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도 내 편으로 만드는 대화법 - 다투지 않고 상대의 마음을 얻는 32가지 대화의 기술
이기주 지음 / 황소북스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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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도 내 편으로
만드는 대화법
 
 
참으로 온갖 것을 자본화 삼는 시대이다. 화술, 화법, 이미지 메이킹, 대화를 통해서 적 만들기도 미연에 차단하고, 아군을 확보하는 전략이 필요하여 그 비법을 익혀야하는 세상. 어쩌랴. 이 삭막한 세상, 남들도 대화법을 자원 삼는다는데 넋놓고 있을 수는 없지 않은가? 어떤 전략으로 상대의 마음을 얻는지 <적도 내 편으로 만드는 대화법>을 읽어보았다.
 
 

 <적도 내 편으로 만드는 대화법>의 독자로서 받은 저자 이기주에 대한 인상을 별명으로 표현하자면 '거리의 대화 헌터(hunter)'라고 할까? 그는 지하철, 버스 등 대중교통과 공공장소에서 늘 코끼리의 팔랑귀 수준으로 귀를 열어둔다. 일상에서 보통 사람들이 (누군가가 주의깊게 엿듣고 대화를 수집하지 않는다고 방심하여) 편하게 내뱉는 말들을 수집한다.  치매 할머니와 중년 아들의 대화도, 스파이더맨 복장의 꼬마를 저녁 식사로 유인하는 엄마의 전략적 화법도, 초등생 아들의 말 허리를 계속 끊어내더 고압적인 어머니의 대화도 다 수집한다. 그 채집된 언어들은 <적도 내 편으로 만드는 대화법>의 사례로 배치되었으니, 행여 그 대화의 주체들이 이 책을 읽는다면 깜짝 놀랄지도 모를 터이다.
 
 
 
 
이기주가 제안하는 사람의 마음을 얻는 대화법의 핵심은 진심, 요즘 많이 쓰이는 단어로 표현하자면 진정성에 있다. 그는 '말'을, '섬'과 같은 존재인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교각에 비유하고, 그 교각의 재료를 '진심'이라고까지 한다. 이 진술을 연장해 해석해보자면, 이기주는  <적도 내 편으로 만드는 대화법>이 기능적 처세술 서적으로 읽히길 원하지 않는 듯 하다.  비즈니스 맨이나 오피니언 리더만을 위해서만이아니라, "가슴 속에 꼭꼭 숨겨 놓았던 진심을 상대에게 (p. 8)" 전달하고 싶어하는 보통 사람들을 더 염두해 쓴 책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고아한 언품을 가꿀 수 있을까? <적도 내 편으로 만드는 대화법>의 독자마다 저마다의 관점에서 팁을 취하겠으니, 내게 가장 크게 울리는 이기주의 팁을 꼽자면 다음과 같다.
"진심으로 들어야 진정성 있게 말할 수 있다." 영문학을 오래 공부하고 미국과 한국에서 학생들을  가르쳐본 친구가 했던 말이 떠오른다. "한국 사람들은 의문형에 야박해. 아무리 영어를 잘해도 의문형은 잘 안쓰는 것 같아. 자기 이야기 하기 바쁘고, 자기 표현하기 바쁘지 남의 이야기에는 정말 궁금한게 아니거든. 그러니까 질문을 던질 이유도 없지." 친구의 말이 <적도 내 편으로 만드는 대화법> 을 읽으며 계속 생각났다. 진심으로 경청하자. 들어주는 그 침묵도 좋은 대화가 된다.
 
TIP 마음을 얻기 열기 위한 대화법 10계명
 
 
TIP 마음을 닫게 만드는 10가지 언행

 

베스트셀러였던 샘혼의 <적을 만들지 않는 대화법 (Tongue Fu!>(2008년)와 <적도 내 편으로 만드는 대화법> (2013년)두 권을 모두 읽은 이가 눈살을 찌푸린다. 후자가 전자의 전반적 구조며 심지어는 인용한 사례까지 너무 겹치게 집필했다고 말이다. 아직 샘혼의 책을 읽어보지 못했기에, 단정적으로 말할 수는 없다. 하지만 적어도 제목에서는 저자 이기주가 샘혼의 저서를 의식했음이 역력하게 드러난다. 샘혼은 '적을 만들지 않는' 차원의 대화법을 제안한다면, 자신은 이를 넘어서 '적조차 친구로 돌리는 대화법'을 제안하지 않겠다는가? 시간을 두고 샘혼의 <적을 만들지 않는 대화법 (Tongue Fu!)>을 읽어보아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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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되는 집안의 10cm 비밀 - 풍수 인테리어를 이용한 정리와 배치의 기술 내 손으로 하는 풍수 인테리어 시리즈 1
이성준 지음 / 예문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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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되는 집안의 10cm 비밀
 
