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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을 기다리는 아이들 ㅣ 개암 청소년 문학 19
홀리 골드버그 슬론 지음, 박우정 옮김 / 개암나무 / 2013년 8월
평점 :
절판
세상을 살아가다보면 공부도 잘하고 외모도 출중하고 운동도 잘하며 악기도 잘다루는데다 부모까지 잘 만나 부자로 여유롭게 살면서 화목한 집안에서 평생을 편안하고 안락하게 살아가는...그야말로 인생에 굴곡이라고는 없이 예정된 길을 걸아가는 아주 운좋은 사람이 있는가 하면 어쩌면 저렇게 지지리 복도 없는 사람이 있나 싶게 불운의 연속인 사람도 있는걸 보면 참..세상은 공평하지않다는걸 실감하곤 한다.
경제가 어려워지다보니 요즘들어 또다시 버려지는 아이들이 늘어나고 또한 알게 모르게 방치되거나 자신의 감정을 조절하지못해 아이들에게 화풀이를 하는 사람이 많아졌다.
늘 상황이 어려워지면 제일 먼저 타격을 입고 가장 많은 피해를 입는 대상은 제일 약한 아이들과 여자였기에...
이 책 `태양을 기다리는 아이들`역시 어디에서도 보호받지못하고 누구에게서도 관심과 도움을 받지못하고 떠돌던 형제가 한 소녀를 만나고 그 소녀의 부모를 만나면서 점점 삶이 변화되는 이야기를 감동적으로 그려놓았다.
음악교수이신 아버지의 간절한 소망덕분에 죽어도 싫은 성가대 독창을 하게 된 소녀 에밀리는 두려움속에 독주를 부르다 한 소년과 눈이 마주치게 되고 처음 본 순간 그 소년이 특별한 사람임을 한눈에 알아본다.
그리고 그날 이후로 그녀의 삶은 변화를 맞게 되지만 그 소년의 이름조차 모르던 에밀리는 친구의 부탁으로 마지못해 나갈려던 데이트 바로 직전에 운명적으로 전단지에 실린 그 소년을 보게 된다.
그의 이름은 샘
샘 역시 에밀리를 만난 순간을 잊지못하지만 늘 범죄를 저지르고 도망다니며 자식들이 원하는것을 빼앗으면서 자신의 존재감을 발휘하는 아버지를 둔 아이답게 다른 사람을 자신의 곁으로 들이는것을 두려워한다.언제 모든걸 빼앗길지 모른다는 두려움때문에..
자신외엔 관심도 없는 아버지를 대신해서 먹을것을 찾아 쓰레기통을 뒤지고 다니고 필요한 돈을 갖기 위해 온갖일을 다하는 어린 가장인 샘은 늘 병약하고 말이 없는 동생 리들 역시 자신이 보호해야할 존재이기에 여자아이에게 신경쓸 틈이 없다고 스스로 되뇌이지만 그녀를 다시 본 순간 그 결심이 마음처럼 쉽지않다는걸 깨닫는다.
결국 서로를 마음에 담은 소년과 소녀..그렇지만 자신의 처지와 상황을 이야기하기엔 에밀리네 가족은 너무나 화목하고 자신과 다르다는 생각을 하게 되고 자신의 이런 변화를 아버지가 알면 가만두지않을거란걸 아는 샘은 조심조심하게 되지만 사랑과 재치기는 숨길수 없는것...
드디어 샘의 아빠가 모든 사실을 알게 되고 행동에 나서는데...
이렇게도 말도 안되는 폭력적이고 이기적인 아버지밑에서 어쩌면 이렇게도 맑고 순수한 영혼을 간직할수 있는지..
어린나이에 이미 아버지란 사람을 믿을수 없고 언제든지 필요하면 자신들을 버리거나 심하면 없앨수도 있다는 걸 본능적으로 깨달은 샘은 자신도 어리면서 자신보다 어린 동생의 보호자역활까지 하며 가장역활을 하지만 그 마음속 깊은곳엔 예술에의 혼이 숨쉬고 있었다.그리고 자신이 아무리 자신과 비슷하거나 같은 사람으로 때를 묻힐려고 해도 자신의 자식들은 자신과 다른 존재라는걸 안 아버지가 취할 방법은 그 아이들을 다른 생각이라곤 못하게 위협하고 겁을 줘서 자신의 말을 따르도록 하는것 뿐이란걸 이 비겁하고 이기적인 아비는 본능적으로 깨닫고 있기에 더욱 아이들에게 잔인하게 학대를 하는건지도 모르겠다.
이래도.. ?이래도.. 내말을 안들을 테냐..?하는 마음으로...
이렇게 아무도 이들 위태로운 가족에게 관심을 두는 사람도 도움의 손길을 보내는 사람도 없이 17년이라는 세월을 학대와 방임속에서 살아오던 샘과 리들에게 처음으로 관심과 애정을 보이는 가족이 바로 에밀리네 가족이기에 더욱 그들이 그 가족에게로 돌아가고자 하는 마음이 절실했고 그래서 그 절실함이 아이들의 동앗줄이 되었는지도 모르겟다.
읽는 내내 남도 아닌 아이들의 친부가 저지르는 말도 못할 악행과 잔인함에 몸서리가 처지고 샘의 공포를 어느정도 이해했다.
그리고 이런 힘든 세월을 자신안에서 음악으로 승화시켜 내는 샘...
잔인한 말이지만 고통의 세월을 보낸 사람의 예술에는 그 흔적이 남고 그래서 더욱 사람들이 찬사를 보내는지도 모른다.
어쨋든 아이들이 겪기엔 너무나 힘든 고통들이어서 읽기가 불편했음에도 마치 밤하늘에 빛나는 태양과도 같은 아이들 샘과 리들 그리고 에밀리를 만나게 되서 너무나 즐거웠다.
약간의 친절과 관심으로 인생전체가 변화된 소년 샘과 리들..그리고 그런 그들로 인해 또 다른 변화를 갖게 되는 사람들..
이렇게 서로 아무런 연관이 없어 보이는 사람들도 눈에는 안보이지만 서로에게 조금씩 연결되어 있고 그래서 별 상관없어 보이던 일도 나에게 어떤 모습으로 되돌아 와 내 삶에 영향을 미칠지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짙은 어둠속에서 밝은 빛이 비춰지는 태양을 기다리는 또 다른 아이들이 있는건 아닌지..주변에도 관심을 가지고 둘러봐야 할때가 아닐까 생각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