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심장을 쳐라
아멜리 노통브 지음, 이상해 옮김 / 열린책들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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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나자마자 주변 사람들로부터 자신에게로 올 시선을 빼앗아 간 딸을 도저히 용서할 수 없었던 마리는

딸을 외면하고 무관심하게 대하는 걸로 자신의 심정을 내비치지만

마리에게 완전히 빠져있는 남편은 그런 그녀의 마음은 짐작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그나마 다행인 건 디안에게는 그녀를 사랑해 주는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있다는 점이다.



"어떻게 그런 천사 같은 아기를 사랑하지 않을 수가 있지?"

p27

어쩌면 마리가 딸아이를 상대로 질투하는 마음이 생기게 된 데에는 그녀의 어린 나이도 한몫하지 않았을까 싶다.

이제 갓 성인이 되어 마음껏 젊음을 즐기고 남자들의 찬탄 어린 시선과

그런 남자들 때문에 마리를 질투하고 질시하는 여자들을 보면서 우월감을 몇 년쯤 즐긴 후에 아이를 낳았더라면...

그랬다면 자신의 아이를 바라보는 시선에 좀 더 여유가 있었지 않았을까?

그런 점에서 보자면 마리에게 어느 정도 이해의 여지가 없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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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랑하는 사람
정호승 지음 / 비채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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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는 어렵다는 고정관념이 존재하지만 요즘 시 중에는 쉬운 말로 쉽게 친숙한 말로 쓰인 게 많아져서 조금 가까워진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개인적으론 요즘 유행하는 언어로 짧게 쓴 시도 좋지만 곱씹어 볼 수 있고 아름다운 싯구로 가슴을 울리는 시를 더 좋아한다.

그런 시를 쓰는 사람 중 한 분이 바로 정호승 시인이다.

그의 시중 많은 시를 알고 있는 건 아니지만 워낙 유명한 수선화에게 와 데뷔작인 첨성대, 그리고 슬픔이 기쁨에게는 나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아 온 시 고 나 역시 좋아하는 시다

이 책에는 그 시들을 비롯해 정호승 시인의 시 275편이 실려 있다.

총 7부로 나눠져 있는데 어떤 기준으로 나눠져있는지에 대한 설명이 없이 읽었고 읽으면서 시간의 변화에 따라 나눠져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한국전쟁 후 우리나라 현실의 비극을 보여준 혼혈아에게, 구두 닦는 소년, 슬픔은 누구인가와 같은 시는 전쟁의 비극이 지난 후 힘들고 어려웠던 우리의 시대상을 비춰 보여준다면 나의 조카 아다다와 아버지들, 장례식장 미화원 손 씨 아주머니의 아침 같은 시는 70년대 어려웠던 시대의 가난한 서민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렇게 팍팍했던 현실을 표현한 시가 있는 가하면 사랑하다 죽어버려라 하는 싯구로 유명한 그리운 부석사나 수선화에게 와 같이 사랑을 이야기하거나 생활 속의 소소한 모습에 대한 시도 있고 각 종교에 대한 시도 있다.

시인의 종교가 천주교라는 걸 몰랐다면 불교도가 아닐까 생각했을 정도로 종교에 대한 터부도 없을 뿐 아니라 타 종교에 대해서도 호의적이라는 걸 보면 정호승 시인의 얼마나 열린 마음으로 모든 걸 바라보는지 알 수 있는 부분이다.

한마디로 세상 전반에 대한 모든 것이 다 시로 표현했다고 볼 수 있겠다.

특히 가난하고 힘든 삶 즉 소외된 삶을 사는 모습에 대한 시가 많은 데 어쩌면 힘든 시대를 거치며 살아온 시인의 삶이 녹아 있는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런 시 들에서는 연민의 마음과 슬픔에 동조하고 같이 아파하는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아프고 힘들고 슬픈 시도 있지만 자연에 대한 글도 많은 데 산새와 낙엽, 첫눈, 가을꽃, 남한강 등등을 비롯해 별에 대한 글도 많다. 그런 자연을 표현한 글에서는 생명의 아름다움과 변하지 않는 가치를 느낄 수 있었다.