 
 
 
 
 
인테리어 도서의 맹점은, 볼 때는 '아하'하며 자극을 받지만 책 덮으며 잊게 되거나 따라하기 어려운 데 있다. 제대로 실전에 응용하지 못하는 자신의 게으름과 솜씨 없음을, "에이! 책에 소개된 집들이야, 수천만원씩 들여 전문가가 개조한 모델하우스 격 집인데 뭘. 가재가 어찌 게를 따라가겠어."하며 애써 덮어두게 만든다. 하지만 <잘되는 집안의 10cm 비밀>은 정녕 내 집을 바꿔보고픈 욕구를 꿈틀이게 한다는 점에서 여타 인테리어책들과 차별된다. 이 책의 저자 이성준은 전통 풍수학과 현대 건축을 접목한 ‘풍수 인테리어’를 처음으로 대중에 소개했던 대한민국 풍수 1인자로 통한다고 한다. 그가 2000년부터 꾸준히 집필해온 풍수 인테리어 책들은 총 25만여부나 판매되었다니, 가히 이 분야의 달인답다. <잘되는 집안의 10cm 비밀>을 읽어보니 그의 책들이 스테디셀러인 이유는, 이성준이 일반 독자에게는 골치아픈 풍수 이론이나 방위론 대신 실제 활용가능한 풍수인테리어의 핵심을 시집가는 딸에게라도 전수하듯 쉬운 말로 쓴 점이 아닌가 싶었다. 
 
 
마침 함께 읽었던 박성혜 박사의 <풍수 인테리어>와는 사뭇 다른 문체와 접근 방법이다. 전자가 앞 서 말했듯, 일반 대중에게 전달력 강한 쉬운 언어로 풍수 인테리어 그 자체에 집중했다면, 박성혜의 저서는 풍수 외적인 여러 주제어를 학문적 뉘앙스로 녹여내어 전달한다는 인상이다. 이 둘을 보완적으로 읽으니 올 가을 '풍수 인테리어'에 가망이 보이는 듯 했다.
 
 
제목 속에 숨어 있는 10cm가 시사하듯이, <잘 되는 집안의 10cm 비밀>은 금전운과 시험운, 애정운을 높여서 어쩌면 운명까지도 바꿔줄 풍수의 비밀을 "10cm"에서 찾는다.  어렵지 않다. 가구를 벽에 바짝 붙이는 것은 풍수 인테리어의 금기.  식탁, 전자레인지나 냉장고, 침대 등의 가구는 최소 10cm 띄어서 배치한다. 예를 들어 침대를 벽에서 10cm만 띄우면 부부 애정운이 높아지고 몸의 개운해진다며 이성준은 실제 사례를 들어서 설명해준다. 화초 역시 가장의 키보다 10cm 작은 화초까지만 인테리어에 허용한다.
 
풍수 인테리어 강의를 일부러 찾아 수강했어도 그다지 도움 받지 못했던 일인으로서 <잘 되는 집안의 10cm 비밀>은 신기하게도,  절로 수긍이 가고 또렷하게 기억되는 이야기를 많이 담고 있어 큰 도움을 주었다. 가장 기억에 남는 풍수 인테리어의 핵심을 꼽아보라면, '조명의 적절한 활용,' '현관은 무조건 밝고 깨끗하게,' '화초로 집안에 생기를 더하기' 등을 꼽겠다. 얼핏 들으면 굳이 '풍수'라는 말을 붙이지 않아도 일상의 상식인 이야기들이라 하겠지만, <잘 되는 집안의 10cm 비밀>에서는 "왜" 그래야하는지의 이유를 조목조목 설명해준다. 쉽게 말해 기(氣)테크야말로 행복하고 건강한 삶에 필요하기 때문이다.
 
 
 
 




 
 
 

<잘 되는 집안의 10cm 비밀>의 예비 독자들을 위하여 먼저 이 책을 읽은 독잘소서 기억나는 풍수 인테리어 팁을 몇 가지 적어본다.

