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이세계의 황비 세트 - 전3권 ㅣ 블랙 라벨 클럽 19
임서림 지음 / 디앤씨미디어(주)(D&C미디어) / 2015년 9월
평점 :
품절
아침 밤잠을 설친 비나는 친구와 만나기로 한 지하철역으로 급히 달려가고 지하철이 도착하는 소리에 급한걸음을 내딛다 그만 아득한 어둠으로
빨려가는듯한 느낌을 받고 깨어나보니 어느 깊은 숲
그리고 정신차려보니 이곳은 자신이 살던 곳이 아닌 낯선 이세계였다.얼핏보면 중세 유럽같은...
판타지로맨스인 `이세계의 황비`는 일단 시작은 어느 판타지로맨스와 비슷한 출발을 하고 있다.
어느날 정신차려보니 차원이동을 했거나 낯선곳으로 타임슬립을 한 상태...아무도 내가 다른곳에서 온 걸 모르고 믿어주지도 않지만 어쨋든 다시
돌아갈 방법을 찾기전까진 이곳에서 살아남아야 하고 그러기위한 주인공들의 고군분투가 판타지로맨스의 단골메뉴이기도 하다
주인공 사비나 역시 그런 상태에 놓여있지만 자신이 처음 발견된 곳이 제국의 작은 크렌시아공국이었고 그곳의 주인인 공작의 호의로 이곳의
생활과 언어및 여러가지 교양을 배우게 되지만 알고보니 그들에게는 늙은 황제의 후궁으로 가야할 자신의 딸인 공녀 대신 그녀 사비나를 늙은 황제의
첩으로 보낼 계획으로 그녀를 돌봤던것
다른 로맨스와 달리 이런 과정을 단 몇페이지의 빠른 진행을 보여 지루할틈이 없이 만든 다음 이 책은 또다른 선택을 한다.
결국 늙은 황제와 동침을 하게 된 그녀의 첫날밤 누군가가 침실로 들어와 그녀의 눈앞에서 황제를 암살하고 그 암살자가 놀랍게도 제국 유일한
황태자이자 적통 왕위계승자이며 엄청난 미모의 이 남자와 그녀 사이엔 남들과 다른 불꽃이 튀기 시작하는데 보통의 로맨스에서의 전개처럼 이성에 관한
호감이거나 첫눈에 누군가 한사람이 사랑에 빠지는 것이 아니라 서로 견제하기 위한 치열한 눈치의 불꽃이라는 점이고 여기에서 주인공 비나는 승부수를
띄우는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주면서 그녀가 대담하고 빠른 판단의 소유자이자 기존의 여주인공상과 다른 적극적인 현대여자라는 것을 어필한다.
그리고 곧이어 벌어지는 왕위를 둘러싼 치열하고 잔인하기 그지없는 정치적 게임과 승부수에서 둘은 서로를 견제하면서도 결정적인 순간에는 서로의
손을 들어주는 관계가 되는데 서로를 믿지 못하면서도 서로 원하는걸 얻기 위해 손을 잡은 두 사람의 티격태격한 다툼이나 언쟁을 보는 재미가 이
책의 가장 큰매력중 하나이다.
처음부터 누군가 사랑에 빠지지도 않고 서로를 믿지않으면서도 목적이 같아 손을 잡은 두 사람이 협력해서 정적들을 몰아내는 과정도 흥미롭고
제거하고 싶은 당사자가 아닌 그 수족을 건드리거나 주변인들을 이용해서 원하는 바를 얻는 치열한 두뇌싸움같은 정치 이야기도 흥미롭지만...주인공인
비나의 캐릭터가 상당히 어필할만한 매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이 책의 장점중 하나가 아닐까 생각한다.
가녀린 몸매에 여린 심성을 가지고 걸핏하면 눈물로 호소하거나 탁월한 미모 혹은 연약함을 내세워 원하는 바를 취하는 전형적인 로맨스소설의
주인공이 아니라 동반자 협정을 맺은 황제인 루크레티우스를 도와 정적인 태후를 치는데 적극적인 노력을 하고 전술을 짜며 누군가 그녀에게 왼쪽뺨을
치면 맞서서 상대의 뺨을 칠 뿐 아니라 반드시 되갚아주고야 마는 당찬 성격의 주인공이라는 점에다 결국 사랑에 빠지게 되는 황제의 구애에도 단박에
흔들리지않는 지조를 보여줘 강인하고 자주적인 현대여성상을 원하는 독자에겐 만족감을 준다
루크레티우스와 비나의 관계가 곧 죽여도 상관없는 살벌한 관계에서 같은 목적을 가진 동반자로.. 다시 썸을 타다 연인관계로 가는 발전하는
과정이 험난하면서도 달콤 살벌한 재미가 있다면 왕위를 둘러싼 태후와 주인공들간의 치열하고 목숨을 건 전쟁같은 싸움을 보는 재미도 좋았다.
궁중암투와 권력투쟁에만 치우치지않고 남녀 주인공 둘 사이의 로맨스도 적절히 섞여 있어 읽는 재미도 좋았고 남녀 둘 사이의 파워에서도
대부분의 로맨스처럼 남자의 강력한 어필에 무조건 끌려가는 형태가 아닌 둘 사이 어느정도 파워의 균형을 맞춰 놓은 점도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다만...이 치열한 싸움에 장기말로 쓸려고 한 황녀와 황녀의 약혼자, 자신을 대신할 황후의 후보로 간택한 시녀는 뭔가를 보여줄것 같은
캐릭터였음에도 불구하고 처음 등장이나 계획과 달리 별다른 활약이 없이 그저 지나친점은 아쉬웠다.
거기다 이런 다른 차원이나 공간으로 타임 슬립하는 판타지로맨스를 보면서 늘 드는 의문이 있는데..왜 타임슬립해서 다른곳으로 가는 주인공의
성별은 꼭 여자인걸까?
멋진 남자가 그곳으로 떨어져 그곳의 여자와 사랑에 빠지거나 할수는 없는지? 아님 그곳의 남자가 현대의 서울에 떨어지는것도 재미나긴
할텐데....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