못했다. 사실 저 달력은 그림은 업계에서는 알아주는 일러스트레이터가 그린 건데 나름 소장각이 아주 없는 건 아니다. 나도 버리지 말고 갖고 있어야 하나 고민 중이다. 내년부턴 다이어리도 안 쓰게 될텐데 대신 숫자판 있는 곳에 하루하루 간단 메모라도 하고 살아야하나 싶기도 하고. 

혹시 이 글을 읽고 있는 분들, 달력의 활용팁이 있다면 공유해 주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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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23-12-23 08: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탁상 달력을 일기장 처럼 몇년 째 보관해오고 있어요.
약속, 행사, 일정 등이 적혀 있어서 오히려 몇 년 뒤에 생각나서 들춰보는건 일기장 보다 그 해의 달력이더라고요. 누구를 언제 만났더라, 어디를 갔더라, 무엇을 봤더라, 이런 거요.
stella님의 저렇게 예쁜 달력은 보는 용으로, 쓰는 칸이 큰 탁상 달력 (보험회사에서 주는 것 같은)은 메모까지 할 수 있는 용으로 책상위에 놓고 쓰지요.
레밍턴 병은 듣기엔 헌팅턴 병과 성격은 아주 비슷하네요 ^^

stella.K 2023-12-23 15:49   좋아요 0 | URL
그렇군요. 알고 봤더니 달력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시는 분이 많으시네요. 저도 앞으론 모아놔야겠어요. 진짜 저 달력은 그냥 버리기 아까워요. 근데 메모는 거의 한게 없네요. ㅋ
주말겸 성탄 연휴 잘 보내십시오.^^

서곡 2023-12-23 08:2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드라마 마에스트라 보는데요 앞으로 안 볼지도 모르지만 아직은...ㅎㅎ 프랑스 드라마가 원작이라는 정보 정도만 갖고 있었는데 위에 쓰신 사항 유익하게 잘 읽었습니다 ㅋㅋ 미리 메리 크리스마스 인사 드릴게요!! 주말 잘 보내시기 바랍니다~~

stella.K 2023-12-23 15:42   좋아요 1 | URL
서곡님은 원작을 알고 계셨군요. 저는 이 글 쓰다가 알았어요. 그러니까 조금 더 지켜봐야겠구나 싶어요. 프드는 처음이고 유럽 작품들 좋찮아요. ㅋ
고맙습니다. 서곡님도 메리 크리스마스요!^^

꼬마요정 2023-12-23 10:4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는 월별 다이어리에 기록하고, 또 벽에 걸린 벽걸이 달력에도 적어놔요. 남편은 가계부앱이랑 무슨 플레이앱에 입력해서 네 개 다 모아두면 뭔가 과거가 완성되는 느낌이에요. 저는 아날로그를 포기 못 하는데 검색은 디지털이 좋더라구요. 어려운 문제 같아요ㅠㅠ

stella.K 2023-12-23 15:38   좋아요 1 | URL
ㅎㅎ 어렵긴요. 그냥 쓰는거죠. 근데 적극적으로 열심히 잘 쓰시는데요? 또 배워가네요. 고맙습니다. 크리스마스 잘 보내십시오.^^

blanca 2023-12-23 12:0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마에스트라> 개인적으로 확 안 끌리더라고요. 김희애 주연 <밀회>는 정말 재미있게 봤는데...저는 탁상 달력에 일정을 적어요. 구글캘린더도 썼는데 저는 이 방식이 제일 좋더라고요. 스텔라님, 메리 크리스마스 되세요.

stella.K 2023-12-23 15:33   좋아요 0 | URL
오, 오랜만이어요.
마에스트라 저만 그런게 아니군요. 근데 또 원작이 프드라니까 조금 더 지켜봐야 하지 않을까 싶기도 해요. 이영애 배우는 기존에 맡아왔던 캐릭터와 비슷한 것 같아 잘 할 것 같기도 하고. 아, 그러고 보니 정말 밀회 좋았죠. 다시 보고 싶네요.
탁상 달력 알겠습니다.
브랑카님도 메리 크리스마스!^^

yamoo 2023-12-26 09: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1. 그러실 거 같다는...^^;;

