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니와 몬스터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48
가이도 다케루 지음, 권일영 옮김 / 비채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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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타에게서 전염되는 신종 인플루엔자 캐멀이 전 세계에 유행한다는 소식과 함께 자국민의 안전을 위해 공항에서의 방역을 철저히 실시한다는 유난스러운 방송이 전파를 타면서 원인 모를 신종 바이러스에 대한 관심이 막 생길 즈음 일본 국내에선 아직 발병 환자도 없는데도 불구하고 오가와의 젊은 의료인들의 모임에서 한 제약사로부터 캐멀 인플루엔자 키트가 견본으로 나눠진다.
그리고 때를 기다렸다는 듯이 외국으로 수학여행을 갔던 고등학생들 사이에서 원인모를 고열과 함께 인플루엔자 캐멀과 증상이 비슷하다는 소식이 들려오면서 그들을 격리시키고 집단 히스테리에 걸린 듯 방송이며 언론이며 모두 집중 보도를 해 상식이 있는 의료인들을 어리둥절하게 한다.
우주복 같은 거창한 방호복을 입고 공항을 오가는 사람을 마치 취조하는 형사처럼 하나씩 검사하고 난리를 피우지만 생각도 못한 곳인 나니와에서 캐멀 인플루엔자에 걸린 소년이 등장하면서 이야기는 엉뚱한 방향으로 틀어진다.
여기까지 보면 우리의 방역 모습과 상당히 닮아있어 일본이 아닌 우리나라의 방역체제를 보고 쓴 글인가 싶었다.
학계에 알려지지 않은 신종 인플루엔자가 등장하면 이른바 전문가 집단이라는 사람이 대담 형식의 와이드 소냐 뉴스에 등장해서 그 위험성을 이야기하고 치사율이니 감염률을 예로 들며 겁을 줘서 약간만 감기 증상을 보여도 병원으로 달려가 과잉진료를 받고 비싼 외국계 약을 처방받아 복용하고 난리를 치다 어느 정도 시간이 경과하면 그제야 너무 겁내지 않아도 된다는 식의 다른 전문가가 등장해서 국민을 안심시키는 시늉을 한다.
다음 해엔 또 다른 인플루엔자가 등장하면 미리미리 백신을 처방받기 위해 줄을 서고 백신 부족으로 난리를 치면 비싼 돈을 들여서라도 백신을 장여 두기 위해 국가는 세금을 들이고...
이런 게 다 거대 제약사와 의료계의 검은 커넥션 혹은 누군가의 정치적 노림수를 위한 쇼가 아닌가 하는 의심을 하는 사람은 나뿐만이 아닐 것이다.
이 책 `나니와 몬스터`를 보면서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이 많을 뿐 아니라 실질적으로도 충분히 이용 가능한 정치적 속임수가 아닐까 생각했다.
여기서도 제법 미모의 여자전문가가 등장해서 캐멀 인플루엔자의 확산 속도가 빠르다는 걸 내세워 사람들에게 공포를 조장하지만 근본적으로 캐멀 인플루엔자의 치사율이 보통의 인플루엔자 사망률에도 못 미치는 약성이란 걸 슬쩍 빼버린 채 모종의 계획을 가지고 난리를 피워대고 그녀의 쇼에 놀아난 방송 관계자나 미디어 쪽에서도 더욱 이 문제를 크게 부각시키며 온 나라를 공포에 몰아넣고 있다.
이쯤 되면 다른 의견 따윈 귀에 들리지도 않고 모두가 두려워 우와 좌왕 하게 된다.
골든위크를 앞두고 관광산업으로 유지되고 있는 나니와를 캐멀 바이러스의 확산을 막는다는 취지로 도시 전체의 입출 입을 봉쇄하는 조치가 취해지면서 나니와 전체의 경제는 파탄지경에 이르게 되고 이에 나니와의 지사 무라사메는 다른 사람들과 힘을 합쳐 나니와의 경제봉쇄를 풀기 위해 정면승부를 한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캐멀 바이러스가 어떤 역할을 했는지가 밝혀지는데 그게 또 참 어이가 없다.
자신들의 안위와 자리 보존을 위해선 국민의 안전 따윈 관심도 없고 세금의 낭비 역시 남의 일로 가볍게 치부해버리는 관료들의 행태도 역겹고 매번 이런 행태의 정치적 쇼에 놀아나면서도 또다시 언론이나 미디어를 통한 정치쇼에 속아 본질을 꿰뚫어보지 못하는 대중들의 쏠림 현상은 한숨이 나온다.
