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계 재판 - 사람이 아닌 자의 이야기 다카기 아키미쓰 걸작선 2
다카기 아키미쓰 지음, 김선영 옮김 / 검은숲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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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사람이 아닌 자의 이야기라는 카피가 참으로 멋들어지게 어울린다는걸 책을 읽고 난 후 바로 알게 되었다.

일본 최초의 법정소설이라는 수식어에 어울리게 처음부터 거의 전부를 오로지 법정에서 벌어지는 검사와 변호사 피고인 간의 치열한 공방을 통해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고 있는 이 작품 `파계재판`은 자칫 따분하거나 지루해질수 있는 소재의 특성에도 불구하고 손에 든 순간 단숨에 읽어내려갈만큼 가독성도 좋았고...사건 배경이 1960년대라는 게 믿기지않을만큼 지금 읽어도 어색함이 없다.

어쩌면 지금이나 그때나 결국은 사람과의 사이에서 벌어지는 사건의 형태란게 그다지 큰 변화가 없었다는 뜻이기도 하고 사람간에 생길수 있는 사건의 범위가 결국은 예나 지금이나 아니 앞으로도 큰 차이가 없을지도 모른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다카기 아키미쓰의 작품은 `문신 살인 사건`한권만 읽어서 그의 작풍이 어떻다고 말하기는 그렇지만 그럼에도 앞의 작품과 확연히 다른 느낌이었다.

좀 더 명확하고 분명하고 보다 더 현실적인 사건에 기반을 둔 스토리라 그런지 마치 실제 사건재판과정을 보는듯 했다.

 

한때 잘나갔던 희극인 무라타 가즈히코는 전후 별 볼일 없이 빌빌거리다 결국엔 불륜을 저지르고 그 상대의 남편을 죽인걸로 모자라 그의 사체를 유기하고 여기에다 결국엔 불륜 상대마저 죽이는 극악무도한 살인사건용의자로 재판장에 서게 된다.

그런 무라타지만 자신이 한 짓은 오로지 사랑하는 사람을 도와 사체유기만 했을뿐 나머지 두 건의 살인은 자신과 상관없는 일이라는 진술만 고집스럽게 하고 있어 모든 사람의 분노를 사고 있다.

이런 그를 변호해줄 변호사는 햐쿠타니 센이치로라는 젊은 변호사

사건 경험이 많지않은 그가 하기엔 조금 어려운 변호지만 처음 예상과 달리 그는 자신의 몫을 차분히 해나가는데.. 그럼에도 그들 앞에 나타난 상황증거는 너무나 명확해서 점차 재판은 모두의 예상대로 피고인 무라타에게 불리하게 돌아간다.

이제 조금만 더 나가면 벼랑끝에서 떨어질 즈음..뜻밖의 전환을 맞게 되는 그들..

 

사실 사건은 지극히 단순하다

남편이 있는 유부녀가 다른 남자와 불륜에 빠져 남편을 죽이고 사체를 유기하고 결국은 여자도 타의에 의해 죽임을 당한다.

마치 오늘날 흔히 볼수 있는 치정살인사건과도 닮아 있다.

지금도 그렇지만 이렇게 되면 맨먼저 용의선상에 오르는 이는 당연히 피살자들의 배우자와 주변인물...

사랑하는 마음과 불안감이 점점 켜져가는 가운데 결국은 위험한지 알면서도 만남을 재개하고 결국 이 만남이 두 사람의 발목을 잡는 결과이자 불행의 시작이 된다.

모든 재판이 그러하듯 일단 재판과정을 통해 검사는 재판과정과는 상관없는 피고인의 비도덕적인 성격이나 행실을 들춰내면서 그에게 비인간적인 살인도 불사하는 위험한 인물이라는... 선입견을 갖게 한다.마치 모르는것처럼..용의주도하게..

어쩌면 검사와 변호사 모두는 무대위의 배우와도 같다.

