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당신이 정말로 경찰에 붙잡히고 싶다면 가장 확실한 방법은 경찰관을 죽이는 것이다. 이것은 대부분의 나라에서 통하는 진실이고, 스웨덴에서는 특히 더 그랬다. 스웨덴 범죄 역사에는 해결되지 않은 살인 사건이 무수히 많지만 경찰관이 살해된 사건 중에는 미해결 사건이 한 건도 없었다. - P88


1. 어느 끔찍한 남자


야간의 한 병원에서 통증으로 신경이 예민해진 한 남자가 불현듯 두려움을 느끼다가 누군가에 의해 잔인한 방법으로 살해당한다. 피해자는 한때 가학적인 성향으로 악명 높았던 형사. 수사 과정에서 그에게 피해를 입은 사람들이 속속 드러난다. 경찰이라는 권력을 악용해 죄없는 시민을 괴롭히고 없는 죄까지 덮어씌우던 끔찍했던 한 남자의 과거에는 그를 용인했던 조직의 추악한 모습이 있었다. 사건의 진실을 쫒는 형사들은 자신들이 묵인하고 외면했던 과거와 대면해야만 한다. 리 차일드의 서문부터 인상적이었다.





작가 커플 마이 셰발, 페르 발뢰







2.웃는 경관 


때는 1960년대. 스톡홀름에서 베트남 반전시위가 벌어지던 날 밤. 버스에서 대량살상이 벌어진다. 놀라운 점은 사망자중 한명이 경찰이었다는 것. 초동수사 부터 증거가 훼손되어 난항을 겪는데...마르틴 베크를 포함, 사건을 맡은 형사들은 목격자를 찾아나서는등 단서가 될만한것들을 수집해간다. 그 과정에서 복지국가 스웨덴의 빈부격차와 공권력의 폐해등 각종 사회문제가 드러난다. 도대체 누가 왜 이 많은 사람들을 살해한 것일까?


"경찰이 필요악이기 때문이야. 누구든 불현듯 경찰의 도움이필요한 순간이 온다는 사실을 알지. 직업 범죄자들조차 그래, 제아무리 도둑이라도 자기집 지하실에서 뭔가 달각대는 소리가 들려서 밤중에 잠을 깨면 어떻게 할 것 같나? 당연히 경찰을 부르지. 하지만 그런 상황이 벌어지지 않는 이상, 대부분의 사람들은 경찰이 자기 일을 방해하거나 마음의 평화를 어지럽히면 어떤 방식으로든 두려움이나 경멸을 표현하기 마련이야." - P199





3. 잠긴 방


마르틴 베크 형사는 앞선 사건으로 인해 총상을 입고 수개월간 병원신세를 지다가 퇴원했다. 돌아온 그에게 동료들은 혼자 맡아 할만한 수수께끼같은 사건파일 하나를 넘긴다. 안으로 모두 잠긴 방 안에서 총을 맞아 사망한 남자. 하지만 어디에도 총은 발견되지 않았다. 자살일까? 타살일까? 총은 도대체 어디에 있을까? 퇴원 후 이런저런 상황때문에 스스로도 갇힌 느낌이었던 마르틴 베크에게 이 사건은 점점 의미를 갖게 된다. 나머지 형사들은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는 은행강도사건에 매달려야 하는 상황. 오리무중이던 두 사건은 묘한 방향에서 접점을 맞이한다. 


일류 범죄자는 붙잡히지 않는다. 일류 범죄자는 은행을 털지 않는다. 그들은 사무실에 앉아서 단추를 누를 뿐, 위험을 감수하지 않는다. 사회의 신성한제도를 어지럽히지도 않는다. 대신 일종의 합법적 강탈, 즉 시민들의 주머니를 터는 일을 한다.일류 범죄자는 별의별 활동으로 돈을 번다. 독성 물질로 자연과 사람들을 오염시킨 뒤에 부적절한 처방으로 파괴를 복구하는 척하면서 돈을 벌고, 도시의 넓은 구역을 의도적으로 슬럼화한 뒤에 건물을 죄다 허물고 새로 지으면서 돈을 번다. 그렇게 해서 새로 만들어진 슬럼은 당연히 예전 슬럼보다 주민들의건강에 훨씬 더 해롭다. - P149



