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술은 속삭인다 미야베 월드 (현대물)
미야베 미유키 지음, 김소연 옮김 / 북스피어 / 200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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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한창 재밌게 읽고 있는 미야베미유키의 초기작들

일명 미야베월드로 불리우는 그녀의 초기작들은 지금 읽어도 손색이 없을만큼 참신하고 매력이 있을뿐 아니라 그녀의 사회문제를 보는 날카로운 통찰력에 감탄하게 된다.

사회적 현상을 바라보는 날카로운 비판의 시각에다 이야기꾼으로서 그 문제를 풀어가는 그녀만의 매력,그리고 소재의 기발함은 정말 그녀가 왜 대가로 불리우는 지 알수 있게 해준다.

 

 

 

마모루는 자신이 기억도 못하는 어린시절 시청공무원으로 일하던 아버지가 거액을 횡령하고 사라진 탓으로 모두에게 따돌림을 받아오다 어머니의 죽음으로 그곳을 떠나 이모네집에 같이 살게 되지만 평온함도 잠시...이모부가 몰던 택시로 한 여자를 치어 죽인 사고가 발생하면서 또다시 이곳에서의 생활도 힘들게 된다.

늦은 밤 아무런 목격자도 없는 가운데 이모부가 몰던 택시에 갑자기 뛰어든 그녀이지만 주변에 목격자가 없어 이모부의 무죄를 입증하기 어려운 상황인데다 주위에서 그들 가족을 바라보는 시선도 차갑기만 하고 협박전화도 걸려오는 상황

이런때 누군가가 전화를 걸어와 그녀는 죽어 마땅하며 그녀를 죽여줘 고맙다는 말을 하고 그 말에 의문을 느낀 마모루는 그녀에 대해 조사하다 그녀가 순진한 남자들을 속여 그들로부터 선물을 받고 온갖 방법으로 돈을 쓰게 하는 일명 연인장사를 하는 사람이란걸 알게 되는데...

 

젊은 여자들의 연속된 죽음과 그 죽음의 이면에 숨어있는 그녀들의 공통된 키워드를 찾아가는 과정이 흥미롭게 그려지고 있다.

외로운 남자들에게 접근해서 부드러운 말로 속살거리고 그들에게서 원하는 바를 취한후 냉혹하게 돌아서는 여자들과 그런 그들에게 버려진 후 처음의 외로움에다 속았다는 자괴감까지 짊어져야하는 남자들

매춘부나 다름없는 짓을 일삼으면서도 약간의 죄책감도 없고 그저 쉽고 편하게 큰 돈을 벌수 있다는 것에 만족하는 여자들과 그런 여자들을 죽음으로 단죄하는 사람들중 누가 더 나쁜가 하는 질문을 던지고 있는 마술은 속삭인다는 이런 딜레마의 중심에 아직 제대로 된 가치관이 정립되지않은 마모루라는 아이를 두고 이야기를 전개하고 있다.

어떤길로도 갈수 있고 아직은 어떤 선택도 할수 있는 나이의 청소년 마모루를 미유키가 주인공으로 내세운 이유도 아마 그런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아직은 어떤 선택도 할수 있는 나이의 마모루가 자신의 아버지처럼 도망가는 인생을 택할것인지? 어렵고 힘들지만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길을 택할것인지?

내내 남의 탓을 하고 변명만 일삼는 사람들을 그냥 나눌것인가 일갈하는 범인의 말이 인상적으로 와닿는다.

그들을 단죄하는 방식의 기발함도 마음에 든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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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든애플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67
마리 유키코 지음, 최고은 옮김 / 비채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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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인들은 각종 질병에 시달리고 있다.

온갖 신경성질병에다 스트레스,강박증같은...예전의 느긋하던 시절에는 생각도 못했던 질병의 역습은 사실 뚜렷한 처방도 없는 상태인데다 마치 속부터 썩어가다 주위에 있는 모든 과일들을 다 썩게 만드는 과일처럼 겉으로는 멀쩡하게 보이지만 속으로는 곯아들어가다 주변에 알게모르게 그 영향을 끼치고 있다.

