펭씨네 가족

펭씨네 가족
케빈 윌슨 지음, 오세원 옮김 / 은행나무 / 2012년 11월

부모라는 존재는 늘 나에게 부모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존재였던것 같다.

밖에 나가시면 당신들도 자식이 보는 부모라는 존재가 아닌 사회적 존재로 인정받으시겠지만 그래도 부모가 부모가 아닌 완벽한 한사람의 개인으로서 존재할수 있다는걸 인정하기가 쉽지가 않다.늘 나에겐 아빠,엄마라는 존재로만 각인될뿐이기에 이 책에서 등장하는 부모는 솔직히 이해하기가 쉽지 않았다.

부모로서의 삶보다 늘 예술이 먼저인 그들의 철학은 우리나라와 가치관의 차이가 있다는걸 감안하고서도 너무 개성적이고

강렬해서 그들의 아이로 사는 삶에 진저리를 치는 애니와 버스터가 이해가 간다

책은 그들이 만든 현실속의 작품과 그 이후의 삶을 살아가는 자식들의 이야기로 꾸려져있는데 독특한만큼 우리완 너무나 다른 그들의 이야기가 쉽게 공감가지않았다.

행위예술가로 이름이 높은 펭씨네 가족

특히 아빠와 엄마는 남들과 다른 독특한 사고로 무장해서 기발한 아이디어로 이상한 상황을 연출하고 그런 상황에서 사람들이 나타내는 반응을 영상에 담으며 살아가는 전위적인 예술가지만 그런 그들 부부의 자식으로 살아가는 아이들은 괴롭기만하다.

어릴땐 그들도 부모와 함께 항상 두려움을 가지면서도 묘한 흥분을 느끼게 하는 그런 삶이 즐겁기도 했지만 점점 커가면서 늘 예측할수 없고 위태로운듯한 부모의 요구와 행위들에 진저리를 치게되고 결국 애니와 버스터는 각자의 삶을 찾아 떠나가게되지만 그런 특별한 부모밑에서의 삶은 그들에게 사회적인 생활을 적응해나가는데 좋은 영향을 미치지않은것인지 사회생활이 순탄치가 않고 결국은 몸과 마음이 상처투성이가 되어 부모곁으로 돌아오지만 그런 상황이 너무나 싫은 애니는 분노에 차 있다.그리고 그런 그들에게 부모의 행방불명이라는 사건은 큰 압박으로 다가오는데...

늘 남과 다른 시선으로 사물을 보고 특이한 일탈을 하는 부모와 살아가다보니 애니와 버스터에게는 모든일상이 어그러져보인다.자신들은 자신들의 신념대로 예술을 행사하는것이지만 아이들에겐 그 같은 일이 고통일수도 있음을 인지하지못하는 부모를 향한 적대적인 감정은 책을 읽다보면 어느정도 이해가 간다.

그들 덕분에 제대로된 삶을 살아가기 힘들어하고 그 모든것을 부모탓으로 돌리려고 하지만 그마저도 쉽지않아 내면에 분노가 차있는 애니는 부모의 실종조차도 그들이 자신들을 끌어들이기위한 계략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고 그들을 찾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하는 모습은 자신 스스로는 인정하지않지만 그들이 죽었을수도 있음을 인정하고 싶지않다는 마음일수도 있음을 깨닫지못하는 애니..평범한 부모의 자식으로 살아가고 싶어하는 자식들과 그런 자식들에게 이런 자신들이 바로 그들 부모의 본질이고 예술적 행위가 그들 삶의 모든것이라는 펭씨부부는 결국 서로를 완벽하게 이해할수없는 존재였다.

그리고 결국 부모들이 택한 삶을 인정하게 되는 애니와 버스터..결국 부모도 부모이기 이전에 한사람의 개인이란 것을 자각하고 그들의 삶을 존중하면서 마무리하고 있지만...

솔직히 우리 정서와 많이 달라 그들 부부에게보다는 애니와 버스터에게 더 공감이 간다.

평범한 나같은 사람에겐 예술을 향한 그들의 열정을 이해하기가 쉽지않았기에 내용이 어렵지는 않았지만 읽기가 녹록치않은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