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조미료로 通하는 나만의 요리
권향자 지음 / 꿈꾸는사람들 / 2013년 5월
평점 :
절판



천연조리료로 하는
나만의 요리

요리사가 아닌 요리연구가권향자가 지었다. <천연 조미료로 通하는 나만의 요리>. 전통 한식의 맛을 알리고 재료 고유의 맛을 끌어낸 요리를 개발, 전파하는데 애써온 권향자의 책은 배울 거리가 많다. 그녀는 레시피 하나하나 마다, 주재료의 영양학적 가치라든지 한식에서의 그 요리의 위상 등을 조근조근 어렵지 않게 설명한다. 덕분에 요리책을 공부하는 자세로 정독하기도 오랫만이다. “요리는 정해진 수학 공식이 아니라 응용활용’”이라는 그녀는 먹는 것만 보아도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그 가족이 얼마나 화목한지 알 수 있다고 한다. 과연 권향자가 제안하는 맛도 通하고, 영양도 通하는 건강한 요리는 무엇일까? 어떻게 독자를 한식요리의 세계에 입문시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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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제안하는 레서피에는 유난히도 일품 요리가 많다. 20여년 요리를 연구해온 연구가로서, ‘식재료 본연의 맛을 살리면서, 간단한 방법으로도 만들 수 있는 요리를 중시하기 떄문이다. 또한, 요리의 기본을 대량생산된 화학 조미료가 아닌 천연 조미료로 시작한다. 그래서 <천연 조미료로 通하는 나만의 요리>천연 조미료 만들기부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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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1 내 몸과 通하는 천연조미료 만들기에서는 멸치가루, 다시마가루, 건새우가루, 표고버섯가루 만들기를 소개하고 그 활용도를 일러준다. 국물 요리의 기본인 멸치육수와 다시마육수 만들기도 소개하면서 다시마가 약 90도에서 맛 성분이 가장 많이 빠져 나오므로 너무 오래 끓이면 비린내가 날 수 있다는 유용한 팁도 알려준다. 전천후 두루 활용도가 높은 맛간장 만들기 비법도 반갑다. ‘양파, 마늘, 생강, 사과,레몬, 통후주,청주,’ 들어가는 재료만 보아도 감칠맛이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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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2 ‘한 그릇으로 通하는 한 끼 요리에서는 말그대로 재료 본연의 맛을 살린 일품 요리 소개가 주를 이룬다. 쇠고기 무밥, 모듬버섯영양밥, 김치 콩나물밥, 가지볶음덮밥, 무생채 비빔밥 등이 소개된다. 평소 가장 서민적인 반찬재료로만 생각했던 콩나물도 권향자의 레서피를 따르니 항공기 기내식으로 내놓고 싶어질만큼 먹음직 스러운 콩나물밥으로 다시 태어난다. 그녀는 콩나물은 밥이 한소끔 끓고 난 뒤 올려야 질겨지지 않고 콩나물 특유의 향과 질감을 살릴 수 있다는 요리의 포인트도 친절히 짚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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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지볶음덮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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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편한 식사! 뚝딱 한 그릇에 가지볶음덮밥 (44~47)”을 예로 <천연 조미료로 通하는 나만의 요리>의 구성상의 특징을 소개해보자. 먼저 주재료 가지의 영양학적 가치와 활용도가 소개된다. 가지가 암 유발물질을 억제하는 폴리페놀성분이 들어있는 여름야채의 하나로서, 체온을 낮춰주는 효과가 있음을 배웠다. ‘가지볶음덮밥은 가지의 달착지근한 맛과 두반장의 칼칼한 맛이 조화를 이룬 일품요리이다. 요리의 포인트와 팁을 제시하고, 깔끔하게 편집된 조리과정 사진으로 요리 초보조차 가지볶음덮밥에 도전해보고싶을만큼 쉽게 조리법을 전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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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료 하나로 하는 두 가지 요리