자신들이 생각하는 바대로 관객을 이끌어가서 연극이라는것도 모르게 빠져들도록하는...

우리는 알게 모르게 그가 지휘하는 데로 전쟁을 겪고 난 후 공금을 횡령하고 전우를 사기치기 위해 발벗고 나서는 등 인간같지 않는 그의 모습을 들여다보고 도대체 그가 이 위기에서 어떻게 벗어날것인지...슬슬 궁금해진다.

모든 정황증거가 그가 범인일 확률이 높다는걸 가르키지만 알다시피  이 책은 추리소설이고 그렇담 이쯤에서 당연히 그가 진범이 아니라는 반전이 존재할것이라는 예상은 하고도 남으니까..

그렇지만 모든 게 재판과정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라 우리가 기대하는 반전을 보기 힘들지도 모르겠다..혹은 겨우 그가 무죄임을 알리는 증거나 증인이 나올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할 즈음에 작가는 모험을 감행한다.생각도 못할 모험을...

결국은 이 모든게 잘 짜여진 한편의 각본이었음을 깨달았을땐 책은 어느새 마지막이었다.

그래서...

`마지막까지 묵묵히 참고 견뎌라 ..그리고 광야의 이리처럼 홀로 죽어라`

이 카피가 진짜로 와닿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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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의 첫 햇살
파비오 볼로 지음, 윤병언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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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그녀를 사로잡은 건 그 남자의 시선이었다.

 

결혼생활은 권태롭고 더 이상은 서로를 봐주지 않는 부부의 모습을 참으로 세심하게 그려놓은 이 책 `아침의 첫 햇살`은 도저히 남자가 쓴 책이라는 게 믿기지않을만큼 여성의 심리묘사에 탁월함을 보인다.

전작이었던 `내가 원하는 시간`은 이별을 한 후 그녀를 진정으로 사랑했음을 뒤늦게 깨달은 남자의 심리를 묘사한 책이라면 이 책은 반대로 여자의 심리묘사를 치열하게 그려내고 있다.

특히 결혼 생활을 어느 정도 한 후 더 이상 새로울것도 없고 지루하고 평온하기 그지없는 결혼 생활에 권태로움과 회의를 느끼게 되는 중년의 여자들이 읽으면 참으로 공감가는 부분이 많을것 같다..

지루한 일상에 한 줄기 빛과 같은 남자의 등장으로 그녀가 겪는 심리의 변화를 마치 옆에서 본듯이 그려내고 있어 읽는 내내 두근거리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했던...연애소설이자 한 여성의 진정한 행복찾기를 그린 일종의 성장소설과도 같은 이야기였다.

 

오늘도 파올로는 그녀 엘레나와의 대화를 피곤하다는 이유로 거절한채 그냥 평온한 잠속으로 빠져든다.

옆에 누운 그녀가 어떤 마음을 가지고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도 모르고...

뜨겁게 사랑해서 한 결혼은 아니었지만 파올로라면 자신에게 평온함을 주고 행복할것이라 믿고 한 결혼은 어느새 점차 서로에게 익숙해지면서 매일매일이 반복된 지루한 나날을 보내고 점차 그런 일상에서 뭔가 허전함과 외로움을 느끼게 된 엘레나를 뒤흔든 건 한 남자의 시선이었다.자신도 모르는 새 그 남자의 시선을 의식하고 가슴 떨림을 느낀 엘레나는 그가 남긴 쪽지를 보지만 자신이 유부녀임을 자각하고 그 쪽지를 모른 채 외면한다.

그럼에도 마주치는 그 남자를 끝내는 외면하지 못하고 스스로 그를 찾아 두발로 그의 집을 가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탈은 그녀 엘레나를 뒤흔들게 되는데...

