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진에게 찍혔을 때
썸머.즐거운코랄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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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 많던 학창시절 보통의 소녀들이라면 한 번쯤 꿈꿔봤던 게 몇 가지 있다.
병약한 소녀가 되는 것... 예를 들자면 이름도 어딘가 멋진듯한 백혈병 소녀가 되어 멋진 남자로부터 사랑받는다든지
어느 날 갑자기 진짜 부모가 나타났는데 엄청난 부자라 하루아침에 부잣집 딸이 된다든지
혹은 학교의 일진이거나 불량하지만 외모는 멋진 남자친구에게 찍혀 학교 안에서 일진의 여자친구로 통한다든지...
지금 생각하면 손발이 오그라들 정도로 유치하고 순진하기 짝이 없는 상상인데 그때는 그게 멋진 줄로만 알았다
이 책을 읽으면서 느낀 점이 그랬다.
손발이 오그라들 정도로 유치하고 순진하기 그지없지만 가만 돌이켜 생각해보면 나 역시 한때 이런 꿈을 꾼 적이 있었다는걸... 그렇게 생각하고 보니 왜 이 스토리 게임이 인기를 끌어 책까지 출간하게 된 건지 이해가 갔다.
평범한 외모에 순진하고 착하지만 눈치는 좀 없는 모범생 연두에게 시련이 닥친 건 어느 날 갑자기 초등학교 동창이 연락해오면서부터이다.
그 남자애는 남자친구가 있다는 연두의 말을 믿지 않고 끊임없이 연락을 취하는 이른바 찐따 같은 애였고 그 애를 완전히 떼 버리기 위해 선택한 게 가짜로 남자친구 사진을 프사에 거는 것이었는데 하필이면 선택한 사진이 학교 일진이었다는 설정
게다가 이 일진인 현호가 은근히 츤데레라 처음엔 무서웠지만 차츰 그 아이의 본성이 나쁜 게 아니라는 걸 깨달아가는 일련의 과정을 담고 있는데 그 과정이 재밌기도 하고 웃기기도 하다
일진 현호를 알게 되면서 역시 같이 몰려다니는 친구들과도 친해지고 연두 역시 그 아이들로 인해 꼬북이라는 애칭도 받게 되지만 그 녀석들 역시 모범생인 연두의 영향으로 점차 학교생활을 잘하게 되고 공부에도 조금씩 관심을 가지게 되는... 서로에게 좋은 영향을 미치는 관계가 된다.
한창때의 아이들이 그렇듯 현호를 비롯한 일진 아이들은 말을 거칠게 하고 흡연도 하면서 싸움도 곧잘 하지만 마음까지 삐뚤어진 아이들은 아닐뿐더러 알고 보면 다른 사람의 아픔도 안아줄 수 있는 마음씨를 가진 아이들이었고 그래서 허세작렬하는듯한 그 아이들의 말투도 처음의 오글거림을 지나가면 귀엽게 느껴지기도 했다.
부담 없이 읽고 가볍게 즐길 수 있는... 그야말로 게임 같은 느낌의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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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허락 세트 - 전3권
동화 지음, 이소정 옮김 / 파란썸(파란미디어)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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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보보경심의 원작자로 유명한 동화 작가의 증허락을 끝내고 난 뒤의 심정은 그야말로 대장전을 마친 기분이었다.
인간들이 주인공이 아닌 신족이 주인공이기에 그들이 가진 긴 수명만큼 풀어내는 이야기도 길었고 우여곡절 역시 많아서 다 읽고 난 후 감정의 고갈을 느낄 정도였다.
인간과 신족 그리고 동물과 요괴들이 함께 살아가던 세상 대황의 유일독존이었던 반고대제가 죽은 후 천하는 전쟁을 벌여 결국 대황에는 세 신족이 천하를 나눠 가졌고 그 나라는 헌원,신농,고신이었다.
중원을 다스리는 신농은 물이 풍부하고 사람도 넘쳐나는 풍족한 나라지만 척박한 땅이라 사람이 살기에도 힘들고 농사를 짓기에도 힘들며 가장 나중에 나라의 형태를 지니게 된 곳은 헌원이었다.
