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청접대과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52
아리카와 히로 지음, 홍은주 옮김 / 비채 / 2014년 3월
평점 :
절판


뭐든지 일단 몸부터 사리고보고 되는것보다 안되는게 더 많은 공무원들을 상대하다보면 그들의 무사안일주의도 짜증나고 무조건 서류로 남겨 뒤탈을 걱정하는 그들의 근무태도에 열받아본 사람이 많을것이다.

그런 공무원들의 태도는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 어느나라에서도 같은 모양인걸보면 참으로 이상하지않나?

그들 사이엔 우리가 모르는 무슨 메뉴얼이란게 있나보다

아리카와 히로의 이 소설 `현청 접대과`는 제목만 봐서는 무슨 접대를 전문으로 하는 과인가 싶었는데 우리나라와 조금은 다른뜻으로 한자를 사용하는 일본어 그대로 직역하다보니 이렇게 우리가 흔히 사용되는 접대랑 살짝 다른의미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넓은 땅을 가졌지만 온통 산과 강으로 둘러쌓여있어 산을 깍거나 강을 메우지않는 한 도로를 만들고 평평한 땅으로 개발하기 어려운 조건을 가진 고치현은 낙후된 시골의 현이다

그래서 남들이 다 개발이다 발전이다하는 동안 제자리걸음만 하다보니 현의 돈줄은 말라버리고 젊은 사람들이 일할곳조차 변변치않아 일을 찾아 젊은 사람들은 타지로 떠나버려 어느새 활기를 잃어버린 어느 시골도시와 비슷한 모양이 되어버렸다.

돈 나올곳은 점점 더 줄어들어 마침내 위기의식을 느낀 현에서 관광자원을 개발하여 외지인들을 끌어들여 세수도 마련하지는 뜻에서 기존의 관광과에다 따로 새로운 접대과라는 곳을 신설하여 의욕적으로 지역경제활성화를 내세우지만 그들이 마련한 기획이란게 기껏해야 다른 현에서도 다 있는 유명인을 홍보대사로 내세워 자신의 현을 적극 홍보한다는 뻔한 기획이었지만 그들에겐 다행스럽게도 고치현에서 자란 유명인중 작가로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시모모토가 그들의 홍보에 관심을 가지고 피드백을 적극적으로 해오게 되면서 현청접대과에 새로운 바람이 불기 시작한다.변화라는 바람이...

언제나 공무원이라는 자신들의 위치에서 자신들의 시선으로만 바라봤던 그들의 문제를 외부인이자 고치현에 애정을 가지고 있는 제3자의 시선으로 보면 그들이 얼마나 많은 문제를 안고 있는지 그들의 얼마나 무사안일하고 비능률적인 시스템으로 일하는 지를 접대과의 사람들은 깨닫게 되며서 고치현에도 조금씩 변화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물론 민간의 눈으로 보면 형편없이 느린 발걸음이지만 일개 개인이 하는 것보다 규모면이나 예산면에서 훨씬 더 커 이런 변화를 위해선 역시 민과 관이 힘을 합쳐야한다는 걸 절실히 깨닫게 한다.

일본의 고치현을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우리의 현재와 똑같은 모습으로 같은 고민을 하고 있어 그들의 하는 얘기가 더 실감나게 다가온다.

도시로 몰리는 젊은 사람들, 비어버린 농촌,줄어드는 일자리 그로 인해 세수 역시 줄어들고 줄어든 세수를 핑계로 마땅한 대안조차 마련하지 못하는...모든것이 뫼비우스의 띠저첨 탈출구가 없어 보이는 농촌의 문제를 얼마든지 발전할수 있고 공존할수도 있다는 다른 시각으로 바로보고 있는 `현청접대과`는 마음이 따듯해지면서 단순하게 소설로만 그치지않는...의미가 있는 소설이다.

자신들은 매일 봐서 특별하다 여기지않던 자신의 고장이 가진 자원을 적극적으로 이용하고 활용하고 홍보하는 그들의 플랜이 더 이상 꿈같은 이야기도 아닐뿐 더러 우리도 시도해볼만한 것들이 아닌가 생각한다.