 

더 이상 자신을 사랑하지도 않고 자신 역시 그를 사랑하지않는다는걸 알면서도 스스로 정한 틀을 깰수 없어 자기기만을 계속 하던 여자 엘레나가 스스로의 틀을 깨고 나와 마침내 자신의 모습을 직시하고 행복해지기 위해 노력하는 여정을 그리고 있는 이 책은 그 과정에서 만난 남자를 향한 그녀의 관심과 그를 향한 갈망 그리고 고민하고 갈등하는 그녀의 심리상태를 세밀하고 묘사하고 있다.

그녀에게 필요한건 자신의 얘기를 들어주고 관심을 가져줄 사람이었는데...파올로의 모습은 전형적인 40대 남자의 모습을 하고 있다.

모든것에 시들하고 피곤해하고 섹스 역시 매너리즘에 빠진...

그래서 그녀 엘레나가 처음 보는 남자의 뜨거운 시선에 흔들리고 속절없이 빠져들게 된것에 격하게 공감이 간다.그의 시선으로 인해 엘레나는 자신도 여자이며 그것도 다른 남자의 눈길을 끌수 있는 매력을 가진 여자임을 자각한다.

처음엔 자신에게 여자로서의 자신감을 주고 자신의 몸을 찬미하며 매번 평범하고 지루하기 그지없던 섹스에서 격렬하고 자극적인 섹스를 경험하게 해준 그 남자와의 섹스가 만족스러웠지만 점차로 그를 향한 애정으로 발전해가는 엘레나는 이제 더 이상 파올라의 잠버릇부터 숨쉬는것까지 모든것을 견디기 힘들어하는 ...사랑에 빠진 여자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준다.자신을 안만나는 동안에 다른 여자를 만나는건 아닌지..전화연락이 왜 안되는지 끝없이 고민하고 의심하고 상대를 모른 채 질투를 하는...

이에 반해 남자는 처음에 엘라나와 관계를 맺은 당시의 모습 그대로를 유지하기를 원한다.

침대안에서만 사랑하고 집밖에서는 그냥 다른 사람처럼 일상을 살아가는...책임지는 관계를 두려워하며 그저 즐기기만을 원하는 이기적인 남자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이렇게 처음부터 잘 못 꿰진 관계는 결국 파국을 맞을수 밖에 없지만 그럼에도 자신을 던지고 자신이 그토록 두려워하던 틀을 스스로 깨고 나오는 엘레나의 모습은...멋지다.

사실은 행복하지도 사랑하지도 않지만 그 틀을 깨고 나오기 어려워 행복하다고...평안하다고 스스로를 속이는 기만행위를 그만두고 마침내 자신이 원하는 바를 찾아 고군분투하는 엘레나의 모습은 어쩌면 여자들에게 전하는 메시지인지도 모르겠다.

지금의 내 모습을 직시하라는...

그래서 이 책을 단순히 불륜소설이라고 말하고 싶지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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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추는바나나 2019-07-03 10: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줄거리 요약을 너무 멋찌게 하셨어요^^
 
숨꽃 - 하 - 완결
수련 지음 / 파피루스(디앤씨미디어)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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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생아의 탄생을 불길하게 여기는 조선시대에 그것도 남녀 쌍생아로 태어난 이경과 이연남매는 태어난 순간부터 목숨에 위협을 받는다.

자칫 멸문지화가 될수 있음에도 자신의 아이를 포기하지못해 여자인 이연을 남자로 키운 신용하 대감은 늘 자신의 딸인 이연이 안타깝다.

게다가 갈수록 치열해지는 왕실내부의 권력 투쟁에 자신이 지키는 그분 은평군을 지키기위해어쩔수 없이 다른 종친을 희생시키게 되지만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은평군을 노리는 김씨 일가의 힘은 갈수록 커져만 가기에 정국은 나날이 불안해진다.

 

태어나면서부터 힘없는 종친이자 왕위계승권자인 대군이라는 신분으로 인해 늘 목숨을 위협받고 주위의 누구도 믿을수 없는 힘들고 고단한 삶을 살아가던 은평군 이겸

그런 그가 마음 한자락을 열어보인 사람이 있으니 만난지 몇번 되지않은 어린 공자 이연

그의 눈에 비치는 이연은 남자의 모습인데도 가슴은 주체하기 힘들 정도로 두근거린다.

