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하인드 허 아이즈
사라 핀보로 지음, 김지원 옮김 / 북폴리오 / 2017년 9월
평점 :
절판


남편의 바람으로 이혼을 한 채 6살 아들과 둘이 사는 싱글맘 루이즈
어느 날 바에서 만난 남자에게서 강렬한 끌림을 느끼고 그와 키스를 나누지만 알고 보니 그는 이번에 새로 올 그녀의 직장 상사이자 이미 결혼을 한 유부남이었다는 사실을 깨닫고 자신이 전 남편과 똑같은 짓을 할뻔했다는 자괴감을 느끼며 괴로워한다.
그 멋진남자 데이비드를 직장에서 다시 만났지만 죄책감과 별도로 강렬한 끌림을 느꼈고 너무나 아름다운 아내를 둔 완벽한 남편의 모습을 한 데이비드 역시 자신에게 끌리고 있다는 걸 깨닫는다.
이런 와중에 길거리에서 우연히 부딪쳐서 만나게 된 여자가 알고 보니 데이비드의 아내인 아델이었고 친절하고 상냥한 태도에 아름다운 외모를 갖춘 아델은 루이즈와 단숨에 친구관계가 된다.
데이비드의 매력에 빠진 것과 별도로 여자답고 상냥하며 너무나 가냘프게 보이는 아델에게서 우정의 감정을 느끼게 된 루이즈... 여기서부터 이야기는 조금 복잡해지기 시작하고 아델과 루이즈의 시점을 번갈아가며 그들이 서로에게 어떤 감정을 느끼는지를 그려내고 있다.
첫눈에 반한 남자와 그 남자의 아내에게 우정을 느끼는 여자인 루이즈는 이러면 안 된다는 걸 자각하면서도 집으로 찾아온 데이비드를 물리칠 수 없어 사랑을 나눈 후 괴로워하고 자신에게 친절한 아델을 보면서 죄책감을 느끼며 갈등하는...죄는 얄밉지만 보통의 사람이라면 당연한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편 아내인 아델의 모습은 어딘가 이상하다.
루이즈는 아델에게 비밀을 숨기고 있어 죄책감을 가지는 모습이 당연하지만 루이즈와 데이비드의 불륜 사실을 알면서도 데이비드에겐 완벽한 아내의 모습을 보여주고 대외적으론 행복한 커플의 모습을 연출하면서 남편 데이비드를 향한 맹목적인 사랑과 별도로 루이즈에게 미움과 동시에 애정을 느끼는 이해할 수 없는 이중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원수 같은 관계여야 할 두 사람이 서로에게 애정을 느끼다니... 참으로 이상한 설정이지만 묘하게 납득이 가는 관계이기도 하다.
서로에게 죄책감과 동시에 애정을 느끼는 두 여자의 감정 때문에 이 우정의 끝이 어떤 파국을 맞게 될지 알 것 같으면서도 설마 우리가 모두 아는듯한 그런 결말을 내면 실망할 거라 생각할 때 마치 독자의 헛점을 찌르듯 이야기는 갑작스러운 전환을 맞는다.
남편인 데이비드의 태도도 이상하긴 마찬가지다.
하루에 시간을 정해놓고 아내에게 전활 해서 감시하고 카드를 통제하고 시간을 체크하며 그녀의 일거수일투족에 신경을 쓰는 마치 의처증 걸린 남편 같은 모습을 보여주면서도 잠은 따로 자고 수시로 루이즈를 찾아 사랑을 나누며 행복함을 만끽하는 모습을 보여 바람피는 남편의 전형 같은 모습을 보여줘 루이즈뿐 만 아니라 읽는 사람도 헷갈리는 태도를 고수하고 있지만 늘 술에 취해 있는 모습으로 그의 불안감을 나타내고 있다.
이렇게 이상한 조합은 뒤로 갈수록 모든 것을 알고 있는듯한 델마의 주도 아래 용인되고 묵인될 뿐 아니라 이 모든 판을 이끄는 사람이 남들의 눈에 가냘프고 약하게 보이는 아델이라는 점에서 아무것도 모른 채 불륜관계에 빠져 고민하고 갈등하는 루이즈에게 약간의 연민이 들 즈음 모든 것이 뒤집어진다.
그리고 이제까지의 판과 또 다른 이야기의 시작
서로가 서로를 의심하고 분노하고 갈등하면서도 이 부부는 왜 헤어지지 않는 걸까?
비밀을 가진듯한 부부... 아내를 미워하고 혐오하면서도 헤어짐을 망설이고 아내의 행동을 통제하는 남편 그리고 이 이상한 부부 사이에 껴서 어느 쪽 편도 들 수 없는 루이즈
이 모든 게 광기 어린 사랑과 집착의 결과였다는 게 그저 놀라울 뿐이고 거미줄에 걸린 먹이가 된 희생자의 운명이 안타깝기만 하다.
하나씩 밝혀지는 비밀과 중간중간 포석으로 깔아놓았던 퍼즐 조각이 하나씩 맞춰지면서 마침내 모든 것이 밝혀졌을 때 느끼는 놀라움이 클수록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하는데 이 책은 독자로 하여금 그 묘미를 제대로 느끼게 해줬다.
작가의 다른 작품도 꼭 읽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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