좌충우돌하면서 자신들의 고장을 위해 노력하는 현청공무원들의 이야기는 그래서 더 와닿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바퀴벌레 형사 해리 홀레 시리즈 2
요 네스뵈 지음, 문희경 옮김 / 비채 / 2016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제는 우리에게 더운 여름에 읽으면 좋을 책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게 되는 책이 된 `스노우맨`

그 책속 주인공이자 이제는 책보다 그 이름자체가 브랜드처럼 된 해리홀레의 젊은 시절을 보여주는 시리즈 2번째책이 바로 이 책 `바퀴벌레`이다.

이 책에서의 해리는 `스노우맨`이나 `레오파드`에서처럼 수사관으로서 뛰어나거나 영민하지않고 오히려 자신에 대한 확신이 부족하며 연방 실수도 하는 보통의 젊은 형사로서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 인간적인 친밀감이 느껴진다.

그도 우리와 같이 실수도 하고 뻔히 보면서도 범인을 알아채지도 못할뿐 아니라 범인을 앞질러 범죄를 예방하기보다는 뒤쫏아가느라 헉헉거리기 바쁘다.그런데도 절대로 포기하지않고 압력에 불복하지않는다는 점은 확실히 일반적인 사람과 다른 점이자 그가 가진 그의 본성의 모습이고 그런 점이 시리즈를 이끌어가는 그의 매력중 하나인것 같다.

 

호주에서 돌아온 후에도 여전히 술에 절어 살아가던 해리에게 긴급 명령이 떨어졌다.

태국으로 가 하필이면 그곳의 사창가에서 칼에 찔려 매춘부에 의해 발견된 주 태국 노르웨이대사의 살인사건을 처리할것을 명령받았지만 그 명령에는 조용하고 신속하게라는 단서가 붙어있을뿐 아니라 심지어는 팀원의 도움없이 해리 단독으로 날아가 처리할것을 요구받는다.

신속히 사건을 처리해서 덮을것을 요구하는 높은분들의 명령과 달리 죽은 대사의 가방에서는 끔찍한 소아성애의 장면이 담긴 사진들이 발견되고 심지어는 대사 역시 남다른 성적취향을 가진 사람이라 결혼생활은 위태롭기 그지없었을 뿐 아니라 그들 주위를 둘러싼 사람들마저도 의심스러운 행동을 하는 등..사건을 조사하면 조사할수록 단순한 사건이 아님을 깨닫는 해리

이곳은 온갖 불법적인 성매매가 가능한곳이라 마치 어둡고 음습한곳에서 엄청난 번식력을 자랑하는 바쿠벌레떼처럼 세계 각국에서 일탈을 꿈꾸거나 정상적이지않은 자신의 성적욕구를 충족하기 위해 별별사람들이 모여드는 그들만의 천국과도 같은곳이기에 그들 외국인 즉 파랑을 바라보는 현지인들의 시선은 호의적이지않다.

기껏 공들여 수사한 것도 순식간에 뒤집어지고 뇌물로 증거도 조작이 가능한곳이라 그 누구도 믿을수 없는데다 본국에선 끊임없이 빠른 수사를 요구하며 자신들이 이미 알고 있던 사실도 그에게 은폐했음을 알게 된 해리는 그들이 원하는 건 진실이 아닌 누군가가 그럴듯하게 포장해서 사건을 처리하고 여차하면 자신들을 대신할 희생양이 필요했음을 깨닫는다.

그리고 그 희생양이 바로 술에 절어 별다른 일처리를 못하지만 호주사건으로 이름이 알려진 자신이었음을...

여전히 직관은 뛰어나지만 이 책에서의 해리는 자신에 대한 확신이 부족해서 자신이 본것조차 믿지못하는 실수를 범하게 되고 백전노장인 뇌켄의 말마따나 새파란 애송이에 불과해서 범인을 잡기보다는 휘둘리기 일쑤지만 위기일발의 상황에서 자신이 본것과 조사했던것들의 퍼즐을 마침내 완전하게 이해하고 그다운 결말을 맺는점에선 시리즈뒤편들에서 보여준 해리 홀레다운 모습을 살짝 엿볼수 있다.