 

자신의 본모습을 숨기고 남자로 행세해야하는 처지라 늘 다른 사람의 뒤에서 조심을 하게 되는 그녀 이연은 그래서 이 나라 조선에서의 삶이 답답하고 숨막히다.

그런 처지이기에 왕가의 자손이라 누구보다도 지체높고 지엄하지만 마치 날개가 꺽인 새처럼 옴싹달싹하지도 마음껏 공부하며 자신의 학식을 자랑할수도 없는 겸의 처지가 단박에 이해되고 자신을 남자로 보는 그 사람을 마음에 담는다.

 

이렇게 비록 답답하고 자유롭지 못한 처지지만 서로를 의식하며 조금씩 마음에 담던 두사람이 김씨일가의 우두머리인 김달형대감의 음모로 양쪽 집안이 한순간에 풍비박산나면서 사랑하는 가족을 잃고 정인을 잃어버린채 떠돌며 복수를 맹세하는게 상 권의 이야기라면 하권에서는 그 엄청난 음모의 배후를 파헤치며 새로운 신분으로 다시 만난 두 사람이 서로를 몰라보면서도 계속 신경을 쓰고 관심을 가지게 되고 그 사람의 모습에서 지난날 자신을 떨리게 했던 정인의 모습을 발견하게 되는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이야기의 대부분이 사건의 전말과 피바람이 일어나게 된 배경과 배후를 찾는걸로 이뤄져있어 두사람의 안타까운 로맨스가 많지않다는 점이 아쉽게 느껴진다.

왕이 되지못한 왕자의 삶은 태생적으로 비극적일수 밖에 없기에 스스로의 삶을 체념하다시피했던 겸과 전생에 부부라 여기며 꺼림찍하게 여기는 남여 쌍쌩아중 여자로 태어나 남자의 삶을 살수 밖에 없었던 이연은 이미 태어난 순간 비극을 예고할수 밖에 없는 삶이었고

그런 두사람이 서로를 알아본 순간 더 큰 비극이 예고 되어있었다는 설정은 로맨스로서 상당히 좋은 소재임에도 너무 많은 비중을 복수와 복수를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로 그려지고 있어 초반의 가슴떨린 애절함은 사라지고 뒤로 갈수록 이야기의 힘을 잃어버린것 같아 안타깝다.

더군다나 이연의 역활이 생각보다 너무 적은것도 불만이다.

뭔가 큰 역활을 하리라는 기대를 저버리고 뒤로 갈수록 단지 남자에게 의지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 아쉽고 초반의 아련함과 두근거림이 사라진 후반은 늘어지는 것 같다.

좀 더 두 사람의 로맨스에 비중을 뒀더라면 좋았을껄 하는 아쉬움이 짙게 남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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젤롯 - “예수는 정치적 혁명가였다” 20년간의 연구로 복원한 인간 예수를 만나다
레자 아슬란 지음, 민경식 옮김 / 와이즈베리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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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무신론자다.

그래서 내 눈에 비치는 종교인들의 비상식적이고 비과학적이면서도 맹목적인듯한 믿음에 늘 의구심을 가지고 있었다.

특히 그리스도의 처녀 수태에 대한 이야기는 마치 우리의 신화속에 등장하는... 알에서 탄생해 한나라의 시조가 된 건국신화와 별다를바 없이 여겨지는 부분이기도 하다.

물론 그리스도의 업적이나 그가 이룩한것들에 대한 부정은 아니다.

단지 그 역시 사람의 아들로 태어났음에도 이렇듯 종교적인 접근만을 허용하고 신격화함으로써 외려 나와같은 무신론자에게는 회의와 의심이 들게 하기도 한다는것이다.

이 책을 쓴 저자 레자 아슬란은 조금은 특이한 종교학자이다.