어느 직장이나 학교,혹은 단체에도 보통의 사람들 눈에 정상을 벗어난듯한 말과 행동을 하는 사람이 있는데 이런 사람이 1~2명 있음으로 주변 사람들이 얼마나 스트레스를 받고 영향을 받는지는 다 알것이다.

이 책 `골든 애플`에서는 온갖 종류의 정신적 질병이나 신드롬같은 현대인들과 뗄레야 뗄수 없는 신종 전염병과도 같은 신경증적인 증상을 가진 사람들이 나오고 있고 그들이 일으키는 소동과 사건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데...마치 모두가 미쳐 돌아가는 세상을 보는듯 읽는 내내 어지럽고 혼랍스러기까지 하다

 

여자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연애소설을 연재하던 유명 여작가가 칼에 찔리는 사고가 일어나고 그 사고를 일으킨 남자는 그녀의 소설이 자신의 이야기를 담고 있으며 그녀가 자신의 허락도 없이 자신의 연애이야기를 쓰고 있어 노이로제상태에 이르고 있다는 주장을 하지만 사람들은 작가가 쓰고 있는 연애소설이 그저 실화라는 사실만 중요시되고 오히려 그 일부의 사실이 전체인것마냥 계속 재생산확대되다 나중에는 두 사람이 마치 열렬히 사랑하는 관계이지만 그들의 사랑을 방해하는 스토커가 그녀를 찔렀다로 바뀌게 된다.

또한 그가 아르바이트로 일하던 유명백화점 식품매장에서는 즉석에서 튀겨 팔던 크로켓에서 누군가의 손가락이 나오게 되고 그 소동이 클레이머의 소행으로 굳혀지는 가운데 옆의 매장 매니저는 본부로부터 엄청난 압력을 받어 엉뚱한 사건을 일으키게 되고 이 사건 역시 몇해지나 도시괴담처럼 엉뚱하게 소문이 나게되는데...

 

일견 평범하고 얌전해보이던 사람들이 주위에 누군가로부터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거나 압력을 받다 사소한 일로 마침내 폭발해서 수습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몰고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는 골든 애플은 현대인들이 얼마나 스트레스와 압력에 노출되어 있는지를 잘 그려주고 있다.

책 속에 나오는 사람들의 상태는 마치 미친듯이 혹은 정신없어 보이는 일종의 강박에 시달리는 상태인데 그들이 처한 상황이 익숙해보이는건 그들의 상황의 우리주변에서 흔히 볼수 있는 모습과 닮아있기때문이다.

실적을 추궁받는 직장인,자신이 일하던 곳에서 약간의 클레임이 발생해도 벌떼같이 덤벼드는 소비자,그리고 남의 말이라곤 안듣고 오로지 자신이 듣고 싶은 부분만 듣는 사람들,사실인지 아닌지와 상관없이 인터넷에서 떠도는 소문들에 아무런 죄책감없이 단죄하는 사람들...책으로 보면 그들의 상태는 정상이 아닌 미친듯한 모습이지만 가만히 들여다보면 우리의 모습과 거의 같다는 것을 알수 있다.그래서 이 책을 읽으면서 그들의 정신없는 모습과 뜬금없는 상황의 전개에서 약간 호흡이 빨라지기도 하고 일련의 사태에서 일반적인 상식으로는 하지않는 해결방법을 취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며 처음에는 납득은 커녕 이 책이 이런식의 전개 즉,과장과 블랙유머를 섞어 독자로 하여금 약간 불쾌한 기분을 느끼게 하는 결말을 가져다주는 책으로 생각했는데 단편이지만 같은 장소와 같은 소재가 연결되어 있고 그 미친듯한 사건과 소동이 어떻게 사람들의 입을 통해 확대되고 재생산되며 결국에는 얼마나 엉뚱한 이야기로 발전되는지 그 과정을 들여다보면 우리가 인터넷이라는 편리하고 빠른 도구를 이용해 하나의 사건을 사람들이 덧붙이고 퍼다나르다 나중에는 눈덩이처럼 커지고 처음과는 엉뚱한 결론을 짓다 피해를 보는 사람까지 양상하는 지금의 모습과 다르지않음을 알수있다.

