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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달콤한 재앙
케르스틴 기어 지음, 함미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3년 11월
평점 :
아주 오래전 유행했던 드라마가 있다.
대다수의 사람은 인생을 살면서 결정적인 순간에 한 선택이 자신의 인생을 좌우하는 선택이었음을 나중에야 알게되는데 그때의 선택을 되돌릴 기회가 온다면 그 사람의 인생은 어떻게 달라질까? 그런 소재로 하는 드라마였고 공전의 히트를 쳤었다.
이런 내용을 헐리우드에서 영화로도 만들었던 기억이 있는데...
확실히 이런 소재가 매력적이긴 하다.
나에게도 이런 기회가 딱 한번 주어진다면..어떤 선택을 해야할지 생각만해도 흐믓하긴하다.
이 책의 저자 이름이 낯설지않다했는데..얼마전에 재밌게 읽은 `루비레드`시리즈의 저자란다.
스토리도 탄탄하고 그 속에 녹아드는 로맨스의 알콩달콩함도 그렇고 모처럼 재미나게 읽은 성인 로맨스였다.
자신의 커리어를 쌓아가며 자상하고 멋진 남편 펠릭스와 함께 행복한 부부생활을 하는 카티에게는 요즘들어 불만이 쌓이고 있음을 느낀다.
내과의사인 남편 펠릭스와의 부부생활에 이상이 생긴것..
너무 바쁘고 피곤에 지쳐있는 펠릭스와의 애정생활에 불만이 생긴 카티는 공적인 일로 간 비즈니스에서 멋지고 섹시한 남자 마티아스를 만났다.
더군다나 그 남자가 자신에게 눈길을 보내며 관심을 표하는게 아닌가?
흔들리는 자신을 느끼지만 자신과는 상관없는 사람이라 애써 다독이는데..그 남자에게서 연락이 왔고 흔들리는 자신을 붙들어줄 펠릭스는 안타깝게도 자신의 신호를 못보고 지나친다.
이제 마티아스에게로 향하는 그녀의 마음은 겉잡을수 없고 그와 서로의 마음을 확인한 바로 그 순간 기차선로에 떨어지는 사고를 당하게 된다.그리고 그녀가 깨어난 순간 타임슬립해서 5년전으로 돌아갔음을 알게 되는데...
타임슬립을 소재로 한 영화나 소설은 많다.
그럼에도 이 소설이 매력적인 것은 자신이 5년전의 자신으로 돌아갔음을 알게 되고 심지어 자신의 기억은 온전하다는걸 알면서도 그녀가 원하고 바라는 건 단 하나 사랑이라는 점이다.
펠릭스..완벽하고 멋진 남편이고 자신에 대한 애정이 식지않았음을 알면서도 그녀가 처음으로 한눈에 반한 상대인 마티아스와의 또 미래를 꿈꾸는 그녀의 마음에 같은 유부녀로서 공감이 간다.
펠릭스가 부족하거나 모자라서가 아닌 생애 처음으로 첫눈에 반한 남자와 안가본 길을 한번 가보고 싶은 유혹...거기다 지금 살고 있는 펠릭스와 뭔가 빠져있는듯한 안타까움까지 더해져서 그런 유혹은 훨씬 더 강하게 다가오지않았을까 싶고 결혼생활을 몇년 정도 한 기혼자라면 그런 유혹이 왔을때 물리치기 쉽지않을것 같다.
웃기는건 그런 운명적인 만남을 믿는건 정작 마티아스가 아닌 펠릭스라는 점이다.
펠릭스는 처음 그녀의 눈을 마주친 순간부터 그녀에게 속절없이 빠져들면서 운명을 느꼈는데 반해 마티아스는 카티를 처음 본 순간에는 확 끌렸다기 보다는 그녀가 자신에게 다른 여자들처럼 눈길을 주지않았다는 데서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아마도 결정적인건 그녀가 잘못 보낸 메시지가 그녀와 그를 연결시켜준 계기가 된것이 아닌가 한다.
이렇게 정작 운명을 믿는 사람이 아닌 운명적인 만남을 믿지않는 사람에게 운명적인 사랑을 만나게 하는 게 인생의 아이러니한 점이 아닐까?
또 다른 삶을 살면서 새로운 사랑과도 순조로운 출발을 보이면서도 자신이 싫어서 떠난 사이가 아니기에 펠릭스의 삶에도 신경이 쓰이는 카티를 보면서 과연 운명의 상대란 어떤 사람을 말하는것인지 의문이 생긴다.
첫눈에 끌리는 사람일까?
아니면 처음부터 사랑을 느끼진않았지만 만날수록 호감이 생기고 점차로 마음이 깊어지는 사람이 운명의 사람일까?
자신의 운명의 상대를 바꾸기 위해 좌충우돌 절치부심하는 그녀 카티가 너무 사랑스럽고 펠릭스의 엑스 여자친구에게 질투를 느끼는 그녀의 모습에도 공감이 가고 갈팡질팡 하면서 헤매는 그녀의 모습을 지켜보는것이 흥미로왔다.
모처럼 질척거리지않으면서도 여자의 속내를 솔직하게 드러낸..만족스로운 감성 로맨스물이 아니었나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