초반 중반까지 캐멀 인플루엔자의 음모를 파헤치고 누가 이런 판을 짰는지 그 과정이 흥미로웠지만 무라 사메의 정치적 야심과 이에 대응하는 또 다른 집단과의 전쟁이라는 설정은 너무 나간 게 아닐까 싶다.
처음 이야기를 끌고 간 기쿠마 도쿠에는 중반부터 사라지고 온통 무라사메의 정치에 대한 이야기로 채워져 개인적으론 좀 아쉬웠달까...
어쨌든 일련의 신종플루며 백신 부족 사태며 신종 인플루엔자의 등장으로 호된 홍역을 치른 경험이 있어서인지 이야기에 대한 몰입감도 높았고 흥미로운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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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하인드 허 아이즈
사라 핀보로 지음, 김지원 옮김 / 북폴리오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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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의 바람으로 이혼을 한 채 6살 아들과 둘이 사는 싱글맘 루이즈
어느 날 바에서 만난 남자에게서 강렬한 끌림을 느끼고 그와 키스를 나누지만 알고 보니 그는 이번에 새로 올 그녀의 직장 상사이자 이미 결혼을 한 유부남이었다는 사실을 깨닫고 자신이 전 남편과 똑같은 짓을 할뻔했다는 자괴감을 느끼며 괴로워한다.
그 멋진남자 데이비드를 직장에서 다시 만났지만 죄책감과 별도로 강렬한 끌림을 느꼈고 너무나 아름다운 아내를 둔 완벽한 남편의 모습을 한 데이비드 역시 자신에게 끌리고 있다는 걸 깨닫는다.
이런 와중에 길거리에서 우연히 부딪쳐서 만나게 된 여자가 알고 보니 데이비드의 아내인 아델이었고 친절하고 상냥한 태도에 아름다운 외모를 갖춘 아델은 루이즈와 단숨에 친구관계가 된다.
데이비드의 매력에 빠진 것과 별도로 여자답고 상냥하며 너무나 가냘프게 보이는 아델에게서 우정의 감정을 느끼게 된 루이즈... 여기서부터 이야기는 조금 복잡해지기 시작하고 아델과 루이즈의 시점을 번갈아가며 그들이 서로에게 어떤 감정을 느끼는지를 그려내고 있다.
첫눈에 반한 남자와 그 남자의 아내에게 우정을 느끼는 여자인 루이즈는 이러면 안 된다는 걸 자각하면서도 집으로 찾아온 데이비드를 물리칠 수 없어 사랑을 나눈 후 괴로워하고 자신에게 친절한 아델을 보면서 죄책감을 느끼며 갈등하는...죄는 얄밉지만 보통의 사람이라면 당연한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편 아내인 아델의 모습은 어딘가 이상하다.
루이즈는 아델에게 비밀을 숨기고 있어 죄책감을 가지는 모습이 당연하지만 루이즈와 데이비드의 불륜 사실을 알면서도 데이비드에겐 완벽한 아내의 모습을 보여주고 대외적으론 행복한 커플의 모습을 연출하면서 남편 데이비드를 향한 맹목적인 사랑과 별도로 루이즈에게 미움과 동시에 애정을 느끼는 이해할 수 없는 이중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원수 같은 관계여야 할 두 사람이 서로에게 애정을 느끼다니... 참으로 이상한 설정이지만 묘하게 납득이 가는 관계이기도 하다.
서로에게 죄책감과 동시에 애정을 느끼는 두 여자의 감정 때문에 이 우정의 끝이 어떤 파국을 맞게 될지 알 것 같으면서도 설마 우리가 모두 아는듯한 그런 결말을 내면 실망할 거라 생각할 때 마치 독자의 헛점을 찌르듯 이야기는 갑작스러운 전환을 맞는다.
남편인 데이비드의 태도도 이상하긴 마찬가지다.
하루에 시간을 정해놓고 아내에게 전활 해서 감시하고 카드를 통제하고 시간을 체크하며 그녀의 일거수일투족에 신경을 쓰는 마치 의처증 걸린 남편 같은 모습을 보여주면서도 잠은 따로 자고 수시로 루이즈를 찾아 사랑을 나누며 행복함을 만끽하는 모습을 보여 바람피는 남편의 전형 같은 모습을 보여줘 루이즈뿐 만 아니라 읽는 사람도 헷갈리는 태도를 고수하고 있지만 늘 술에 취해 있는 모습으로 그의 불안감을 나타내고 있다.
