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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신자들 ㅣ 작가정신 소설락 小說樂 1
주원규 지음 / 작가정신 / 2012년 6월
평점 :
광신자라는 말이 주는 어감은 좋지 않다. 왠지 어딘가 정통적인 교리가 아닌 사교적인 집단에 속하거나 거기에 과도하게 집착해서 가정도,직장도 모든걸 버린 약간 정신나간 사람들같다는 느낌을 주기도 하고 일단은 긍적적인 말은 아닌것 같다.그런데 이책 광신자들에서 말하는 광신자는 과연 누구를 말하는것일지 문득 궁금해진다.현대사회의 과도한 기계문명을 혹은 정치적인 이념을 것도 아니면 돈이면 모든게 다 된다는 일명 물질만능주의에 빠진 대다수의 사람을 말하는걸까?그렇다면 과연 난 어디에 속하는걸까?현대사회에선 그 길이 옳지않아도 다른사람이 간다면 같이 가야만 불안하지않다는걸 감안하면 이중에 하나에 속하는것 같은데..이념보다는 물질쪽에 가까운것 같다.그래서 이책..어딘지 좀 시원하기도 하다.난 하지못하는 일을 어린 아이들이 해내는걸 보면..것도 특별한 이념을 가지고 한게 아니라는 점이 더 맘에 든다.
사람들이 오가는 고속터미날 화장실에서 한 녀석이 엉거주춤 뛰어나오고 뭔가를 찾는듯 두리번 거린다,그리고 다시 그곳으로 돌아가려고 발걸음을 옮기던중 커다란 폭발이 일어나고 사람들이 다치면서 그곳은 곧 아비규환의 된다.그리고 긴급하게 나오는 뉴스속에는 어린 녀석들 2명과 1명의 못난 여자애가 나오고 이들이 이 사건의 주범이며 엣날에도 비슷한 일을 한 전과가 있다고 급박하게 들려온다..여기에 연루된 기와 도,그리고 그 둘에게 돈을 준다는 핑계로 가방심부름을 시켰던 수제무기 전문가 농은 도망자 신세가 되고 각자가 자신의 필요에 따라 뿔뿔히 흩어지면서 사건은 확장일로로 가게 된다.뉴스에선 테러니 북침이니 난리가 났는데도 아이들의 의식에선 긴박함이 없고 사실 정확한 사건의 진상도 모른채 일을 하고 있으니..
이일을 시킨 자는 일면 `구루`라고 인터넷상에서 스스로를 칭하는 사람인데..과연 그가 원하는 건 무었이었을까? 정말 세상을 구원하기 위해 시킨일이었을까?
우리나라와 같이 학력이 세상을 살아가는데 장애를 주는 나라에서 고교중퇴라는, 사회적인 잣대로 보면 루저들이 벌이는 반란..거기다 거대한 이상도 이념도 없이 단지 여자친구에게 명품백을 사주기 위해,혹은 클럽에 못들어가게 막은 녀석을 엿먹이기 위해 돈을 받고 무슨일인지도 모르채 시키는 일을 하려했던 녀석들의 이야기가 읽는 내내 쓴웃음을 짓게 만든다.무슨일이든 나름의 이념과 사상으로 거사를 치르는 테러리스트와 같은 반열에 올리기도 찌질한 이 녀석들의 행보가 어처구니없다고 느끼면서도 솔직히 카타르시스를 느끼게하는 부분이 적지않다.백화점 명품관의 뻣뻣한 종업원들에게서 맛봐야했던 글욕 아닌 굴욕을 느꼈던 사람이라면 `기`가 하는 짓이 어처구니없지만서도 속시원한감이 없지않고 `농`이 믿어마지않던 구루라는 존재의 한없는 가벼움은 실소를 자아내게 한다.어쩌면 우리모두는 뭔가에 한없이 미쳐있는 광신자들인지도 모르겠다.뭔지도 모를 막연한 불안감에 쫒겨 정신없이 앞만 보고 달려가는 ..뒤돌아서 되새겨볼 여유따윈 찾을수 없는..그래서 톱니처럼 돌아가는 일상에서 벗어나 일탈을 행한 세녀석들의 미친짓이 왠지 멋지게 보이는것인지도. 모르겠다.세사을 놀래킨 그들이 루저라는 점은 최고의 백미인듯!!아쉬운 점은 작정하고 쓴 글이라면 좀 더 꼬집어주고 비틀어줬더라면 좋았을껄 한다는점이다.지금처럼 뭉뚱그려 욕하지말고 사람들이 답답해하고 욕하는 부분을 속시원하게 꼭 집어 실껏 비웃어줬음 좋겠다.그런점에서 본다면 역시 테러는 고속터미널 화장실이 아닌 처음 정한 그곳이어야햇다는 아쉬움이 남는다..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