전작인 `박쥐`에서는 소설적 재미와 사회문제 둘 중 어디에다 더 촛점을 맞춰야하는지 고민하는 게 느껴졌다면 시리즈 2번째인 이 책`바퀴벌레`에서는 확실한 소설적 재미에다 더 무게를 둔 대중작가로서의 모습을 보여주고있어 그가 말한대로 그를 작가로 확실하게 되새김한 작품이 아니었나 생각한다.

또한 시리즈 뒤편들을 먼저 읽은 사람들은 뒤에 나오는 사람들의 젊은날의 모습과 해리와의 관계변이를 살펴보는 재미도 주고 있다.

생생한 태국 현지곳곳의 모습이 마치 눈앞에서 펼쳐질듯 실감나게 그려져 읽는 재미를 더해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개의 힘 1 밀리언셀러 클럽 124
돈 윈슬로 지음, 김경숙 옮김 / 황금가지 / 2012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한마디로 어머어마한 책이었다.

분량도 1000페이지 정도로 많지만 나오는 인물이며 중남미전체의 마약카르텔조직과 정치적인 관계의 얽힘과 설힘 ,배신과 음모가 판치는 중남미 마약전쟁 30년을 그야말로 실감나게 표현해낸 스릴러작품이었다.

작가의 전작이었던 `지하에 부는 서늘한 바람`도 좋았지만 `개의 힘`은 좀 더 강력하고 좀 더 남성적인 작품이 아니었나 생각한다.

많은 등장인물이 나오지만 핵심인물은 마약전쟁의 선두에 선 CIA소속 아트켈러와 그의 필생의 숙적관계인 바레라가의 미셸 앙헬 바레라와 한때 친구 비슷한 관계였던 아단 바레라 그리고 어디에도 속하지않은 아일랜드계의 킬러 칼란이라고 볼수 있는데 이들의 관계에서 또 빼놓을수 없는 게 매춘부이지만 아단과 칼란외에 카톨릭 신부에게서까지 사랑을 받았던 노라 헤이든이 아닌가 생각한다.

한때 우연치않은 인연으로 친구와 비슷한 관계였던 아단과 아트...그런 그들의 관계가 결정적으로 어긋나기 시작한 계기는 아단의 삼촌인 미겔 앙헬 즉 티오라 불리우던 탁월한 지략가의 계략으로 그의 숙적이자 70년대  멕시코 마약카르텔의 보스였던 돈 페드로 아빌레스를 제거하는 작전에 멋모르던 아트가 개입하면서였다.

그 덕분에 아트는 CIA지부에서 제자릴 찾지만 자신도 모르는 새 티오에게 이용당했다는 걸 잊지않은 아트는 이후부터 카르텔의 새로운 보스가 된 티오가 이끄는 바레라가와의 전쟁을 하게 된다.

한편 이들 멕시코 카르텔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중남미 마약시장을 휩쓸며 엄청난 부를 쌓아가던 치미노조직은 보스인 빅 파울리에 칼라브레이지가 약해진 틈을 타 새로운 보스자리의 향방에 모든 눈과 귀가 쏠리게 되고 이런 틈을 노려 어디에도 속하지않지만 킬러로선 탁월한 아일랜드계의 칼란을 이용하는 사람이 나타나 혼선을 야기한다.

잘 만들어졌던 그들 연합의 빈 틈을 노려 철저한 계획끝에 하나씩 연합전선을 무너뜨려나가는 아트의 계획으로 거대 조직들간에 전쟁이 벌어지는데... 

 

단순하게 마약을 둘러싼 전쟁이라고 보기엔 마약이란걸 두고 벌이는 전쟁의 스케일이 어머어마할뿐 아니라 마약을 판매한 돈으로 정치인들의 환심을 사서 결국엔 그들이 원하는대로 정권마저 바꿀수 있을 정도의 어머어마한 힘과 권력을 가지게 된 카르텔의 힘이란게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그리고 세계 최대의 마약소비시장인 미국이라는 나라가 주변국이라는것때문에 아무것도 마음대로 할수없는 주변국가인 멕시코를 비롯한 중남미국가의 국민들이 처한 현실은 상대적으로 비참하기 그지없고...

