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받을지라도 패배하지 않기 위하여 - 원재훈 독서고백
원재훈 지음 / 비채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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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파멸할지라도 패배하지않는다`는 참으로 인상적인 문장을 남긴 노인과 바다에서 이 책의 제목을 가져왔다는 원재훈시인의 독서고백 `상처받을지라도 패배하지않기 위하여`는 문학이 가진 힘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상처받은자에에 위로와 위안을 주고 흔들리는 청춘에게 용기를 주는 게 바로 문학의 힘이자 문학이 나아가야할 방향이라 생각한다.

어린시절 한창 감수성이 예민하던 시기에 밤새워 울며 웃으며 읽었던 책은 아직도 나에겐 추억과 함께 삶의 지침이 되기도 하는걸 보면 글의 힘이란 게 참으로 대단하다는걸 새삼 깨닫곤 한다

아마 원재훈 시인도 그런 문학의 힘에 대해 같이 이야기 하고 많은 사람들에게 문학이 좀 더 친숙하게 여겨지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이 책을 쓴게 아닐까 혼자 생각해본다

 

이 책에는 28가지 책과 함께 그 책을 읽고 난 후의 감상이 적혀있다.

대중적으로 많이 알려진 문학부터 아이들도 즐겨읽는 피노키오 같은 동화를 비롯하여 처음 들어보는 문학작품도 있는걸 보면 세상에는 참으로 많은 작품이 존재하고 좋은 책이 많다는 걸 새삼 깨닫게 된다.

세월호 사건이라는 참담하기 그지없는 사건을 이야기하면서 단테의 신곡중 지옥편을 예를 들어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곳이 바로 지옥이 아닐까 하는 질문에는 극히 공감이 간다.

 

알 수 없는 수많은 언어들,끔찍한 이야기들

고통의 소리들,분노의 억양들,크고 작은 목소리들

그리고 손바닥을 치는 소리들이

마구 엉켜 아수라장을 만들었고

회오리바람에 휩쓸리는 모래알처럼

그 영원히 깜깜한 하늘에 떠돌고 있었다.

   

짧은 시지만 마치 우리의 현실을 보고 쓴 듯한 이 싯귀를 보면서 작가의 말처럼 정말 생지옥같은 우리의 모습과 닮아있음에 지옥은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바로 이 세상이 아닐까 하는 의문에 적극 공감하지않을수 없었다.

또한 예전에 읽었던 `죄와벌`을 죄를 지으면 벌을 받는다 라는 단순한 하나의 문구로 요약하고 있는 작가의 말은 놀라울 정도로 그 책의 핵심을 찌르고 있다.

사실 이 책에서 죽은 노파의 직업이 없는 사람들의 고혈을 빠는 고리대금업자이고 주인공이 생각하기엔 그 노파가 죽어 마땅한..세상을 좀먹는 존재라고 생각해서 별다른 고민없이 살인을 저지르고 그 이후 자신의 범죄가 발각될까 두려워하며 환청과 환각에 시달리지만 어린시절에 이 책을 읽었을땐 나 역시 세상에 해를 끼치는 존재라면 없어져도 상관없지않을까 하는 그의 주장에 공감이 가는 부분도 있어서 많은 생각을 했던 책이었기에 명쾌하기 그지없는 작가의 말은 지금에서야 참으로 이 책의 핵심이 아닐까 생각한다.아마 그때 이런 말을 들었다면 공감보다는 반감을 느꼈을지도 모르겠다.