 

* 남편의 기를 살리기 위해서 화장실에 빨간 선인장이나 붉은 꽃을 꽂아둔다. 화장실 조명을 밝게 쓴다.

 

* 남편은 침실 대각선에서 가장 먼 자리에서 자는 것이 좋다. 머리는 출입문과 먼 쪽으로 두기를 권한다.

 

* 침실에는 추상화나 누군가가 응시하는 초상화는 두지 않는 것이 좋다. 침실에는 꽃을 두지 않으며 욕실이 딸린 침실이라면 취심시에는 문을 닫아 둔다.

 

* 현관에는 레저기구, 골프채, 우산 등을 두지 않는다. 조명을 밝게 유지하며 신발장의 청결을 확인한다. 현관문에는 소리나는 인테리어 소품(풍경)을 배치한다.

 

*공간의 생명력은 조명이 높여준다. 집안을 밝혀라! 전기세 아낀다고 부분조명하거나 조명을 꺼두는 것은 금물. 작동하지 않는 조명은 즉시 교체하라. 거실 귀퉁이나 집안 곳곳의 어두워지기 쉬운 곳엔 보조조명을 활용한다. 특히 거실에는 키가 큰 플로어 램프를 설치한다.

 

*아이들은 현관 왼쪽 방, 노인들은 현관 오른쪽 방을 배치한다. 아이에게 안방을 내주는 일은 없도록 한다.

 

 



 
 이성준은 풍수 인테리어를 친근한 말, "도리도리'와 "곤지곤지"로 정의한다. 땅의 이치와 세상의 도리를 깨치는 것, 즉 풍수란 집의 건축 요소, 가구, 가전제품 등을 자연의 이치에 맞게 배치해 기의 흐름을 순조롭게 터주는 기테크이다. 그는 집과 인간이 서로를 소외시켜왔다면서 화해를 제안한다.
 
풍수 인테리어는 로또 복권이 아니다. 소외시켰던 집과 화해하고 집을 알뜰 살뜰 돌보는 그 마음가짐이 곧 자기 자신을 돌아보며 갈고 닦고, 타인을 대하는 마음가짐이기에...... 결국 풍수 인테리어에 정성을 쏟는 이가 운명을 좋은 방향으로 개척할 수 있는 게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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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은 친환경 국을 먹는다 - 텃밭채소, 제철재료로 만드는 비바리의 192가지 국물요리
정영옥 지음 / 경향BP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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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은 친환경
 
국을 먹는다
 
 
 
 
진솔한 프롤로그를 읽고 나니 저자 정영옥 (비바리)님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화려한 특수 조명 아래, 일류 푸드스타일리스트가 최고급 광주요에 담은 요리를 배치하여 찍은 후 보정된 사진 이미지가 가득한 요리책에 눈이 길들여져서 처음엔 '촌스럽다'고 생각했으니까. <우리집은 친환경 국을 먹는다>의 이미지 사진말이다. 하지만 저자가 "마땅한 테이블도 없고, 별도의 조명기구도 없는 상태에서 짬짬히 그것도 혼자만의 작업(p.5)"으로 이 한권을 알차게 담아냈다는 이야기에 최초의 경솔한 반응은 경탄으로 바뀌었다. 
 

 
 
저자 정영옥은 제주도 여자이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밥 당번을 죽어라 시키신 어머니 (p. 6)'덕분에 쌓인 내공과, 건강한 음식에 관심이 많았다는 둘째 언니의 영향으로 몸과 마음을 살리는 건강 밥상차림에 일가견이 있다.
2006년부터 운영한 블로그 ‘비바리의 숨비소리 http://blog.daum.net/solocook/ ’에 꾸준히 친환경 재료와 천연양념으로 맛을 내는 요리 비법을 소개해 왔다고 한다. 그렇다. 비바리 정영옥은 파워 블로거이다. 하지만 책의 행간을 통해 느껴지는 그녀의 인품은 소박하며, 블로그를 운영하는 마음에도 욕심이 없다. "그 누군가의 건강한 식탁 차림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면....."의 소박한 바람으로 <우리집은 친환경 반찬을 먹는다>에 이어 <우리집은 친환경 국을 먹는다>를 출간하였으니.
 