“PART 3 재료 하나로 通하는 두 가지 요리에서는 하나의 주재료를 두 가지 색다른 요리로 탄생시켜준다. 황태는 황태찹쌀간장구이, 황태고추장양념구이, 새송이버섯도 새송이버섯조림, 새송이버섯전으로 다시 태어난다. 늘 파래김으로만 지루하게 섭취하던 파래가 오징어파래전, 파래초무침이라는 입맛 돋우는 음식으로 소개된다. 무엇보다, 평소 얼갈이된장국끓일 때나 사용해왔던 날콩가루를 날콩가루배추토장국뿐 아니라 날콩가루김치국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니 반가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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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4에서는 모든 손님에게 通하는 나만의 일품요리, PART 5에서는 천연소스와 내 몸이 通하는 건강한 샐러드 요리가 소개된다. 꼬마들을 위한 영양건강간식도 “PART 6 맛으로 通 영양으로 通하는 우리아이 간식에서 잊지 않고 소개해준다. 올리브오일 파프리카샐러드와 수제 또띠아라 할만한 불고기 밀전병쌈을 꼭 만들어 봐야지 하면서 요리법을 우선 눈으로 익혔다. 주말에 꼭 시도해봐야 겠다. 왠지 <천연 조미료로 通하는 나만의 요리>는 전시용 요리책이 아니라, 자주 꺼내보는 실용적인 주방의 동반자가 되어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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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 파괴자 - 의도하지 않았지만, 자기도 모르게 서서히 관계를 망가뜨리는 사람들
랜디 건서 지음, 장호연 옮김 / 한문화 / 2013년 2월
평점 :
절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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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 파괴자," Saboteurs의 번역어 '파괴'의 어감도 강렬한데다가, 표지 그림의 날카로운 가윗날에 흠칫했다. 곧 누군가를 떠올렸다. 사실 "관계 파괴자"라는 말을 듣는 순간, 대부분의 사람들의 머릿 속에는 "관계를 갉아먹거나, 휘젓거나, 부식시키는 타자(들)의 얼굴이 떠오를 것이다. "나는 아니야. 내가 그럴리 없지."라는 자기 합리화와 함께. 그러나 <관계 파괴자>의 저자 랜디 건서는 직설화법으로 꼬집는다. 서서히 관계를 망뜨리는 파탄자는 바로 당신일 수 있다고. 동시에 의도성의 문제를 제기한다. "이 책에서 말하는 관계 파괴자는 선의를 갖고 있지만 종종 자기도 모르게 미묘한 행동을 저질러 관계를 서서히 망가뜨리는 사람을 말한다(p.11)"는 조작적 정의와 함께. 이쯤되면 구미가 당기지 않는가? <관계 파괴자>를 읽어보고픈. 그래서 내 안의 숨어있는 관계파괴의 성향을 진단하고 치유해보고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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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우리 모두는 관계 파괴자다"라는 심기 불편케 하는 제목으로 서문을 열려면 해당 분야에서의 상당한 자신감과 식견을 가졌으리라. 그러하다. 저자 랜디 건서는. 40년동안 무려 10만 시간 이상을 위태로운 관계의 끈으로 인해 질식해가던 개인과 커플들을 상담해왔다고 한다. '상당한' 상담시간만큼이나 '상당한' 나이의 그녀는 캘리포니아에서 임상 심리학자이자 결혼 상담가로 활약중이다. 58년전 어느 토요일 빙상에서 우연히 만났던 소년과 최고의 연인이자 친구로 평생을 살아가는 '잉꼬아내'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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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서 박사는 <관계 파괴자>를 "자신도 알아채지 못하는 관계 파괴적인 행동패턴을 파악하여 여기서 벗어나려는 실질적인 해법"을 제시하고자 집필했다. 총 14장으로 구성했다. 독자에게는 순서대로 혹은 필요나 관심에 따라서 14장을 발췌해 읽어도 좋다고 하면서도 1, 2장은 꼭 읽기를 권한다. 그만큼 현장에서의 임상심리의 경험으로 노련한 그녀의 혜안이 집약적으로 빛을 발하는 장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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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장에서는 파괴적인 행동의 근원을 언급하고, 이를 다시 10가지의 구체적 유형으로 나누어 소개하였다.
