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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플리 1 : 재능있는 리플리 ㅣ 리플리 1
퍼트리샤 하이스미스 지음, 홍성영 옮김 / 그책 / 2012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작렬하는 태양아래 아름다운 외모의 청년이 저지르는 살인과 함께 흘러 나오던 니노 로타의 그 유명한 음악은
주인공인 톰 리플리 역의 알랭들롱과 함께 오랫동안 내 기억에 남아있엇고 한참이 지난후에야 이 영화가 원작소설이 있다는걸 알게 되었다.
그것도 추리소설 단편모음집과 같은책에서 우연히 읽었던 패트리샤 하이스미스의 작품을 소개하는 작가소개글을 읽고서..
우리나라에 소개된 작품도 많지않았지만 `태양은 가득히`에서 매력적인 살인범역이었던 리플리가 시리즈라는걸 이번에 알게 되었다.너무나 아름다운 나폴리의 풍경과 환한 햇빛아래서 행복한 미소를 짓던 톰 리플리의 모습과 대조적으로 그의 범죄가 밝혀지는 모습이 극명하게 대비되는 라스트 씬은 지금봐도 너무나 멋진장면이자 안타까운 장면이기도 하기에 원작소설과 비교해서 다시한번 읽어보는 재미가 쏠쏠했다.
고등학교만 졸업하고 그날그날 특별한 직업도 없이 살아가는 톰 리플리에게 어느날 누군가가 접근해와서 너무나도 근사한 제안을 한다.
현재 유럽에 있는... 리플리가 오래전에 잠시 알았던 디키 그린리프라는 자신의 아들을 찾아서 귀국하도록 도움을 준다면 그가 머물 체류비용을 포함 사례비를 내겠다는 멋진 제안인데 리플리는 현재 자신의 삶이 비루하고 초라하다고 여기기에 두말않고 그 제안을 받아들여 현지 디키가 살고있다는 이탈리아 나폴리의 몬지벨로섬으로 향한다.
그곳에서 만난 디키는 미국에서 온 여자친구와 평온하고 여유자적한 그야말로 부잣집아들의 남부러울것 없는 삶을 살고 있었고 그런 디키의 삶에 조금씩 매료되는 리플리
어느새 그와 조금 친해졌다고 생각하지만 그런 리플리의 존재를 의심스러워하고 미심쩍어하는 마즈에 의해 둘사이는 벌어지게 되고 이제 디키는 리플리를 부담스러워하며 귀찮은 기색이 역력하다.
그와 닮고 싶어했고 그를 몹시 선망했던 리플리에겐 그런 그가 배신한것처럼 여겨지게 되고 결국 그가 사는 삶을 살고 싶어 디키를 죽이기로 결심하는데...
워낙 유명한 영화의 원작인탓에 범인도 그 과정도 어느정도 알고 있기에 책으로 다시만나는 리플리가 매력적으로 다가올가 우려했다.
알랭들롱이라는 그리고 나중엔 맷데이먼이라는 당대의 걸출한 배우가 연기한 리플리는 더 이상 새로울게 없는 조금은 식상한듯한 캐릭터이기에 그런 마음이 더욱 강했는데..확실히 원작으로 읽는 리플리는 영화속의 리플리와 닮은듯 닮지않았다.
영화속의 리플리는 디키라는 부잣집아들에게 선망과 질투라는 감정을 가졌고 그가 가진 부에 대한 갈망이 강했다고 한다면..이 리플리는 물론 디키가 가진 모든것에 욕심을 내고 부러워하지만 그 이면에는 그와 닮고 싶은 마음과 애정이 섞인 특히 동성애적인 요소가 가미된듯한 느낌이 강했다.그리고 그런 살인을 저지르고 나서의 그의 모습 역시 두려워하고 죄책감에 시달리면서도 끊임없이 방법을 찾는것은 일반 범죄자와 비슷하지만 그가 죽인 디키에게 애정을 가지고 있어서 죽은 디키가 나쁘게 묘사되는건 못견뎌한다는 점이나 살인 역시 치밀한 계획이기보다는 우발적 충동에 의해 그때그때 가장 알맞는 방법을 본능적으로 찾는 ..점차적으로 살인마의 모습으로 거듭 태어나고 있다.
고급스러운 취향,소극적인 성격의 리플리는 그러면서도 결단을 내려야할때는 일말의 망설임없는 냉혹한 모습을 보여준다.
자신도 몰랐던 자신속의 살인마가 깨어나는 순간이기도 한데 살인이 벌어지고 난후 시종일관 아슬아슬한 긴장감을 유지하고 또,그가 살인을 저지를수밖에 없었던 과정에 독자로 하여금 자신도 모르는 새 리플리에 동조하게 되어 그가 잡히지않기를 바라게 된다.그런 의미에서 재능있는 리플리란 제목이 시사하는 바가 무얼 뜻하는지...참으로 기가 막힌 선택인것 같다
전체적인 분위기가 어둡지않고 경쾌해서 그 속에서 벌어지는 살인이 마치 진짜 피가 나고 잔혹한 살인이 아니라는 착각도 하게 된다.1편에선 리플리가 자신안에서 냉정한 살인미로서의 가능성을 발견하는걸로 끝맷고 있는데 이 남자의 다음 행보는 또 어떨지 무척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