모두가 약간은 미쳐있는 상황,엄청난 스트레스와 압박에 시달리다 나중에는 옳고 그름조차 판단하기 어려워지는 극한 압력을 받다 결국에는 정신줄을 살짝 놓는 사람들이 일으키는 소동을 읽다보니 나중에는 누가 맞는지 누가 거짓말을 하는지 어디가 진실이고 어디가 거짓인지 헷갈리게 한다.

미친건 세상이라는 말이 와닿는...엄청 독특하면서 인상적인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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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 밤의 미스터리 클럽
구지라 도이치로 지음, 박지현 옮김 / 살림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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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을 보자마자 아..이건 미스마플 화요일미스터리클럽을 벤치마킹한 책이구나 싶었다

거기다 부제로 붙은 9개의 살인 메르헨이란걸 보고 도대체 메르헨은 무슨뜻인지 찾아보니 옛날 이야기나 동화라는 뜻인데...그렇다면 이 책은 동화를 모티브로 한 살인사건이란 뜻이고 거기다 매주 금요일에 모여 살인 미스터리를 푸는 모임이라고 보면 되겠다.

아가사 크리스티의 미스마플 화요일 미스터리클럽을 재밌게 봤던데다 동화와 살인사건의 연결이라는 소재가 자못 신기하기도 하고 신선하다 생각하며 기대를 했었다.

게다가 9편의 단편으로 되어있으니 읽기에도 부담은 없었고...

결론을 말하자면...

동화의 환상은 환상대로 깨고...나오는 등장인물들이 주구장창 마치 만담하는것처럼 대화하는 내용의 대부분이 일본의 오래된 영화나 노래,엔카,거기다 오래전 유행했던 TV프로그램이나 거기에 나왔던 유행어에다 일본술에 대한 예찬까지...

다른 나라 사람들이 공감하며 즐기기엔 역부족일뿐 아니라 그들의 만담이 지루하기까지 하다.

마치 파티에 초대받았는데 자신들만의 대화를 즐기는 사람들속에 끼지 못하는 불청객같은 기분이랄까?

일본 사람들은 그들의 만담이나 대화 혹은 유머를 당연히 이해하고 어쩌면 즐겁게 생각할지 모르겠지만...이런 식의 대화가 죽 이어지는 책은 다른나라에서 성공하기 힘든 요소가 많다.

거기다 동화와 현재의 살인사건을 비교하면서 생각도 못한 동화의 재해석이나 독설은 자못 날카로워 그런 해석을 할수도 있겠구나 하는 이해가 가는 부분이 있는가하면 살인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무리하게 끌어다 된 설정도 있고 공감할수 없는 해석도 있지만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건 9편의 이야기가 다 같은 포맷과 같은 과정을 거쳐 범인을 밝히고 있어 처음의 참신함은 사라지고 중간쯤 가면서 지루하고 늘어지기 시작한다.

미스터리게임과 동화라는 소재를 재밌게 혹은 이색적으로 해석한 책이라고 가볍게 생각하며 보면 몰라도 정통 미스터리물이나 추리소설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겐 다소 매력이 떨어질듯...

 

 

 

난 그냥 동화는 동화로 즐기는 사람이 되는걸로~

오늘은 제대로 죽여주는 책을 읽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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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 모중석 스릴러 클럽 6
딘 쿤츠 지음, 최필원 옮김 / 비채 / 200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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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소설같은 경우 제목에서 그 모든 내용을 함축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그런 장르소설을 많이 읽다보면 나도 모르는 새 제목만으로 그 내용을 유추하거나 미뤄 짐작하는 경우가 생기는데 딘 쿤츠의 이 책 `남편`도 그랬던 경우다.

한동안 남편에 의한 아내 살인이 각종 뉴스의 머릿기사며 스릴러 소설에 주요소재로 쓰이다보니 이 책을 읽기가 영 꺼려져 내 손에 들어온지 한 참 되었는데도 눈이 안갔던 이유다.

뭐..남편에 의한 아내 살인이 끔직해서 안읽었다고 하기엔 내 멘탈이 좀 강하고...그냥 너무 뻔한 전개,식상한 스토리라 생각해서 안 읽었는데..이 책은 처음부터 내 그런 생각을 여지없이 깨면서 시작한다.

