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에도 마스크를 씌워야 하나요 - 팬데믹 시대의 식사는 어떻게 변화해야 하는가
임선영 지음 / 마음의숲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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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제목과 부제에서 던지는 질문은 초고층 아파트라면, 답하기에 동원된 정보는 2층 높이, 황토로 빚은 한옥. G(선하고), H(힐링되며), I(mpressing 감동주는) 음식에 대한 저자의 식견을 담은 에세이. 저자가 신뢰하는 구매처와 식당을 많이 소개해주셔서, 책 읽다말고 품목별 주문하느라 바빴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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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영릉 님께, 

첫 출산 2019년 4월. 태어난 아기의 생일이 돌아오기 전인 2020년 2월, 그 경험을 책으로 펴냈으니, 얼마나 치열하게 "낮엔 육아, 낮밤 수유, 짬짬이 글쓰기"를 하였을까요? [굴욕 없는 출산] 본문에서 두어 차례 소명의식을 언급했죠? '아름다운,' '숭고한' 등의 형용사로 치장한 홍보성 이미지가 아닌, 임신과 출산을 직접 경험한 당사자의 목소리를 드러내리라는 소명감이 없었던들, 산후 우울증을 이겨내며 책을 내기 쉽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저는 [굴욕 없는 출산]을 지난 한달 간 세 번 읽었습니다.  [굴욕 없는 출산] 어느 페이지를 펴도, 제 등을 콕콕 찍어 떠미는 문장들이 있었어요. 제 평소 생각과 손뼉 치기 좋은 문장들도 마찬가지로 많았고요. 목영릉 님은 출산이 "몸, 성, 에로스, 가족, 결혼 근대, 젠더, 계급, 자원 등을 모두 건드리는 복합적 이슈" (158)이기에 "사회정찰대" 삼아야 한다는 관점에서 이야기를 풀어갑니다. 재생산 연구자들의 한결 같은 생각이지요. 다만, 차별점이 있다면 목영릉 님은 본인의 출산 경험을 책 제목 그대로 "굴욕"을 키워드 삼아 편집 없이 기록합니다. 



목영릉님은 주류 출산 담론이 과정이 아닌 이벤트로서 "출산 행위"에 집중되거나 '사회적 재앙'으로서의 "저"출산에 포커스를 두거나 출산을 낭만화한다고 봅니다. 문제는 정작 주체인 여성의 목소리를 삭제시켜와서(최근 읽은 조선시대 출산 문화에 대한 책에서도 그 부분의 기록은 거의 남아 있지 않다 하더군요. 워낙 터부시해온 화두였죠), 정작 21세기 출산을 앞둔 여성들은 레퍼런스 삼을 목소리를 찾지 못한다고 목영릉 님은 울분을 쏟아 냅니다. 부제처럼 "우리는 출산을 모르"는데 마치 안다는 양 세뇌 당해왔다는 것이죠. 혹은 여성의 출산은 자연의 순리라는 전근대적 사고에서 나아가지 못한 채 출산에 프레임 걸어 생각해왔다고 당신은 비판합니다. 이런 주장에 이르기까지 목영릉 님은 어찌 그렇게 많은 책, 드라마, 영화와 다큐멘터리를 섭렵할 수 있었는지 정말 존경스럽습니다. 갓난 아기를 돌보면서 "짬짬이 글쓰기" 덕분에 [굴욕 없는 출산]은 다양한 영역-페미니즘이라는 우산 아래 아우를 수 있는-의 주제들을 건드리고 있지요. 화끈한 문장으로요. 제가 "어느 페이지를 펴도, 등을 떠밀리는" 느낌이 들었던 이유입니다. 생각을 담고만 있는 이도 많은데, 목영릉님처럼 가시적으로 드러날 수 있도록 화두의 공을 높이 띄워주는 이에게 감사해야죠.