단순한 형식에 쉬운 언어로 이해하기 쉽게 쓰인 글이 있는가 하면 감정의 절제를 통해 표현이 다소 어려운 시도 있었다.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건 그대로 이해하기가 쉽지 않은 건 몇 번 속으로 곱씹어 보면서 어떤 의미로 이런 글을 썼을까 생각하고 고민해 보기도 하면서 읽다 보니 어느새 끝이 나 있었다.

여전히 내겐 쉽지 않은 게 시라는 장르기는 하지만 나이를 먹은 탓인가 사랑을 이야기하는 것보다 특히 슬픔과 이별에 관한 글들은 가슴 깊이 와닿아서 나도 모르게 찡할 때가 있었다.

한창 감수성 예민한 사춘기에 읽는 글과 나이 들어 읽는 글은 와닿는 느낌과 무게가 다름을 알 수 있었는데 특히 시라는 장르가 더 그런 듯하다.

쉽진 않았지만 많은 부분에서 공감하며 읽은 시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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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심장을 쳐라
아멜리 노통브 지음, 이상해 옮김 / 열린책들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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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문학은 어렵다는 편견을 깨 준 아멜리 노통브

이번엔 모녀 관계 그 복잡 미묘한 관계 중 질투에 대해서 다뤘다.

특유의 날카로운 통찰의 시선으로 그 미묘한 긴장감을 표현하고 있는 너의 심장을 쳐라는

군더더기 없는 문체와 문장으로 처음 프랑스 문학을 접하는 독자들에게도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는 작품이었다.



자신의 딸을 질투하는 엄마

마리는 사람들의 질투만이 자신의 존재 의미인 사람이었다.

여자아이들이 샘이 나서 고통스러운 표정으로 자신을 쳐다볼 때면

마리는 마른침을 삼켜 가며 그들의 형벌을 즐겼다

p8

자신의 딸아이 디안이 태어나기 전까진 사람들의 시선은 언제나 그녀를 향했고

그녀의 미모와 잘 생긴 남편에 대한 부러움과 질투 어린 시선은 삶의 낙이었다.

하지만 그런 영광의 순간은 너무 짧았다.

이제 그런 시선은 모두 자신의 딸에게 향했고 그런 변화를 마리는 견딜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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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의 비극 - 노리즈키 린타로 장편소설 노리즈키 린타로 탐정 시리즈
노리즈키 린타로 지음, 이기웅 옮김 / 포레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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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모든 범죄가 다 나쁘지만 그중에서도 특히 용서할 수 없는 죄가 바로 아이를 상대로 한 범죄가 아닐까

요즘 들어 특히 아이를 대상으로 하는 각종 범죄가 눈에 띄는 데 다시는 그 누구도 약하고 자기방어력이 부족한 아이를 상대로 범죄를 구상할 생각조차 하지 못하게 강력한 엄벌이 필요하다 생각한다.

이 책 1의 비극은 내 기억으론 몇 해 전에 출간되었던 것 같은데 이번에 TV 드라마화가 결정되어 다시 나온 게 아닐까 싶다.

작가의 다른 작품인 요리코를 위해 와 마찬가지로 충격적인 소재와 결말로 독자들에게 인상 깊었던 작품이었다고 기억한다.

한 아이가 등굣길에 유괴당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야마쿠로는 아들이 유괴당했다는 아내의 전화를 받고 급히 집으로 돌아오지만 뜻밖에도 유괴당한 아이는 자신의 아들이 아니라 아들의 친구인 시게루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아마도 범인은 시게루를 이 집 아들 다카시로 착각해서 데려간 듯하다.

여기서 작가는 시게루가 야마쿠로의 진짜 아들이라는 뜻밖의 패를 보여준다.

아내에게 자신이 한 짓이 들킬 것을 우려해 자신이 직접 몸값을 들고 유괴범이 원하는 장소로 가기를 자처하지만

한순간의 실수로 몸값 전달에 실패하고 만다.

본격적인 이야기는 이후 부터다.

