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자 1 - 식죄 타카시로 시리즈
도바 순이치 지음, 한성례 옮김 / 태동출판사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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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생각하는 거지만 일본의 형사소설은 대체로 실패가 적고 재미있다.

이 책 일명 타카시로 시리즈 역시 나는 형사다 라는 부제를 달고 있듯이 형사물인데다  대부분의 소재에서 등장하는 강력계가 아닌 실종 조사를 전담하는 경찰청 실종자 수사과의 이야기이다.

실제로 이런 전담 조사과가 있는것은 아니라고 설명하지만 우리나라도 그렇고 일본에서도 한 해에만 자발적 혹은 타의에 의한 실종자가 10만명이라는 엄청난 숫자를 자랑하고 있다.

성인의 실종은 거의 대부분이 자발적인 경우지만 적은 확률이라도 사건의 가능성을 가지고 있음에도 인원부족을 이유로 묻히는 경우가 많은데 작가는 그 틈새를 노린듯 하다.

저자 도바 순이치는 야구 소설 `오심`을 흥미있게 읽은 기억이 있는 작가라 더 반가웠다.

그가 그려내는 경찰소설은 사사키 조나 요코야마 히데오 혹은 혼다 테츠야가 그려내는 경찰소설과 어떤 다른 매력을 보여줄지 궁금했는데 읽어보니 충분히 매력적이었고 그의 타카시로 시리즈가 예정되었던 5편이 아닌 2편만 출간된 점이 못 내 아쉬웠다.


 


오래전 학교로 갔다 아무 런 흔적도 남기지 않은 채 사라진 딸아이를 가진 타카시로 켄고는 그 날 이후로 아내와도 결국 이혼을 하게 되고 술이 없이 하루도 살지 못하는 이른바 실패한 인생을 살게 된다.

그리고 그런 그를 내치지않고 새로운 팀인 실종자 수사과로 배치되고 배치된 첫날부터 성실한 직장인이자 곧 결혼을 앞둔 남자의 실종 사건을 조사하게 된다.

성인의 실종은 대부분 사건이 아닌 자발적 잠적인 경우지만 그것을 조사하고 결정짓는게 이들 전담팀의 역활이라고 하지만 그곳팀원들은 대부분 하루하루를 그냥 보내고 퇴근 시간에 맞춰 칼퇴근하는 이른바 월급도둑 같은 사람들

자발적 잠적에 가까운 남자의 실종에선 별다른 단서를 찾지 못한 가운데 그의 어린 동생의 증언으로 누군가 그에게 연락을 했으며 화를 냈었다는 말을 듣고 조사하던 중 상대방 역시 며칠전부터 잠적상태임을 알게 되는데...


한 해에도 수만명이 사라지는데 별변한 전담팀 하나 없다는 현실을 이용해 작가는 이런 사람을 위한 전담팀을 만들어 사건을 가려내는 경찰청 실종자 수사과를 만들어냈지만 그들 대부분이 경찰내부에서 잉여 인원이거나 무능력한 인물이라는 일종의 오합지졸 아웃 사이더 팀을 만들어 냈고 그 중 가장 핵심인물인 타카시로는 자신 역시 오래전 실종된 딸을 가졌고 그로 인해 가정의 해체를 맞은 트라우마를 가진 인물이라는 핸디캡을 두고 있다.

실종자 전담팀의 필요라는 현실적 대안과 더불어 그 팀이 오합지졸이라는 소설적 비틀기의 조합

첫날부터 밤새 술에 취해 옆에 가도 냄새가 나는 타카시로가 스스로 자신이 경찰이며 경찰직을 천직으로 여기던 때의 모습을 되찾아 가는 과정을 따라가는 것도 재미있었다.

정신없이 흔적을 쫏다가도 문득문득 환청과 환각을 보는 타카시로의 혼란을 보면서 자식을 잃은 아비의 아픔과 슬픔이 느껴졌다.

더불어 실종이라는 것이 얼마나 주변 사람을.. 가족을...모두의 피를 말리는 것인지를 알수 있었는데 실종자를 둔 가족 대부분이 해체되거나 붕괴된 점에서 실종이란게 남은 사람들에겐 정말 죽음보다 더 잔인하고 잔혹하다는 걸 알수있다.