시리즈 제목이 장르가 된 '마르틴 베크'에 빠져 며칠을 보냈다. 영화 '헤어질 결심'의 모티프 중 하나가 되었다는

이 시리즈가 어떻게 박찬욱 감독을 매혹시켰는지 충분히 실감할 수 있었다. 복지국가로 잘 알려진 스웨덴을 배경으로 중요한 등장인물인 마르틴 베크 경감을 비롯해 다양한 캐릭터의 형사들이 등장해 지루할 틈을 주지 않는다. 제임스 본드가 얼마나 비현실적인지 스파이 소설의 대가 존 르까레가 보여준다면 작가 커플 마이 셰발, 페르 발뢰는 모순적인 현실에 발 딛고 선 형사들의 모습을 유쾌하면서도 진정성 있게 담았다. 



경찰은 셰발과 발뢰가 선택한 서사 도구일 뿐 아니라 그들이 정치적 견해를 밝힐 대상이었다.

-리 차일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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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나무 2022-07-28 07:1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오~~리 차일드가 서문을!!!
그리고 헤어질 결심의 모티브!!!
오~~~ 안그래도 영화의 모티브가 있었을텐데, 어떤 책일까? 모델이 누구였을까? 궁금했었는데 이렇게 간지러운 곳을 긁어 주시다니...감사합니다^^
시리즈가 많군요? 이 책도 묶어 놓으면 어마어마한 벽돌책이 되겠어요ㅋㅋ

청아 2022-07-28 08:22   좋아요 4 | URL
네 저도 거대한 벽돌책이라고 생각했어요ㅋㅋㅋ여기 등장하는 여러 형사들 중에 손가락뼈 소리내는 사람이 있어요. 이런저런 요소들을 영화에 녹여냈더라구요. 호불호가 있는 소설같은데 좋아하는 분들에겐 중독성이 있는 시리즈예요ㅋ리 차일드가 서문에서 완벽하게 이 시리즈를 설명해서 좋았어요^^*

새파랑 2022-07-28 09:2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헤어질결심>이 대단한 일을 했군요~!! 이제 경찰소설도 섭렵하시는 미미님 ^^
사진 풍경이랑책 목록이 잘 어울리네요~!!

청아 2022-07-28 10:35   좋아요 3 | URL
네!!ㅋㅋㅋ<헤어질결심>이 아니었다면 이 시리즈를 쭉 모르고 살았을 수도 있어요. 스웨덴 스톡홀름 사진인데 예뻐서 퍼왔습니다^^*

다락방 2022-07-28 09:5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는 웃는 경관 읽어볼래요. 후훗.

청아 2022-07-28 10:39   좋아요 3 | URL
<웃는 경관>좋았어요!! 스펙타클한건 없는데 형사들의 유머랑 실제 상황을 들여다보는듯한 줄거리가 매력적이었습니다^^*

페넬로페 2022-07-28 11:5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헤어질 결심에 이런 비하인드 스토리가!
급 당기네요.
요즘 나라를 달구는 단어인데 정치적이 아닌 순수한 문학 작품이 신선해 보입니다^^
올려주신 사진에 잠시 더위를 잊어 봅니다^^

청아 2022-07-28 12:27   좋아요 4 | URL
페넬로페님~^^♡ 이 소설에 등장하는 형사들이 서로 티키타카하며 개성이 돋보이는데요. 그런 점을 박찬욱감독이 영화에 잘 녹여낸것 같아요. 스릴러이고 수사물인데 사실 여러모로 정치적인 작품이예요. 스웨덴이 겉보기엔 복지국가고 평화로운 나라같은데 실상은 그렇지가 않더라구요. 적어도 60~70년대에는 시위하는 시민들 때리고 물대포 쏘고 고물가에 경제위주,자살률1위등 우리와 겹치는 부분이 많이 있었어요^^*

psyche 2022-07-29 02:1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예전에 웃는 경관만 읽었는데 시리즈를 쫙 읽어야겠네요.