1 끊임없이 관계가 불안한 사람
2 모든 걸 자기가 주도해야 하는 사람
3 너무 가까운 관계가 두려운 사람
4 이겨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
5 비관적인 태도로 일관하는 사람
6 항상 자기가 중심이어야 하는 사람
7 자신이 원하는 것은 집요하게 얻어내는 사람
8 무작정 희생하고 고통을 감내하는 사람
9 무조건 상대방을 탓하는 사람
10 약속과 믿음을 쉽게 저버리는 사람
짐작하겠거니와 그 파괴적 행동의 근원은 어린시절의 가족과의 관계로 집약, 소급된다. 한 마디로 "파괴적 관계의 부정적 내면화"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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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단계 | 행동을 판단하지 말고 관찰하라
2단계 | 행동의 뿌리를 찾아라
3단계 | 파괴적인 행동을 일으키는 계기를 확인하라
4단계 | 언제 가장 흔들리는지 살펴보라
5단계 | 새로운 목표를 찾고 다른 행동을 하라
6단계 | 옆에서 지켜볼 증인을 찾고, 그의 격려를 구하라
7단계 | 계속해서 목표에 집중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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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장에서는 7단계에 거쳐 관계회복 방안을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언뜩 보기엔, 다양한 관계양상에 대한 맞춤형 해법이기에는 도식화된 7단계 메뉴얼처럼 보이지만 그렇지 않다. "네 문제가 이거야. 그것도 여태 몰랐어?"류의 오만한 진단이 아니다.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고 구체적으로 연습해가면서 파괴가 아닌 상생의 관계를 엮어갈 수 있도록 유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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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어, 자기 중심적인 관계 파괴자에게 제시하는 7단계 솔루션을 살펴보자. 랜디 건서 박사는 우선 가장 어려운 단계로 그 첫단계를 꼽았다. 행동을 판단하지 말고 관찰하라고 한다. 구체적으로는 파트너와의 대화를 독점한 상황을 일지에 적어보고 자신의 내면의 대화에 귀를 기울이라고 한다. 2단계에서는 자기중심적 행동의 뿌리를 찾고, 3단계에서는 행동을 자극하는 계기를 찾아보라고 권한다. 이후 단계는 오히려 쉽다. 언제 자신이 자기중심적으로 행동하기 쉬운지를 살펴보고, "관심을 다른 이들과 나누며, 타인의 말을 경청하는 훈련"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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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 파괴자>는 미국의 임상심리학자가 주로 미국인의 대상으로 한 상담을 바탕으로 집필한 책이지만, 한국문화권의 관계파괴자들이 읽어도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하게 만드는 책이다. "수동적 공격성(passive aggresiveness)" 등 (내가 믿기에는 한국인 관계파괴자들에게 핵심적 특성 중 하나)에 대한 언급도 부록처럼 수록해주었다. 파괴적인 관계패턴의 반복으로 상대방만 그 책임을 씌우고 비난해온 이라면 꼭 읽어보기를 권한다. 건강한 관계를 장기적으로 이어나갈 수 있도록 자신을 돌아보고 훈련해볼 수 있다. 훈련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니 걱정 마시길. 랜디 건서 박사가 자신의 7단계 솔류션이 성공률 높았다고 장담하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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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 단식하고 먹어라 - 글로벌 건강 트렌드, 간헐적 단식 IF
브래드 필론 지음, 박종윤 옮김, 고수민 감수 / 36.5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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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at Stop Eat