타카시로와 짝이 된 메구미의 뻣뻣함과 그런 메구미에게 불만을 가지고 있지만 말로는 하지 못하고 있는 타카시로...

생각보다 재미있게 읽었기에 2권만 출간된게 못 내 아쉬운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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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아이스 -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3-2 RHK 형사 해리 보슈 시리즈 2
마이클 코넬리 지음, 한정아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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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라임 스릴러 좀 읽었다 하는 사람이라면 놓쳐선 안될 마이클 코넬리의 해리보슈 시리즈

이 시리즈를 한꺼번에 산지가 좀 된것 같아 날짜를 찾아보니 헉...2012년이다.

일단 시리즈의 특성상 사게 되면 왠만해선 다 갖추고 싶고 읽는것 역시 죽 연결해서 읽는게 좋다는 핑계를 대며 차일피일 미루다 작년에 1권 블랙에코를 읽고 거진 1년만에 2편 블랙 아이스를 읽었는데 시리물이라도 각각의 사건별로 되어있어 다행이도 큰 어려움은 없었지만...역시 책을 읽는 맛이라는게 시리즈는 가급적이면 큰 갭을 두지않고 읽는것이 좋다는걸 새삼 느끼게되었다.

제목을 보고 나름 똑똑한 척 하며 떠올린건 겨울의 응달진 도로의 얼음...그래서 운전자들은 길이 언 상태라는 걸 모르고 지나치다 자칫 사고로 이어진다는 그 블랙 아이스를 떠올리며 나름 잘난척을 했는데 역시 나의 이런 착각쯤은 가볍게 물리쳐주시는 마이콜 코넬리~


 

헐리우드 살인전담팀의 해리보슈는 자신이 야간 비상대기조일때 자신에게 연락조차 않고 누군가의 살인사건을 조사하는 무전을 듣고선 뭔가 수상한 냄새를 맡는다.그리고 사건현장으로 달려간 해리가 마주친것은 자신이 얼마전 살인사건 조사를 위해 만났으나 몇주전부터 실종 상태였던 마약조사팀 칼무어가 스스로 자신의 머리를 쏜 사체였고 이제껏 해왔던 대로 상부에선 빨리 사건을 종결시키기위해 노력하면서 사건에 관심을 가지는 해리를 내친다.

다음날 오래전 사건으로 인해 알콜릭의 세계로 들어선  동료형사 포터의 갑작스런 조기퇴직 소식을 듣게 되고 그가 맡은 사건중 미해결 사건을 대신 떠 맡게 된 해리는 사건을 조사하다 칼 무어가 사라지기 전날 식당주변에서 이름도 모르는 사체를 발견한 걸 알게 되면서 이 모든 사건이 서로 연관되어 있음을 직감한다. 

결국 이 모든 사건의 중심지인 멕시코로 홀로 향하면서 그곳 멕시코의 국경에서 마약을 판 엄청난 돈으로 권력을 쥐고 있는 이른바

교황이라 불리우는 자를 만나기 위해 노력하는데...


엄청난 돈이 오고가며 뒷골목세계의 돈 줄 역활을 하는 마약

그리고 그 마약을 둘러싼 조직간의 다툼 혹은 그 돈 맛에 자신도 모르게 취해 스스로 어둠의 세계로 걸어들어가는 비리경찰들

또한 경찰 내부간의 알력이나 경찰 내부의 정치싸움이 재밌게 그려져있어 흥미진진했다.

물론 우리의 해리는 여기서도 늘 아웃 사이더 일뿐 아니라 사건을 두고 정치게임을 하는 상관들에게 제대로 엿을 먹이고 있다.

1편에서 보다 훨씬 더 해리보슈 자신만의 매력을 어필하고 있을뿐 아니라 마약을 판매하기 위해 법에 걸리지않는 미성년자를 이용하고 마약을 운반하기 위해 정부가 인정하는 단체마저 이용하는 마약조직의 교묘한 방법도 흥미로웠지만 마약 제조나 마약 유통에 관해 엄청 많은 조사를 하고 쓴 글임을 알게 해주는 부분에선 역시 베스트 셀러 작가는 아무나 하는게 아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했다.

