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4년, 알 수 없는 거대한 세계와 마주한 14살 ‘은희‘의 아주 -보편적이고 가장- 찬란한 기억의 이야기

김일성 사망과 성수대교 붕괴라는 커다란 두가지의 사건으로 이 시대를 기억하게 하면서 그 안에 펼쳐지는 한 소녀의 삶을 통해 사춘기의 성장통을 보여준다

˝이 영화를 다 보고도 누가 벌새를 가냘프다고 하겠는가, 허약하고 부실한 것은 알고 보니 이 세상이 아니던가. 1994년 성수대교를 보라. 감독에게 강력하게 요구한다. 서둘러 속편을 내놓으라. 은희가 감자전 꼭꼭 씹어 먹고 어떤 어른으로 성장해 가는지 보고 싶다. 저 속절없이 끊어진 다리를, 날아서 건너는 갈매기가 보고 싶다.˝
- <아가씨> 박찬욱감독

은희와 동시대를 살아갔던 그때의 우리가
우리의 시간을 애도할 수 있는 작품을 비로소 만났다. 수많은 은희들에게 결코 잊힐수 없는 애도의 기억이 될 것이다
- <쇼코의 미소> 소설가 최은영

˝한강의 기적˝이라는 국가의 꿈. 서울 강남은 그 몽상의 끝점이었다. <벌새>는 이 몽상 안의 세계를 살아가는 은희가 사랑하고 상처 입던 순간들을 소환한다
- <실격당한 자들을 위한 변론> 변호사 김원영

이 영화의 역사성은 1994년 가족과 학교를 중심으로 한국 사회를 관통하는 통증과 폭력의 일상을 그려 낸 데 있다

사랑에 필요한 것은 영원한 약속이 아니라 영원하지 않을 관계를 끝낼 때, 상대방과의 관계에서 최소한의 예의를 지키는 일이다.
그래서 ˝사랑은 아무나 하나˝, 이 말은 언제나 명언이다
- <페미니즘의 도전> 여성학자 정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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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곡 2022-10-25 17:5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은희 역 배우가 드라마에 나오니 반갑더라고요~많이 자랐고요 ...

나와같다면 2022-10-25 18:18   좋아요 2 | URL
내가 눈여겨 본 배우가 다른 모습으로 성장해서 나오는 보는것도 큰 기쁨이예요
나만 아는 보석 같은

북프리쿠키 2022-10-25 23:3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영화 참 좋았습니다.^^

나와같다면 2022-10-25 23:47   좋아요 2 | URL
내 안의 어린아이. 붕괴. 애도하다. 그렇게 성장하다.. 여러가지 질문을 던져준 영화였어요

나와같다면 2022-10-26 18: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나였던 그 아이는 어디있을까?
아직 내속에 있을까 아니면 사라졌을까?
 

살다보면 운명처럼
이런 사람과 만나게 될 때가 있다
결국 사랑하게 되겠구나
쉽게 헤어질 수도 없겠구나
그러나 함께 할 수는 없겠구나
‘저 사람과 나는 잘 될 것 같지 않다‘는
생각이 드는 사람

헤어질 결심 스토리보드북
글을 시각화 하다

마지막 장면에서 서래를 울부짖으며
바다 해변가를 헤매는 해준
허무하면서도 아쉽고, 마지막 사랑인 것 처럼 아픈 해준의 감정이 절실하게 담겨오는 연기를 보여준다

[헤어질 결심]은 은근하고 미묘하게, 관객이 스스로 다가와서 관심을 갖고 매력을 느끼게 하는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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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다이제스터 2022-10-20 21:0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이 영화 지금까지 볼까말까 망설였는데,
이글 보고 꼭 봐야할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

나와같다면 2022-10-20 21:22   좋아요 3 | URL
아.. 제 글이 부디 스포가 아니길..
미묘한 감정의 떨림과 요동치는 내면의 파동이 공존하는 좋은 드라마. 그 짙은 여운을 북다이제스터님도 가지시길 바랍니다

고양이라디오 2022-12-09 17:37   좋아요 0 | URL
북다이제스터님 보셨나요? 꼭 보세요!!!

페넬로페 2022-10-20 23:2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마지막 장면, 정말 압권이죠!

나와같다면 2022-10-20 23:27   좋아요 3 | URL
아직도 잊혀지지 않아요. 압도적이였어요

고양이라디오 2022-12-09 17: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올 해 최고의 영화^^!

나와같다면 2022-12-09 17:57   좋아요 1 | URL
청룡영화제 공연중 정훈희의 안개 음악이 나오자 탕웨이가 눈물을 쏟습니다. ˝마음속에서 예고도 없이 파도가 일렁거렸다. 아마 서래가 들은 걸거다. 눈물도 그녀의 것이다.˝
아 그래서 배우는 특별한 감수성을 가지고 있구나.. 다시 영화의 한 장면으로 빠져드는 순간

고양이라디오 2022-12-09 18:59   좋아요 1 | URL
탕웨이 쵝오^^~!
 