2. 역시 그러실거 같다는...^^;;

3. 마에스트라는 못봤는데...요즘 <블랙미러> 역주행 하고 있는데 시즌6 첫화부터 아주 아주 좋더이다!
별5개가 아깝지 않은..^^

4. 캘린더 그림 예쁘네요. 어디서 나온 달력인가욤?! 혹시 버리시려면 제게...^^;;

stella.K 2023-12-26 12:14   좋아요 1 | URL
ㅎㅎㅎㅎ 야무님 지금까지 제게 다신 댓글 중 쵝오십니다! 제가 갑자기 야무님 께 넘 많이 알려진 거 같은데요? ㅋㅋ
마에스트라는 이 페이퍼 쓸 때만해도 찌운했는데 6회부터 계속 봐야겠구나 싶더라구요. 이영애 처음엔 지휘하는게 좀 어색했는데 점점 각이 잡히고 빠져들게 만드는 매력이 있더군요.

캘린더 야무님이 눈독 들이실 줄은 몰랐습니다. ㅎ 후사하신다고 하시면 고려했을텐데. 땡이십니다. ㅎㅎ 대신 야무님 그림에 관심있으신거죠?
Makoon이란 사람이 그린 그림입니다. 한쿡 사람같던데 인터넷에서 찾아보시면 더 많은 그림을 볼 수 있지않을까 합니다. 저 이 답글 쓰기위해 저기 방구석에 뒀던거 다시 꺼냈다는 거 알아주시기 바랍니다. ㅋ

yamoo 2023-12-26 13:03   좋아요 0 | URL
스텔라 님, 어디서 나온 달력인지 알려주세용~~

stella.K 2023-12-26 13:31   좋아요 0 | URL
헉, 그림이 아니었나요? 저는 그저 성우란 세무법인에서 보낸 걸 쓰고 있는 것뿐인데ᆢ

페크pek0501 2023-12-26 13:4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는 탁상 달력을 두 개 사용함. 하나는 운동용 기록. 최소한 격일에 한 번은 나가서 걷기 운동을 하자는 목표로, 걸음 수를 날짜마다 기록해요. 예를 들면 이 달력을 보고 이틀 연속 안 나갔으면 그다음날은 나가서 두 배로 걷죠.
또 하나는 스케줄용 기록. 어머니 모시고 병원가는 날, 화초에 물 준 날, 관리비 내는 날, 파마한 날, 도시가스 표기하는 날, 누구 생일(특히 시댁식구들의 생일) 등 기록이 많아 지저분해요. 파마한 날을 보고 아, 파마할 때가 됐구나 그래요. 관리비는 엄마네것과 우리집 것 두 개 내는데 기록 안 하면 그냥 지나가더라고요. 다른 건 자동이체 다 했는데 이건 안 했어요. 통장에서 거금이 빠져 나가는 게 기분나빠서요.ㅋㅋ 이미 두 개의 달력을 확보함. 저는 그림 필요없고 무조건 날짜 써 있는 칸이 넓은 걸 선호해요.

다이어리를 안 쓰시다니. 그러면 안 되지요. 우리같이 글 쓰는 사람들은 낱말과 문장과 노는 시간이 많아야 해요. 그 시간에 비례해서 글을 잘 쓰게 된다고 생각해요. 다이어리 꼭 쓰세요.
리뷰 - 몰두할 일을 갖고 있는 건 감사할 일이에요.^^

stella.K 2023-12-26 14:50   좋아요 1 | URL
와, 언니 참 바지런하게 사시네요. 저는 마트만 잠깐 다녀와도 하루가 다 가던데ᆢ저는 재산세는 자동이체 안 했어요. 곱슬이라 파마는 안하는데 셀프 염색을 하는지라 그건 기록해 둘 필요가 있더군요. 맞아요. 근데 다이어리를 쓰니까 다른 걸 못하게 되는 경우도 생기더라구요. 리뷰는 아예 안 쓰면 모르겠는데 대충 쓰고 싶지않은데 방향을 못 잡을 때 애를 먹이더군요. 이것도 훈련이려니 하면되는데 아무것도 못할 때가 있죠. 암튼 조언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