그러고보면 장르소설에서 유명한 시리즈인 모중석스릴러 클럽의 수준을 내가 너무 쉽게 본것도 같다

 

 

 

한가로운 오후...뜨거운 태양아래서 열심히 꽃을 심던 남자는 전화한통을 받는다

그리고 들려온 아내의 목소리와 함께 왠남자가 아내의 몸값으로 200만달러라는 엄청난 금액을 요구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평범한 정원 관리일을 하는 그에겐 가진 돈이라곤 1만달러가 전부이고 무슨일을 해도 그 돈을 구할수 없다는 걸 그 놈도 알고 있다.

이 거짓말같은 일이 단순한 위협이 아님을 보여주기 위해 개와 함께 산책을 하던 남자의 머리를 보는 앞에서 날려버리고 겁에 질린 그는 그들이 말하는 대로 경찰에 아내의 납치 얘기는 하지도 못한 채 집에 돌아오지만 집에는 그를 위한 또다른 덫이 놓여있고 이제 그는 그놈들이 원하는 대로 움직일수 밖에 없다.

기한은 60시간뿐...납치된 아내를 구하라!

 

미국의 크라임 스릴러는 대부분 영화제작을 염두에 두고 써내려간 것 처럼 느껴질때가 많다.

무대장치같은 범죄 현장, 용의자로 몰려 위기에 처한 주인공,쫏고 쫏기는 추격씬...그리고 온갖 역경을 물리치고 마침내 악을 무찌른 주인공...마치 블록버스터 영화 시나리오같은 전개를 공식처럼 사용하고 있다.

특히 가족애를 중시하고 기독교적인 신념을 가진 사람들이 많아서인지 권선징악적 결말에 많이 연연해 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 책 남편은 이 모든것에 해당되는 작품이라고 볼수 있겠다.

일견 평범한 자영업자로 보이던 밋치는 어린시절 남들과 공감할 능력이 없고 자식조차 사랑하지않으며 그저 사회적 지위나 돈에 연연해하는 소시오패스에 가까운 부모로부터 정서적인 학대를 당하고 자랐으며 그런 이유로 부모와는 물론이고 형제자매와도 서로간 소통에 어려움을 겪고 있던 남자다.

그런 그가 아내를 만나면서 완전해짐을 느꼈고 그에게 아내는 모든것이라 할수 있기에 왠만한 사람들은 할수 없는 일들을 하면서 아내를 구하기 위해 노력한다.홀홀 단신으로

평범해보이던 밋치가 아내를 구하는 과정에서 자신도 모르는 힘과 능력을 발휘하고 그 누구도 믿을수 없던 상황에서 아내를 구출해 내는 과정을 그리고 있는 남편은...특별한 트릭이나 반전은 없지만 어느 정도 긴장감을 유지하고 있으며 마치 영화를 보는듯한 스피디한 전개가 장점이라고 할수 있다.

일본의 스릴러같이 아기자기한 맛이나 트릭을 발견하는 재미같은건 없고 북유럽의 서늘하고 음습하며 인간의 악마성에 압도당할  우려도 없지만 미국 스릴러 특유의 우직한 맛을 잘 살린 작품이라고 할수 있다.

복잡한 전개나 머리아픈 진실찾기 혹은 꼬고 또 꼬아 짜증을 일으키는 반전에 지쳤다면...우직한 미국 스릴러 남편을 읽어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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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 고전 : 서양편 비채 모던 앤 클래식 문학 Modern & Classic
김욱동 지음 / 비채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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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에 대한 다양한 해석은 고전을 읽는 색다른 재미로 다가올때가 있다.

예전 그 작품이 쓰였을 당시의 시대상이나 문화 같은게 오늘날과 비교하면 어떤 차이가 있고 사람들의 가치관은 또 어떻게 달라졌는지 비교하는 재미도 있고 그때 당시와 달라진 인물에 대한 재해석같은것도 고전을 읽는 재미를 준다면 이 책 녹색고전은 환경적 관점에서 고전을 들여다보는 색다른 시도를 하고 있다.

한국편과 동양편 그리고 서양편으로 3편으로 나온 녹색고전은 생태전문가이자 환경전도사로 알려진 `김욱동`교수의 집필로 동서양고전을 통달한 그가 여기에서 환경적관점,생태학적 관점으로 쓰여진 부분을 발췌해 재해석해놓은 책이다.