청아 2022-07-29 09:45   좋아요 3 | URL
웃는경관 읽어보셨군요!! 저도 웃는경관부터 읽었는데 마지막 페이지 너무 좋았어요(>.<)여기 마르틴 베크와 함께 등장하는 형사들도 다 매력있고 애정이가더라구요^^*

mini74 2022-07-29 15:1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미미님 더위에서 이기신건가요 ㅎㅎ 대단하세요. 저도 웃는 경관 제목이 끌리네요~~

청아 2022-07-29 15:29   좋아요 3 | URL
이 시리즈 읽는 동안에는 여름인지 잠시 잊었습니다.*^^* 미니님도 좋아하실것같아요. 은근한 유머, 사회문제에 대한 통찰과 비판이 좋았어요. 스웨덴 가난한 하층민들 고양이사료먹고 살았대요. 요즘은 모르겠고 60~70년대에요. 아웅...
 

싸늘하고 별이 총총한 밤이었다. - P17

그 방에 어울리지 않는 색깔은 하나뿐이었고, 그것은 새빨간색이었다. - P55

마르틴 베크는 왠지 찜찜했다. 어렴풋하고 종잡기 어려운 기분, 예를 들자면 책을 읽다가 깜박깜박 조는 바람에 책장을 한장도 넘기지 못하고 계속 같은 대목을 되읽을 때 드는 무지근한피로감 같은 기분이었다. - P60

경찰의 일은 현실주의, 정해진 절차, 집요함, 체계에 바탕을두고 이뤄진다. 물론 까다로운 사건이 우연히 해결되는 경우가많긴 하지만, 우연이란 융통성 있는 개념이고 요행이나 운과는다르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범죄 수사의 성패는 우연의망을 가급적 촘촘히 짜내는 데 달려 있다. 번득이는 육감보다는경험과 성실함이 더 많이 기여한다. 명석한 두뇌보다는 좋은 기억력과 건전한 상식이 더 귀한 자질이다.
현실에서 경찰이 하는 일에는 육감이 끼어들 자리가 없다.
육감은 애초에 자질이라고 볼 수도 없다. 점성술과 골상학을과학이라고 볼 수 없는 것처럼.
그래도 뭔가가 있었다. 그가 아무리 인정하기 싫어도, 틀림없이 뭔가가 있었다. 그리고 예전에도 그는 이런 느낌 덕분에더러 올바른 방향을 찾을 수 있었다. - P61

지난 십년동안, 스톡홀름 도심은 대대적이고 폭력적인 변화를 겪었다. 원래 있던 동네는 모조리 철거되고 그 자리에 새 동네가 지어졌다. 도시 구조 자체도 바뀌었다. 도로가 확장되었고고속도로가 놓였다. 그런 활동을 부추긴 것은 사람들이 어울려서 살기 좋은 환경을 만들겠다는 꿈이 아니라 귀한 땅을 한 뼘도 남기지 않고 최대한 착취하겠다는 욕망이었다. 도심에서는기존 건물의 구십 퍼센트를 허물고 기존 도로망을 깡그리 지운것만으로도 모자라 지형 자체에도 폭력적인 변화가 가해졌다. - P81

만약 당신이 정말로 경찰에 붙잡히고 싶다면 가장 확실한 방법은 경찰관을 죽이는 것이다.
이것은 대부분의 나라에서 통하는 진실이고, 스웨덴에서는특히 더 그랬다. 스웨덴 범죄 역사에는 해결되지 않은 살인 사건이 무수히 많지만 경찰관이 살해된 사건 중에는 미해결 사건이 한 건도 없었다. - P88

스웨덴 텔레비전내에서도 집안싸움이 벌어지고 있었다. 독점 방송사의 중앙 관리 본부는 여러 채널에서 송출되는 뉴스 서비스에 대한 통제력을 유지하기 위해서 갖은 수를 다 쓰고 있었다.
그게 바로 검열이지, 군발드 라르손은 생각했다. 투명 비닐장갑을 낀 손으로 하는 검열. 자본주의사회의 검열이란 전형적으로 그런 식이지. - P102

