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구름 많은 날씨.

무척 습하다. 


1. 언제부턴가 전화를 하는 게 어색한 일이되어 버렸다. 예전엔 가끔씩 아는 사람들에게 잘 지내나 한번씩 전화를 하곤 했는데 이젠 아주 중요하거나 긴급한 일이 아니면 카톡으로 안부를 묻곤한다. 게다가 코로나가 이를 더 부추겼던 건 아닌가 싶다. 코로나 땐 너나할 것없이 다 비슷비슷한 삶을 살고 있었으니 전화를 하고 말고 할게 없지 않았나?


2. 영화 두 편을 보았다. 


 솔직히 이건 보다가 말았다. 뭐 영상이 나쁜 건 아닌데 눈이 안 좋은 희대의 검객이 별 힘도 안 쓰고 오랑캐를 단칼에 물리친다. 그러고도 여전히 난 눈이 안 좋아. 앞이 잘 안 보여하며, 세상 온갖 고독과 똥폼은 혼자 다 잡는다. 영화가 구라인 건 사실이지만 난 이딴 영화 정말 안 좋아한다.




이 영화에 대해 호불호가 갈렸나 보다. 실화를 바탕으로 했는데 오판한게 있어 보기 불편했다는 게 불호쪽의 이유인 것 같은데 뭐 나름 이유가 있긴 하지만 영화는 그냥 영화로 보는 것이 좋지 않을까 싶다. 무엇보다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는 건 실화 그 자체가 아니라 거기서 모티프를 따서 만들었다 정도로 봐야하는 거 아닌가. 진짜 실화는 20%도 안 될걸? 예를들면 우리나라 과자 몸에 좋은 뭐가 들어갔다고 자랑하지만 실제로 5%로 체 안 들어가 놓고 뻥치지 않는가? 뭐 그런 거지.  

난 대체로 임순례 감독의 영화를 좋아해 호다. 매번 새로운 영화에 도전하는 감독의 성실함이 느껴져서. 그중에서도 이 영화는 가히 최고가 아닐까 싶다. 감독이 또 보여줄게 있는지 궁금하게 만든다. 이렇게 남자들의 짠내나는 영화를 과연 어떻게 찍었을까 멋지다. 

넥타이 부대 그것도 철밥통이라는 나랏일 하는 사람들을 이렇게 멋지게 그려놔도 되는 건가 싶기도 한데 어쨌든 영화는 영화다. 쫌 멋진.


2-1

   

음식에 도전하는 드라마가 있다. 위의 드라마는 일드고, 아래 드라마는 한드다. 핀란드 파파는 시도는 좋은데 서사가 좀 부실하다. '칼과 풋고추'라는 일드 역시 서사가 좀 부족하긴 한데 그래도 한드 보단 좀 낫지 싶다. 시대 배경을 1950년대를 배경으로 했는데 그렇다면 좀 괜찮게 할 수도 있었을텐데 약하다. 괜히 예전에 봤던 대장금도 생각이나고, 일본은 이제 음식을 소재로 한 영화나 드라마가 아예 하나의 장르로 있을만큼 많은 것 같다. 일본 특유의 아기자기함이 잘 반영되 있는 것 같다. 

처음엔 한글 간판에 한글 신문이 보여서 좀 놀랐는데 CG의 힘이겠지. 그런데 그런 디테일이 드라마를 더 보게 만드는 것 같다. 괜찮은 드라마다. 


3. 그제부터 만나이가 본 나이가 됐다. 난 그럴 줄 알고 올해부터 의도적으로 누가 내 나이 물으면 한 살 줄여 얘기하곤 했다. 뭔가 삶을 유예 받은 것 같아 나쁘지 않은 것 같은데 한국 나이로 65세들은 조금 억울해하는 것 같았다. 65세면 받을 수 있는 혜택을 못 받게됐다고. 나라에서 챙겨주면 뭐 얼마나 챙겨준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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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르바나 2023-07-01 12:3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스텔라님,
세상에 모든 일이 그렇지만 결핍해야만 가치가 그 값을 다하는 것 같습니다.
겪어보지 않았지만 해방후 전쟁기간 중에 극심하게 가난하던 시절 밥 한사발은
세상 그 무엇과 비교할 수 없는 것이었겠죠.
전화가 큰 재산이던 시절 공중전화를 줄서서 기다리다 뒷사람 눈치보며 전화할 때
우리는 이런 표현을 자주 했습니다.
전화통에 불난다.
친구랑 만나서 온 종일 수다 떨고 또 뭔가 부족해서
집에 들어 와서도 전화기를 붙잡고 오래 전화하면
부모님께 전화요금 많이 나온다고 지청구를 먹던 시절도 있었으니까요.
전화로 통화하는게 줄어든 것은 그 만큼 소통의 총량이 줄어든 까닭이 아닐까싶어요.^^