일단 고전이라는 말이 들어가면 부담이 되는것도 사실이고 여기에다 필요성은 인지하고 있지만 접근하기 부담스럽게 생각되는 생태학적 관점으로 쓰여진 고전읽기라는 말에 살짝 부담으로 다가온것도 사실이지만...읽어보면 어렵게 쓰여진 말이 있거나 해석이 어려운 말은 없이 흔히 사용하는 언어를 이용하여 누구라도 읽을수 있도록 쉽게 우리가 알고 있거나 잘 몰랐던 고전에서 선조들이 환경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었는지를 잘 풀어놓고 있다.

 

 

 

일단 생태주의적인 시선으로 쓰여진 고전이라고 할때 맨먼저 떠올릴수 있는 고전이 바로 성서가 아닐까 생각했는데 역시 이런저런 성서에서 많은 부분 친환경적 시선으로 쓰여져있다.

아마도 천지창조와 관련된 부분에서 이미 자연과 인간이 다르지않고 하나이고 생명의 근원이 바로 자연임을 알고 있었던 선조들의 지혜의 결산체가 성경이다보니 많은 부분에서 생태주의적 시선을 찾을수 있을수 있었다고 한다면 한창 산업혁명으로 오늘날 인간의 산업과 생산에 많은 영향을 끼친 18~19세기에 쓰여진 이런저런 장르의 고전에서 그 시대의 분위기와 반하는 생태론적 시선으로 글을 쓰고 환경파괴를 우려한 글이 있었다는게 의외로 신선하게 다가왔다.

오늘날이야 많은 연구를 통해 환경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있지만 그 당시의 시대적 분위기에서는 그저 인간의 편리함을 우선시하고 많은 사람들에게 부를 가져다 주는 산업화에 대해 우려를 하고 걱정을 하던 사람들이 있었다는것도 놀랍지만 그들의 높은 통찰력에도 놀라움을 가지게 했다.

인간은 대지의 손님일뿐이라며 주인인 대지의 권리를 존중해야한다는 독일 생태시인 외르트겐의 `대지`라는 작품은 요즘 우리가 한창 주장하는 말과 일맥상통하고 있다.우리는 이 지구에 그저 스쳐가는 존재일뿐 주인이 아닌데 우주의 주인행세를 하는 우리의 모습은 남의 물건을 약탈하고 강탈하는 강도같은 존재라던 외르트겐의 비판은 특히 가슴에 와닿았다.

또한 어느새 풍요로움에 익숙해져 자신도 모르는 새 물질에 노예가 되어버린 인간들의 모습을 비판한 영국 시인 워즈워스 역시 `우리에게 세상은 너무 고달파`라는 시를 통해 벌어서 다 써버리는 것의 헛됨을 이야기하고 있는데 이렇게 물질의 풍요에 익숙해진 인간이 그 풍요로움을 위해 계속 자연을 파괴하고 환경오염을 일삼게 되는 악순환을 하게 되는걸 이미 그때의 위즈워스는 알고 있었나보다.

철학적 관점으로 본다면 자연같은 대상을 인간이 자신의 목적에 맞게 수단으로 판단하는 이성이란 뜻을 가진 `도구적 이성`이라는 개념이 탄생하면서 그 개념이 서구 문명을 타락시켰다고 보는 프랑크푸르트학파의 주장에 힘이 실리는것이 모든것을 인간의 편리함을 위한 목적으로 판단하면서 급격하게 자연파괴가 생기고 그 모든것의 우선에 인간의 목적을 위한 정당성이라는것을 앞세우고 있는데 이런 자연의 파괴가 결국 우리의 삶을 위협하는 것이 될것라는걸 이제는 우리도 알수 있다.

급격한 날씨의 변화나 온갖 자연재해, 각종 새로운 질병의 창궐같은걸 보면 더 이상 자연의 파괴나 지구환경에 대해 무심해선 안될뿐 아니라 적극적으로 뭔가를 해야할 때임을 알수 있다.

책을 읽으면서 이런 미래를 미리 예측해나간 옛선조들의 지혜에 감탄했고 단순하게 고전이란 옛사람들의 이야기나 철학이 아니라 오늘날에도 우리가 반드시 알아야하고 지켜야할 숙제와도 같은 삶의 지혜임을 새삼 깨닫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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