항상 지금의 자신이 아닌 어릴적 자신을 버린 아버지를 그리워하고 그 시절만 돌아보다 결국 과거에 발목을 잡히고 만 칼 무어와 미혼모의 자식으로 힘들게 살았지만 결국엔 자신의 아버지를 용서하고 과거를 극복한 해리의 닮은듯 닮지않는 모습은 결국 어떤 선택을 하는지가 자신의 인생을 결정하게 한다는 교훈을 주지만...뭐...이런건 사족이고 스피디한 전개와 역동감 있는 장면묘사 캐릭터의 개성이 빛나는 작품이었고 개인적으론 전편보다 더 흥미진진했다.

우리의 삐딱이 해리....

역시 제멋대로 하는 이 남자의 매력은 어디까지인지 궁금해진다.


사족이지만...이번에 디자인이 바껴 새로 나온 해리보슈 시리즈...완전 욕심 난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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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두리 없는 거울
츠지무라 미즈키 지음, 박현미 옮김 / arte(아르테)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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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과 소녀 사춘기아이들이 어른이 되기위해 반드시 거치기 마련인 그 혼란과 혼돈 아픔과 고민에 대한 글에 일가견이 있는 츠지무라 미즈키

그래서 그녀의 소설에는 학교를 배경으로 하는 게 많은걸로 알고 있다.

미성숙하고 그래서 더 조그만 충격이나 아픔에도 흔들리는 자아를 가진 아이들의 그 심리를 참으로 날카롭고도 영민하게 표현하는 그녀의 글은 그래서 다른 걸 소재로 하는것보다 아이들을 소재로 할때 더 빛나는것 같다.

그런 그녀의 소설집이 출간되었다.

`테두리 없는 거울`

늘 느끼는 거지만 일본작가들의 작명솜씨는 탁월하게 시적이며 세련된것 같다.

이 제목도 그런데 환상을 의미하는것 같은 거울과 그 거울을 규정짖는 테두리 그래서 그 테두리가 없는 거울이란 어쩌면 현실과 환상의 미묘한 경계이자 어른과 아이의 경계에서 흔들리는 사춘기 아이들의 심리를 뜻하는건 아닌지...마음대로 생각해봤다.


 


어느 학교든 있기 마련인 괴담

괴담속에는 늘 학교에서 따돌림 받거나 무엇가로 부터 괴롭힘을 당하던 아이가 있었고 그 괴로움을 피하려다 여의치않아 사고를 당하거나 죽음을 맞이한 아이가 있으며 그런 작은 사건과 사고로부터 과장되고 덧입혀져 누군가로부터 입에서 입으로 괴담으로 전해지게 된다.

계단의 하나코에서는 아이들에게 괴롭힘을 당하고 그 괴롭힘을 없애기 위해 노력해줘야할 어른이 오히려 그걸 이용하고 입막음 하려다 일련의 사건을 일으키게 되며 그 사건의 진실을 알게 된 동료와 후배로 인해 밝혀지는 과정을 그리고 있는데 이때 그 들이 이용한것이 바로 하나코라는 괴담속 주인공이 가진 비밀의 7단계라는 설정이며 팩트는 결국 살인사건이고 괴담은 자백하는 도구로 사용되고 있다.

테두리 없는 거울에서는 우리도 어릴적에 한두번 해보거나 들어봤을 미래의 남편을 보기 위한 일련의 의식이 등장한다.

그 의식을 위해선 반드시 누구도 모르게 한밤에 홀로 깨어 화장실에서 거울을 들여다봐야한다는 설정이 필요한데 거울을 통해 들여다보는건 과연 자신의 진짜 미래인지 혹은 자신이 원하고 바라는 환상의 모습인지에 대한 이야기인데 귀신을 보는 사람은 다 이유가 있다는 말이 설득력있게 다가오는 부분이다.