그는 이란에서 태어나 미국으로 건너가 기독교에 심취했다 다시 이슬람으로 개종한 이력을 가진 사람이다.

어쩌면 그의 이런 특이한 이력이 그가 조금 더 객관적인 자세로 예수와 그리스도를 연구하고 공부하는데 도움이 되었을지도 모르겠다.

이 책 `젤롯`은 그리스도를 신으로써의 모습이 아닌 정치적 혁명가로서의 모습을 그려내고 있고 그 당시의 시대상과 역사와 생활풍습등 모든것을 어우러져 그려내고 있어 한편의 재미있는 역사서를 보는듯한 느낌을 준다.

나같이 종교에 냉소적인 사람에게도..

 

예수가 활동하던 시기의 예루살렘은 당시 대제국이었던 로마의 지배하에 있었다.

로마는 집정관을 두기도 했지만 처음엔 자신들의 뜻대로 움직여줄 유대인의 왕을 선출 그가 직접 유대인들을 통치하는 방식을 취했다.

가장 강력하게 통치한 지도자가 바로 헤로데스인데...그는 지독한 압제를 실시 많은 반발을 샀다.특히 예루살렘을 로마화하고자 하는 욕구가 강해 성전마저도 로마의 양식을 본따 만들었을 정도였기에 많은 유대인들의 분노를 샀지만 강력하고 잔인한 통치를 한 탓에 그가 살아있을 시기엔 봉기가 일어나지않았지만 그의 사후..이제껏 억눌렀던 사람들의 분노가 폭발하게 되면서 자신을 스스로 메시아로 칭하는 사람들이 많아졌고 이는 로마제국의 눈에 엄청난 반역이요 폭도로 비춰진다.

그래서 스스로를 메시아로 칭하는 사람들에게 로마인들이 내린 처벌이 바로 십자가에 못박혀 죽임을 당하고 그 시신을 내버려둠으로써 많은 이들에게 본보기로 삼는 방식을 취하게 된다.

단지 100년도 채 안되는 시기만 자신들이 스스로 예루살렘을 통치했던 유대인이지만 그들 스스로는 하느님의 선택을 받은 사람이란 프라이드가 몹시도 강해서  그 당시 로마제국의 지배하에 있던 그 어떤 도시보다 강력한 반발로 인해 로마제국에는 골칫거리엿다.

다른 사람의 지배를 거부하는 성정에다 당시 로마제국의 지배아래 있으면서 그들의 비호아래 재물을 모으고 동포들을 착취하는 대제사제 이하 지도층들은 점점 부가 쌓이게 되고 이에 반해 가난한 사람들은 더욱 가난해지는 결과를 가져오게 되면서 점차 사람들의 불만이 쌓이게 되고 이는 빈번한 봉기를 가져오게 된다.

여기에 그런 그들을 선동하는 자들이 바로 스스로를 메시아로 칭하는 선동가들이었고 예수 역시 자신을 메시아로 칭하며 나타난 수많은 사람들 중 한사람이었다.

그런 그들이기에 스스로를 메시아로 칭하는 예수에 대한 호감도도 높지않았을 뿐만 아니라 그가 메시아라는 말 역시 믿지않았기에 그들 스스로 로마인들에게 예수를 내어주게 된다.

저자는 예수가 그동안 수많은 자칭 메시아와의 차별화가 된 결정적인 이유로 그가 죽은후 다시 부활한 점을 꼽고 있는데 그는 이 문제를...사실이 아닌 나사렛 예수를 신앙의 문제로 푼 것으로 보지만 그럼에도 당시의 사람들에겐 진실로 비쳐지고 이를 받아들인 이유는  당시 안티오크나 알렉산드리아와 같은 국제적인 대도시에 살면서 로마사회나 그리스사상에 깊이 동화되었던 디아스포라 유대인들이 예수의 제자들이 주장했던 획기적인 성서해석을 쉽게 받아들이고 이는 곧 널리 퍼지게 되면서 추종자가 늘어나게 된 이유라고 본다.