브래드 필론이 제안하는 간헐적 단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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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한국에 나구모 요시노리가 몰고온 "1 1" 열풍의 여세는 2013, "단헐적 간식(IF, Irregular Fast)"으로 이어질 듯 하다. IF의 선구자 브래드 필론의 가 한국에서도 출간되었으니 말이다. 사실 이 책을 2007년 영문판으로 초판하기까지 저자는 7년을 망설였다고(기다렸다고?) 한다. 그의 주장이 대중에게 수용될 여지가 희박해 보이다는 판단에서였다. 하지만 2013, 대중은 어떻게 먹어야 잘 먹을까?”의 화두에서 왜 먹지 말아야 하는가?”의 질문으로 옮아갈 준비가 되었다. 이제 사람들은 단식에 억울하게 씌우던 누명들을 다른 각도에서 보면서 단식, 소식, 단헐적 단식의 의미를 재발견하고 있다. 브래드 필론은 이 중에서 단헐적 간식을 제안한다. 말그대로 먹고 단식하고 다시 먹기. 열 살 때부터 헬스 잡지를 사모으고, 응용영양학과를 수석으로 졸업했을 만큼 건강한 몸의 문제를 평생의 화두로 삼아온 브래드 필론이 왜 간헐적 단식을 옹호하는지 더 소개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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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저자의 글쓰기에 대한 소개가 간헐적 단식 주장의 신뢰성을 높여줄 것이다. 브래드 필론은 구태의연하게 다이어트의 필요성이라든지, 영양 정보니 다이어트 방법을 구구절절 늘어놓지 않는다. 설득하려거나 가르치려는 어투도 아니다. '~카더라' ''이나, 단식 성공자의 'before & after'사진으로 무책임하게 독자를 현혹시키지며 자신의 주장을 종용하지도 않는다. '간헐적 단식'의 메카니즘을 밝히고 그 장점을 미지의 독자에게 친절하게 설명해준다. 치우침 없는 그 차분한 문체에서 진지한 완벽주의 성향의 지성인이 그려진다. 게다가 현학을 과시하지는 커녕, 미지의 독자를 배려해준다. 대중을 겨낭한 건강서적으로는 이례적으로 무려 250여개의 각주를 단 책이지만, 전문용어나 이론으로 독자를 가르치려들지 않는다. 브래드 필론은, 진심으로 단헐적 단식에 대해 보다 많은 대중이 이해하고 그 유용한 필요성을 독자 스스로 판단할 수 있게 배려했다는 느낌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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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헐적 단식은 왜 필요한가? 왜 유용한가?
<먹고 단식하고 먹어라>를 읽어보니 그 답은 간단하다. 간헐적 단식이야 말로 먹고싶다는 본능을 거스르지 않고, 칼로리표로 스트레스 받지 않고도 융통성있게 실천할 건강법이기 때문이다. 단헐적 단식은 다이어트가 아닌 라이프 스타일이다. 습관화한다면 힘 안들이고도 일상적으로 평생 지속할 수 있으니까.
그럼에도, 왜 비교적 최근까지도 단헐적 간식은 대중의 주목을 못 끌었는가? 어떠한 대중적 오해 때문이고, 그 오해들은 어떻게 잘못되었는가?
브래드 필론은 단헐적 간식 주장에 반신반의하는 미지의 독자들을 위해 오해풀기에 총력을 다한다. "허기는 순전히 생리적인 현상일까?" "단식이 저혈당을 유발할까?" "단식이 신진대사를 저해할까?" "단식이 근육량을 줄일까?" 등등의 질문에 대해 독자들도 생각해보라. 본인이 굳게 믿고 있는 소위 건강을 위한 '의학정보'들이 '카더라' 통신으로 차곡차곡 모아둔 것이 아닌지? 대학에서 영양학 전공으로 수석졸업을 한 브래드 필론조차도 스포츠 보조제 회사의 리서치 애날리스트로 수년을 일하며 각종 대중적 이론과 다이어트 산업 광고물을 접하다 보니,어떤 주장이 옳은지에 대한 믿음이 흔들렸다고 고백할 정도니 일반 대중은 오죽하겠는가? 아침밥은 꼭 먹어야 건강하며, 단식하면 지방이 아닌 근육이 결국 준다든지, 단식으로 오히려 폭식이 유발된다는 등. 브래드 필론은 수백편의 관련 논문을 읽으며 치밀하게 공부한 데에 자신의 체험을 바탕으로 조목조목 대중의 오해를 반박한다.
간헐적 단식은 대중의 오해와는 달리, 인슐린 수치, 혈당, 만성염증을 감소시키며, 성장호르몬 수치, 지방연소 및 지방 분해도를 높여준다.
그렇다면 간헐적 단식이 만병통치약인가? 융통성 있다니 단식 중 까페라테 한잔이나 오렌지쥬스 한잔은 허용할 수 있는가? 명심하라. 결코 그렇지 않다. 단식 중에는 칼로리가 든 음료는 절대 피해야만 한다. 즉 '융통성 있는 단식'이 아니라 '완전한 단식'이어야 간헐적 단식의 효과를볼 수 있다. 그렇다고 어렵지는 않다. 브래드 필론이 제안하는 방법은 무척이나 현실적이다. 24시간의 단식을 일주일에 1~2회 시행하면 된다. 칼로리 없는 음료는 원하는 만큼 취하되 완전히 단식한다. 단식이 끝난 후에는 어떻게 먹느냐는 궁금증에는 그가 제시한 문장으로 대체할 수 있겠다.