누가 이 세상을 움직이고 있나? 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 하루키의 `태엽감는 새`는 나역시 가장 좋아하는 작품이고 삶과 죽음에 대한 깊은 통찰은 인상적이어서 오래오래 두고 읽었던 책이라 작가의 글에 더욱 공감도 가고 내가 읽으면서 느끼지 못햇던것에 대한 깨닫음도 얻게 했다

 

단순하게 뛰어난 문학작품을 소개하는 걸로 끝나는게 아니라 작품이 나온 시대적 배경에 대한 설명과 그 당시 사회적 분위기에 대한 고찰을 비롯하여 우리가 잘 몰랐던 작품이면의 이야기나 에피소드까지 넣어 작품을 소개하고 있어 더욱 친숙하게 다가올뿐 아니라 책을 읽으면서 단순하게 책만 읽을게 아니라 책에서 이야기하고자하는 메세지나 철학적 의미 같은것도 생각할줄 아는 통찰력있는 독서가가 되길 바라는 작가의 마음을 읽을수 있었다.

그럼으로써 이 험난한 세상을 살아가는데 상처받을지라도 패배하지않을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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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즈가 울부짖는 밤 블랙펜 클럽 BLACK PEN CLUB 32
오사카 고 지음, 김은모 옮김 / 문학동네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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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어나보니 자신의 이름조차 기억나지 않은 남자가 있다.

그 남자를 데리러 온 여자와 남자는 그를 죽이려고 하고 자신도 모르는 새 그는 그들을 죽이고 만다.

왜 그들이 자신을 죽이려고 하는 거지?

나는 도대체 누굴까?

 

 

여기까지만 보면 그 유명한 헐리웃영화 본 시리즈가 생각난다.

깨어나보니 자신의 이름도 정체도 모르지만 어딘가 범상치 않은 행동들..알고보니 그는 유명한 스파이

여기서 본 역활을 하는 사람은 신가이 가즈히코라 불리우는 살인청부업자이고 그 역시 누군가의 의뢰로 사람을 죽인 후 어딘가로 끌려가서 죽임을 당할뻔한 상태에서 탈출해 자신의 과거를 추적하면서 사건의 진실에 다가가게 된다

도쿄 한복판에서 벌어진 폭탄 테러

그리고 그 테러가 일어나기전에 벌어진 주변에서 벌어진 수상한 정황들은 뒤에 사건들을 해결하는 데 있어 중요한 복선으로 작용하게 되는데 치밀하게 짜여진 듯한 이 게임이 생각도 못한 돌발상황으로 모든게 어그러진다

처음부터 흥미진진하게 누군가를 쫏는 사람이 있고 그 미행당사자가 폭사하면서 시작하는 이 책은 읽으면서 모처럼 한순간도 긴장을 놓지않고 몰입하게 한 책이었다.

이야기가 흥미진진해서 인것도 물론이지만 읽어내려가다 어? 하는 부분이 나와게 된다.

앞에서 죽었던 남자가 버젓이 등장해 이건 오타라고 생각할 즈음 다시 한번 그 죽은 남자가 나와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끌고 가고 있을 뿐 아니라 어딘가 시간이 맞지않는듯한 묘한 뒤틀림이 있어 나도 모르게 읽으면서 이미 읽었던 앞부분으로 돌아가 내 기억이 이상한가 확인하게 했을 정도로 시제가 여러개 섞여있었다.

이걸 처음부터 바로 안게 아니라 읽으면서 차츰 깨닫게 된 후 정신 바짝 차리지 않고 읽으면 금방 혼돈이 올 정도로 시제를 복합적으로 뒤섞어 놓고 있어 더더욱 책속에 몰입하게 하는 장치로 작용하고 있는 데 이 모든 계산을 치밀하게 하고 독자를 몰고가는 작가의 역량이 돋보이는 부분이라 생각한다.

기억을 잃은 전직 킬러와 그 사고로 아내를 잃은 형사가 드디어 조우하는 순간 숨겨졌던 진실이 밝혀지게 되는데 역시 밝혀지는 진실은 씁쓸했다

흥미진진하고 날카로우며 강력한 하드보일드한 맛을 보여주는 `모즈가 울부짖는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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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의 - 죽은 자의 일기 밀리언셀러 클럽 - 한국편 29
정해연 지음 / 황금가지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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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들이 사는 초호화 주상복합아파트에서 한 여자가 투신자살했다.