또한 이런 그들의 활약은 예수의 메시지를 그리스 철학과 헬레니즘사상이 결합하게 되면서 점차 그들이 사는 이방인들의 입맛에 맞도록 재해석 하게 되면서 예수의 모습이 변질되었고 그는 이 땅의 문제에 관심 없는 천상적인 존재가 되었단다. 

 

예수가 걸어온길만을 얘기하기보다는 당시의 예루살렘과 로마,그리고 유대인들의 생각과 사상 관습에 대한 폭넓은 소재를 다루고 있어 한편의 대서사시와 같은 느낌을 준다.

그는 우리가 흔히 안다고 생각하는 신으로써의 예수가 아닌 인간으로서..로마제국의 이방인뿐 아니라 같은 동포이자 기득권을 가진 유대인들로부터 억압받고 학대받던 동포의 대변인으로 분노하고 앞장서는 혁명가로서의 예수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성경에 나오는 신격화된 모습의 그가 아닌 인간으로서 그가 걸어 온 발자취를 당시 사람들의 모습이나 생활상에 비춰 추론하고 있기에 보다 더 현실적인 모습으로 비쳐지고 있다.

물론 그가 말하는것이 다 사실이라고 믿을수 없지만 그 당시의 전후 사정이나 로마제국 지배하에 있었던 역사적인 사실을 통해 보다 더 진실에 가까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늘 비쳐지던 신으로의 모습이 아닌 사람의 아들로서의 예수는 확실히 친밀감을 느끼게 했다.

종교인이 아니더라도 읽어보면 좋을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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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음 한국사 : 15세기, 조선의 때 이른 절정 - 조선 1 민음 한국사 1
문중양 외 지음, 문사철 엮음 / 민음사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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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역사책 읽기가 붐이라는 뉴스를 봤다.

아무래도 이웃 일본의 끊임없는 역사왜곡과 중국의 동국공정에의 영향탓도 있겠지만...

솔직히 이런 영향보다 입시에서 역사과목의 부활이 슬프지만 가장 큰 이유가 아닐지 

어쨌든 이런 저런 이유에서 역사에 관심을 가지고 공부를 한다면 이것도 바람직한 일인것 같다.

이러한 때에 마침 이 책 `15세기 - 조선의 때 이른 절정`이 나왔다.

이제껏 봐왔던 한국사책과 달리 정치,경제,사회,사상에다 문화 예술 분야까지 폭넓게 다루고 있는데다 그 당시 세계에는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다양한 자료와 사진을 이용해 같이 다루고 있어 훨씬 더 다양하고 흥미롭게 접근한 것 같다.

그래서일까?

딱딱할것이란 예상과 달리 제법 흥미롭고 재미있게 읽을수 있었다.

물론 우리나라 글의 특성상 한자어가 많아 그 단어의 의미를 깨치는데 조금 어려운것들도 있었지만..그럼에도 상당히 흥미로운 책이었다.

 

우리나라의 15세기는 태종에서부터 연산군까지의 시대였고 조선 전체로 볼땐 전기에 해당한다고 할수있다.

대부분의 나라가 건국초기에 불안한 정치로 인해 뒤숭숭햇던 것에 비해 조선은 태종이라는 강력한 군주와 그 군주의 지지를 바탕으로 다양한 방면에서 업적을 남긴 세종을 거쳐오면서 별다른 풍랑을 겪지 않은것은 물론이고 정치,경제,문화적으로 절정에 이르렀다.

이러한 때 서양의 15세기는 오스칸 투르크의 메메트2세는 절대 제국이었던 로마제국을 몰락시키고 백년전쟁이 프랑스의 승리로 끝이 났으며 이베리아 반도에서는 카스티야-아라곤연합왕국이 탄생했다.놀라운건 이 모든 일련의 사건뒤에는 대포라는 화약무기의 등장이 함께였고 그 화약은 우리도 잘 알다시피 중국에서 만들어진것이며 그 대포의 등장으로 기사계급이 몰락하는 결과를 가져왔기에 서양의 절대왕정에 알게 모르게 일조를 한 셈이 된다.