전체적으로 무섭다거나 호러의 요소가 강한게 아니라 괴담과 현실의 추악함 그 사이의 미묘함을 건드리고 있는 데 결국 괴담이나 유령 그 자체보다 그런걸 보는 사람의 불안한 심리가 잘 드러나 있다.

특히 불안정한 사춘기 아이들이 겪는 또래 친구들과의 다툼이나 악의 어린 행동으로 인한 소외감이 어느 나라 어느학교에도 있는 괴담과 맞물려 이유모를 공포를 불러 일으키는데 한몫을 하는건 아닌지...

결국 귀신보다도 괴담보다도 더 무서운건 인간이라는....누구나 알지만 그럼에도 인정하기는 쉽지않은 이야기를 아이들과 그 아이들의 주요무대인 학교의 괴담을 통해 저자는 말하고자 하는게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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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구나무
백지연 지음 / 북폴리오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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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당히 나이가 있는 세대라면 더 이상의 설명이 필요없는 앵커 백지연님이 소설을 쓰셨다는건 좀 의외였다.

탁월한 진행능력과 명쾌한 인터뷰로 유명하셨던 분이기에 책을 내셨다면 왠지 소설보다는 에세이나 실용서같은게 어울린다고 생각했는데 이것 역시 일종의 고정관념의 일종일것 같지만 어쨋든 소설과 저자는 그다지 어울리지않는다고 생각했고 본인 역시 그런 마음이 있으셨는가보다. 10권의 책을 내셨는데 이 책이 첫 소설이라는걸 보면...

책속의 주인공들은 고교동창생이자 고교를 졸업한지 27년후 한 사건으로 말미암아 서로를 보게 된다는 설정인데 소설속 주인공들의 나이가 저자의 나이와 비슷한걸 보면 책 속 내용과 상관없이 그 나이대의 사람만이 알수 있는 삶의 통찰과 나름의 여유가 느껴져 왠지모를 편암함이 느껴지기도 했다.


 

결혼을 하지않은 독신인 인터뷰어 민수는 오래전 돌아가신 아버지의 꿈을 꾸던날 졸업후 27년간 연락하지않았던 고교동창이자 재벌집 사모님이 된 친구 수경으로부터 연락을 받게 되고 그녀를 통해 친하게 지냈던 6명의 여고동창중 하나였던 하정이가 죽었으며 그 죽음이 자연사가 아님을 알게 된다.

사소한 일로 인해 멀어졌던 친구들 소식을 그녀를 통해 듣게 되고 친구들을 만나보고 싶단 생각이 든 민수는 오랜만에 친구들을 하나둘씩 만나게 되고 그 시절 같이 어울려 다니던 추억과 그 때의 고민들을 얘기하면서 그때의 모습과 지금의 모습의 차이를 새삼 깨닫게 된다.

그리고 한때는 같은 곳에서 같은 웃음을 공유하던 그 아이들의 지금의 변화는 어디에서 온건지 궁금해지는데...


인생은 참으로 공정하지못하다는 생각을 하게 될때가 있는데 비숫한 성적과 비슷한 환경에서 그만그만하게 자라던 친구들이 수십년만에 만나보니 그 차이가 하늘과 땅차이로 벌어져있을때가 있다.

그것이 꼭 경제적 여유나 돈 혹은 지위같은것만이 아니라 삶을 바라보는 태도나 삶의 여유같은것에서 현격한 차이를 보일때가 있는데 늘 그런건 어디에서 차이가 나는걸까 나 역시 궁금했었다.

아마도 저자 역시 그런 궁금증에서 시작했지않았나 싶다.

비슷한 성적을 가지고 서로 비슷한 부분이 있어 늘 어울려다녔던 여고동창들 출발점이 비슷하던 그 아이들은 게중에는 다른 사람들은 꿈도 못꿜 재벌집 사모님이 된 아이도 있었고 외국계 회사에서 잘나가는 장이 된 경우도 있었으며 프랑스에서 남편을 만나 행복한 주부의 삶을 사는 이도 있었고 학교때부터 자상하고 부드러운 아버지의 사랑을 듬뿍 받다 잘나가는 남편을 만나 계속 별다른 굴곡없이 살아가는 이도 있었지만 모두가 행복한건 아닐뿐더러 처음 출발할 당시와 달리 인생의 전반이 뒤집히거나 전복될 위기에 처한 친구가 있는걸 보면서 화자인 민수는 그 차이를 궁금해하며 친구들과의 대화를 인터뷰처럼 풀어나가는 형식을 취하고있는데 마치 친구들간의 수다나 고민상담같은 느낌이라 읽기에 부담이 없이 넘어갔다.