stella.K 2023-07-01 10:40   좋아요 1 | URL
아, 맞아요. 그런 시절이 있었죠. 그래서 서로의 안부가 궁금하고 걱정해주는 그런 마음이 있었는데 말이죠. 지금은 이렇게 SNS가 발달되서일까요? 서로의 안부를 별로 궁금해하지 않는 것같아요. 좋다고 해야하는 건지 나쁘다고 해야하는건지...ㅎ
잘 지내고 계시죠? 오늘도 더운 하루가 될거라네요. 건강 유의하시고 좋은 주말보내십시오. 고맙습니다.^^

2023-07-01 13: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7-01 15: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23-07-01 21:4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누님 연세가 벌써 그렇게 됐어요? 시간이 빨리 흘렀네요. 우리가 알라딘에서 만난 지 10년 조금 넘었으니...

저도 예전에 아는 사람들에게 전화로 안부 인사를 했는데, 이제는 아예 안 해요.. ㅋㅋㅋ 편하게 카톡으로 안부 인사를 보냅니다. 복사하기 붙여넣기로.. ㅋㅋㅋ 그렇지만 정말 내가 진심으로 좋아하는 사람들한테만 전화로 안부 인사를 해요. 물론 시간이 지나면 그분들한테 전화로 안부 인사하는 횟수는 줄어들지만요. ^^;;

stella.K 2023-07-02 09:18   좋아요 0 | URL
ㅎㅎㅎ 너 내 글 잘못 읽은거 아니니? 난 단지 올해 한쿡 나이 65세들은 억울하겠다고만 했다. 나 아직 그 정도 아냐. 😤

yamoo 2023-07-03 10:4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전 검객 재밌게 봤습니다..ㅎㅎ
장혁의 액션은 정말 볼만했다고 생합니다..ㅎㅎ
뭐, 스토리야..^^;;

stella.K 2023-07-03 11:29   좋아요 1 | URL
ㅎㅎㅎ 역시 야무님과 저는 다르긴 하네요. 저는 바로 그점이 마음에 안 들었잖아요. 영상은 뭐 나름 나쁘지 않았는데. 장혁을 특별히 좋아하는 것도 아니고. 근데 평점이 높더란 말이죠. 이해는 하겠는데 액션을 좋아하지 않는 저로선ᆢㅋ

레삭매냐 2023-07-03 21: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예전에는 전화로 터는(?)
맛이 있었는데, 이제는 모든
커뮤니케이션은 깨톡이 잡아
버렸더라는.

물론 그 나름대로 장점도
있겠지만요. 전 그래도 옛날
사람이라 그런지 전화가 더-

오늘은 무자게 덥네요. 열대
야 개시인가요.

stella.K 2023-07-04 09:09   좋아요 1 | URL
전화로 터는! ㅎㅎㅎ 맞아요. 매냐님 도 그맛을 아시는군요. ㅋㅋ 문자 아니면 얘기할 수 없는 사회가 도어버리는 것 같아 아쉬워요.ㅠ
어제는 정말 밤낮으로 더웠는데 오늘은 어제 만큼은 아닌듯 싶습니다. 그래도 여름은 여름이죠. 어디 가겠습니까?^^

페크pek0501 2023-07-04 21:4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간략한 메시지는 전화보다 문자가 편해요. 보낼 때도 받을 때도 문자가 편해요.
한 시간 이상 길게 통화할 일이 있을 때만 전화를 걸게 되어요. 이때 친구랑 마음껏 수다를 떨죠.

stella.K 2023-07-05 09:09   좋아요 1 | URL
맞아요. 그래야 되는데 오랜만에 친구들한테 전화를 죽 돌려봤더니 다들 바쁘더군요. 오히려 전화한 제가 무안해질 정도였어요. 물론 시간대를 잘못 선택한 저의 책임도 있겠지만 다시 전화해 주는 친구는 없더군요. 나만 새됐군 하는데 그래도 가끔 전화해 보려구요. 나중에 미안해서라도 한번은 전화하겠죠. ㅋ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