 

또한 15세기에는 나침반과 항해술을 이용 다양한 항로를 개척하는 시대이기도 했다.

콜롬버스의 아메리카 대륙 발견도 바스쿠 다가마의 새 인도 항로도 이 시기에 개척했고 또한,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중국 명나라의 정화가 승승장구하던 시기이기도 하다.물론 그의 이런 대항해는 영락제가 사망함으로써 막을 내리지만...

이러한것은 명이 유라시아대륙을 내지로 삼았던 원과 달리 중국대륙만을 지배한것에서 그 원인을 찾고 있는데 중국은 땅이 넓고 물자가 풍부한 나라라 무역의 중요성을 간과한 탓이기도 하다.이러한 중국의 사상은 그대로 우리에게도 이어져 농업에 주력하고 성리학만 탐구하면서 다른 나라와 전혀 다른 길을 걷게 된다.이와 같은 선택의 결과는 우리 조선과 중국 명,청의 명운을 결정짓는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

15세기에 그려진 지도를 보면 당시의 사람들이 생각했던 세계관을 알수 있다.

지구와 천체가 모두 둥글다고 생각한 이슬람의 우주관과 하늘은 둥글고 땅은 네모지다라고 생각한 동양의 전통적 우주관을 잘 표현한 지도인데 여기에서 중국이 네모난 천하를 다 차지하고 있게 그려 당시 조선사람들에게 중국이라는 나라의 절대적 위상을 알수있다.

중화적 세계인식을 바탕으로 한 `혼일강리역대국도지도`는 우리나라와 중국만이 아닌 원나라 이전에는 볼수없었던  100여개의 지명이 표기된 유럽과 아프리카 지역을 포괄해서 그렸는데...지도에서 보면 일본이 상당히 왜곡 축소된 지도로 표시되고 있다.

당시 조선 시대 사람들이 일본과 명에 대한 인식을 알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문화적으로도 실학적으로도 활발한 업적을 남긴 세종시대를 뒤로 하고 혼돈의 단종과 세조시대가 오면서 왕권 강화를 꿈꿨던 세조의 뜻과 달리 그가 왕위를 찬탈하면서 힘을 빌린 여러 신하들을 공신으로 추대해 많은 공신을 양산하기에 이르렀고 이들이 결국 그의 왕권강화의지에 족쇄가 되는 역활을 하게 된다는것은 아이러니한 일이다.

15세기는 나라 안팎으로 다양한 변화가 일어난 시기이기도 하다

강력한 제국이었던 로마제국이 무너지고 유라시아 대륙을 호령하던 원이 사라지고 명이 부상했으며 또한 일본은 남북조의 혼돈 시대가 왔고 우리나라 역시 고려에서 조선이라는 나라로 바뀌는 시기이기도 하다.

 

이렇듯 다양하고 스펙타클하던 시기인 15세기를 다양한 사진과 설명 그리고 기존의 사실과 조금 다른 시선으로 바라본 시각은 역사에 대해 좀 더 흥미를 높혀주는 계기가 되었다.

당연하다고 생각했던것들도 약간만 달리 보면 다르게 해석할수도 있다는 것은 우리가 왜 역사공부를 해야하는지에 대한 설명이 되는 부분이다.

한국사뿐만 아니라 세계사적 시각으로 그리고 그 위에서 활약햇던 작은 나라 조선을 보여줌으로써 조금 더 객관적인 시각으로 우리의 역사를 바라볼수 있게 해 줬다.

역시 한자가 많은 특성상 그 한자를 모르면 이해하기 어려운 단어가 많은 점은 아쉽게 느껴졌지만...그럼에도 역사를 좀 더 다양하고 흥미로운 시각으로 볼수 있게 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하고 싶다.

재미있고 흥미롭게 읽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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