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빌스 - 금융시장을 뒤흔드는 악마들
구이도 마리아 브레라 지음, 김운찬 옮김 / 그린하우스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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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데빌스는 다소 특별하다.

2008년 세계 사람들을 충격과 공포로 몰아넣었던 리먼브라더스 사태를 비롯해 금융위기를 모티브로 한 소설이지만 작가는 그 당시 최고투자책임자였고 그때 현장에서 발로 뛴 경험자가 쓴 그때의 이야기라는 점에서 그렇다.

그래서인지 책 속의 내용이 전문적이었고 경제용어나 경제 전반에 대한 이해도가 높지 않은 사람은 읽는 게 쉽지 않았다.

시작은 마시모라는 이탈리아 태생의 채권전문가가 미국으로 자리를 옮기는 자신의 상사인 데릭의 추천으로 유럽 채권담당자로 발탁되면서부터다.

모두가 부러워하는 지위에 올라 꿈같은 시간을 보내는 것도 잠시 생각지도 못한 미국의 유로화 공격이 시작된다.

게다가 자신도 모르는 새 미국 채권을 공매에 매수를 걸어놓은 상태였고 이를 방어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지만

끝내 엄청난 손실을 안고 손절한다. 하지만 이 건 미국에 의한 유로화 공격의 시작일 뿐이었다.

그리고 이 모든 사태에는 자신이 멘토처럼 여겼던 데릭이 있었음을 깨닫는다.

작가 자신을 대변하는 인물인 마시모를 내세워 뻔히 보고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 알면서도 어떻게 해 볼 수 없는 개인의 무력감과 고민을 실감 나게 표현하고 있다.

달러라는 거대한 힘을 앞세워 자신보다 약하다고 생각하는 유로화를 공격해 엄청나게 풀린 미국 채권 가격을 유지하고자 하는 미국의 계략

그런 미국의 계략으로 인해 유로존의 가장 약한 고리인 그리스가 먼저 당했고 이내 유럽 전체로 그 위기가 확산되었던 상황을 우리는 기억한다.

이 모든 것이 재정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무한정 찍어댔던 달러화의 약세를 막기 위한 미국 측의 작전이었다니... 우리 같은 평범한 사람은 절대로 알 수 없는 금융계의 이면이었다.

아니 이건 전쟁이었고 미국의 공격에 속수무책 당한 결과이기도 하다.

그 전쟁의 결과로 수많은 사람이 직장을 잃고 절망에 빠져 괴로워했지만 이런 붕괴를 기획한 측은 당연히 큰돈을 벌 수 있었을 것이다. 이게 총칼 없는 전쟁과 무엇이 다를까

제대로 알지 못한 사람들은 그때 그리스의 붕괴를 가지고 많은 이야기를 했던 기억이 있다.

그 대부분이 그리스 정부의 무분별한 복지정책을 탓하고 유로에 가입하면서 유로화에 동조되는 화폐의 가치 상승으로 인한 무분별한 재정지출을 탓하는 사람이 대다수였다.

물론 이 이유가 그리스의 재정 붕괴의 원인이 맞기도 하지만 그 밑바닥에는 달러화의 약세를 막기 위한 미국의 유로화 공격이 있었음을 이 책을 통해 알게 되었다.

만약 이 이야기가 진실이라면 마시모의 고민처럼 소수의 부자를 위한 금융으로 인해 고통받는 건 언제나 약자일 뿐이라는 말이 된다.

소설 속 마시모가 결정적으로 자신이 잘하는 일에서 손을 떼게 된 계기 역시 이런 금융 전쟁으로 인해 아무런 문제가 없었던 회사가 도산하고 이로 인해 벼랑으로 몰린 친구의 죽음이었던 것처럼...

이건 총만 안 들었을 뿐 전쟁이나 다름없고 이로 인해 수많은 중산층의 붕괴를 몰고 온 그야말로 악마들의 장난이나 다름없다는 고백이 와닿았다.

지금도 세계는 총칼 없는 전쟁을 벌이는 중이고 이로 인해 부자는 더욱 부자가 되고 일반 중산층은 몰락하는 부의 집중화 현상으로 고통받고 있다.