 
"무엇을 넣고 만들어야 맛있을까를 생각하기 보다는 무엇을 넣지 말아야 하는지를 우선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는  비바리 장영옥은 최소한의 양념으로 재료 본연의 참 맛을 살리는 요리를 선호한다. 따라서 신선한 재료가 그녀요리의 핵심이다. 그녀는 마트 가공식품이나, 마트에 얌전히 누워있는 채소가 아니라, 자신의 텃밭에서 난 재철 채소에 각종 천연양념과 천연가루를 쓴다. 그녀의 이웃도 친구도 아니지만 그녀의 찬장에 차곡차곡 정리되어 있을 천연가루의 가짓수만으로 보건데, 장영옥은 참 부지런한 여인이다. 단호박 가루와 백년초 가루로 색을 낸 수제비를 끓이고 생강가루로 매운탕의 비린 맛을 잡으니 말이다. 그녀를 따라 건조기 하나쯤은 꼭 구입해야 겠다는 생각!

 
 
 
<우리집은 친환경 국을 먹는다>에 소개된 국요리는 크게 다음의 6가지로 분류된다. 일상 맑은국, 별미국, 찌개, 탕과 전골, 냉국, 해장국과 보양국. 소개된 국이 총 192가지에 이른다고 한다.
 
재료의 참신한 활용에서 우선 한 수 배우고 간다. 늘 곤드레비빔밥으로만 먹었더 곤드레로 된장국을 끓일 수 있구나!  심지어는 곤드레김치며 곤드레 장아찌도 담글 수 있다고 한다.
 
 
 
가을이면 자주 먹는 배추 된장국에도 느타리 버섯을 넣을 수 있구나! 물론 국물은 멸치와 다시마로 낸다.
 


 
 
 
 
저자가 제주도에서 나고 자란 만큼 제주도의 향취가 느껴지는 요리들도 여럿 눈길을 끈다. 예를 들어, 고기국수, 고사리 육개장, 그리고 오분자기뚝배기는 제주사람들이 많이 먹었던 음식이라며 소개한다. 요새는 제주도 오분자기 구하기가 어려워 전복으로 대신한다던데, 본문 사진 속 요리는 우도 해녀들이 직접 채취한 자연산 오분자기로 만들었다고 한다.


 

 


 


 
조리법은 길어야 6단계, 무척 간략하다. 첨가물을 많이 넣지 않고 재료 본연의 맛을 살리다 보니, 조리법이 복잡해질 이유도 없다. 본문 하단에는 재료의 특징 및 재료 다루는 법에 대한 노하우를 실고 있어, 요리 초보로서 배워가는 재미가 쏠쏠하다.
 
 
192가지 레서피 중에는 별미 야외요리도 수록되어 있다. 그 중에서 단연 돋보이는 '캠핑 김치찌개,'300만 캠핑족을 위한 정영옥의 특별 레서피이다. 김치와 채소에 집에서 만든 수제 어묵을 넣었다.


 

 

 
 

 
 
따라하고 싶은 국요리가 한가득, 비록 나만의 텃밭은 없지만 신선한 재철 재료로 부지런히 비바리의 요리법을 따라해보아야 겠다. 날씨가 선선해지니 탕종류부터 도전,  우선 토란주문부터 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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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턴으로 세상의 흐름을 읽다 - 어떻게 세상은 움직이는가?
이영직 지음 / 스마트비즈니스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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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턴으로 세상의 흐름을 읽다

 

 

 

 

기대 이상으로 지적 자극을 주었던 독서경험이라고나할까? '1% 고수들만 아는 세상 읽기의 비밀'을 가르쳐 준다는 문구에 '오호라? 그래?'의 미심쩍은 의문부호를 달고 읽기 시작한 <패턴으로 세상의 흐름을 읽다>, 한달음에 푹 빠져 읽었다. 신선하고 재미있었다.  책을 읽으면서 내내  '저자 이영직은 독서광이던가? 아니면 자료 수집과 정리의 달인인까? '의 의문이 머리 속에서 떠나지를 않았다. 컨설팅 회사 대표라니 그 살인적으로 타이트한 스케줄이 가히 상상이 되는데, 어찌 그 바쁜 와중에 본문에 인용한 저 많은 고전과 신작들을 섭렵할 시간을 할애할 수 있었을까? 문화인류학의 고전 <국화와 칼>, 토인비의 <역사 연구>, 보르헤스에 움베르코 에코, 최근 논란을 일으켰던 리처드 도킨스의 <만들어진 신>에 심지어는 대한민국 상위 1%의 공부 영재들도 제목만 읽고 지나갔을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과 마르크스의 <자본론>까지!  대중문화의 가벼운 코드에서부터 진화심리학, 진화사, 수학, 물리, 역사, 철학의 소위 여러 분과학문들의 영역을 종횡무진 드나들며 엮어내는 저자의 솜씨에 감탄을 아니 할 수 없었다. 게다가 챕터 요약본만 가볍게 읽은 것이 아니라 실로 인용한 책들을 통독한 듯한 인상까지 주니 저자의 치열한 탐구욕에 어찌 관심이 가지 않겠는가?