 책 읽으며 내내 저자를 직접 만나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만약 대화할 기회가 생긴다면, 당신에게 여전히 출산경험의 키워드가 "굴욕"인지, 만약 그렇다면 그 '굴욕감"의 근원을 어떤 방향으로 파들어가고 있는지 묻고 싶습니다. 실례지만, 제가 "굴욕" 키워드 주변의 단어들을 채집해두었습니다. 출산의 의료화 과정에서, 여성 몸의 도구화 대상화에 대해 분노했던 당신의 절규가 다양한 형용사로 변주됩니다. 




  • "분노, 오기 회환, 사명감" (6)
  •  "괴리감, 어리둥절함, 찝찝함, 수치스러운 기억" (40)
  • "임신 과정은 대부분 우울과 고통을 인내하는 시간" (47)
  • "수치심과 모욕감 사이" (64)
  •  "'굴욕의자'에 앉아 있는 심정은 그야말로 처연했는데, 아프고 부끄럽고 당황해서 어쩔 줄 몰라하는" (64)
  • "임신 과정은 내 인생에서 가장 수치스러운 순간이었다. 나는 분명 모욕을 느꼈는데 아이러니하게도 그 어떠한 책이나 매체에도 '수치'란 던어는 언급되지 않았다. 모두 행복과 기쁨을 말했다." (67)
  • "나는 임신과 출산 과정 중 느꼈던 불안, 걱정, 초조, 우울, 모멸감, 슬픔, 막막함…" (68)
  • "굴욕을 느낀 개인은 있는데 굴욕을 준 주체는 뚜렷하지 않아 모욕감이 어디서 발생하는 것인지 명확히 알기가 어렵다" (68)
  • "즐거워서 어쩔 줄 모르며 치킨을 먹는 남편과 시댁식구를 보니, 알 수 없는 울화가 치밀었다. "뭐가 그렇게 좋아요?"라고 나도 모르게 내뱉었다. 덕분에 찬물을 끼얹은 듯 분위기가 냉랭해졌다." (95)
  • "한 여성이 엄마가 되는 과정에서 겪어야 하는 타자에 의한 슬픔, 우울함, 당혹스러움"(102)      



목영릉 님의 인터뷰 기사를 찾아보니, 앞으로도 임신과 출산에 대한 글을 계속 쓰실 건가봐요. 다음에 책을 내셔도 세 번씩 곱씹어 읽는 열렬 응원자가 될 것을 약속할 수 있습니다. 




 [당신은 아이가 있나요?]는 그 질문이 불편한 사람, 차일드프리, 차일드리스. 논맘non-mom, 널리파라 등으로 불리는 사람들의 이야기입니다. 마찬가지로 non-mom이며 노년기를 차근차근 준비하고 있는 케이트 카우프먼이 썼습니다. 많은 여성을 실제 만나 인터뷰하면서 "엄마나 할머니가 아닌, 나로서만 사는 여성'의 삶과 고민을 그대로 드러내려 애썼습니다. 주류 담론이 늘 '엄마,' '모성' '좋은 엄마'에 치우쳐 있다면서 '엄마가 아닌 사람들'을 관심과 배려로 살피자는 주장입니다.  


목소리의 빈 자리, 당사자성의 전면진격이 [굴욕 없는 출산]이나 [당신은 아이가 있나요?] 모두의 집필 동기입니다. 그런데 출산 논의를 따라가다보면, 목소리의 삭제나 편집이 문제라하면서도 여전히 아빠(들) 혹은 아빠 아닌 이들의 목소리가 소거되어있음을 알게 됩니다. 


https://www.katekaufman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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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22598 2021-08-13 03: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책 궁금하네요. 여성의 목소리가 빠진 여성의 몸에 관한 서사. 이제는 우리가 많이 보고 듣고 알아서 이야기 해야할 것 같아요. ^^

scott 2021-08-13 15: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북사랑님 븍플계에서 독보적인 장르 발굴!
사회적 약자 비주류, 환경 건강, 청소년, 아이들,굴욕 없는 출산 까지
이런 책이 있다는 것 조차 몰랐는데 이렇게 소개 해주셔서 감사 합니다.

