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곱번 죽은 남자

일곱 번 죽은 남자 ㅣ 스토리콜렉터 18
니시자와 야스히코 지음, 이하윤 옮김 / 북로드 / 2013년 10월

나비효과라는 말이 있다.

한마리 작은 나비의 갸날픈 날개짓이 엄청난 바람을 일으킨다는 이야기인데 이런 걸 소재로 만든 영화도 있었던걸로 기억한다.

자기가 원하지도 의도하지도 않았지만 어떤 행동으로 인해 결과가 바뀌고 결국 모든것에 영향을 미친다는 생각해보면 조금은 무서운 영화였었는데...이런식으로 생각하면 어떤 행동을 하는데 있어서 엄청 고민을 하게 되고 고심을 하게 될것 같다.그렇게 조심한다고 결과가 반드시 긍정적으로 된다는 보장도 없지만...

이 책 `일곱번 죽은 남자`는 책소개글에서 저자도 밝힌바와 같이 아주 오래전에 방영되었던 영화 `사랑의 블랙홀`을 보고서 아이디어를 떠올렸다고 하는데..그러고보니 상당히 비슷한 느낌이긴하다.단지 그 영화에선 언제 그 반복적인 날이 끝나는 지 모른다는 점만 다를뿐....

여기에 살인사건인라는 초유의 사건을 집어넣고 그 사건이 발생하지않도록 주인공 혼자서 고전분투하는 모습이 흥미진진하게 그려진다.

고1인 큐타로는 나이보다 더 들어보인다는 말을 듣고 있는데 이유는 다른 사람과는 확연히 다른 그의 체질탓이다.

그는 어릴적부터 어떤 날이 반복되는 일이 생기고 그렇게 시간이 반복되는 자칭 `반복함정`에 빠지게 되면 반드시 9일간의 반복을 거친후에야 비로써 다시 시간이 흐른다는걸 깨닫게 되지만 그의 이런 비밀은 가족을 비롯하여 아무도 모른다.

그런 체질덕으로 엄마의 소원이었던 유명사립고교에 입학할수도 있었지만 행운은 여기까지..

그에겐 지루할수밖에 없는 반복함정은 언제..어떤 계기로 걸리는지도 모른채 나날을 보내던 중 엄청난 부호이자 힘들때 자신을 버린 큰 딸과 막내딸을 용서하지않고 큰 재산을 무기로 매년 가족들을 불러모으고 있는 외할아버지댁으로 신년인사를 오게 되지만 반복함정에 걸리고 만다.

그리고 첫째날 즉 오리지널인 날에는 아무런 이상이 없었는데 혼자서 둘째주로 칭하는 두번째날에는 첫날과 달리 할아버지의 죽음이라는..그것도 가족중 누군가에 의한 타살이라는 엄청난 사건을 맞게 되고 자신의 어떤 행동이 오리지널과 다른 사건을 일으키게 된건지 하나씩 되짚어 보는데...

제목이 다소 특이하다고 생각했는데..

책을 읽고서야 납득이 갔다.

결국은 주인공이 체질이라고 칭하는..같은날을 반복해서 살게 되는 `반복함정`때문에 벌어진 일이라는 점을..

가족이면서도 자신이 힘들때 자신을 버리고 떠나버린 큰딸이자 큐타로를 포함 삼형제의 엄마 미치야와 막내딸이자 두딸의 엄마인 하루나를 용서하지못하고 매년 신년때마다 찾아오는 그들을 마치 약올리듯이 재산상속에 대한 이야기를 끄집어 내는 할아버지의 죽음은 큐타로의 예상과 달리 그의 죽음에 연관이 있거나 이해관계가 얽힌 사람이 많아서 주인공 큐타로를 너무 힘들게 하고 있는데..

그가 할아버지의 죽음에 책임을 느끼고 되돌리기위해 하는 행동이 오히려 더욱 사건을 복잡하게 얽히게하거나 생각도 못한 결과를 빗어내어 첫날과 마지막날을 제외하곤 혼자서 진땀을 솟는 모습이 재미있다.

읽으면서 정말 자신의 실수를 이렇게 되돌릴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아주 사소해서 그냥 지나칠만한 일도 결국엔 그것이 계기가 되어 생각도 못한 헛소동을 벌이게 하는..다소 엉뚱하면서도 기발하고 한사람 한사람의 살해동기를 유추해보고 사건의 전말을 재해석하는...그야말로 미스터리,추리소설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번 쯤 해봤을 직한 가정과 소거법을 통한 범인찾기의 소설화가 아닐까 생각한다.

기발하고 재미있는 추리소설..왜 20년이란 긴세월동안 미스터리마니아를 사로잡을수 있었는지 알수 있었다.

무겁고 어두운 추리소설을 힘들어 하는 사람이라면...가볍게 읽으면서 추리소설의 묘미를 알수 있을 책이 아니었나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