동료들은 그를 특이한 사람으로 여겼고, 대부분 그를 싫어했다. 그도 동료들을 싫어할 뿐 아니라 자신의 원래 가족과상류층 배경도 싫어했다. 형제자매는 그를 역겨워했다. 그가 자신들과는 다른 세계관을 가진 것이 한 이유였지만 더 큰 이유는그가 경찰관이라는 점이었다. - P104

"아빠?"
"응."
"요아킴이 말썽 부렸어."
"응."
"기저귀를 벗어서 벽에 똥을 발랐어. 엄청 많이 발랐어."
콜베리는 신문을 내려놓고 다시 끙 소리를 내면서 일어났다.
아이들 방으로 가보았다. 곧 한 살이 되는 요아킴이 아기 침대안에 서 있다가 아빠를 보고는 난간을 쥐었던 손을 놓고 베개에엉덩방아를 통통 찧었다. 요아킴이 벽을 예쁘게 꾸며두었다는보딜의 말은 과장이 아니었다. - P106

프레드리크 멜란데르는 강력반의 귀한 자원이었다. 멜란데르는 기억력이 비상했다. 못 견디게 따분한 인간이었지만, 수사관으로서는 특별한 자질을 지닌 사람이었다. 난다 긴다 하는 현대 기술도 멜란데르 앞에서는 맥을 추지 못했다. 멜란데르는 특정 사람이나 주제에 관해서 지금까지 자신이 보고 듣고 읽은 것을 모조리 기억했다가 몇 분 만에 그 내용을 머릿속에서 가지런히 정렬하여 명료한 이야기 형식으로 들려줄 줄 알았다.
세상에 그런 일을 할 수 있는 컴퓨터는 아직 없었다.
멜란데르가 서툰 것은 글씨 쓰기였다. 마르틴 베크는 멜란데르의 노트에 적힌 글씨를 보았다. 깨알만 하고 독특한 그 필체는 남들은 절대 알아먹을 수 없었다. - P199

마르틴 베크는 남자의 얼굴을 보았다. 그것은 아이의 얼굴이자 노인의 얼굴이었다. 어떻게 그럴 수 있지? 그 눈은 공포, 혹은 증오, 혹은 절박함 탓에 광기에 사로잡힌 눈이었다. 아니면그냥 완벽하게 공허한 눈이었다. - P327

"여기는 모스크바도 베이징도 아니야. 택시 기사가 고리키를읽는 나라, 경찰관이 레닌의 말을 인용하는 나라가 아니라고,
여기는 정신 나간 나라의 정신 나간 도시야. 그리고 저 지붕에는 웬 망할 놈의 미치광이가 올라가 있어. 이제 그만 놈을 끌어내려야 해."
"동의해." 콜베리가 대꾸했다. "하지만 그 대목에서 레닌은아니지" - P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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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저 청년을 못 잡아먹어 안달이야?"
콜베리는 그때 이렇게 대답했다. "녀석의 허세로 걸친 자신감을 깨부수기 위해서지, 새롭게 진정한 자신감을 구축할 기회를 주기 위해서. 언젠가 좋은 경찰이 될 수 있도록 돕는 거야.
걸출한 성과를 내는 방법을 가르쳐주는 거랄까." - P110

그는 경찰의 마스코트나 마찬가지였다. 잘생긴 생김새에 호감 가는 태도에, 육체적으로 건강했고, 훌륭한 운동선수였다. 경찰 모집 광고에 나서도될만했다. 적어도 다른 사람들보다는 확실히 내세울만했다. 가령 거만하고, 흐느적거리고, 비만 조짐이 있는 콜베리보다는 최고로 따분한 인간이 최고의 경찰이 된다는 가설의 완벽한 사례로 보이는 금욕적인 멜란데르보다는, 어느 면으로 보나 평범하기만 한 딸기코 뢴보다는 집채만 한 몸집과 꿰뚫는 듯한 눈빛으로 누구든 단박에 벌벌 떨게 만들 수 있으며 스스로 그 사실을 자랑스러워하는 군발드 라르손보다는.
그리고 물론, 코가 막혀 찡찡대는 마르틴 베크 자신보다도. - P111