진정 저의 독서MD 이쉼 ^ㅅ^

얄라알라 2021-08-13 16:00   좋아요 1 | URL
북플계의 양분 담은 흙, 다양한 장르 나무를 키워내시는 scott님께서 이렇게 말씀해주시면 저 부끄럽습니다^^;;;

항상 몸의 문제에 관심 두다 보니 저는 이런 가지를 키우고 있는데, 관심 가져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우먼월드 : 여자만 남은 세상 ㅣ 진실의 그래픽 1
아민더 달리왈 지음, 홍한별 옮김 / 롤러코스터 / 2020년 1월
평점 :
절판


100자평 평균 별 다섯을 소폭만 끌어내리도록 딱 2개만 뺏습니다. ˝비욘세의 허벅지˝ 마을, 여자들만의 세상. 설정 자체에 흥미와 기대가 컸던 탓인지, 구멍 숭숭 상상력과 산만함에 뒤로 갈 수록 간신히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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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을거리 목록"에 올렸던 두 권 중, 오늘에서야 [조선의 결혼과 출산 문화]를 정리했다. 한국국학진흥원 연구 사업팀의 기획으로 경북대 박희진 교수가 썼다. [한국 역사인구학연구의 가능성](2016), [고문서로 읽는 영남의 미시세계] (2009) 등 기존 저서를 통해 추정할 수 있듯, 역사인구학의 관점에서 조선의 결혼과 출산 문화 파악을 시도한 책이다. 호적, 족보, 혼서, 행장류 등 평소 간접적으로만 접했던 고문헌의 조각보들이 박희진 교수의 바느질 덕분에 '조선의 출산문화'를 보여주는 지도로 재탄생하였다. 양적 지표로 뼈대 세우고, 정성적 자료로 살 붙이는 어려운 작업을 했고, 이제 시작이라는 뉘앙스의 서문에서 후속 작업도 기대한다. 

    • "양적 지표로 나타나는 인구 현상은 인간의 삶과 문화라는 질적인 문제와 관련된다. 조선 시대 사람들의 인간에 대한 인식, 조상 및 자식에 대한 태도 등이 혼인, 출산, 사망이라는 양적지표에 묻어나기 때문이다."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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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21-08-12 13:2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흥미로운 내용을 담고 있을 듯합니다. 역사도 배우고 선조들의 지혜도 배울 수 있는...

얄라알라 2021-08-12 15:10   좋아요 1 | URL
예, 페크님, 아주 얇고 한자도 별로 없어서(^^:;;) 제 수준에 딱 좋더라고요.

박희진 교수 역시 많은 조사를 하고 집필하셨지만, 이 분야 축적된 연구가 많지 않아 미완 느낌이라도 시발점 되고자 하신다고 서문에 쓰셨더라고요^^
 



사람, 참, 안 변하나봅니다. 

기분이 바닥을 칠 때 도서관 서가를 거닐다가 아무 책이나 뽑아들었다 다시 꽂았다, 책 밭에 있으면 평온해졌던 옛 기억. 


도서관 신간구입도서 풀리는 오늘, 제 나들이 장소는 도서관입니다. 새 책들을 보니 마음 저 밑바닥부터 흥분감이 올라옵니다.  '신명(?)'이 저 밑에서부터 올라옵니다. 매번 빌려온 책의 1/3도 못 읽고 반납하건만! 고양감 이 자체가 제게 양분이 되겠죠? 고마운 작가님들, 출판사관계자분들! 그리고 나의 알라딘 친구분들! 선물로 제가 8월 땡볕에 찍어온 꽃 사진들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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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붕툐툐 2021-08-11 23:5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도 학교 도서관 책 들어오는 날 너무 좋아해요~ 축제죠~💃
북사랑님 마음 너무 공감돼요😄

페크pek0501 2021-08-12 13:2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책만 보지 말고 꽃 구경도 하며 삽시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