[천관율의 줌아웃] 암울하고 위대했던 2012~2017의 기록을 꺼내본다

2016년 11월 12일 아침이었다. 역사가 모든 길을 열어둔 날이었다. 시대가 바로 움직이고 있다는 감각을 그렇게 몸으로 느껴본 적은 처음이었다

출구가 보이지 않는 긴 교착상태가 우리를 기다렸다. 여기에 이 시기 최대의 불확실성이 도사렸다. 분노의 수준이 대단히 높은, 당장 하야를 원하는, 100만 단위의 항의 시위가, 권위를 인정 받은 지도부도 없이, 광장으로 나온다. 광장은 인내도 전략도 요구하기 어려운 조건들만 잔뜩 안고 있었다. 그런데 긴 교착상태를 버텨내야 이기는 싸움이었다. 인내와 전략이 필요했다. 이건 도무지 어울리지 않는 조합처럼 보였다

˝니가 있다는 걸 내가 알아. 그리고 내가 널 알게 되었다는 걸 너도 알지.˝
100만 명 집회는 그걸 가능하게 한다. 사람들이 서로를 확인하고 연결되는 것 이어야말로 권력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든다. 이제 권력은 협상 변경의 압박을 강하게 받게 된다. ˝모인다고 뭐가 바뀌느냐˝는 질문에 대한 답이 이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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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8월 18일 국회법사위
노회찬은 ‘삼성 X파일‘ 관련 보도 자료를 통해 옛 안기부 불법 도청 테이프에서 삼성그룹의 뇌물을 받은 것으로 언급된 전.현직 ‘떡값 검사‘ 7명의 실명을 공개한다

˝국내 최대의 재벌 회장이 대선 후보에게 거액의 불법 자금을 건낸 사건이 ‘공공의 비상한 관심사‘가 아니라는 대법원의 해괴망측한 판단을 저는 결코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국민 누구나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1인 미디어 시대에 보도자료를 언론사에 배포하면 면책특권이 되고 인터넷을 통해 일반 국민에게 공개하면 의원직 박탈이라는 시대 착오적 궤변으로 대법원은 과연 누구의 이익을 보호하고 있습니까? 그래서 저는 묻습니다. 지금 한국의 사법부에 정의가 있는가? 양심이 있는가? 사법부는 무엇을 위해,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가?˝

˝저는 오늘 대법원의 판결로 판결로 10개월 만에 국회의원직을 내려놓고 다시 광야에 서게 되었습니다. 안기부X파일 사건으로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서도 뜨거운 지지로 당선시켜주신 노원구 상계동 유권자들께 죄송하고 또 죄송할 뿐입니다. 그러나 8년 전 그 날, 그 순간이 다시 온다하더라도 저는 똑같이 행동할 것입니다.
국민들이 저를 국회의원으로 선출한 것은 바로 그런 거대 권력의 비리와 맞서 싸워서 이 땅의 정의를 바로 세우라는 뜻이었기 때문입니다.˝

˝오늘의 대법원 판결은 최종심이 아닙니다.
국민의 심판, 역사의 판결이 아직 남아 있습니다. 오늘 대법원은 저에게 유죄를 선고하였지만 국민의 심판대 앞에선 대법원이 뇌물을 주고 받은 자들과 함께 피고석에 서게 될 것 입니다. 법 앞에 만명만 평등한 오늘의 사법부에 정의가 바로 설때 한국의 민주주의도 비로소 완성될 것입니다. 그 날을 앞당기기 위해 오늘 국회를 떠납니다. 다시 국민 속으로 들어가겠습니다. ˝


노회찬의원이 그립고
역사는 진정 진보하는 것이 맞는지
의문이 가득한 어느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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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전 대통령 유서

‘개인 노무현‘이 불가능한 언설임을 안다
그에 대한 모든 기억과 판단은 사회적일 수밖에 없다. 이 분명한 사실이 가장 안타깝다. 이 움직일 수 없는 자명한 역사가 나를 좌절케 한다. 어느 세월에나 ‘그 사건‘에 대한 ‘객관적‘인식이 가능할까

일천한 독서 경험이지만 노무현의 유서는 상당한 명문에 속한다. 담백하다. 완전하게 지쳐서 미련이 남지 않는 사람만이 쓸 수 있는 글이다. 증상의 전형성(˝글을 읽을 수도 쓸 수도 없다.˝), 호소(˝앞으로 받을 고통도 헤아릴 수가없다.˝), 구체적 이유(˝너무 많은 사람에게 신세를 졌다.˝), 성숙한 자세(˝삶과 죽음이 모두 자연의 한 조각이 아니겠느냐.˝), 타인에 대한 배려(˝너무 슬퍼하지 마라. 미안해하지 마라.˝), 소박한 요구(˝화장˝, ˝작은 비석˝). 그가 겪었을 고통을 감안하면 놀라운 정신력이 아닐 수 없다

운명은 구조의 힘에 대한 나의 대응이다
그것이 균형을 이루는 이루는 경우는 드물다
극단으로 기울어질 때 개인은 생사의 기로에 선다. 자살. 타살 여부는 부차적이다
즉 모든 자살은 사회적(타살)이다. 대개 구조가 개인을 압도하기 때문에 우리는 팔자를 타령한다. ‘운명을 극복‘한 경우는 복잡한 세상의 우연 덕분이다. 이 과정에서 ‘승패‘와 무관하게 악의 그물에 걸려 몸이 헌신될 수 있는데 이른바 ‘역사의 밀알‘이 되는 것이다

˝운명이다˝는 구조, 즉 당시 정권에 대한 노무현의 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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