헌원족의 수장이었다 나라를 세워 헌원국의 왕이 된 헌원왕은 자신의 백성을 제대로 먹이고 중원을 차지해 대황을 모두 가질 야심만만한 자였고 그의 야심으로 인해 천하는 전쟁의 소용돌이에 휘말리며 사랑하는 사람이 헤어지고 죽었으며 모든 불행의 시작이 되었으나 그는 백성을 제대로 먹이고 풍요롭게 하고자하는 대의를 가졌기에 그의 냉혹함과 무정함은 지아비와 아비로서는 냉정하고 무섭지만 군주로서는 최고인 사람이었다.
그의 유일한 딸이자 헌원의 왕희인 헌원발은 모후와 오라비들의 배려로 이런 모든 정치적인 것과는 무관하게 본래의 성격대로 쾌할하고 자유롭게 자신의 신분을 속이고 아형이라는 이름으로 천하를 유람하던 중 제멋대로에 성질은 난폭하지만 거짓이 없는 직선적인 성격의 어딘지 끌리는 남자 적신을 만나게 된다.
하지만 그녀는 어릴적부터 정치적인 이유로 고신국의 왕제인 소호와 이미 혼인을 언약한 사이
소호는 천하에 이름을 떨치는 장부이자 예를 중시하는 나라의 왕제답게 점잖으며 공자다운 면모를 보이는 멋진 호남이지만 이미 적신에게 마음을 뺏긴 아형은 그와 소호 사이에서 갈등하다 모든것을 버리고 자신의 마음이 이끌리는 대로 적신과 함께 하고자 하나 자신의 큰오라비이자 헌원의 제일 왕제인 청양이 자신들이 처한 상황을 들려주면서 그녀의 마음을 돌리게 되고 오라비와 생모를 살리기 위해 어쩔수 없이 소호와의 혼인을 허락하지만 이 모든 인간사에 관심이 없었던 적신은 그녀의 변심으로 오해하게 된다.
이렇게 서로에게 끌리는 연인인 적신과 아형은 서로를 그리워하다 원망하고 미워하면서도 끝내 서로를 놓지 못하고 잠 못 이루지만 천하는 그들을 온전히 사랑하게 두지않는다.
적신은 자신이 사람보다 못한 짐승같이 살때 자신을 거두어주고 사람으로 살수 있도록 만들어준 사부이자 신농족의 왕이었던 신농왕의 죽음으로 어지러워진 신농국을 보살펴야할 의무가 있었고 자신을 형제처럼 믿어준 새로운 신농왕의 된 유양을 도와줘야했기에 그들의 땅을 노리는 헌원국과의 전쟁은 피할수 없었고  두 연인은 서로를 그리워하고 사랑하지만 자신의 나라를 외면할수 없었다.
이렇게 증허락에서는 서로의 적이자 연인인 커플이 많은데 그들은 서로를 사랑하면서도 이루어지기 힘든 여건을 가지고 있다는 특징이 있다.
단지 적국의 남녀가 아니라 각자의 나라에서 자신의 의무를 가지고 있는 왕족으로 태어났다는 점이다.
그래서 끝내 자신이 짊어져야할 의무에서 벗어날수도 벗어나기도 힘든 위치였고  결국 이 모든 비극은 서로 다른 나라에서 평범한 국민으로 태어나지 못했다는 것이었다.
적신과 아형의 사랑도 안타깝지만 어릴적에 만나 서로에게 유일하게 마음을 나눴던 친구사이인 소호와 청양은 생사고락을 같이 하자 맹세한 친우이지만 결국은 적국의 수장이 되어 서로에게 언젠가는 칼끝을 겨눠야할 위치였기에 적이면서도 친구인 그들의 우정이 내내 안타까웠는데 특히 소호는 고신국의 왕이 되기 위해 아비도 동생도 사랑도 의리도 모두 저버리고 끝내 왕위를 손에 넣지만 누구에게도 마음 한자락 나누지못하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절대자의 고독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청양은 동생들을 사랑하고 자신의 모후를 사랑하지만 아비이기보다 한나라의 수장의 위치를 지키는 아비의 무정함을 잘알기에 그로부터 동생과 어머니를 보호하고자 자신의 마음을 숨기고 모든것을 희생하지만 끝내 아비로부터 외면받는 모습을 보여 가장 안타까운 인물중 한사람이었다.