과연 금융은 누구를 위하여 이 많은 일들을 벌이는 것인지?

이 전쟁에서 살아남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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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덟 번째 불빛이 붉게 타오르면 - 사르담호 살인 사건
스튜어트 터튼 지음, 한정훈 옮김 / 하빌리스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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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세기 유럽은 과학의 발전을 바탕으로 유럽 밖으로 눈을 돌려 식민지를 크게 확대해 부를 축적하던 시기라고 할 수 있다.

특히 향신료로 떼돈을 벌수 있었던 인도차이나반도를 둘러싼 열강의 대립은 치열했고 그중에서도 동인도 주식회사는 세계사에 그다지 관심이 없는 사람도 한 번쯤 들어봄직한 이름이었다.

이 책 여덟 번째 불빛이 붉게 타오르면은 그때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네덜란드의 식민지 중 하나인 동인도 제도의 바타비아에서 사르담호를 포함해 7척의 배가 출항을 앞두고 있다.

이 배에는 바타비아를 지배했던 총독과 그 가족을 비롯해 재판을 받기 위해 네덜란드로 가는 유명한 탐정도 있었다.

어수선한 분위기에서 문둥병 환자로 보이는 남자가 이 배를 향해 저주를 퍼붓고는 눈앞에서 불타죽는 사건이 발생하고 사르담호를 비롯해 7척의 배는 찜찜한 기운을 품고 출항을 하지만 모두가 보는 앞에서 여덟 번째 불빛이 나타났다 깜쪽같이 사라지는 일이 반복해서 일어나 모두를 불안하게 한다.

그 여덟 번째 불빛이 나타나는 날에는 배 안의 가축들이 모두 도살당하기도 하고 눈앞에서 죽었던 문둥 병자가 나타나 배 안을 배회하기도 하는 등 불안을 고조시키다 마침내는 사람들이 살해당하는 일이 발생한다.

그리고 사람들 사이에선 이 모든 일을 시작한 건 악마인 올드 톰의 소행이며 악마에게 씌면 누구도 벗어날 수 없다는 두려움에 떨면서 자신들 사이에서 누가 올드 톰의 명령을 받고 있는지 색출하려 하지만 이미 두려움에 잠식된 사람들은 서로를 의심하기 시작할 뿐... 누구도 사건의 진상을 제대로 밝혀내지 못한 채 긴장감만 높아진다.

배에 승선한 사람들 중 이들을 제대로 통솔하고 지휘해야 할 총독의 태도도 이상하기만 하다.

사람들의 불안을 제대로 제거하기보다 본인 스스로가 뭔가에 쫓기는 듯한 불안한 태도를 보이면서도 이 문제를 해결해 줄 유일한 사람인 탐정을 풀어줘 사건을 해결하려 하지 않는다.

탐정 역시 살인사건이 벌어지고 배 안의 불안이 고조되는 상황에서도 선뜻 나서서 사건을 해결하기보다 자신의 신변보호를 위해 용병으로 기용했던 아렌트 헤이즈를 내세워 사건 수사를 맡길 뿐이었다.

이렇게 당장 무슨 일이 벌어져도 이상하지 않은 사르담 호의 분위기는 특별한 사건이 발생하지 않은 채 그 분위기만으로도 긴장감이 넘쳐 흐른다.

외부와 차단된 환경에서 누군가가 어떤 불순한 목적과 이유를 가지고 다수의 사람들을 조종한다면 어떤 일이 발생할 수 있는지 그 극단을 보여주고 있는 여덟 번째 불빛이 붉게 타오르면은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해서 더 흥미로웠다.

소개 글에서 유명한 소설인 파리대왕에 견주고 있는데 섬과 배라는 장소만 다를 뿐... 극한의 상황에서 인간들의 욕심과 이기심 그리고 두려움과 공포가 만나면 어떤 일이 벌어질 수 있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준다는 점에서 두 소설이 비슷하다는 점에 공감한다.