"좋지 않아."
"내가?"
"아니, 책 모퉁이를 접는 것."
"내 책이야. 내 돈으로 샀다고." - P168

크리스마스까지는 한 달도 더 남았지만광고 잔치는 벌써 시작되었다. 한껏 장식된 쇼핑가를 따라 쇼핑강박증이 흑사병처럼 빠르고 무정하게 번졌다. 그 전염병은 눈앞에 마주치는 모든 것을 휩쓸었다. 피할 길은 없었다. 전염병은 가가호호 방문하여 모두를 전염시키고 무너뜨렸다. 아이들은 벌써부터 기진맥진 울어대며 떼를 썼고, 가장들은 다음 명절까지 빚에 시달릴 형편이었다. 거대하고 합법적인 신용 사기가도처에서 희생자를 양산했다. 병원은 심근경색, 신경쇠약, 급성위궤양 환자들로 붐볐다. - P198

"경찰이 필요악이기 때문이야. 누구든 불현듯 경찰의 도움이필요한 순간이 온다는 사실을 알지. 직업 범죄자들조차 그래,
제아무리 도둑이라도 자기집 지하실에서 뭔가 달각대는 소리가들려서 밤중에 잠을 깨면 어떻게 할 것 같나? 당연히 경찰을 부르지. 하지만 그런 상황이 벌어지지 않는 이상, 대부분의 사람들은 경찰이 자기 일을 방해하거나 마음의 평화를 어지럽히면어떤 방식으로든 두려움이나 경멸을 표현하기 마련이야." - P199

노라스타숀스탄 거리의 버스에서 총알이 예순일곱 발 발사된 지 한달이지났다. 아홉 명을 살해한 범인은 여전히 잡히지 않았다.
초조해진 것은 경찰 당국, 언론, 보통 시민들만이 아니었다.
경찰이 하루속히 범인을 검거하기를 애타게 바라는 사람들이또 있었다. 흔히 지하 세계라고 불리는 세상의 사람들이었다.
범죄가 주업인 사람들은 지난 한 달 동안 활동을 삼갈 수밖에없었다. 경찰이 경계를 조이는 한 납작 엎드려 있는 게 최선이었다. 스톡홀름 전역의 도둑, 중독자, 마약상, 강도, 주류 밀거래꾼, 포주는 살인자가 한시바삐 체포되기를, 그리하여 경찰이다시 베트남전쟁 반대 시위나 주차 위반자에게 전념하여 자신들이 다시 활동에 나설 수 있기를 바랐다.
그래서 이번만큼은 그들이 경찰과 공동전선을 펼치게 되었다. 그들 대부분은 추적을 기꺼이 돕고 나섰다. - P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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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터에서 무슨 생각을 했는지 알아, 우리가 우리는 그랬어. ‘아, 끝까지 살아남기만 한다면.....… 전쟁이 끝나면 사람들은 얼마나 행복해할까! 아, 얼마나 멋지고 아름다운 인생이 펼쳐질까! 이처럼 처절한 고통을 이겨냈으니 이제 사람들도 서로 가엾게 여기겠지. 서로 사랑할 거야 달라질 거야.‘ 정말 그렇게 생각했다니까. 철석같이 믿었지. 하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서로 미워해. 다시 서로를 죽이고, 나는 그게 제일 이해가 안 돼…어떻게 그럴 수가 있지? 우리는………… 우리는 도저히 그게......p.553