그리고 그녀가 내린 결론

친구들의 변화된 삶중 가장 큰 영향을 미친게 부모의 결혼이나 가치관이고 그중에서도 특히 아버지의 역활의 중요성을 이야기하고 있다.

자신의 아이가 자신의 삶을 굳건하게 자신의 두발로 설수 있도록 믿어주고 보듬어주고 안정되도록 해주는것... 그런 역활을 충분히 해주고 그런 아버지의 사랑과 믿음을 듬뿍 받았던 파파걸 문희의 안정되고 여유로운 삶과 너무나 대비되는 가부장적이고도 권위적인 아버지를 가졌던 수경과 하정이의 삶을 통한 대비는 극명하기 그지없다.

물론 자신의 삶에 대한 책임의 소재는 분명히 자신에게 있고 기성세대의 아버지상은 문희의 아버지보다 민수나 미연의 아버지에 가깝지만 그럼에도 자식을 믿어주고 지켜봐주고 굳건하게 바라봐주며 마치 한그루의 나무를 심고 키우는 심정을 가진 문희의 아버지를 보면서 자식을 키우는 입장에서 다시 한번 부모의 역활에 대해 생각하게 했다.

40대 중반 그녀들의 삶이 다 끝난게 아니라 앞으로 어떤 일이 기다릴지 모르겟지만 자기삶을 살아가는 주체가 누구인지 자신이 하고싶은 일이 무엇인지 끊임없이 고민하는 사람만이 인생의 진정한 승자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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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혼가 불야성 시리즈 2
하세 세이슈 지음, 이기웅 옮김 / 북홀릭(bookholic)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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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신주쿠 그중에서도 가부키초에서 벌어지는 이권을 둘러싼 온갖 범죄

그 이권을 두고 세력을 나누고 있는 베이징 마피아와 상하이 마피아 그리고 이 들 사이에서 교묘하게 균형을 맞추며 이득을 취하는 대만의 양웨이민과 이도저도 속하지 못하는 혼혈인 류 젠이간의 치열하기 그지없는 두뇌싸움과 총격전을 그린 작품이 바로 불야성 시리즈이고 `진혼가`는 그 2편에 속한다.

밤마다 휘황찬란하게 빛을 내며 사람들을 끌어들이지만 이런 겉모습과 달리 온갖 사람들이 모이고 돈을 위해서라면 아무렇지도 않게 사람을 죽일수도 있는 비정한 도시의 뒷모습을 엄청 현실감있게 그려놓아 작가의 직업을 의심케한 작품이었을 뿐 아니라 그 돈을 둘러싸고 서로서로를 속이고 속으며 온갖 권모술수가 판을 치고 총질을 헤대는 엄청나게 스릴감있고 하드보일드한..그야말로 남성을 위한 작품이었고 잔인하지만 나름의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하는 부분이 있는 매력있는 작품이었다.


 


중국계마피아들간의 엄청난 총격전으로 많은 사람이 죽거나 사라지고 마피아의 보스가 바뀐 사건이 벌어진지도 2년

조용하기 그지없던 가부키초에 또다시 피바람이 분다.

이번의 시초는 베이징 마피아의 4대 천왕이라 불리우던 장 다오밍이 대만의 양웨이민이 불러들인 킬러에 의해 살해되면서부터인데 장이 위조카드를 만들어 베이징마피아 보스인 추이후의 돈줄 역활을 단단히 하던 중이라 누가 그를 죽였는지를 알아내기 위해 일본인이자 전 비리형사였던 타키자와를 끌어들인다.