모두에게 불행을 안겨준 전쟁을 일으킨 헌원왕은 자식들간의 목숨을 건 다툼에도 자식들의 죽음에도 흔들리지않는 가장 비정한 인물로 그려지는데 그런 헌원왕의 본질을 가장 잘 알고 있는 인물인 적신이 그야말로 가장 한 나라를 이끌 군주의 모습이라는 평가는 날카롭지만 통찰력있는 평가라 할수 있겠다.
사사로운 정에 이끌리지않고 오로지 백성만을 생각하고 먼 미래를 위해 자식의 희생도 감수하는...
가장 비정하고 잔인하지만 나라를 다스리는 군주로서는 제대로 된 군주의 모습을 한 이가 헌원왕이라면 정치적인 계산이나 자신의 이해득실을 따지지않고 오로지 옳다고 생각하는 일을 행함에 있어 물불을 가리지않고 자신을 믿어준 사람을 위해 목숨을 아까워하지않으며 사랑하는 아형을 위해 그녀의 모든것을 감싸안는 적신은 그의 출신을 들어 축생이라 칭하던 귀족이나 높은 신분의 사람보다 더욱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준 순정남이라고 할 수 있겠다.
첫눈에 이끌려 수천년동안 오로지 한여자만을 바라본 적신의 헌신과 사랑 그리고 그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던 아형의 아름답지만 가슴아픈 사랑이야기를 그린 `증허락`은 잔인하면서도 슬픈 우리의 인생사를 그리고 있어 왜 그렇게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았는지 알수 있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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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 페어 풋맨 세트 - 전2권
이자아 지음 / 디앤씨북스(D&CBooks)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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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문을 대표해서 손님을 맞이하고 접대를 하며 주인의 시종을 들어주는 풋맨이라는 직업이 있단다.
당연히 그 집안의 얼굴 역할을 하다 보니 외모의 조건이 까다로운데.. 키가 훤칠하고 용모 역시 일정 수준 이상은 되어야 하며 나이 들어서는 할 수 없는 일이기도 하다.
그런 풋맨이라는 까다로운 직업의 이단아 같은 사람이 바로 여주인공 일라이저이다.
여자가 가질 수 있는 직업이 거의 없었던 시대에 남자들만 할 수 있는 풋맨이라는 직업을 할 수 있었던 건 우선 그녀가 자신을 남자로 속이고 있었기 때문이기도 하고 어릴 적부터 백작님의 놀이 상대로 커왔기 때문이기도 하다.
현 백작이자 여왕의 조카이며 서열 4위라는 가문도 가문이지만 훤칠한 키와 빛나는 외모를 가진 앨버트는 모두에게서 결혼 상대로 꼽힐만한 인재이기도 하나 자신의 우월함을 잘 알고 있어 오만하며 성질이 다소 더럽다는 평을 받고 있다.
평소 어린 남동생처럼 대하던 앨버트로부터 난데없이 무도회의 파트너가 돼줄 것을 요구받은 일라이저는 생애 처음으로 드레스를 입고 가발을 쓴 채 무도회에 참석하게 되지만 그런 그녀를 은밀한 시선으로 눈여겨보는 사람이 있는 줄은 몰랐다.
성년이 되면 백작가에서 나와 스스로 돈을 벌고 독립할 것을 오랫동안 준비했던 일라이저는 여자들이 직업을 가지기 힘든 시대에 자신과 같이 꿈을 위해 노력하는 친구를 만나지만 그런 그녀의 생각을 꿈에도 모른 채 그녀에게 청혼하는 앨버트로 인해 모든 것이 변해버리고 만다.
우리의 조선시대처럼 남자보다 더 많은 재능을 가지고도 여자라는 이유로 아무것도 할 수 없고 그저 남편에게 부속된 사람처럼 혹은 아들의 엄마라는 지위로 만족해야 한다는 걸 거부했던 여자들로 인해 많은 사람의 운명이 뒤틀리게 되고 그 뒤틀림 속에 일라이저가 있었다.
앨버트를 오랫동안 짝사랑했던 일라이저지만 자신으로 인해 그가 많은 것을 버리고 감수해야 한다는 게 싫어 그의 청혼을 거절하고 그녀의 진심을 모른 채 거절당한 충격 속에 실의에 빠지는 앨버트
어린 연인이 각자의 고민으로 혼란스러울 즈음 무도회 이후부터 일라이저의 뒤를 쫓는 사람들로 인해 곤경에 빠지게 된다.