이렇게 이상한 조합은 뒤로 갈수록 모든 것을 알고 있는듯한 델마의 주도 아래 용인되고 묵인될 뿐 아니라 이 모든 판을 이끄는 사람이 남들의 눈에 가냘프고 약하게 보이는 아델이라는 점에서 아무것도 모른 채 불륜관계에 빠져 고민하고 갈등하는 루이즈에게 약간의 연민이 들 즈음 모든 것이 뒤집어진다.
그리고 이제까지의 판과 또 다른 이야기의 시작
서로가 서로를 의심하고 분노하고 갈등하면서도 이 부부는 왜 헤어지지 않는 걸까?
비밀을 가진듯한 부부... 아내를 미워하고 혐오하면서도 헤어짐을 망설이고 아내의 행동을 통제하는 남편 그리고 이 이상한 부부 사이에 껴서 어느 쪽 편도 들 수 없는 루이즈
이 모든 게 광기 어린 사랑과 집착의 결과였다는 게 그저 놀라울 뿐이고 거미줄에 걸린 먹이가 된 희생자의 운명이 안타깝기만 하다.
하나씩 밝혀지는 비밀과 중간중간 포석으로 깔아놓았던 퍼즐 조각이 하나씩 맞춰지면서 마침내 모든 것이 밝혀졌을 때 느끼는 놀라움이 클수록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하는데 이 책은 독자로 하여금 그 묘미를 제대로 느끼게 해줬다.
작가의 다른 작품도 꼭 읽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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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체가 켜켜이 쌓인 밤
마에카와 유타카 지음, 이선희 옮김 / 창해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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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전 일어난 사건을 추적하는 르포작가
그 작가는 20명 가까운 사람의 죽음에 직접적으로 관여한 한 남자를 쫓는다.
가고시마 시 시로야마 동굴에서 6명의 여자와 함께 자살해 일본 전역을 충격에 빠뜨린 남자... 그 남자의 이름은 기우라 겐조였다.
기우라는 오랜 전통을 가진 여관 하기노야를 점거해 여관을 탈취하고 그 여관의 주인 부부를 포함 여러 사람의 죽음에 관여했다는 죄목으로 쫓기던 중 이런 집단자살이라는 형태로 스스로를 드러냈다.
이렇게 잔인하게 여관 주인 부부을 살해하고 빼앗은 범죄자임에도 마지막까지 그와 함께 자살을 택한 여자들이 있다는 건 그의 잔인한 범죄와 어딘가 어긋나 보이는데 그건 아마도 기우라 그가 가진 이중성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잔인하게 살해를 지시하면서도 범죄자 특유의 화가 나거나 분노한 모습이 아닌 조용하고 이지적인 태도를 보이는 어딘지 철학적이고 관조적인 남자... 그가 바로 기우라였다.
이 작가의 전작인 `크리피`에서도 이와 비슷한 형태의 범죄를 다뤘지만 조용히 그 목표물에 접근해서 그 집 사람들의 호의를 얻거나 혹은 은근한 위협을 가해 둥지를 틀고앉아 슬금슬금 그 집에 대한 소유권을 빼앗아버린 후 누군가가 깨닫기도 전에 사라진다.
집안사람들이 정신 차려보면 어느새 모든 건 끝난 상태, 더 이상 자신들이 어찌해볼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고 마침내는 누군가의 손에 쥐도 새도 모르게 사라져버린다는 이야기가 주요 얼개인데 이 책도 그 범주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게다가 주인공이자 이 모든 범죄를 저지르는 남자인 기우라는 도쿄대 경제학부를 나와 부교수까지 한 인텔리이지만 일본의 류진 연합이라는 전국구 폭력단의 조장 딸과 결혼을 한 후 6개월도 지나지 않아 그 여자를 목졸라 살해한 혐의로 12년간 감옥생활을 한 특이한 이력을 가진 남자이기도 하다.
그래서인지 그 남자를 아는 사람들로부터의 평가도 많이 엇갈린다.
