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턴으로 세상의 흐름을 읽다 - 어떻게 세상은 움직이는가?
이영직 지음 / 스마트비즈니스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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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턴으로 세상의 흐름을 읽다

 

 

 

 

기대 이상으로 지적 자극을 주었던 독서경험이라고나할까? '1% 고수들만 아는 세상 읽기의 비밀'을 가르쳐 준다는 문구에 '오호라? 그래?'의 미심쩍은 의문부호를 달고 읽기 시작한 <패턴으로 세상의 흐름을 읽다>, 한달음에 푹 빠져 읽었다. 신선하고 재미있었다.  책을 읽으면서 내내  '저자 이영직은 독서광이던가? 아니면 자료 수집과 정리의 달인인까? '의 의문이 머리 속에서 떠나지를 않았다. 컨설팅 회사 대표라니 그 살인적으로 타이트한 스케줄이 가히 상상이 되는데, 어찌 그 바쁜 와중에 본문에 인용한 저 많은 고전과 신작들을 섭렵할 시간을 할애할 수 있었을까? 문화인류학의 고전 <국화와 칼>, 토인비의 <역사 연구>, 보르헤스에 움베르코 에코, 최근 논란을 일으켰던 리처드 도킨스의 <만들어진 신>에 심지어는 대한민국 상위 1%의 공부 영재들도 제목만 읽고 지나갔을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과 마르크스의 <자본론>까지!  대중문화의 가벼운 코드에서부터 진화심리학, 진화사, 수학, 물리, 역사, 철학의 소위 여러 분과학문들의 영역을 종횡무진 드나들며 엮어내는 저자의 솜씨에 감탄을 아니 할 수 없었다. 게다가 챕터 요약본만 가볍게 읽은 것이 아니라 실로 인용한 책들을 통독한 듯한 인상까지 주니 저자의 치열한 탐구욕에 어찌 관심이 가지 않겠는가?

저자 이영직은 이미 경영학, 경제학 분야에서 대중을 겨냥한 책들을 여러권 출간한 바 있다. 이번에 출간한 <패턴으로 세상의 흐름을 읽다>는 패턴을 읽을 수만 있다면 삶이 더 아름다워지지(의외로 이 대목에서는 저자가 추상적이고 은유적인 사고에 기댄다, 무엇을 일컬어 '더 아름다운 삶'이라 하는지에 대해 본문에서 딱히 규정하고 있지 않기에 이 문장은 의외로 읽힌다)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집필했다고 한다. "자연계의 구조, 생태, 패러다임, 사회 현상, 인간행동과 심리, 인간의 언어와 습관까지 모두 패턴을 가지고 있다.........패턴의 관점에서 우리 삶이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내다보자 (pp.7-8)"는 문장에서 그의 집필 동기를 읽을 수 있었다.

 

저자 이영직은 패턴의 요소로 '대칭성, 반복성, 주기성 (p.12)'을 언급한다. 그 세 특성 중에서 <패턴으로 세상의 흐름을 읽는다>의 기저에서 가장 중요하게 다뤄지는 것은 바로 '반복성' 이 아닌가 싶다. 이는 저자가 현대 한국 사회에 대해 진단하듯 툭툭 던지는 화두를 통해서 유추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간디가 제시한 '나라가 망할 징조 7가지'를 소개하며, 한국 사회에서도 다수의 지표가 빨간 불이 들어와 있으니 그 심각성을 깨닫기 촉구하는 (pp.69-71) 대목이나, 역사상 "빠르게 일어서고 빠르게 몰락한 사례(p.207)"들을 들며 우리나라의 빠른 성장의 후유증을 염려하는 대목이 그러하다. 
 

최근 읽은 <세상의 절반을 이해하는 법>역시 저자들이 관련 주제의 학술 논문과 저서들을 섭렵하여 이를 엮어낸 방식으로 집필하였는데, 이영직의 스타일에 비하면 무미건조하게 서구의 이론과 썰들을 요약 소개했다는 인상이다. 이영직의 <패턴으로 세상의 흐름을 읽다>에서는 지적인 주제들을 어떤 방식으로든 한국 사회, 우리의 삶에 적용해서 엮어보려는 노력이 감춰지지 않는 점이 돋보인다. 최재천 교수의 통섭의 식탁을 이영직의 서재에서도 찾을 수 있을 듯, 이영직은 치열하디 치열하게 온 뇌세포를 활성화시켜서 정보를 검색하고 융합하여 소화시킨다. 다만, 그의 관심이 촉이 사방팔방에 뻗어 뷔페 성찬을 독자에게 차려주고는 있지만, 그 잡학다식 정보를 넘어서 아우를 핵심 화두를 찾기가 어렵다는 인상이었다. 왜 패턴을 읽어야 삶이 아름다워질지, 이영직이 소개한 패턴읽기가 과연 '과거 해석하기'가 아닌, 미래 예측의 상황에서 얼마나 유효할지에 대한 의문은 여전히 물음표로 남는다. 

 

중간 중간 오자가 눈에 들어왔다. (p. 48 여행 주위 구역 -> 주의 구역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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