"먹을 것을 다시 먹을 것이요 마실 것은 다시 마신다(p, 208). " 명확하지 않은가? 단식 중에는 "먹어도 될까 고민스러운 음식은 먹지 말고, 안 먹으면 안될 것 같은 (, ) 것은 취한다."
만복 상태로 당신의 몸과 마음에 과부하를 줄것인가? 아니면 간헐적 단식으로 몸도 가볍게 하고 세포가 숨쉴 시간을 주며 여유롭게 살고 싶은가? 일주일에 하루 이틀, 음식을 준비하고 먹는 시간 대신 마음을 살찌울 책을 한권 읽는 즐거움은 간헐적 단식의 보너스가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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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 단식하고 먹어라 - 글로벌 건강 트렌드, 간헐적 단식 IF
브래드 필론 지음, 박종윤 옮김, 고수민 감수 / 36.5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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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래드 필론이 제안하는 간헐적 단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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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한국에 나구모 요시노리가 몰고온 "1 1" 열풍의 여세는 2013, "단헐적 간식(IF, Irregular Fast)"으로 이어질 듯 하다. IF의 선구자 브래드 필론의 가 한국에서도 출간되었으니 말이다. 사실 이 책을 2007년 영문판으로 초판하기까지 저자는 7년을 망설였다고(기다렸다고?) 한다. 그의 주장이 대중에게 수용될 여지가 희박해 보이다는 판단에서였다. 하지만 2013, 대중은 어떻게 먹어야 잘 먹을까?”의 화두에서 왜 먹지 말아야 하는가?”의 질문으로 옮아갈 준비가 되었다. 이제 사람들은 단식에 억울하게 씌우던 누명들을 다른 각도에서 보면서 단식, 소식, 단헐적 단식의 의미를 재발견하고 있다. 브래드 필론은 이 중에서 단헐적 간식을 제안한다. 말그대로 먹고 단식하고 다시 먹기. 열 살 때부터 헬스 잡지를 사모으고, 응용영양학과를 수석으로 졸업했을 만큼 건강한 몸의 문제를 평생의 화두로 삼아온 브래드 필론이 왜 간헐적 단식을 옹호하는지 더 소개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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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저자의 글쓰기에 대한 소개가 간헐적 단식 주장의 신뢰성을 높여줄 것이다. 브래드 필론은 구태의연하게 다이어트의 필요성이라든지, 영양 정보니 다이어트 방법을 구구절절 늘어놓지 않는다. 설득하려거나 가르치려는 어투도 아니다. '~카더라' ''이나, 단식 성공자의 'before & after'사진으로 무책임하게 독자를 현혹시키지며 자신의 주장을 종용하지도 않는다. '간헐적 단식'의 메카니즘을 밝히고 그 장점을 미지의 독자에게 친절하게 설명해준다. 치우침 없는 그 차분한 문체에서 진지한 완벽주의 성향의 지성인이 그려진다. 게다가 현학을 과시하지는 커녕, 미지의 독자를 배려해준다. 대중을 겨낭한 건강서적으로는 이례적으로 무려 250여개의 각주를 단 책이지만, 전문용어나 이론으로 독자를 가르치려들지 않는다. 브래드 필론은, 진심으로 단헐적 단식에 대해 보다 많은 대중이 이해하고 그 유용한 필요성을 독자 스스로 판단할 수 있게 배려했다는 느낌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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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헐적 단식은 왜 필요한가? 왜 유용한가?
<먹고 단식하고 먹어라>를 읽어보니 그 답은 간단하다. 간헐적 단식이야 말로 먹고싶다는 본능을 거스르지 않고, 칼로리표로 스트레스 받지 않고도 융통성있게 실천할 건강법이기 때문이다. 단헐적 단식은 다이어트가 아닌 라이프 스타일이다. 습관화한다면 힘 안들이고도 일상적으로 평생 지속할 수 있으니까.
그럼에도, 왜 비교적 최근까지도 단헐적 간식은 대중의 주목을 못 끌었는가? 어떠한 대중적 오해 때문이고, 그 오해들은 어떻게 잘못되었는가?