더불어 그들조직이 좌지우지할수 있는게 그들이 속한 나라인 멕시코나 콜롬비아, 니카라과같은 중남미국가뿐만이 아니라 마약소탕작전을 벌이는 미국마저도 그들의 입맞에 맞게 움직일수 있을 정도의 파워를 가지고 있다는게 놀라운데 그런 그들의 밀착관계를 극명하게 보여준 작전이 바로 케르베로스작전이었고 그 작전으로 인해 아트는 한순간에 가치관의 혼란을 겪게 되는 모습을 보면서 거대한 권력앞에 하나의 개인,하나의 조직이 할수있는 일이란게 얼마나 미미한지 새삼 깨닫게 된다.

자신들이 원하는 뜻에 따라 움직이지 않을 좌파정권이 들어서는걸 막기 위해서라는 명분에 따라 마약조직과도 손을 잡을수 있고 그들이 만든 마약이 결국 자국의 가장 하층민에게 팔릴거라는 걸 알면서도 그 행태를 눈감을수도 있는게 바로 정치라는 것...결국 명분만 있다면 누구와도 손을 잡을수 있고 한없이 비정해질수 있다는 정치인들의 기만적인 행태를 극명하게 보여준작품이 바로 `개의 힘`이 아닐까 생각한다.

자신들이 없애야할 대상인 조직과 손을 잡고 뒤로는 잡은 그들의 보스를 풀어주는...이런 어처구니없는 현실에도 뜻한바 대로 꿋꿋하게 밀고나간 아트가 아마도 그들이 추구하고자하는 미국정신이고 그가 바로 한번 잡으면 결코 놓지않는 바로 그 개의 힘을 보여준게 아닐까생각한다.

책을 읽으면서 결국 악당인 아단 바레라에게 몰입해서 그의 사랑 그의 좌절 그리고 그의 운명에 안쓰러움을 느끼게 된다.그의 모든 악행에도 불구하고...더불어 외로운 킬러 칼란에게도 애정을 느끼게 했다

그렇게 모든 사람을 두려움에 떨게 했던 그들도 사랑앞에서 흔들리고 가족때문에 눈물짓는 평범한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그들도 마냥 악당이기만 한게 아니라 가족과 사랑하는 사람앞에선 하나의 인간임을 보여주고 캐릭터에 현실감을 입히는데 성공했다

생생한 캐릭터의 힘과 치밀한 작전 그리고 방대한 스케일이 돋보였던 작품이었다


댓글(3)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그장소] 2016-08-08 14: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하에서 부는 서늘한 바람도 이어 책의 후편이 나오길 기대하고있어요. 개의 힘 ..쎘죠!^^ 재미있게 봤어요! 저도!

몽쁘띠 2016-08-08 14:4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개의 힘 후속작도 있다던데..우리나라에도 출간되면 좋겠네요~^^

[그장소] 2016-08-08 15:28   좋아요 0 | URL
그런가요? 정말 ! 읽고싶을것 같아요. 돈 윈슬로 !^^
 
유골의 도시 RHK 형사 해리 보슈 시리즈 8
마이클 코넬리 지음, 한정아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5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주인과 산책을 하던 개가 뼈를 물어왔다.

흔한 동물의 뼈라 생각했지만 사람의 뼈 그것도 성인이 아닌 소년의 뼈라는게 밝혀지고 더군다나 44곳이나 골절의 흔적이 있는...이른바 학대받은 소년의 뼈라는 게 밝혀지면서 해리와 동료 에드거는 심란해한다.

