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부자의 세상을 읽는 지혜 - 그들은 어떻게 부자가 되었나?
이준구.강호성 엮음 / 스타북스 / 2021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누구나 아끼고 절약하면 부자가 될 수 있지만 큰 부자는 하늘이 내린다는 말이 있다.

그런 큰 부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평소의 마음가짐부터 돈의 씀씀이까지... 모든 것이 범상치 않아서 일반 사람들의 상식과는 다른 부분이 많다는 걸 느낀다.

이 책에는 한 시대 그중에서도 특히 조선시대를 풍미했던 대단한 부자들의 이야기가 나오는데 임상옥이나 경주 최부자의 이야기는 간혹 드라마나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제법 알려졌지만 이외에 여기에 나오는 부자들은 대부분은 생소한 이름이 많았다.

특이한 건 몇몇 부자를 제외하고 우리가 가장 살기 어려웠던 시기로 생각하는 일제강점기 혹은 을사늑약이 있을 시기의 혼돈한 시대에 많은 부를 쌓은 부자들이 많았다는 것이다.

아무도 돌봐줄 사람 하나 없던 고아로 낯선 러시아로 넘어가 소 무역을 통해 어마어마한 부를 쌓은 후 개인 선박까지 소유했던 최봉준을 비롯하여 이승훈,최창학,최남 등등은 자신이 쌓은 부를 이용해 독립자금에 대기도 하는 등 단순히 자신과 자신의 가족만을 생각하는 부자가 아니었다는 점에서 본받을 바가 많다.

특히 이 들 부자의 대부분은 물려받은 부를 크게 더 불린 게 아니라 아무것도 없이 맨손으로 시작해서 당대에 큰 부를 이뤘고 그 돈으로 나라를 위해 혹은 많은 사람들을 위해 아낌없이 베풀었다는 걸 보면 그들은 돈을 모으는 데만 소질이 있는 게 아니라 잘 쓰는 데도 소질이 있었던 사람들이었다.

장사를 하러 그 머나먼 타국 땅인 중국으로 가서 안타까운 사연을 가진 미인의 이야기에 선뜻 자신의 장사 밑천을 쾌척했다는 부분의 이야기는 누가 봐도 미친 짓이지만 나중에 그 은혜를 입은 사람으로 인해 큰 혜택을 봤다는 이야기는 그 사람이 얼마나 큰 배포를 가졌는지를 알려주는 일화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그들의 이야기를 단순하게 기록하고 나열하는 방식이 아니라 마치 드라마나 이야기처럼 사투리를 섞어가며 구성지게 써놓아 훨씬 더 흥미 있게 읽을 수 있었다.

임상옥이 중국의 상인들을 대상으로 인삼에 불을 지르는 대범한 승부 끝에 엄청난 돈과 승리를 거머쥔 이야기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알고 있는 일화지만 여자 혼자의 몸으로 강도들에게는 단 한 푼도 줄 수 없다고 대차게 응대했던 백선행의 이야기 또한 흥미진진했다.

책을 읽으면서 느낀 점은 그들의 부자가 될 수 있었던 데에는 탁월한 영특함과 부지런함 그리고 한 푼이라도 허튼 곳에는 쓰지 않는 절약정신같이 기본적인 건 물론이고 여기에다 사람 즉 인재를 볼 줄 아는 안목 그리고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건 시대를 꿰뚫어볼 수 있는 눈을 가지고 그 흐름에 따라 제대로 된 곳에 배팅할 수 있는 큰 배포를 가진 점이라 할 수 있겠다.

돈을 좇지 않고 사람을 쫓았고 나라가 망해도 큰돈을 한순간에 잃어도 좌절하지 않고 희망을 가지고 다시 일어서서 도전했던 모습... 그 모습만으로도 배울 점이 많다.

부자가 되고싶다는 마음에 오늘도 여기저기를 기웃거리는 사람들이라면 돈을 쫓지 말고 시대의 흐름을 쫓으라는 말을 교훈으로 삼아야할 듯...

딱딱할 수 있는 소재를 쉽고 흥미롭게 이야기하는 것처럼 쓰여 있어 큰 부담 없이 읽을 수 있었던 책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