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구름 끼었다 갬. 더움. 


1. 오늘도 더운 하루. 9월 폭염은 2011년 이후 이번이 두번째란다. 

추석지난지가 언젠데 폭염이란 말인가.


2. 추석 전에 날씨가 선선해져 이제 더울 날이 또 있겠나, 난 더위를 그다지 타는 편이 아니니 남은 더위는 부채 하나로 견뎌 보겠다고 일찍 철수시킨 선풍기를 오늘 결국 다시 꺼냈다. 덩치가 작은 거라 별 불편함이 없는데 웬지 좀 억울하다는 느낌도 든다. 그동안 잘 참다 이게 뭐람. 일기예보에 의하면 그동안의 더위도 다음 주 월요일 서서히 누그러져 화요일부턴 예년 이맘 때 가을 날씨를 회복할 모양인데 그깟 3일을 못 참고 다시 꺼내 놓다니. 


2-1. 그도 그럴 것이 오늘은 큰맘 먹고 염색을 했는데 선풍기없이 가능할 것 같지가 않았다. 물론 하면서 후회를 했다. 까짓 거, 더위 꺽이고 해도 되는 걸 굳이 오늘 하겠다고. 근데 내일 성경공부도 있는데 기왕이면 단정한 모습이면 좋지 않은가. 일부러 머리색을 그레이로 하고 다니는 사람도 많은데 내가 머리가 붕 뜨는 곱슬이라 그나마 그런 거라도 해 주면 조금은 차분해져서 안 할 수가 없다. 기분 전환도 되고. 근데 이것도 점점 힘들어 못해 먹겠다. 그나마 코로나를 거치는 동안 사람 만날 일이 없어 염색주기가 많이 느려졌다. 솔직히 흰머리를 완전히 가리고 사는 주제도 못 되면서 아직 흰머리를 드러낼 자신도 없다. 흰머리도 일종의 편견이라던데. 


3. 어제 TV 뉴스 화면 자막에 WHO가 코로나의 끝이 보인다는 보도를 흘려 보낸다. 듣던 중 반가운 소리다. 그렇다고 당장 마스크를 벗는 건 아니고. 코로나로 인한 사망자의 수가 뚜렷한 감소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종식을 6개월 후로 보고 있다. 그렇다면 내년 봄이 될 것 같다. 그보다 더 앞당길 수는 없을까.


3-1. 코로나가 많은 사람들을 힘들게 만들었던 것도 사실이지만 오히려 그것을 역이용한 사람도 있다. 이를테면 내 큰조카. 지난 여름이 시작될 때였나? 코로나에 걸렸다는 소식을 들었다. 이번 추석 때 왔길래 어땠냐고 물었더니 죽다 살아났다고 한다. 약은 먹었냐고 했더니 안 먹고 버텼다고 한다. 백신 안 맞냐고 했더니 걸린지도 얼마 안 됐고, 오히려 또 걸렸으면 한다. 그만큼 일이 빡쎄서 오히려 아파서 앓아눕는 것이 훨씬 더 낫다고 한다. 그리고 이건 조카만의 생각도 아니었다. 같이 일하는 회사 사람들도 같은 생각이란다. 그래서 사무실에서도 어느 정도 거리만 유지되면 굳이 마스크를 쓰지 않는단다. 덥기도 하고, 그러다 걸리면 걸리는 거고. 역시 코로나를 너무 무서워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지금까지 안 한번도 안 걸린 사람을 수퍼면역자(?)라나 뭐라나. 아직 한 번도 걸리지 않은 나로선 이런 정보 채집이 필요하긴 하다. 


4. 책을 사고 싶기는 하다. 어제 그제는 괜히 근질거려 오랜만에 가격인하 목록을 기웃거려 봤다. 그랬더니 못 보던 책이 보이기도 하고, 괜찮은 책들을 말도 안 되는 가격으로 판다. 생일도 됐으니 내게 주는 선물하며 몇권 살까 하다가 오글거려 일단 포기하기로 한다. 그런 거 내 스타일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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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프리쿠키 2022-09-17 21:3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내게 주는 선물˝을 어딘가 적지만 않는다면 괜찮습니다 ^^
죽기 전에는 내 자신 한번쯤 사랑해 봐야 안되겠습니까 ㅎㅎ

stella.K 2022-09-18 15:26   좋아요 1 | URL
그러게요. 자기를 자기가 사랑하지 않으면 누가 사랑하겠습니까. 정말 그렇게 생각해야 하는데 말입니다. ㅎㅎ

얄라알라 2022-09-17 22:2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stella. K님께서 슈퍼면역자라는 소소한 정보^^ 늘 건강하시어요. 조카분께서 현명하게 ˝역이용˝하셨네요^^

stella.K 2022-09-18 15:31   좋아요 1 | URL
그게 정확한 말인지 모르겠습니다. 저도 그 말이 재밌어서 기억한다고 기억하는 건데 시간 지나면 가물가물 해요. ㅋ
얄라얄라님도 항상 건강하시길.^^