누군가는 부드러운 목소리와 눈빛을 가진 점잖은 남자라는 평이고 또 다른 누군가는 칼과 같은 눈빛을 가진 무서운 남자라는 평가...아마도 이맇게 극단적으로 평가가 갈리게 된 계기는 아내를 죽인 사건때문이고 그의 인생이 달라지는 터닝포인트가 된다.
이렇게 작가가 그의 발자취를 따라 기우라가 과연 그때 그 여관 하기노야에서 무슨 일을 저질렀는지 왜 그가 이런 선택을 하게 된 건지를 밝혀가고 있는데 읽을수록 그 뒷맛이 개운치 않다.
차라리 돈을 노리고 스스로 피를 묻혀가며 살인을 했더라면 좀 더 납득하기 쉬웠을걸 이 남자 기우라는 스스로의 손이 아닌 가족 중 한 사람의 손으로 그들을 처단하는 잔인한 방법을 이용해서 자신이 원하는 바를 얻는다.
결국 피해자를 끌어들여 자신의 범죄에 이용해 가해자로 만드는 방법을 써서 그들이 도망을 가지도 못할 뿐 아니라 신고조차 할 수 없도록 만드는 치밀함을 보이는데 그 태도조차 늘 한발 뒤에서 모든 걸 지켜보는듯하다. 마치 자신은 이 모든 것과 상관없다는 듯이...
타고난 머리를 가지고 좋은 대학을 졸업하고 승승장구하던 남자가 왜 폭력단의 여자를 아내로 맞는 위험을 감수한 건지... 그 위험을 감수하고 한 결혼을 왜 6개월도 지나지 않아 그렇게 폭력적인 방법으로 끝내버려야 했는지 그 이유가 밝혀졌음에도 그 남자의 선택을 이해하기보다 찝찝함이 남아있다.
희생자들이 반항할 수도 없고 누군가에게 도움을 청할 수도 없이 속수무책으로 어두운 범죄에 순식간에 끌려들어 가는 모습이 섬뜩하기도 하고 이런 범죄가 터무니없는 게 아니라는 걸 깨달으면서 더 찜찜해졌다. 사람과 사람들 사이의 관계를 어떻게까지 이용할 수 있는지 그 최악의 사례를 보여줬달까...
과연 나라면 이런 상황에서 그들처럼 무기력하지 않고 발을 뺄 수 있을까 생각해보면 그렇다고 장담할 수 없다는 걸 인정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더 씁쓸한 뒷맛을 남긴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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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떻게 너를 잃었는가 미드나잇 스릴러
제니 블랙허스트 지음, 박지선 옮김 / 나무의철학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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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내용인지 전혀 알지도 못하고 읽게 된 책
밤에 잠깐 내용만 훑어보고 내일 읽어야지 했다고 단숨에 날밤을 세워 읽게 했다.
주인공 수전은 잘생기고 능력 있는 부자 남편과 열렬히 사랑하고 있고 둘 사이에 갓 4개월이 된 천사 같은 아들 딜런을 둔 완벽한 가정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첫아이인 딜런을 돌보느라 지치고 늘 제대로 잠을 자지 못해 수면부족에 시달리고 있다는 걸 아무도 몰랐고 그런 사실을 수전은 충격적인 방법으로 모두에게 알린다.
바로 사랑스러운 아들 딜런을 쿠션으로 눌러 살해한 것
그녀 역시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다 남편인 마크에 의해 구사일생으로 살아나고 처음엔 유아돌연사인 줄 알았던 딜런의 죽음이 수전으로 인한 것이었다는 게 밝혀지면서 그녀의 삶은 산산조각이 나지만 어찌 된 일인지 수전은 그날의 기억이 전혀 없다.
그저 피곤하고 늘 지쳐있어 좀 쉬었으면 했다는 마음만 기억할 뿐...
재판 과정에서 그녀가 산후우울증을 앓고 있었다는 게 밝혀져 감옥 대신 보호소에 수감되지만 자신의 아이를 살해한 그녀를 향한 사람들의 시선은 차갑기만 하고 남편 역시 이혼을 원한다.
마침내 바깥세상으로 돌아온 날 스스로의 이름을 버리고 생활하지만 어느 날 갑자기 어린 소년의 사진이 자신의 집 앞으로 배달되면서 혼란스럽다. 그 아이는 딜런이 살아있었다면 꼭 그런 모습일 것만 같아서...