저자 이영직은 이미 경영학, 경제학 분야에서 대중을 겨냥한 책들을 여러권 출간한 바 있다. 이번에 출간한 <패턴으로 세상의 흐름을 읽다>는 패턴을 읽을 수만 있다면 삶이 더 아름다워지지(의외로 이 대목에서는 저자가 추상적이고 은유적인 사고에 기댄다, 무엇을 일컬어 '더 아름다운 삶'이라 하는지에 대해 본문에서 딱히 규정하고 있지 않기에 이 문장은 의외로 읽힌다)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집필했다고 한다. "자연계의 구조, 생태, 패러다임, 사회 현상, 인간행동과 심리, 인간의 언어와 습관까지 모두 패턴을 가지고 있다.........패턴의 관점에서 우리 삶이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내다보자 (pp.7-8)"는 문장에서 그의 집필 동기를 읽을 수 있었다.

 

저자 이영직은 패턴의 요소로 '대칭성, 반복성, 주기성 (p.12)'을 언급한다. 그 세 특성 중에서 <패턴으로 세상의 흐름을 읽는다>의 기저에서 가장 중요하게 다뤄지는 것은 바로 '반복성' 이 아닌가 싶다. 이는 저자가 현대 한국 사회에 대해 진단하듯 툭툭 던지는 화두를 통해서 유추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간디가 제시한 '나라가 망할 징조 7가지'를 소개하며, 한국 사회에서도 다수의 지표가 빨간 불이 들어와 있으니 그 심각성을 깨닫기 촉구하는 (pp.69-71) 대목이나, 역사상 "빠르게 일어서고 빠르게 몰락한 사례(p.207)"들을 들며 우리나라의 빠른 성장의 후유증을 염려하는 대목이 그러하다. 
 

최근 읽은 <세상의 절반을 이해하는 법>역시 저자들이 관련 주제의 학술 논문과 저서들을 섭렵하여 이를 엮어낸 방식으로 집필하였는데, 이영직의 스타일에 비하면 무미건조하게 서구의 이론과 썰들을 요약 소개했다는 인상이다. 이영직의 <패턴으로 세상의 흐름을 읽다>에서는 지적인 주제들을 어떤 방식으로든 한국 사회, 우리의 삶에 적용해서 엮어보려는 노력이 감춰지지 않는 점이 돋보인다. 최재천 교수의 통섭의 식탁을 이영직의 서재에서도 찾을 수 있을 듯, 이영직은 치열하디 치열하게 온 뇌세포를 활성화시켜서 정보를 검색하고 융합하여 소화시킨다. 다만, 그의 관심이 촉이 사방팔방에 뻗어 뷔페 성찬을 독자에게 차려주고는 있지만, 그 잡학다식 정보를 넘어서 아우를 핵심 화두를 찾기가 어렵다는 인상이었다. 왜 패턴을 읽어야 삶이 아름다워질지, 이영직이 소개한 패턴읽기가 과연 '과거 해석하기'가 아닌, 미래 예측의 상황에서 얼마나 유효할지에 대한 의문은 여전히 물음표로 남는다. 

 

중간 중간 오자가 눈에 들어왔다. (p. 48 여행 주위 구역 -> 주의 구역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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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 재구성 - 하버드대 심리학자가 과학적 연구 결과로 풀어낸 셜록 홈스식 문제해결 사고법
마리아 코니코바 지음, 박인균 옮김 / 청림출판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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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 재구성
master mind
 
 
 

 

 

 

 

 

마리아 코니코바 (maria konnikova), 한국식으로 표현하자면 대단한 엄친딸임이 분명하다. 무엇보다 한국의 부모들을 설레게 할 그 이름, 하버드 대학 출신 그것도 차석 졸업생이다. 콜럼비아 대학에서 정치학 석사학위를 취득하고 현재는 심리학 박사과정에 있다. 남들은 전공 하나만 십수년 파들어도, 별반 건져내지도 의미로운 저술활동을 하지도 못하는데 창작, 행정, 정치학, 심리학, 다양한 분과학문을 넘나들며 왕성하게 흡수하고 글을 생산해내는 스폰지형 지적 욕구를 보여준다. 