스탈린그라드 근처에서... 부상자 둘을 전장에서 끌어냈어. 한 명......을 먼저 끌고 와 안전한 곳에 두고 다시 두번째 부상병을 데리러 갔지. 부상병들은 무겁디 무겁지, 그렇다고 전장에 버려둘 수도 없지, 그래서그렇게 차례대로 한 명씩 끌고 나온 거야. 두 사람 다 글쎄, 그걸 어떻게 설명한다. 그러니까 무릎 위까지 다리가 거의 절단되다시피 해서 피가 철철 흘렀어. 일분일초가 다급한 상황이었지. 그런데 전장에서 조금벗어나 포연이 옅어지는 순간에 보니까, 글쎄, 내가 그 고생을 하며끌고 나온 두 사람이 우리 전차병만이 아닌 거야. 한 명이 독일 병사인거야, 글쎄… 세상에, 얼마나 놀라고 기가 막히던지. 전장에서는 우리 병사들이 죽어나가는 판에 나는 적군이나 구하고 있었으니. 정말 어찌할 바를 모르겠더라고… 포연이 자욱한 전장에서는 얼른 구분이안 되거든, 아군인지 적군인지... 눈앞에서 사람이 죽어가며 ‘아,아∙∙∙∙∙∙‘ 하고 고통에 찬 비명을 지르는 걸 어떡해. 두 사람 다 전신에 화상을 입어 새까맸어. 둘 다 똑같더라고. 하지만 자세히 보니까 메달도 다르고 시계도 다르고, 전부 다 아군 게 아닌 거야. 군복도 빌어먹을 놈들의 군복이고, ‘아, 일이 이렇게 됐는데 이제 어쩐다? 우리 부상병을 끌고 가면서 생각했지. ‘가서 독일 병사도 데리고 와, 말아? 내가그대로 버려두면 그 병사는 곧바로 숨을 거두리라는 걸 나는 알고 있었어. 과다출혈로··· 결국 나는 그 병사를 데리러 되돌아갔어. 그리고계속 두 사람을 끌고 갔지.......스탈린그라드에서 있었던 일이야. 스탈린그라드전투는 정말 무시무시한 전투였어. 그렇게 끔찍하고 처참한 전투가 또 있을까.


 ‘심장하나는 증오를 위해 있고 다른 하나는 사랑을 위해 있다.‘ 그건 있을 수없는 일이지. 사람은 심장이 하나밖에 없으니까. 나는 늘 어떻게 하면내 심장을 구할 수 있을까 생각했어.p.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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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2-07-22 17:53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저는 오늘 퇴근 후에 까페에 가서 각잡고 읽을겁니다!! 오늘 다 읽는게 목표에요!!

청아 2022-07-22 18:03   좋아요 4 | URL
네!! 다락방님 응원합니다*^^* 이 책 너무 감동적이었어요. 마지막 이야기에 가슴이 먹먹해집니다. 이제 리뷰가 남았네요!

PersonaSchatten 2022-07-22 18:0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ㅠㅠ
에고.
별이 부족하지 않았나요? 오조 오억개 부족해요.

청아 2022-07-22 18:12   좋아요 5 | URL
맞아요!!ㅋㅋㅋㅋ별점 방식 바꿔야합니다. 이걸론 너무 부족해요.*^^*

새파랑 2022-07-22 19:2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와우 밑줄 그은 문장들이 하나같이 뭉클하네요 ㅜㅜ 미미님의 올해 베스트 책일거 같습니다~!!

청아 2022-07-22 19:39   좋아요 4 | URL
네!! 새파랑님ㅋㅋㅋ 이 책도 베스트 리스트에 들어갑니다. 요즘 읽는 책마다 다 마음에 쏙 들어요*^^*

거리의화가 2022-07-22 22:39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이 책은 정말 묵직한 감상을 낳을 수 밖에 없는. 읽는 내내 심장을 부여잡고 읽었던 책이에요~ 미미님의 리뷰 기다려봅니다!

청아 2022-07-22 23:01   좋아요 4 | URL
네!! 많이 울었고 그동안 읽어본 전쟁에 관한 책들과 차이가 느껴졌어요. 작은 이야기들의 소중함과 힘을 깨달았네요*^^*

scott 2022-07-22 22:52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이분의 증언 문학, 목소리가 메아리치는 사실적 문체 속에 담긴 엄청난 진실,,
현재 우크라이나에서도 일어나고 있는데
전쟁의 끝이 보이지 않네요.