몸값 전달 실패로 아이는 싸늘한 주검이 되어 돌아오면서 시게루의 엄마 미치코를 비롯해 경찰들까지 그에게 의혹의 시선을 던지고 모든 비난의 화살이 그에게 돌아온다.

그도 그럴 것이 하필이면 그 중요한 순간에 넘어져 기절했다는 것도 그렇고 경찰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모든 연락을 차단한 채 유괴범의 지시에 따른 점은 충분히 의심스러울 만 한데다 결정적으로 그에게는 시게루의 죽음을 바랐을 만한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그런 의미에서 나 역시 이전의 그가 했던 모든 말과 행동을 의심하며 곱씹어 보게 된다.

이것 역시 독자를 속이기 위한 작가의 트릭이 아닐까 생각하면서...

아내를 사랑하는 그에게는 과거 자신이 아내 몰래 저지른 부정의 증거인 시게루가 드러나는 게 죽는 것보다 더 두려운 상황이고 그런 점을 노려 집요하게 접근하는 미치코의 협박에 줄곧 시달리고 있었던 점도 그렇다.

모든 이야기를 야마쿠로의 시점으로 풀어나가기 때문에 그의 입장과 그의 관점에서 사건을 바라보지만 그 역시 용의자의 테두리에서 벗어날 수는 없고 경찰 역시 그런 점을 들어 그의 알리바이를 조사한다.

경찰이 좀처럼 사건의 용의자를 찾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아빠로서 자신의 아이를 지키지 못했다는 자괴감과

그 아이의 죽음을 마음 한편에서 바랐었다는 점에서 스스로를 용서할 수 없었던 야마쿠로

범인이라 짐작되는 사람을 혼자서 추적하기 시작하지만 그에게는 완벽한 알리바이가 있었다.

여기서 작가는 두 번째 패를 내놓는다.

지금 야마쿠로 부부가 키우는 아이가 그의 친자가 아닐 뿐 만 아니라 범인으로 추정되는 그 남자가 바로 아이 친부라는 것

이로써 처음의 모든 전재는 다 뒤집어졌다.

오인 유괴된 아이는 친자이고 범인으로 추정되는 남자는 내가 키우는 아이의 친부다.

그렇다면 유괴는 과연 누굴 노린 걸까?

범인은 진짜 돈을 목적으로 한 유괴가 맞는 걸까?

하나의 진실을 덮고자 수많은 거짓말과 자신의 아이까지 저버리는 비정함을 보였지만 끝내 진실이 드러나는 걸 막을 수 없어 모두가 파국으로 치달아가는 과정이 흥미롭게 그려진 1의 비극

전작과 마찬가지로 소재 자체는 막장 드라마처럼 자극적이지만 풀어나가는 방식은 속도감이 있고 서스펜스가 있어 몰입감이 좋다. 아마도 그런 이유로 드라마 소재로 채택된 게 아닐까 싶다.

책을 읽고 난 뒤 드라마를 보지 못했지만 어떤 식으로 만들었을지 궁금해지게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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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의 비극 - 노리즈키 린타로 장편소설 노리즈키 린타로 탐정 시리즈
노리즈키 린타로 지음, 이기웅 옮김 / 포레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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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국...

이렇게 또 하나의 가족의 비극이 탄생했다.



뒤바뀐 아이를 유괴했다는 설정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이야기를 끌고 갈 수 있음에도

쉬운 방법에 안주하지 않는 건 작가 특유의 뚝심이 아닐까 싶다.

전작인 요리코를 위해 도 그렇지만 하나의 소재로 이야기를 확장만하는 게 아니라

여러 가지 트릭과 장치를 끌어모아 소설적 재미를 더 해 한순간도 한 눈 팔지 못하게 한다.

결국 한때 한순간이 가져온 실수로 인해 가족의 붕괴라는 결과를 가져온 1의 비극

아마도 1이라는 게 한번의 실수를 의미하는 게 아닐까 싶다.

비극 3부작이라는 데 1,2 부는 읽었고 3부 역시 읽어보고 싶어진다.

몰입감 있고 속도감도 있어 단숨에 읽어 내려가게 하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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