이때 그녀 앞으로 기자가 다가와 사건 당시 우연히 그녀 집주변에 있다 그녀를 살리고 아들 딜런의 사망을 선고했던 의사가 그 사건 몇 개월 후 감쪽같이 사라져 행방이 묘연하다는 말을 듣게 되면서 점점 의심이 싹트고 자신은 기억조차 없었던 그날의 진실을 찾고자 노력한다.
가장 끔찍했던 진실이라도 스스로 밝히고자 하는 수전
하지만 그녀의 사건 기록과 재판 기록을 보면서 의문에 싸이게 된다.
사건 당시 채취했던 그녀의 혈액에서 의문스러운 약물이 발견되었다는 것... 그런데 그녀의 변호사는 왜 이런 중요한 증거를 재판에서 밝히지 않았을까?
어쩌면 그 사진 속 아이는 진짜 자신의 아이인 딜런이고 그 아이는 아직 살아있는 게 아닐까 하는 의심이 드는 순간 누군가가 그녀의 집을 침입해 난장판으로 만들지만 경찰은 그녀에게 호의적이지 않다.
게다가 그녀의 집에서 사진첩이 발견되고 그 사진은 사진첩에서 나왔다는 게 밝혀지면서 주변에서 그녀를 돕던 친구와 기자마저 수전을 의심스럽게 바라보고 무엇보다 수전 자신 역시 스스로의 기억을 믿지 못해 괴로워한다.
그날 진짜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찾아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는 이 책은 수전 스스로의 기억이 없다는 것과 그녀의 감정 상태가 주변 사람들이 그녀를 믿게 하기엔 불안정할 뿐 아니라 감정의 기복이 들죽 날죽 하다는 게 진실을 찾는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심지어는 수전 스스로도 자신을 믿지 못하고 있다.
이렇게 모든 게 뒤섞인 가운데 누군가 그녀를 노릴 뿐 아니라 그 방법 역시 약한 정신 상태를 가진 그녀에게 불안과 공포를 주기에 충분하고 심지어 악의적이기까지 하다.
정말 그녀의 진짜 이름을 알고 그녀의 죄를 대신 물기 위한 이웃사람들의 악의적인 소행인 것인지 모든 게 불확실하다.
주변 사람들을 비롯해서 남편까지 자신의 아들의 죽음을 확인한 상태인데도 불구하고 마치 어딘가에서 살아있을 것만 같다는 마음이 아이를 잃은 모성의 간절함이 빚은 착각인지... 아니면 진짜 그날 그 자리에선 알 수 없는 진실이 숨겨져있는 건지...수전이 헷갈리는 만큼 독자들도 읽으면서 헷갈리게 만들어 놨고 그게 바로 이 책을 읽는 묘미다.착각인지 아님 진짜 무슨일이 있었던건지 진실을 밝히는 과정을 아슬아슬하고 뭔가 곧 터질것 같은 긴장감을 제대로 살려 낸 스릴러다운 책이었다.
과연 그날의 진실은 뭔지를 찾아 헤매는 과정이 엄청 몰입감 있게 그려놓은 `나는 어떻게 너를 잃었는가`는 별 기대 없이 읽어서 더 좋았던 것 같다.
때론 이렇게 아무런 정보없이 읽는 재미를 즐겨도 괜찮을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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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릴리언스
마커스 세이키 지음, 정대단 옮김 / 황금가지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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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번트라는 한시적 장르에 천재적인 능력을 타고난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이들에게는 탁월한 능력 대신 뭔가 결핍된 모습을 보여 사회생활에 지장이 있을 뿐 아니라 심한 경우 남들과의 소통이 힘들기도 하다.
그래서 그들을 우리는 천재라고 부르기 힘들다.
하지만 그런 서번트의 능력에다 사회적으로 큰 문제없이 사람들과 소통이 가능한 새로운 유형의 인류가 나타난다면 우리에게 그들의 출현은 축복일까 아니면 재앙일까?
할리우드가 사랑한 작가라는 타이틀을 가진 마커스 세이키의 작품 `브릴리언스`는 보통의 사람들이 가진 능력을 초월한 새로운 유형의 인류가 탄생한다면 보통의 사람들은 그들을 어떻게 받아들일까 하는 전제를 가지고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있다.
보통의 사람들보다 탁월한 능력을 가진 아이들이 탄생하면서 사람들은 놀라고 그들의 이뤄놓은 모든 것들을 경이롭게 받아들이지만 주식시장의 패턴을 파악해 단숨에 전 세계 주식시장에서 엄청난 거금을 벌어들이고 시장을 교란시킨 에릭 앱스타인의 등장은 브릴리언트라 불리는 능력자들에게 재앙이 된다.
