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부류의 마지막 존재
시그리드 누네즈 지음, 민승남 옮김 / 엘리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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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을 뛰쳐나온 후 각자의 삶을 살아가던 두 사람

그리고 조시는 생각지도 못했던 곳에서 앤의 소식을 듣는다.

경관 살해...

모두가 앤에 대해 비난하고 냉혹한 시선을 던지며 아무도 그녀의 말을 믿지 않았을 때...

조시는 그녀가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 그녀의 말을 한 톨의 거짓 없이 믿었다.

그녀가 아는 앤이라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여겼기 때문이었다.



앤의 비극은 그 시대를 생각하면 어쩌면 당연한 귀결일지도 모르겠다.

타고난 환경을 배척하고 가난한 사람, 제대로 된 대접은커녕 언제나 인종적 편견에 시달려야 했던 흑인들을 돕고자 하는 그녀의 마음은 당시 양축 모두에서 쉽사리 이해받을 수 없었고

앤 역시 자신을 이해해달라는 그 어떤 제스처도 취하지 않았다.

이에 비해 조시는 제대로 된 환경에서 자라지 못한 탓에 언제나 화목한 가정을 꿈꿨던 것 같다.

이렇게 모든 것이 달랐던 두 사람이 한때나마 서로 통하고 서로 가장 친했다는 것... 그것이야말로 그 용광로 갔었던 시대를 함께 산 사람들만의 판타지가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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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부류의 마지막 존재
시그리드 누네즈 지음, 민승남 옮김 / 엘리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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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온 환경이 너무나 다르고 가치관이 다르고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차가 존재하는 두 사람

앤과 조지 두 사람의 우정은 예상했던 것처럼 대학을 뛰쳐나오고

각자의 길을 걸으면서 그 간격은 점점 벌어져 큰 싸움을 하면서 끝장났다



어찌 보면 당연한 과정이 아닐까 생각했다

자라온 환경이 다른 사람은 결국 다른 환경에서 산 사람을 이해할 수 없다.

그래서 자신과 달리 모든 것이 넉넉하고 풍요로운 삶을 살아온 앤의 당당한 자신감과

거리낌 없이 자신의 의견을 표출하는 모습을 동경하고 그녀를 닮고 싶어 했던 조지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는 건 앤보다 조지의 삶이 나와 닮아있기 때문일까?

두 사람이 멀어지는 건 자연스러운 결과라 해도 이런 식의 결말은 보는 이로 하여금 안타깝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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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부류의 마지막 존재
시그리드 누네즈 지음, 민승남 옮김 / 엘리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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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8년 반전운동과 히피 그리고 마약과 인권운동, 페미니즘... 이 모든 것이 폭발적으로 들끓던 미국 뉴욕

캐나다 국경 근처 작은 소도시에서 나고 자란 조젯은 대학 입학을 위해 이곳으로 온다.

그리고 이곳에서 처음 만난 앤

그는 부유했고 똑똑했으며 급진적인 사고와 적극적인 행동력을 가진...

나중에서야 생각해 보면 당시의 진보적인 대학생의 모습 그대로의 모습을 한 사람이었다.



1968년 즈음의 혼란스러웠던 미국 그중에서도 가장 변화가 컸던 대학의 모습을 진보적인 앤과 그런 앤을 지켜보며 자랑스러워하고 부러워하기도 한 소심한 조시의 시선으로 당시의 혼란스러움을 표현하고 있다.

넘쳐나는 술과 약물 자유로운 성생활...

그 시절은 모든 억압된 것으로부터의 탈출과 기존 세대를 반대하는 것만이 제대로 된 삶을 사는 것처럼 모든 것에서 거침이 없었다.

주인공 조지가 그런 모든 일에 앞장서고 있는 앤을 부러움과 동경 그리고 질투의 눈으로 볼 수밖에 없었던 건 어쩌면 그녀와 앤이 가진 배경의 차이 때문이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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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부자의 세상을 읽는 지혜 - 그들은 어떻게 부자가 되었나?
이준구.강호성 엮음 / 스타북스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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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아끼고 절약하면 부자가 될 수 있지만 큰 부자는 하늘이 내린다는 말이 있다.

그런 큰 부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평소의 마음가짐부터 돈의 씀씀이까지... 모든 것이 범상치 않아서 일반 사람들의 상식과는 다른 부분이 많다는 걸 느낀다.