브래드 필론은 단헐적 간식 주장에 반신반의하는 미지의 독자들을 위해 오해풀기에 총력을 다한다. "허기는 순전히 생리적인 현상일까?" "단식이 저혈당을 유발할까?" "단식이 신진대사를 저해할까?" "단식이 근육량을 줄일까?" 등등의 질문에 대해 독자들도 생각해보라. 본인이 굳게 믿고 있는 소위 건강을 위한 '의학정보'들이 '카더라' 통신으로 차곡차곡 모아둔 것이 아닌지? 대학에서 영양학 전공으로 수석졸업을 한 브래드 필론조차도 스포츠 보조제 회사의 리서치 애날리스트로 수년을 일하며 각종 대중적 이론과 다이어트 산업 광고물을 접하다 보니,어떤 주장이 옳은지에 대한 믿음이 흔들렸다고 고백할 정도니 일반 대중은 오죽하겠는가? 아침밥은 꼭 먹어야 건강하며, 단식하면 지방이 아닌 근육이 결국 준다든지, 단식으로 오히려 폭식이 유발된다는 등. 브래드 필론은 수백편의 관련 논문을 읽으며 치밀하게 공부한 데에 자신의 체험을 바탕으로 조목조목 대중의 오해를 반박한다.
간헐적 단식은 대중의 오해와는 달리, 인슐린 수치, 혈당, 만성염증을 감소시키며, 성장호르몬 수치, 지방연소 및 지방 분해도를 높여준다.
그렇다면 간헐적 단식이 만병통치약인가? 융통성 있다니 단식 중 까페라테 한잔이나 오렌지쥬스 한잔은 허용할 수 있는가? 명심하라. 결코 그렇지 않다. 단식 중에는 칼로리가 든 음료는 절대 피해야만 한다. 즉 '융통성 있는 단식'이 아니라 '완전한 단식'이어야 간헐적 단식의 효과를볼 수 있다. 그렇다고 어렵지는 않다. 브래드 필론이 제안하는 방법은 무척이나 현실적이다. 24시간의 단식을 일주일에 1~2회 시행하면 된다. 칼로리 없는 음료는 원하는 만큼 취하되 완전히 단식한다. 단식이 끝난 후에는 어떻게 먹느냐는 궁금증에는 그가 제시한 문장으로 대체할 수 있겠다.
"먹을 것을 다시 먹을 것이요 마실 것은 다시 마신다(p, 208). " 명확하지 않은가? 단식 중에는 "먹어도 될까 고민스러운 음식은 먹지 말고, 안 먹으면 안될 것 같은 (, ) 것은 취한다."
만복 상태로 당신의 몸과 마음에 과부하를 줄것인가? 아니면 간헐적 단식으로 몸도 가볍게 하고 세포가 숨쉴 시간을 주며 여유롭게 살고 싶은가? 일주일에 하루 이틀, 음식을 준비하고 먹는 시간 대신 마음을 살찌울 책을 한권 읽는 즐거움은 간헐적 단식의 보너스가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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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하는 여자 한복선 음식 시집 1
한복선 지음 / 에르디아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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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하는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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볕 좋은 5월 놀이터에서, 공원에서, 까페에서 책을 읽는다. <밥하는 여자>에 푹 빠져 읽는다. 옆자리에 사람이 앉으면 묻지도 않는 상대에게 대뜸 책 소개부터 한다. "요리 연구가 한복선 선생님 아시지요? 그분이 직접 민화그리시고 시까지 쓰셨다네요."하며서 <밥하는 여자>를 내민다. 열의 열 모두, "그래요?"하면서 놀라면서도 강렬한 호기심을 보인다. 그도 그럴것이 '한복선' 이란 이름 석자는 우리 음식문화에 조예가 깊지 않은 평범한 이들에게조차 익숙하지않은가. 중요무형문화재 '조선왕조 궁중음식 이수자'이자 요리 연구가로서......그런 그가 직접 쓴 시에 아기자기한 매력의 민화에 곁들여 내었다니,게다가 시집 제목도 자신의 정체성을 적확히 드러내는 <밥 하는 여자>라니.....호기심이 일만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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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 한복선 선생의 시는 4부로 묶여 구성되었다. 1부의 맛있는 멋있는 음식,’ 2유자이고 싶다,’ 3밥하는 여자,’ 4떡 옆에 장김치.’ 