그들이 어떻게 세계를 혼란에 빠트리고 장악할 수 있는지를 깨달은 보통의 사람들은 브릴리언트들에게 공포를 느끼게 되고 정부는 그들을 통제하기로 하지만 통제와 억압에 반대하는 무리들이 나타나면서 노멀이라 불리는 보통의 사람들과 브릴리언트 간의 대립은 시작된다.
그리고 이 둘의 틈에서 활약하는 사람이 바로 자신도 브릴리언트면서도 테러를 저질러 국가의 잠재적인 위협이 되는 같은 브릴리언트를 잡아들이는 닉 쿠퍼와 그가 몸담고 있는 초당적인 조직 DAR 팀의
공정국이다.
테러를 일삼고 일반인들을 희생시키면서 자신들의 의지를 내보이는 특급 테러리스트 존 스미스가 이번엔 큰 사건을 계획하고 있다는 첩보를 접수한 DAR 팀은 작전을 펼치지만 결국엔 실패하고 많은 사람들이 폭탄에 희생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닉은 이런 방식으론 테러리스트들을 이길수 없음을 깨닫는다.
그리고 그가 계획한 게 바로 자신이 조직을 배신한척 하면서 테러리스트의 일원이 되어 존 스미스에게 접근해 그를 제거하는 것
이를 위해선 공정국의 국장이자 자신이 믿고 있는 상관인 드루 피터스의 제가가 필요하고 그의 도움을 받아 스스로 DAR의 표적이 되어 쫓기는 신세가 된다.
조직의 일원이 아닌 잠재적인 범죄자로 세상과 마주한 닉에게 보이는 세상은 그가 조직의 일원으로서 봤던 모습과 너무나 다를 뿐 아니라 보통의 사람들이 그들에게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이유로 어린아이들에 불과한 어린 브릴리언트들을 부모에게서 빼앗아 아카데미라는 곳에서 이름도 뺏긴 채 마치 명령에 충실한 군인처럼 길들여지고 세뇌당하는 현장을 보고서 분노를 느끼게 된다.
자신 역시 국가를 위해 모든 위험을 감수해왔고 그런 과정에서 다수의 사상자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생각했던 애국심의 소유자지만 그가 추구했던 가치관은 국가가 자신과 같은 브릴리언트를 어떻게 생각하고 어떻게 취급하는지를 아카데미를 통해 확실하게 깨달은 후 흔들리기 시작했고 마침내 국가가 자신의 어린 딸까지 거리낌 없이 그들로부터 빼앗아 교육을 통해 부모도 모르고 이름도 없는 존재를 키우려 한다는 사실에 분노하게 된다.
이제는 국가가 아닌 사랑하는 자신의 아이들을 위해서 이 모든 것을 끝내려고 하는 닉
하지만 진실은 그가 모든 걸 내려놓고 발 편히 쉬게 내버려 두지 않을 뿐 아니라 자신 혼자만이 아니라 사랑하는 아이들의 목숨을 건 싸움에 끼어들게 만든다.
내용이 진행되어가면 갈수록 어디서 많이 본 전개인 것 같이 느껴졌다.
원하는 걸 얻기 위해 누군가를 희생하고 그 희생을 조작해서 다른 곳을 가리키며 모두가 엉뚱한 곳을 바라보는 동안 이 모든 걸 계획했던 사람들은 원하는 바를 얻는다.
그저 희생되는 건 힘없는 일반인 다수뿐...
지금 현재도 자신들이 원하는 바를 얻기 위한다는 명분으로 거침없이 테러를 일삼는 조직들과 그들 테러리스트를 잡고 국가 안보를 위한다는 명분으로 법을 초월한 권력을 가진 채 일반 사람들의 자유와 권리를 무참히 짓밟는 사람들의 모습이 노멀과 브릴리언트의 대립을 부추겨 원하는 바를 얻고자 하는 이야기 속의 국가조직과 다른 점이 무엇인가
우리가 보고 듣는 것이 과연 진실인지 문득 무서워졌다.
스토리전개도 지루하지않을 뿐 아니라 가독성도 좋고 진실을 밝히는 과정 역시 흥미진진해서 단숨에 책속으로 빠져들게 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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