스베틀라나의 체르노빌의 목소리도 사알짝 추천합니다 ^^

청아 2022-07-22 23:03   좋아요 5 | URL
읽으면서 우크라이나를 떠올릴수밖에 없었어요.ㅠㅠ 지구에서 전쟁이 종식되는 날이 오긴 할까요? 푸틴 좀 누가...

스콧님이 추천해주시면 소장각! <체르노빌의 목소리>꼭 읽어보겠습니다*^^*

페크pek0501 2022-07-23 13:5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도 전쟁 중에 있다면 전쟁이 끝나기만 하면 서로 사랑하고 달라질 거라고 생각할 것 같아요.
지금도 물가가 내리고 코로나가 끝나 마스크를 벗을 수만 있다면 무지 행복하게 살 것 같거든요. ^^

청아 2022-07-23 14:14   좋아요 4 | URL
그렇네요! 코로나 상황도 마찬가지네요. ㅎㅎ 시험만 끝나면 제대로, 더 열심히 공부할것 같은데 늘 평소대로였던 생각이 납니다. 아픈거 나으면 건강잘챙기고 달라질거라 다짐하고...역시 페크님👍*^^*

mini74 2022-07-23 15:1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하나의 심장. 심장을 구하자. ㅠㅠ 슬프고 뭉클하고 그렇네요. 고생하셨습니다 미미님 💕

청아 2022-07-23 15:52   좋아요 4 | URL
마지막 문장들이 가슴을 후벼 파네요 ㅠㅠ 이 책과 함께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미니님*^^*💗

coolcat329 2022-07-23 15:45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발췌문 읽어보니 아...이 책이 이런 내용이었구나...알게되었습니다.
저 이 책 이상하게 읽기 싫었는데 꼭 읽어볼랍니다. 고생하고 끌고온 군인이 독일군 ㅠ 근데 그 순간 그 마음이란 참 인간적이고 슬프고 그러네요.

청아 2022-07-23 15:56   좋아요 5 | URL
조금 두껍지만 추천드립니다.쿨캣님*^^* 전쟁에 대해 기존에 가졌던 생각들을 수정했습니다. 이런 일들이 적잖게 벌어져요ㅠㅠ 전쟁은 참 끔찍한데 그 안에서도 인간성은 더 빛을 발하는것 같습니다.

그레이스 2022-07-23 23:0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노벨상 발표되었을때 읽었어요
심장!
기억이 나네요
이 작가는 이런 르뽀만 쓰다 넘 힘들겠다! 하는 생각을 했죠.

청아 2022-07-24 08:32   좋아요 4 | URL
오 그레이스님 발표때 읽으셨군요!! 이런 기록물이 있어서 참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다큐보다 어쩜 더 생생하고 삶에 가까운 이야기들이라서요.*^^*

scott 2022-07-24 23:50   좋아요 4 | URL
맞아여
지금 우크라이나 사태로
희생 당하고 짓밟히고 있는 여성들 아이들의 목소리 기록하면서
작가님,피가 말라가고 있다고 합니다 ㅜ.ㅜ

청아 2022-07-25 07:42   좋아요 4 | URL
아...ㅠㅠ 과거의 일도 아니고 지금 일어나고 있는 상황이라 피가 마를 수 밖에 없겠네요ㅜㅜ

페넬로페 2022-07-26 16:49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이번 기회에 재독하고 싶었는데 결국 못했어요. 이 책 읽는 내내 한가지 생각이 아닌 여러가지 생각이 들었어요^^

청아 2022-07-26 17:17   좋아요 4 | URL
저도 그랬어요 페넬로페님*^^* 기존의 가치관들도 재정립할 수 있었어요. 훌륭한 책을 읽을 때마다 저의 문제점을 발견하는 것도 좋더라구요.
 