이 책에는 한 시대 그중에서도 특히 조선시대를 풍미했던 대단한 부자들의 이야기가 나오는데 임상옥이나 경주 최부자의 이야기는 간혹 드라마나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제법 알려졌지만 이외에 여기에 나오는 부자들은 대부분은 생소한 이름이 많았다.

특이한 건 몇몇 부자를 제외하고 우리가 가장 살기 어려웠던 시기로 생각하는 일제강점기 혹은 을사늑약이 있을 시기의 혼돈한 시대에 많은 부를 쌓은 부자들이 많았다는 것이다.

아무도 돌봐줄 사람 하나 없던 고아로 낯선 러시아로 넘어가 소 무역을 통해 어마어마한 부를 쌓은 후 개인 선박까지 소유했던 최봉준을 비롯하여 이승훈,최창학,최남 등등은 자신이 쌓은 부를 이용해 독립자금에 대기도 하는 등 단순히 자신과 자신의 가족만을 생각하는 부자가 아니었다는 점에서 본받을 바가 많다.

특히 이 들 부자의 대부분은 물려받은 부를 크게 더 불린 게 아니라 아무것도 없이 맨손으로 시작해서 당대에 큰 부를 이뤘고 그 돈으로 나라를 위해 혹은 많은 사람들을 위해 아낌없이 베풀었다는 걸 보면 그들은 돈을 모으는 데만 소질이 있는 게 아니라 잘 쓰는 데도 소질이 있었던 사람들이었다.

장사를 하러 그 머나먼 타국 땅인 중국으로 가서 안타까운 사연을 가진 미인의 이야기에 선뜻 자신의 장사 밑천을 쾌척했다는 부분의 이야기는 누가 봐도 미친 짓이지만 나중에 그 은혜를 입은 사람으로 인해 큰 혜택을 봤다는 이야기는 그 사람이 얼마나 큰 배포를 가졌는지를 알려주는 일화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그들의 이야기를 단순하게 기록하고 나열하는 방식이 아니라 마치 드라마나 이야기처럼 사투리를 섞어가며 구성지게 써놓아 훨씬 더 흥미 있게 읽을 수 있었다.

임상옥이 중국의 상인들을 대상으로 인삼에 불을 지르는 대범한 승부 끝에 엄청난 돈과 승리를 거머쥔 이야기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알고 있는 일화지만 여자 혼자의 몸으로 강도들에게는 단 한 푼도 줄 수 없다고 대차게 응대했던 백선행의 이야기 또한 흥미진진했다.

책을 읽으면서 느낀 점은 그들의 부자가 될 수 있었던 데에는 탁월한 영특함과 부지런함 그리고 한 푼이라도 허튼 곳에는 쓰지 않는 절약정신같이 기본적인 건 물론이고 여기에다 사람 즉 인재를 볼 줄 아는 안목 그리고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건 시대를 꿰뚫어볼 수 있는 눈을 가지고 그 흐름에 따라 제대로 된 곳에 배팅할 수 있는 큰 배포를 가진 점이라 할 수 있겠다.

돈을 좇지 않고 사람을 쫓았고 나라가 망해도 큰돈을 한순간에 잃어도 좌절하지 않고 희망을 가지고 다시 일어서서 도전했던 모습... 그 모습만으로도 배울 점이 많다.

부자가 되고싶다는 마음에 오늘도 여기저기를 기웃거리는 사람들이라면 돈을 쫓지 말고 시대의 흐름을 쫓으라는 말을 교훈으로 삼아야할 듯...

딱딱할 수 있는 소재를 쉽고 흥미롭게 이야기하는 것처럼 쓰여 있어 큰 부담 없이 읽을 수 있었던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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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만의 살의
미키 아키코 지음, 이연승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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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집안에서 살인사건이 발생하고 그 사건의 범인이 이내 검거된다.

그리고 40여 년이 지난 후 그 사건의 범인이 옛 연인에게 편지를 보내 자신의 무죄를 주장할 뿐 아니라 그날 사건의 진상에 대한 나름의 추리를 들려준다는... 이른바 범인으로부터의 편지라는 흥미로운 소재의 이 책은 일본에서 추리의 정밀기계라 불리는 미키 아키코의 대표작이다.

그런 만큼 문장 하나하나 단어 하나하나에 숨은 의미를 찾고 어딘가에 숨겨진 단서를 찾기 위해 상당히 정독하며 읽게 했다.

