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맑은데 미세먼지 나쁜 하루
1. 지난 주말 모처럼 친구들을 만났다. 요즘엔 코로나 여파 때문인지 사람 만나는 게 너무 신나고 즐겁다. 특히 그 모임엔 20여년만에 만나는 친구가 나왔는데 어찌나 반갑던지. 우린 교회 청년부에서 만난 친구들인데 말하자면 청년부 동창회라고나 할까.
이렇게 친구 하나가 새로 합류하게 되니 청년부 때 추억을 자연스럽게 떠올렸고 그렇게 옛일을 얘기하는 것만으로도 우린 정말 젊어지는 느낌이었다. 왜 그런 심리학 실험도 있다지 않은가. 서로 알고 지내는 노인들에게 젊었을 때 즐겨 입었던 옷을 입고, 젊었을 때 살았던 집에 살게 했더니 진짜 젊어졌다고. 당연한 거 아닌가. 뭐 꼭 그렇게 하지 않더라도 젊었을 때 만났던 친구들과 옛 이야기를 나누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젊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어쨌든 친구들과 이런 얘기 저런 얘기로 시간 가는 줄 몰랐다. 그러다 무슨 얘기 끝에 내가 요즘 애들이 좋아진다고 말했다. 그도 그럴 것이, 나는 성격상 아이들을 딱히 좋아하지 않았는데 요즘엔 아이들을 보면 넋을 놓고 바라보게 된다. 그러자 친구들이 하는 말이 참 다르다. 젊었을 때 이런 얘기를 하면 시집 갈 때가 돼서 그런 거라고 얘기하겠지. 그런데 지금은 너도 나이를 먹는구나 한다. 하긴 내가 지금 가임기는 아니지 않은가.
그렇게 말하는 친구를 탓하랴, 가는 세월을 탓하랴.
2.이태원 압사 사고 같은 사고는 다시는 일어나지 말아야겠지만 그건 그저 바람일뿐이지 그런 사고가 다시 일어나지 말라는 법은 없다. 오늘도 우리는 무수히 많은 크고 작은 사고를 요리조리 피하고 무사히 살아왔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앞으로 어떤 일을 당할지 모르니 생각하기 싫지만 그래도 대비를 해야 한다.
나도 지난 월요일 아침 뉴스를 보다 알았는데, 우리가 가지고 있는 스마트폰에 만일의 응급 상황을 위한 방책이 있다는 걸 알고 있는가? 즉 스마트폰 <설정>에 들어가면 '안전및 긴급'이란 항목이 있다. 그리고 그 밑에 작은 글씨로 '의료정보, 재난문자'라고 써 있다. 그것을 누르면 '의료정보'라는 것이 제일 먼저 뜬다.(나의 휴대전화는 그렇다. 갤럭시폰이라면 다 그렇지 않을까.) 거기에 자신의 기본적인 의료 정보를 저장할 수 있다. 이를테면 혈액형, 현재 무슨 약이나 치료를 받고 있는지. 무엇에 대한 알레르기가 있는지를 기입할 수 있다.
또한 그 밑에 긴급 연락처가 있다. 거기엔 내가 생각지도 못한 일을 당했을 때 누가 나를 대신해서 연락을 해 줄 수 있는 연락처를 입력할 수 있다. 난 우리집 전화번호와 가족중 한 사람의 이름을 기입했다. 물론 죽을 때까지 이런 연락은 하지 않게 되길 바라지만 사람의 일이란 모르는 일 아닌가. 이건 휴대전화가 잠겨 있어도 연락할 수 있다고 한다. 어떻게 연락할 수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번 참사 사고에도 3백명 넘는 사상자가 났지만, 4천 통이 넘는 전화가 몰렸다지 않은가. 이런 거 미리 해 두면 혼선을 조금은 줄여줄 수도 있지 않은가 싶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