 



"슬픔이 파도처럼 밀려오는 사람이 있고 물에 잉크가 퍼지듯이 서서히 물드는 사람도 있지."



영화를 보고 어떻게 집에 왔는지 잘 기억이 나질 않는다. 물론 이것저것 볼일을 보고 무사히(?) 들어왔지만 그런 것들이 기억에 남지 않을만큼 온통 영화를 본 후유증으로 마음이 일렁였다. 이 영화는 슬픈 사랑이야기다. 사람들이 막 죽는데도 로맨틱하다. 그런거지. 일단 사랑이 시작되면 그 외의 모든 것은 배경이 되어버린다. 그게 심지어 전쟁이라도 사랑앞에선 무력해지기 마련이다. 사랑은 그런 힘이 있다. 하지만 그는 완전 바보였고 고백해 놓고도 그게 어떤 의미인지 그걸 제대로 알지 못했다. 잘 보려고 또렷이 보려고 인공눈물을 넣고 또 넣지만 그런다고 보이는게 있고 그래도 보이지 않는 것들이 있다. 그래서 그는 결국 대가를 치러야만 했다. 









이해는 잠시나마 서로의 영혼이 포개지는 가장 반짝이는 순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만큼 오해 혹은 몰이해는 날카로운 것으로 영혼을 긋는 가혹한 순간이 될 수도 있겠지요. 사랑하는 사람에게 이해받는 일이 더없는 기쁨이라면 사랑하는사람에게 오해받는 일은 처절한 고통입니다.  - P144 .이주혜작가



바닷가에서 막 울었다. 누가? 내가. 영화 장면이었지만 스크린과 나 사이에 경계가 사라진 느낌이었다. 사라져버리고 싶은 그 마음. 지워지고 싶은 마음을 너무나 잘 알것같아서 참을 수가 없었다. 사랑한다고 해놓고 나 때문에 붕괴되었다고 하는 사람을 다시 붕괴 이전으로 돌리기 위해 그녀는 지우고, 그러면서 영원히 기억된다. 사랑은 아름답지만 그래서 늘 위태롭다. 사랑은 오해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다.  누군가는 그 오해로 인해 벗겨진 가면 속 찰나를 발견하고 진정한 사랑에 빠지지만 누구는 다시 새로운 오해로 사랑이라는 기존의 오해에서 벗어난다. 그러므로 두 사람 사이에 사랑이란 감정이 시작되는것 자체가 기이하고 미스터리한 하나의 사건이다. 어떤 불가해한 사건보다도 풀기 어려운. 



 






나는 당신을 바라본다, 이 년 전부터 당신을 바라본다 .나는 우리를 잇고 있는 이 미친 사랑에 관해 적어야만 한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우리는 이 미친 사랑으로 죽게 될 것이다. -마르크리트 뒤라스 







박찬욱 감독은 상 받으려고 작정하고 이 영화를 만들었다. 쩝...

이 영화를 제대로 즐기려면 N차 관람을 해야만 한다.






내가 정훈희 노래를 찾아 듣게 될 줄이야...♡








라캉 정신분석학으로 보는 '헤어질 결심' 

김기덕 얘기만 빼고 그럭저럭 끄덕끄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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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22-07-22 23:3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미미 님 막 우셨군요. 해준이 바다를 향해 선 채 멍하니 약간은 분노한 듯한 얼굴로 살짝 옆으로 쳐다보는 장면요. 너무 슬펐어요. 격랑이 제게도 막 덮치는 듯.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지만 그냥 느낌대로 느끼기만 해도 좋지 않을까요. 느끼지도 못하는 사람들 은근히 많아요. 반응이 제각각 다 달라서 참 다양한 세상.

청아 2022-07-22 23:49   좋아요 1 | URL
네!! 바닷가에서 가슴이 미어지더라구요. 결국은 산에서 시작해 두 사람 모두 좋아하던 바다로...저 이런거 찾아보는걸 좋아해요ㅋㅋㅋ그래도 프레이야님 말씀처럼 각자가 느끼는게 제일 중요한것 같아요.*^^*

2022-07-23 00: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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