작가는 당시의 시대적 배경이나 종교를 빙자한 종교재판 혹은 마녀재판이 처음의 목적과 달리 어떻게 변질되어 갔는지 그리고 식민지에서의 벌어지는 잔혹한 일들에 대한 고발 등 잔혹하지만 매력적인 소재를 섞어 이야기꾼으로서의 면모를 제대로 보여주고 있다.

쉽게 읽히는 소설은 아니었지만 뒤로 갈수록 고조되는 긴장감과 긴박한 상황의 묘사로 한시도 눈을 떼기 힘들게 하는 힘이 있는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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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토끼 하무라 아키라 시리즈
와카타케 나나미 지음, 문승준 옮김 / 내친구의서재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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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미스터리를 비롯해 코지 미스터리, 본격, 하드보일드까지 다양한 장르를 섭렵하는 와카타케 나나미지만 작가의 이름을 보면 맨 먼저 떠오르는 게 바로 하무라 아키라 탐정 시리즈였다.

세상에서 가장 불행한 탐정이라는 별칭을 달고 다니는 하무라 아키라는 탐정하면 떠오르는 이미지 즉 적당히 나이 든 남자, 담배에 찌들고 총을 곁에 두면서 이쁜 의뢰인과 썸도 탈 정도의 외모를 가진 마초맨과는 정반대되는 모습을 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신선함을 느끼게 한다.

40대의 여성이면서 독립적이고 온갖 어려움 속에서도 꿋꿋하게 버텨내는 의지력을 가졌을 뿐 만 아니라 비즈니스인 탐정 일을 하는 데 있어서는 철저히 이해관계를 따질 수 있을 정도로 냉철하고 객관적이다.

그녀를 보면서 10대의 여학생들이 보이시한 선배나 동기생에게 느끼는 그런 감정을 갖게 할 만한 타입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런 하무라에게는 어둠 공포증이라는 왠지 탐정에게는 어울리지 않는 트라우마가 있었고 그 트라우마가 생기게 된 사연이 이번 편 나쁜 토끼에서 밝혀진다. 따지자면 탐정 하무라 아키라의 비기닝이라고 볼 수 있겠다.

가출해서 남자와 동거 중인 여학생을 집으로 돌려보내는 단순한 업무를 수행하던 중 하무라는 예기치 못한 사고로 칼에 찔리고 발을 다치는 부상을 당한다.

그리고 그때 자신이 구해준 여학생 미치루의 친구이자 행방이 묘연한 부잣집 딸을 찾아달라는 의뢰를 받아 조사하던 중 사라진 소녀가 그 아이 하나만이 아님을 알게 된다.

이런 중에 미치루의 또 다른 친구가 살해당하는 사건이 발생하게 되고 이 죽은 아이 역시 사라진 아이와 연관이 있음을 알게 되지만 누군가가 하무라의 뒤를 쫓는다.이때부터 하무라에게는 사건사고가 끊이지않고 불운이 시작된다

게다가 사라진 소녀의 부모는 갑작스럽게 조사 의뢰를 취소하면서 계속 조사를 할 명분을 잃지만 분명 사라진 소녀들 사이에 뭔가가 있음을 직감한 하무라는 조사를 계속하게 되고 이내 소녀들 사이에 서로 연결되는 누군가가 있었음을 알게 된다.

사라진 아이들의 단서를 하나씩 찾아 흔적을 쫓을수록 사라진 소녀들을 노린 어두운 그림자가 있음을 알게 된다.

어쩌면 단순히 큰돈을 벌 수 있다는 유혹에 빠져 자신이 위험한 지도 모른 채 함정으로 걸어갔을 아이들을 보면서 이런 순진하고 어린 학생들을 노리는 사람이 이 사회에는 너무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린 여학생들에게 안전하면서 큰돈을 벌어준다는 일이란 도시 전설에 지나지 않는다라고 말하는 책 속의 하무라의 말이 진실임을 우리 어른들은 알지만 몸만 자란 아이들은 이런 속임수에 쉽게 당하고 나쁜 놈들은 아이들의 이런 순진함을 노린다.