 

될성한 나무였던 엄친딸 마리나 코니코바는 떡잎부터가 달랐다. 어린 시절 잠자리에 들기 전 아버지가 읽어주셨던 셜록 홈즈 이야기를 한 마디도 놓치지 않고 듣더니만, 홈즈식 사고법을 핵심어로 한 <생각의 재구성>이란 작품을 내놓다니 말이다.

 

대단한 마리아 코니코바.  하버드대학교 최고 논문상hoopes prize 수상 경력에 빛나는 탄탄한 문체에, 여러 분야에 걸친 학술적 재료들을 일반 독자들에게도 쉽게 전달해내는 솜씨가 찬탄을 자아낸다. 대단한 마리아 코니코바는 필경  홈즈식 사고법으로 살아왔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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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즈식 사고 전략? 명탐정 셜록 홈즈는 알겠는데 홈즈식 사고법은 금시초문이라고? 저자는 정신이 작동하는 두 가지 방식에 기존에 붙여진 이름인, 차가운 사색적 시스템(reflective system)과 뜨거운 반사적 시스템(reflexive system)을  마리아 코니코바 식으로 새롭게 명명한다. 전자는 홈즈 시스템, 후자가 왓슨 시스템이다. 왓슨 시스템을 "게으른 사고 습관에 따라 움직이는 순진해 빠진 자아이자 가장 편하게 느껴지는 자아(p.30)," 한 마디로 게으른 사고 습관이라 한다면 홈즈 시스템은 의식적 사고 습관이라는 것이다.

 

 

 

그녀는 놀랄만큼 담담한 어조로 놀랄만큼 자기 계발에 무성의한 대부분의 사람들을 콕 집어 이렇게 말한다. "우리는 자신의 정신에 관한 한 놀라울 만큼 신경을 쓰지 않는다. 얼마나 많은 것을 놓치고 있는지, 자신의 사고과정에 대해 얼마나 모르고 있는지, 그리고 시간을 들여 이해하고 숙고하는 법을 배우기만 한다면 얼마나 더나아질 수 있는지 의식하지 못한 채 (p.8)"........다행히 우리는 어린시절 생존을 위해 서라도 "동기와 관심(이 두개의 키워드를 기억해두시라)"을 가지고 세상을 대했다. 불행히도 나이가 들수록 싫증 지수가 높아져서 왓슨 시스템의 두리뭉실 편함에 자신을 내맡겨가지만.

마리아 코니코바는 그래도 왓슨 시스템에 중독된 이들에게도 일말의 희망을 던져준다. 자기의식과 노력이 있다면 왓슨 시스템에서 빠져나와 홈스 시스템으로 사고하고 살 수 있다며. 이 때 첫 단계는 "무엇이든 믿는 자연 그대로의 정신 상태가 아닌, 건강한 범위 내에서 주변을 의심하는 정신 상태(p.33)를 만드는 것이라고 한다.

전 세계 오피니언 리더와 언론의 극찬을 이끌어낸 이 지적인 저자는 뜬구름 잡듯 '셜록 홈즈처럼 사고하자"라고 주장하지 않는다. 아카데미아(academia)에 오래 있었던 학구파답게 현대 신경생리학과 심리학을 바탕으로 한 구체적인 자료를 바탕으로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왓슨 시스템으로 굳어버린 사고방식을  유연하고도 기민한 홈즈 시스템으로 옮겨가기"의 구체적 방안을.

'직관은 인지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p.89)'라는 허버트 시몬의 말을 인용하면서, 저자는 끊임없는 훈련을 강조한다. 심지어는 홈즈 조차도 태어나면서부터 홈즈처럼 사고했던 것이 아니며 훈련을 게을리 해서는 안된다고 한다. 신비롭게도 인간의 뇌는 유연하고도 변화가능하다고 한다. 홈즈식으로 사고하며 머리속 다락방 사용법을 바꾼다면 그 방향으로 뇌의 활동도 흘러간다고 하니, 고무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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