바람돌이 2022-09-18 08:2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는 사고싶은거 있는데 좀 비싸고 그러면 생일같은 때 이건 나에게 내가 주는 선물이야 이러면서 막 사요. ㅎㅎ 스텔라님 스타일 아니라도 한 번 사보세요. 기분이가 참 좋아져요. ㅎㅎ
저희집에도 슈퍼면역자 2명 있어요. 몇시간 동안 확진자랑 같이 앉아서 밥먹고 술먹고 해서 다른 사람 다 걸려도 자기만 안걸리는.... 혹시 무증상일까 싶어 매일 키트로 확인하는데도 안 걸리네요. 다행인데 한편으로는 많이 안아프면 쉴수도 있을텐데 이젠 그것도 안되니.... ^^

stella.K 2022-09-18 15:39   좋아요 1 | URL
ㅎㅎ 사실 책이 넘 많아서요. 근데 바람돌이님 말씀 들으니까 갈등 생기네요. ㅋ
근데 누군지 진짜 수퍼면역자인데요? 저는 사람 만날 일이 없어서 얼떨결에 수퍼면역자가 된건데..ㅋㅋ 암튼 끝이 보인다니 마지막까지 조심하고 살아야겠습니다.^^

기억의집 2022-09-18 17: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선풍기 다시 꺼내 틀고 있어요. 에어컨은 좀 무리고.. ㅎㅎ

저의 집에서 남동생 한명만 안 걸렸는데.. 딱 조카분 같은 말 했어요. 남들은 다들 걸려 이틀 아프고 나머지 쉬는데 자긴 왜 안 걸리냐고 … 울 아들도 그런 말 하고. 심하면 삼일 앓아 눕고 그 다음에는 몸이 견딜만 해서.. 회사 다니는 거 싫죠. 싫긴.. 전 요즘드문드문 사긴 해요. 언제나 읽을 책 쌓아 놓고 있는데 왜 그러는지 모르겠어요!!!

stella.K 2022-09-19 10:11   좋아요 0 | URL
ㅎㅎ 역시 기억님! 저도 에어컨은 무리고 커버 씌워놓기도 해서.
거실에 선풍기 하나는 그대로 뒀어요. 글치 않아도 추석 전에
엄마가 커버 씌우려고 한 걸 추석이나 지나고 하자고 했는데
선풍기 한대로 지내려고 했더니 무리더군요.
갑자기 라떼가 생각나더군요.
옛날 6, 70년대는 선풍기, TV, 냉장고 각 한 대로 한 세상 살기도 했는데
어떻게 살았나 모르겠어요. ㅋㅋ

코로나는 확실히 사람의 생각을 바꿔놓긴 하더군요.
쟤는 코로나 땜에 일 안하는데 왜 나는 코로나에 걸리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저 사람 일까지 맡아야 하나, 뭐가 더 이득인가를 생각하면 당연 그런 생각
들 것 같아요. 예전엔 감기 걸렸다고 결근 할 수는 있지만
그게 의무는 아니었잖아요. 죽다 살아 날 것 생각하면 싫지만.

럭셔리 쇼핑도 아니고 책처럼 가성비 좋은 쇼핑도 없죠.
정말 질러버릴까 봐요.ㅋㅋ

희선 2022-09-19 01: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지났지만 stella.K 님 태어난 날 축하합니다 구월도 반 넘게 지났는데 늦더위가 찾아오다니... 팔월에 선선해서 이제 더울 날 없겠지 생각한 사람 많았을지... 저는 더울 날 더 있을 것 같았어요 요며칠처럼 더울지 몰랐네요 저는 잘 못하지만, 자기 자신한테 주는 선물 좋다고 생각합니다


희선

stella.K 2022-09-19 10:18   좋아요 1 | URL
희선님도 저랑 같은 꽈시군요. ㅎㅎ
근데 책을 너무 안 샀다면 정말 핑계대고
살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오늘을 깃점으로 내일은 기온이 내려갈거라는군요.
막상 내려가면 오늘이 그리워질지도 모르겠지만
그건 내려가서 볼 일이구요 어쨌든 내일이 기다려집니다. ㅎ
생일 축하 고마워요.^^

레삭매냐 2022-09-19 20:3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폭염주의보가 다 내렸더군요.

지난 주말에 그런데도 동물원
에 다녀왔답니다.

코로나가 언능 끝나고 독서모임
이 재개되었으면 좋겠습니다.

stella.K 2022-09-19 20:48   좋아요 1 | URL
오늘 기사 보니까 OECD 국가중 우리나라가
아직도 마스크를 떼지 못했다고 하는군요.
아직 시기상조 여론이 많은데 학교는 그렇다고 쳐도
실내라도 어느 정도 거리가 유지된다면 마스크 졸업했으면 좋겠어요.

참, 매냐님 문학동네와 달의 궁전 독서모임 나가시죠?
저도 문학동네 독서모임 초기 때 몇번 나가고 매냐님 뵌 걸로 아는데...
이제 아는 척을 하네요.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