책 속에 등장하는 나쁜 놈들 역시 친절한 얼굴과 말로 어린 소녀들을 꾀어내 원하는 바를 취했다는 점에서 여느 나쁜 놈들과 마찬가지지만 그들의 발상은 기발함을 넘어서 잔인하기 그지없어 분노를 자아내게 한다.

게다가 그들은 자신들이 보통의 사람들 위에 있다는 선민의식과 엘리트주의에 절어있는 속물들이어서 그런 범죄를 저지르면서도 죄의식은커녕 강력한 도취감과 성취감을 자랑한다.

이런 그들에게서 인간의 모습을 찾기란 쉽지 않았다.

그녀의 기존 작품에 비해 나쁜 토끼는 휠씬 더 하드보일드하고 사회의 어두운 일면을 고발하는 성격이 강하다.

처음의 다소 설렁설렁함은 이내 긴장감으로 채워지고 하나둘씩 퍼즐을 맞출 때마다 스케일이 커지며 생생한 긴박감을 느끼게 했고 사건의 진상이 드러났을 땐 아...하는 탄식을 불러왔다.

시리즈를 순서대로 읽어보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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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토끼 하무라 아키라 시리즈
와카타케 나나미 지음, 문승준 옮김 / 내친구의서재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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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느 범죄자들처럼 어릴 적부터 제대로 양육 받지 못하고 보호받지 못했거나 돈이 없는 것도 아니고

학벌도 좋고 가정 환경도 풍요롭고 누가 봐도 부족함 없는 사람이 왜 이런 짓들을 하는 걸까

소위 부유층이라 하는 사이 책엔 그런 사람들이 많이 나온다.

자신이 가진 부와 권력을 가진 사람들이 저지르는 일탈을 보면서 늘 이런 게 의문이었다.

어쩌면 나는 가져보지 못한 풍요로움과 풍족함이지만 그들을 만족시키기엔 뭔가 부족했던 거고 나 같은 평범한 소시민은 절대로 알 수 없는 뭔가가 있는지는 모르겠다.

하무라의 친구 곁을 맴돌면서 썸을 타는 남자도 그렇다.

그 사람이 하는 걸로만 봐서는 도저히 이런 짓을 할 사람이라 생각할 수 없을 정도의 보통의 상식을 벗어난 사람...

이 책엔 그런 사람들이 많이 나온다.

자신이 가진 부와 권력으로 온갖 도락을 즐기다 결국엔 사람으로 해선 안될 짓을 저지르면서도

죄의식조차 갖지 않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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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토끼 하무라 아키라 시리즈
와카타케 나나미 지음, 문승준 옮김 / 내친구의서재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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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예상대로 소녀들의 가출은 단순 가출이 아닐 뿐만 아니라 그 들 중 한 명이 살해당하는 일까지 벌어졌지만

부모들의 태도는 미온적이기만 하다.

어쩌면 아이의 가출보다 다른 사람들의 말과 시선, 체면 같은 게 더 신경 쓰인 탓인지도 모르겠다.

물론 아이들은 이런 부모의 태도를 이해하지 못하겠지만 어른의 눈으로 봤을 때

이 부모들의 태도를 어느 정도 이해가 된다.

내 아이가 무사히 돌아왔을 때 다른 사람들이 색안경을 끼고 본다면 더 큰 상처를 받을 수 있다는...

하지만 이제 그런 태도를 취하기엔 늦었다.

이미 한 아이가 살해당했고 실종된 아이도 1명이 아닌 2명이 된 지금은...

작은 단서 하나하나를 쫓다 드디어 큰 그림이 어느 정도 맞춰진다 싶었을 때 또 다른 재난을 당하는 하무라를 보면서 그녀에게 왜 불운한 탐정이라는 그런 별명이 붙었는지를 이해할 수 있었다.

게다가 이 사건은 그녀에게 커다란 트라우마가 되었든 듯하고 인생을 살아가는 데 있어 삶을 바라보는 태도마저 바꿀 정도의 흉터를 남긴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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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소녀들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갈수록 긴장감이 더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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