처음엔 베이징파의 반대파인 상하이파가 한 짓이라 오해를 하지만 타키자와가 여기저기 조사를 하던 중 새롭게 알게 되는 여러가지 사실들을 조합해 본 결과 베이징계 내부의 짓임을 알게 되는데 이와는 별개로 눈에 띄는 새로운 남자가 떠오르고 그가 바로 전문킬러인 추성...타키자와는 그에게 묘한 끌림을 느낀다.

그는 임무를 수행함과 동시에 소리없이 사라지던 기존의 패턴과 달리 잠시 남아있으면서 상하이 마피아의 보스인 주홍의 정부인 러 지아리의 보디가드를 하라는 양웨이민의 명령에 불안을 느끼지만 거역할수 없었고 지아리를 보호하면서 그녀에게 속절없이 끌리게 된다.그리고 그런 그의 불안은 그로 하여금 류젠이로 향하게 하고 변태적인 성행위를 해야만 만족하는 타키자와는 자신의 그런 욕구를 만족시켜주는 유일한 존재인 쭝잉의 부탁을 외면할수 없어 자신이 맡은 일과 별도로 그녀의 돈을 가지고 사라진 인민의 한 남자의 행방을 추적하면서 류젠이와 양웨이민의 목숨을 건 혈투에 자신도 모르는 새 끼여들게 되는데...


일본의 환락가인 가부키초를 주름잡고 있는 건 놀랍게도 일본계 야쿠자가 아닌 중국계 마피아들이고 그들 사이에서도 상하이파와 베이징파로 나뉜 가운데 서로가 서로의 세력을 인정하면서 균형을 잡고 있으며 이 균형을 유지함으로써 평화를 얻고 돈을 벌고 있는 사람이 대만계 폭련단의 대부인 양웨이민

그래서 얼핏보면 중국계 마피아가 가부키초를 잡고 있는듯 보이지만 양웨이민의 이 모든것을 꿰뚫고 있을뿐 아니라 그가 모르는 정보란 없다는 걸 보면 가부키초를 쥐고 있는건 모든 정보를 가지고 있는 양웨이민인데 이런 양웨이민이 거두었다가 한순간에 내쳐졌을뿐 아니라 그 과정에 자신이 살기위해 자신의 여자를 자신의 손으로 직접 죽일수 밖에 없었던 류 젠이가 전편에선 그저 여기저기 작은 정보를 팔고 그저 작물아비로서의 역활을 하면서 혼혈이라는 특성상 어느쪽에도 속하지 못한 아웃사이더의 모습이었다면 이번편에선 그가 그토록 믿고 의지했지만 결국엔 죽도록 증오하게 된 상대인 양웨이민과 같은 인간이 된 모습을 보여주고있다.

이 모든 피의 혈투가 양웨이민에 대한 복수였다는걸 알게 되는 과정 역시 그들이 장기판의 졸처럼 움직인 사람들의 뒤늦은 깨달음을 통해 알려주고 있는데 예전의 약은듯 하면서도 어딘지 순진하고 허술하며 나약한 모습의 류 젠이가 2년사이 얼마나 많이 변했는지 그저 놀라울 따름이었다.

그리고 그런 두 사람의 전쟁으로 인해 자신도 모르는 새 가해자이자 피해자가 된 사람들인 추성과 타키자와 그리고 러 지아리의 모습은 어딘지 상처를 입고 쓰러진 개의 모습처럼 보여 연민을 일으키게 했다

나비효과처럼 여기저기 얽힌 줄 중 하나를 살짝 건드리고 귀속말을 속삭여 충동질해서 자신도 모르게 얽히고 설히게 되는 사람들과 그런 사람들을 냉철한 눈으로 관찰하면서 이용하는 류젠이 그리고 돈을 위해서라면 가족도 버리고 동료도 죽일수 있는 비정한 환락의 거리의 모습은 너무나 잔혹해서 오히려 안스럽고 처절하게 느껴졌다.

피도 눈물도 없는 악당으로 변한 류 젠이와 꼬리를 만 개처럼 도망쳐 목숨을 건지고 다음을 기약한 양웨이민의 피의 혈투의 끝에선 과연 누가 승자가 될지 이 시리즈의 결말이 그래서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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