각 장의 제목에서 짐작할 수 있듯, <밥 하는 여자>를 아우를 핵심 소재는 음식,’ 특히 우리 전통 음식이다. 하지만, 그 기저에는 효심사람, 생명 존중의 마음이 흐르고 있다. 그토록 어머니 황혜성(궁중음식 연구가) 교수를 뼈에 사무치게 그리워하고 감사드리며, 그토록 자식을 아끼는 그 마음으로 평생 요리를 하였는데 어찌 한복선의 요리에 깊은 맛이 나지 않을 수 있으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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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편의 시, 곳곳에서 한복선은 어머니가 좋아하시는 음식을 추억한다. 그의 어머니 황혜성 교수는 양은솥에 지어 날가갈듯 고슬고슬 고두밥에 마른반찬을 좋아하셨고("밥상 예절"pp.14~5.), 여름반찬으로는 간간한 오이지를 제일 좋아하셨다 ("오이지" pp24~5.). 스마트폰으로 압축된 세상을 다섯 손가락 안에서 쥐락 피락하는 이 세상, 알아야 할 것 알아서 과시해야할 정보의 쓰나미 속에서 그 누구가 내 어머니 여름에 무슨 반찬을 제일 잘 자셨는지, 생신상엔 무엇을 꼭 올리셨는지를 그리 소중하게 기억하고 되뇌일까........한복선의 부모님을 향한 사모곡은 깊은 가야금의 소리로 시집 전체를 울린다. "매실나무(p.87)"에서는 고향집 부모님 산소 옆에서 부모님을 돌봐주는 매실나무를 그려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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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일날 " 세상에 나 낳아 주심/ 내가 끓여 드려야 했는데 / 하얀 옥반과 함께("미역국" pp.64~5.)"라며 어머님께 미역국 올려드리지 못했음을 아쉬워한다. "영계백숙 (p. 94)"에서는 "사위 아들 며느니 손주 앞앞이 한 마리/ 어머니 땀 뚝배기에 떨어진다./ 해 지면 뒤도 안 보고 우린 떠났다 / 크고 좋은 복숭아만 싣고"라며 어머니 가시고 난 후에 철없던 자식의 마음을 반성한다. 급기야 한복선은 어머니의 사랑에서 석화石花를 본다.

石花
돌의 꽃
바닷속 엄마의 젖 향 보드라운 아가의 속살
훗날 내 몸에 배어진 그리움
단단한 껍질 속 나 품고 바위에 꼭 붙어
피어난 어머니
"굴전 (p.16)"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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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침침해져서 취미로 그리던 민화가 깔끔히 마무리되지 않는다는 1949년생 한복선 선생은 자연의 섭리 노화를 감추지도 아쉬워하지도 않는다. 숨쉬듯 자연스레 긍정한다. "내 몸은 자연으로 간다........(중략)........자연으로 돌아가서 다시 태어난다 ("식" pp.12~3.). 정월 대보름의 아홉 가지 묵은 나물에서 "생것의 풋풋한 맛과 다른 깊이 ("내 더위 사" pp. 36~7.)"의 맛을 느낀다. 철들어서는 "엄마! 내 더위 사" 대신, "아이들 더위 내가 산다"했단다. 한복선 선생의 사모곡은 자식사랑 자손사랑으로 이어진다. "우리 식구가 모두 나에게 밥 달라 응석"이라며 엄마로서, 아내로서, 할머니로서 행복한 엄살을 하는 한복선은 "난 집에서 요리 선생이 아닌 /우리집 식순이 영원한 주방장( "뚝배기 된장찌개 " (p. 114) 이라며 또 행복해한다. 다 퍼주고 나누어주어도 아깝지 않다는 인자한 모성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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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하는 여자>는 대한민국 한 여성의 자전적 일기로서도, 조상의 얼을 음식에서 찾고 전승하려 고군분투하려는 장인의 기록으로도, 사모곡과 사랑의 마음을 음식으로 변주한 독특한 시화집으로도 읽힌다. 이 볕좋은 5월에 꼭 야외에서 읽기를 권하고 싶은 아름다운 시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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