이미 오래전에 죽은 아이의 신원을 밝혀내기 위해 조사하던 중 그 뼈가 묻힌곳 근처에서 오래전 아동 성추행으로 기소되었던 남자가 사는게 밝혀지고 그 남자를 심문하다 그 남자의 과거이력이 경찰의 실수로 언론에 공개되면서 모든것을 잃은 남자는 스스로 목숨을 끊어버린다.

이렇게 오래된 사건은 수사기간이 길고 경비가 많이 소요되는것에 비해 성과가 미미하다는 점에서 비경제적이라 생각하는 경찰 고위층의 지시로 모든것을 죽은 사람에게 덮으려는 공작이 시작되지만 늘 그렇듯이 우리의 해리는 어린 소년에게 무자비한 폭력을 행사했던 범인을 반드시 잡고자하면서 고위층들에겐 눈에 가시같던 해리는 자신의 자리마저 위태로워지는데...

 

남들이 보기엔 평화롭고 조용한 주택가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이곳에서도 역시 문제 가정이 있고 어른이면서 어른답지 못한 사람들이 자신보다 약한 아이를 상대로 이런저런 폭력을 행사하면서도 겉으로는 점잖은듯 사회활동을 하고있고 피해자인 아이들은 누구에게도 도움을 쉽게 받지못하는...현대사회의 문제가정의 전형적인 모습들을 보여주고 있다.

다른 사건들과 달리 오래되어 수사과정이 지루하리만큼 길다는것 외엔 복잡하지도 않고 트릭이 있는것도 아닌 단순 폭력치사사건이지만 그 사건 이면에는 지금 우리와 비슷하게 아이를 방치하며 자신의 책임을 다하지않는 아이보다 못한 어른들이 있고 그 어른들의 행태로 상처받는 아이들을 보면서 마음이 무거워졌다

그래서 사건이 해결되고 난 뒤 누구에게도 책임을 묻기 힘든 그 너무나 허무한 결과에 우리의 형사 해리가 허무해하고 공허해하는 마음이 십분 이해가 갔다.물론 그의 안타까운 사랑에도 안쓰러움을 느꼈고...

또한 그런 해리의 직진하는 수사방식을 탐탁치않아하던 어빙을 비롯한 경찰고위층의 무사안일주의적인 발상과 살인사건임에도 조직에 유리하게끔 정치적인 계산아래 사건조작도 서슴치않는 그들의 행태에 해리가 얼마나 답답해하고 염증을 느끼는지도 잘 드러났던 `유골의 도시`

이번 편에선 자신의 천직이라 여겼던 경찰뱃지를 반납하고 모든것을 놔버린...어디에도 없는 사내가 되버린 해리의 허무가 짙게 느껴졌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미니어처리스트
제시 버튼 지음, 이진 옮김 / 비채 / 2016년 8월
평점 :
절판


 

어린티를 벗지 못한 한 여자가 누군가의 집 문을 두드린다.

그녀의 이름은 페트로넬라..갓 18세의 그녀는 한달전 결혼 한 남편의 집에 온 것이고 그런 그녀를 맞은건 남편의 환대가 아닌 차가운 시선의 시누이 마린과 하녀같지않은 태도를 가진 코르넬리아였다.

갓 결혼한 어린 신부와 그녀를 환영하지않는 사람들 그리고 어딘지 비밀스러우면서도 어두운 분위기는 고전 `레베카`가 생각나게 한다.줄곧 음산하고 비밀을 간진한듯한 분우ㅣ기에다 곧 무슨일이 벌어질것만 같은 팽팽한 긴장감이 가득한..

이 책 `미니어처리스트`에도 그런 묘한 분위기가 전체를 휘두르고 있다.

남편이지만 그녀를 아내로 안아주지않는 요하너스,남편의 동생이면서 집안을 좌지우지하는 시누이 마린,그리고 색다른 피부색으로 어딘가로 외출하면 모두의 시선을 받는 하인 오토,하녀이면서 하녀답지않은 태도를 보이지만 많은것을 알고 있는듯한 코르넬리아로 구성된 집안 사람들

어딘지 비밀스러운 분위기,뭔가 숨기는듯한 사람들,그리고 누군가 늘 엿보는 듯한 시선은 갓 시집온 어린신부 넬라를 주눅들게 하고 남편은 그런 그녀를 모른척 외면함으로써 새로운 집에서 스스로의 위치에 확신을 하지 못하는 넬라의 불안감은 높아만 간다.그리고 그런 그녀의 불안은 책을 읽는 독자들에게도 전염되어 평화로운 일상을 그리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곧 뭔가 터질듯한 조마조마한 긴장감을 부여하고 있다.