그녀가 살고 있던 집에는 늙은 여자가 목졸라 살해된 시신으로 발견되고 그 늙은 여자는 치매로 앓고 있었으며 투신한 여자는 살 날이 얼마남지 않은 시한부 암투병환자였던 사실이 밝혀지면서 사건은 자연스럽게 며느리인 여자가 자살하면서 치매인 시어머니를 죽이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걸로 마무리되는 듯 했지만 이 두사람의 아들이자 남편인 정치인 강호성의 태도에서 어딘가 미심쩍음을 느낀 서동현 형사가 사건을 좀 더 세심하게 조사하기 시작하면서 두 사람의 죽음에 의혹이 있고 그 의혹엔 강호성이 개입되었다는걸 알게 된다

 

 

 

초반부터 두사람의 죽음에 유명 정치인인 강호성이 개입되었다걸 서동현이 본능적으로 캐치하면서 시작하는 이 책 악의는...

범인의 정체와 범행동기 그리고 사건당시의 범행정황까지 처음부터 모두 꺼내놓고 시작하는 모험을 하고 있다.

이렇게 모든 패를 다 꺼내놓고 시작한다면 이야기를 끌고 가는데 있어 작가로서는 상당히 불리함에도 불구하고 과감하게 오픈 했을땐 이런 것을 제외하고도 독자의 눈길을 강력하게 사로잡을 자신이 있다는 자신감의 반증이라 생각한다

호감가는 외모에다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을줄 아는 능력있고 힘도 있는 정치인인 강호성과 자식도 없고 이혼남인데다 그저 형사팀장일뿐인 서동현 두 남자의 쫏고 쫏기는 대결이 얼마나 아슬아슬하고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서스펜스가 돋보이는 지가 이 책의 성공여부를 가늠하는 열쇠라고 본다면...이 책은 절반의 성공이라고 말하고 싶다.

겉으로 보기에 완벽하지만 추악하기 그지없는 정치인 강호성의 범죄사실을 제대로 증명하고 법의 심판을 받게 하기 위한 서동현과의 힘겨루기는 창과 방패의 싸움같이 보이고 여기에 죽은 여자이자 남편의 모든 비밀을 알고 있던 주미란의 의지와 또다른 키로서 존재하는 서산댁이라는 존재의 부각이 강력하거나 존재감이 강렬하지않을뿐 아니라 어느정도 예측가능하다는 점에서 긴장감이 좀 떨어질 뿐 아니라 반전의 묘미도 잘 살릴수 없었던것 같다.

결론은...

참신하지 못한 소재에다 참신하지 못한 캐릭터와 플롯으로는 긴장감을 끝까지 유지하기엔 좀 힘들지않았나 생각한다.

그럼에도 뻔하지않은 결말은 진부하지않아 점수를 주고 싶다

같은 제목의 히가시노 게이고의 수작인 악의와 비교하며 읽어봐도 괜찮을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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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주
우지혜 지음 / 신영미디어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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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빛나고 반짝거리던 쌍둥이 언니가 죽은 후 모든것이 어그러지기 시작했다.

갑작스런 언니의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한 엄마의 한마디 말로 인해 쌍둥이 동생 강주는 죽고 그날부터 강주는 서주가 되어 살아가지만 그 비밀의 무게는 무겁기만 하다

처음부터 그녀가 서주가 아니라 강주임을 알고 있던 그 아이..서정한

엄마가 죽고 난 후 아무것에도 관심없던 그의 눈길을 끌고 처음부터 어딘지 위태로운 그 아이가 신경쓰였다

서로가 서로에게 오롯이 유일했던 아이들

 

 

 

로맨스 소설작가중 좋아하는 우지혜작가의 서주는 기존의 그녀 작품과는 조금 달리 처음부터 무겁고 어두우며 서늘하게 시작하고 있다.