처음 시작은 어찌 보면 단순하다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명문가의 집안에서 누군가에 의한 독살 사건이 벌어지고 이 사건으로 집안의 후계자의 부인과 그 아들이 죽는다.

범인은 죽은 이들의 남편이자 아버지였고 이 사건으로 그는 사형까지 갈 수도 있었지만 그가 스스로 자백을 했다는 점이 사형이 아닌 무기징역을 살게 한 배경이 된다.

그가 스스로 범인이라 자백을 했던 이유는 모든 증거가 그를 향하고 있었을 뿐 아니라 다른 사람들에게는 알리바이가 있었기 때문이라는 데 시대적 배경을 생각하면 납득이 가는 부분이기도 하다.

그로부터 40여 년이 흐른 후 그는 가석방이 되었고 옛 연인에게 보낸 편지에서 뜬금없게도 자신의 무죄를 주장하면서 이야기는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왕래하는 편지를 통해 사건을 재구성하고 연인 간에 추리 대결을 펼친다는 게 이 책의 핵심이기도 하다.

먼저 그날 그 자리에 모였던 사람들 중 그가 지목한 사람은 이 사건 이후 가장 큰 혜택을 본 사람이었지만 연인은 그의 이런 주장을 조목조목 근거를 들어 반대 의견을 제시한다.

그러고는 뜻밖의 용의자를 지목하는 데 그 의견이라는 게 평범한 사람들은 생각지도 못한 사람이었다.

그녀의 주장은 대범할 뿐 아니라 살해의 이유와 목적 그리고 정황 등 모든 것이 완벽해 누가 봐도 타당했지만 그는 그녀의 주장을 한마디로 뒤집는다.

이렇게 서로에게 몇 통의 편지를 통해 그날의 사건을 각자의 시선에서 재조립하고 사건 당시 그 집안에 흐르던 분위기나 정황을 독자들이 알 수 있게 했을 뿐 아니라 각자의 캐릭터에 입체감을 부여하고 있다.

집안 전체는 물론이고 사업적인 측면 그리고 정치적으로도 막대한 힘을 행사하던 당주의 갑작스러운 죽음은 단숨에 이 집안의 분위기를 바꿔놓았을 뿐 아니라 집안의 운명마저 뒤흔들었다.

게다가 당주의 뒤를 이을 아들의 부제...

어쩌면 이 모든 비극의 시작은 막대한 부와 권력을 이어받을 후계자의 부재... 이것 때문이지 않을까?

유일한 후계자였던 아들은 죽었고 손자는 아직 어려 그 사이의 간극을 메워줄 존재가 필요했던 당주에게 두 딸의 결혼은 필요한 사람을 뽑기 위한 하나의 방책이었고 그렇게 선택되었던 사람이 바로 하루아침에 처자식을 살해한 범인이 된 하루시게였다.

갑작스러운 당주의 죽음은 모두를 혼란에 빠뜨리지만 그중에서도 특히 자신과 비슷한 처지였다 하루아침에 새로운 당주가 된 하루시게를 향한 시기와 질투는 끝내 그를 억울한 누명의 희생자로 만들었고 그 역시 잠깐의 유혹에 진 결과로는 너무 엄청난 대가를 치르게 했다.

그렇다면 그날 사건의 증거가 모두 그를 향하고 있었다지만 그는 왜 변변한 저항이나 변명조차 하지 않고 스스로 하지도 않은 살인을 고백해 수십 년간을 감옥에 갇히는 삶을 살았을까 하는 의문이 남는데 편지를 통해 그 이유가 밝혀지면서 그의 순진한 면모를 엿볼 수 있게 한다.

편지만으로 그날 사건의 진실과 진범을 밝혀낸다는 설정은 숨겨진 의미와 트릭을 찾기 위해 문장 하나하나에 집중하게 하고 몰입해서 읽게 만들었다.

그리고 어느 정도 범인이 밝혀질 즈음 또 다른 죽음을 배치해 모든 걸 원점으로 되돌렸을 뿐 아니라 마지막까지 빈틈을 허용하지 않는 작가의 치밀함에 감탄하게 했다.

재미도 있었고 가독성도 좋았을 뿐 아니라 마지막 반전까지 삼박자가 잘 갖춰진 작품이 아니었나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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