이렇게 어딘가 비밀을 간직한 듯한 사람들의 모호한듯한 이야기가 전반에 흐르면서 뭔가 있는듯한데 그 뭔가가 도대체 뭔지 궁금해죽을즈음 마침내 하나씩 드러나는 그들의 비밀과 거짓말들은 조용하고 부유했던 브란트가를 뿌리채 뒤흔들게 된다.

넬라에게 남편인 요하너스가 결혼선물로 마련한 사람의 키 반만한 모형의 집을 채울 미니어처리스트와 넬라가 접촉하면서 책을 읽는 동안 줄곧 언제나 나올까 기다리던 그 무언가가 이 집에서 집안 사람들에게 벌어지기 시작한다.

 

17세기말의 네덜란드는 상업의 발달로 풍요롭기 그지없지만 여자들의 지위는 그 시대 다른 유럽과 마찬가지로 형편없었다.

여자들은 재산을 소유하기 힘들고 남편의 사무실이나 일하는 곳을 출입할수 없을뿐 아니라 독자적으로 뭔가를 할수 없는 위치였지만 이 책에선 그런 평범한 길을 거부하고 각자 다른 길을 걷는 여성상을 보여주고 있다.

뛰어난 상인이었던 요하너스보다 더 영리하고 뛰어났지만 여성인 마린은 집안에서 오빠인 요하너스에게 의지할수 밖에 없었고 그런 마린은 남자와 결혼하는걸 거부함으로써 그 시대에 맞섰던 반면 그 시대 여성의 일반적인 삶을 살았던 아흐너스는 자신의 재산권조차 스스로 행사하지않고 남편에게 넘겨 오로지 남편만 바라보는 종속적인 삶을 살아가는 대표적인 여성으로 표현되고 있다.

이런 극단적인 두 여성의 사이에 주인공인 넬라와 또다른 여성상의 모습을 하고 있는 미니어처리스트가 있다.

넬라는 처음엔 결혼해서 남편에게 복종하고 아이를 낳아 키우는 평범한 아내를 꿈꾸었지만 그녀가 처한 환경은 그런 그녀의 꿈을 용인하지않고 스스로 자신의 길을 개척해 나갈수 밖에 없도록 해 넬라가 평범한 소녀에서 한 사람의 인간으로 스스로 걸어갈수밖에 없게 하는 한편 남자들만의 세계인 숙련된 기술자의 삶을 스스로 개척해 걸어가는 미니어처리스트는 자신의 모습을 감추고 다른사람과는 다른 탁월한 관찰력과 세심한 기술을 이용해 여러 사람들의 마음을 매료시키는 힘으로 자신의 길을 걷는다.

이렇게 자신에게 주어진 여성성을 부인하는 마린과 미니어처리스트와 그 여성성에 순응하는 아흐너스, 그리고 이 둘 사이에 끼여있는 넬라의 이야기가 펼쳐지고 있는 소설 `미니어처리스트`는 이 세사람의 힘의 균형이 이야기전체에 흐르는 비밀과 거짓말이 밝혀지는 순간 깨어지게 되면서 이야기의 속도를 가하고 있다.

어둡고 암울한 비밀을 가진 사람들과 그런 사람들의 비밀을 들여다보고싶어하는 사람들의 이중적인 모습과 위선을 그리고 있는 `미니어처리스트`는 속도감있게 읽혀지진않지만 사람들속에 내재되어있는 인간의 속성을 잘 표현하고 있을뿐 아니라 각자의 캐릭터를 생생하게 표현하고 있어 한줄씩 정독하며 읽을수록 더 색다른 매력을 느낄수 있는 책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