아이들이 학생일때 서로에게 유일한 존재였던 그 시기는 읽으면서 안타깝기도 하고 학생의 신분으로는 어찌할수 없다는 점에서 답답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그럼에도 서로에게 그저 옆에 있어 주는것 외엔 할수 없던 그때의 이야기가 성장한 어른이 되어 다시 재회하고 서로를 알아보며 사랑에 깊이 빠지는...로맨스소설에서는 가장 클라이막스한 부분보다 왠지 더 아련하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해 더 가슴에 와닿았다.

그때의 그 위태로움,그녀가 위험하다는 걸 알면서도 어찌 해 줄수 없었던 정한의 남자로서의 무력감과 절망감에다 자신에게 서주로서의 삶을 강요하는 엄마로 인해 누구도 곁에 둘수 없는 벼랑끝 절벽에 선 듯한 강주가 서로에게 위안이 되고 서로를 알아보면서 누구보다 가까운 관계가 되는 내용이 전반을 이끌어 간다면 후반에는 이 두 사람의 로맨스와 정한의 복수에 촛점을 맞추고 있다.

여기에다 서주의 비밀과 죽음에 얽힌 또 다른 남자의 등장으로 인해 또다른 이야기를 이끌어 내면서 흡인력있게 이야기를 끌어가고 있는데 전반에 비해 후반은 주인공의 감정선을 좀 더 세심하게 못 살린것 같아 아쉽기는 했다

작가의 가볍고 사랑스러운 소설도 좋지만...어둔 비밀을 감춘채 복수의 칼날을 들이미는 이런 느낌의 소설도 좋았다.

좀 더 본격적인 소설의 느낌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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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즌 트릭
엔도 다케후미 지음, 김소영 옮김 / 살림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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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갇힌 감옥에서 살인사건이 발생한다

시체의 얼굴은 산성용액으로 녹아내려 식별하기도 힘든데 범인은 친절하게도 `이시즈카,죽어 마땅하다-미야자키`라는 종이를 남긴다.

그리고 사라진 용의자...밀실살인사건의 완성이다

 

 

 

이쯤이면 왠만한 추리소설 애독자라면 어느정도 윤곽을 잡을수 있을것이다

일종의 밀실상태에서 죽은 시체가 왜 얼굴에다 산을 뒤집어썼을까?

책속에서도 이런 의문을 가지고 죽은자를 살펴보게 되고 당연히 죽은자와 살인자가 바뀌었음을 알게 된다.

여기에서 작가는 또다른 방법으로 독자들을 놀라게 한다

살인자로 알고 추적하던 남자가 이미 수개월전부터 식물인간상태였고 그들이 기소하고 감옥에 수감한 사람은 이름조차 알수 없을뿐 아니라 그와 함께 하던 또다른 용의자의 존재까지 등장한다

이렇게 처음의 다소 구태의연한 살인에서 출발하여 생각도 못한곳으로 독자들을 이끌고 있는 `프리즌 트릭`은 뒤로 갈수록 흥미로울뿐 아니라 과연 이들의 접점은 어디일까 궁금해할 즈음에 같은 살해방법으로 또 다른 살인사건을 내놓고 있다.

교통사고사건 그것도 음주로 인한 치사사건의 가해자와 그들의 실수로 인해 모든것이 한순간에 나락으로 떨어진 피해자가족의 이야기는 모두가 공감이 가는 부분이었고 하나의 사건을 둘러싸고 서로 영역다툼을 벌이거나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경찰과 검찰 그리고 교도관들의 치열한 물밑작전같은것도 역시 흥미롭지만 서로 다른 사건을 쫏다 하나로 귀결되어 범인의 동기를 파헤쳐가는 과정이 역시 가장 흥미진진했던 부분이었다.

그리고 어느정도 짐작이 갔던 반전이었지만 결말은 솔직히 의외였다.

범인이 누군지는 누구나 알수 있지만 범인의 정체는 뒤에 가서야 알수 있어 자못 흥미롭게 읽을수 있었던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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