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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손
마이런 얼버그 지음, 송제훈 옮김 / 연암서가 / 2012년 2월
평점 :
어릴때 주변에서 말을 못하는 농아와 눈이 안보이는 시각장애인을 가까이서 본 적이 있다.
그때만 해도 어렸던 난..그들을 동정어린 시선으로 바라봣고 그들이 다가오는 게 무섭기도 했던 기억이 있다.
특히 농아들의 짐승같이 울부짖는 소리는 어린 나로 하여금 공포에 질리게 했고 그들에 대해 무섭다는 인식을 강하게 남겼다.
아마도 말로 표현 못하는 울분에다가 답답함의 발로 였겠지만 어린 내가 그걸 파악하기엔 역부족이었겠지...
1930년대 대공황이 한창 미국전역을 덮었던 때...작가의 아버지는 `뉴욕 데일리`에서 윤전기를 다루는 식자공으로 취업해서
퇴직하실때따지 단 한순간도 일을 손에서 놓지않았던 성실한 아버지이자 자상한 아버지였다...청각장애인이라는 점만 빼면 나무랄데 없는..
멀쩡한 사람도 일을 구하기 힘들던 대공황...우직하고 묵묵하게 일을 하시는 나무같은 분이었지만...
사람들의 시선은 냉담하고 차갑기 그지없는게...그의 아버지를 마치 바보나 모자라는 사람 취급하기 일쑤고
몇 십년을 같이 일한 동료들조차 그를 외면하고 동료로서 인정을 하지않을 정도...
청각장애인 부부사이에서 태어난 작가는 멀쩡한 청력을 지닌 정상적인 아이일뿐만 아니라 영리하기도 했으니..
이 아이가 부부의 대리인 자격으로 어른들의 대화에 낄 자격을 얻은건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르겠으나
아이와 어른의 중간에서 낀 상태로 지내는 건 엄청난 부담으로 작용했을거라 짐작할수 있다.
지금도 그렇지만 그 시절 그들 가족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차갑고 냉담한 시선은 아이로 하여금 모멸감과 분노를 느끼게도 하고
특히 아버지를 대하는 사람들의 시선은 아이로 하여금 도망가고 싶게 만들 정도 였지만...마이런은 피하지않았다.
아버지는 신문사에 일하는 것을 자랑스러워하고 엄청난 독서량을 보이시고..자신이 어릴때 부모로부터 받지못했던 관심과 사랑을 자식들에게
맘껏 보이시는 자상함도 갖추신분이자...존경을 받을만한 분이시기도 하다.
세상이 자신을 어떻게 보는지에 대해서 잘 알고 계셨지만 자식들에게 사랑한다는 마음을 표현하는데 인색하지도 않으신 모습은
지금의 아버지들도 배울만한 점인것 같다.
색깔에도 소리가 있다고 주장하면서 미이런으로 하여금 색깔에 대해 설명을 요구하는 아버지...
모든것에 대해 다양하게 표현하도록 요구하던 아버지로 인해 마이런이 사물을 보는 시야가 넗어진게 아닐까 싶다...
정상적인 몸을 가지고 태어났음에도 절름발이 같은 인생을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에게 좀 불편한 몸을 가지고 세상을 당당하고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며 세상을 살아갔던 마이런의 아버지는 많은 교훈을 안겨줄것 같다...
읽으면서 많은 감동을 받은 책~~
아버지가 자신과 같은 처지라고 생각했던 전설의 복서 죠 루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