태어나면서부터 많은 걸 가져 당당하지만 다소 오만했던 앨버트가 가진 것 없지만 당당하고 늘 긍정적인 소녀 일라이저와 사랑에 빠지면서 조금씩 변화되는 모습을 보는 것도 재밌었고 당연히 자신의 청혼을 감사하게 받을 줄 알았던 일라이저로부터 거절의 이유를 듣고 한방에 녹다운 되어 버린 앨버트의 모습도 귀여웠다.
초반이 일라이저와 앨버트의 달달하고 풋풋했던 일상으로 채워졌다면 중반 이후부터는 일라이저의 뒤를 쫓는 사람들과 그들이 그토록 그녀를 쫓아다니는 이유가 밝혀지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표지의 그림처럼 내용이 무겁지 않고 풋풋해 부담 없이 읽기엔 좋은 책이지만 굳이 2권일 필요는 있었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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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달은 그림자가 없다 세트 - 전2권
연이은 지음 / 청어람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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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사랑하는 부모밑에서 사랑으로 태어났으나 가족의 수장인 할아버지의 반대를 이길수 없어 어처구니없게도 사생아의 처지가 되어 외국에서 자란 정소월

늘 자신에게 희생하고 살아가는 엄마가 안쓰러워 이번 심부름만 잘하면 엄마를 호적에 정식으로 넣어준다는 할아버지이자 혜성그룹 회장인 정회장의 약속을 믿고 부모도 모르게 월산의 지주아들과 정략결혼을 하기로 한다.

그녀가 간 월산이란 곳은 지역 특유의 지방색이 강하고 마을 사람들이 대대로 온천으로 덕을 보고 살아가는 곳이라 그곳의 지주이자 온천타운의 주인인 차씨 집안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하는 곳이었고 차씨집안이전 월산의 원래 대지주였던 한씨집안의 금지옥엽이자 달 아가씨라 불렸던 미모의 한연화의 저주가 대대로 뿌리깊게 마을 사람속에 자리잡고 있다.

폐쇄적이고 음울한 전설이 깃든곳 월산에 도착하자마자 여러가지 사건에 휩쓸리는 소월은 이런 위기상황에도 불구하고 어릴적에 큰 충격을 받아 정신적인 퇴행현상을 겪고 있는 22살의 청년이자 10살의 정신을 가진 차무영이 안쓰럽고 연민을 느끼게 되지만 이 두사람의 결혼을 반대하는 누군가로부터 목숨을 위협받는 상황에 처하면서 점점 마을 전체를 휘김고 있는 달 선녀의 저주라는 것에 대해 궁금증을 가지게 되고 자신들을 위협하는 검은 복면의 정체를 밝히고자 노력한다.

이야기전체를 아우르는 달 선녀의 저주는 부당하게 부를 이룬 차씨 집안에 대한 일종의 경고의 의미이자 권선징악을 바라는 마을 사람들의 염원에 의해 지워지지도 잊혀지지도 않고 대대로 사람들 입에서 입으로 전해 내려오는 부적같은 저주에 다름 아니었다.그리고 그들의 말처럼 차씨집안은 대대로 광증에 시달리는 사람이 있어 저주는 돛을 단 것처럼 사그러지지않고 끊임없이 확대되고 재생산되어 이제는 월산전체에 차씨 집안에 내린 달 선녀의 저주는 정설처럼 뿌리 내리고 있다.

그런 음습한 저주를 믿지않는다고 말하는 사람들조차 은연중에 그 전설...즉 달 선녀라 불리운 한연화의 죽음이 어딘가 석연치 않고 그런 그녀가 자신에게 위해를 가하고 재산을 가로 챈 차씨집안을 그냥 두지않을거라 믿고 있을뿐 아니라 대를 이어 마을전체를 지배하는 차씨집안의 부를 부러워하고 시기하는 마음에서 전설을 부추긴것도 없지않다.

달의 기운처럼 어딘지 비밀스럽고 음습한 월산이란 곳은 안그래도 지역의 특성상 다른 지역에서 온천을 즐기러 온 뜨내기 손님들이 머물다 가는곳이라 늘 소문이 무성하고 사람과 사람의 입에서 책임도 못지는 말이 물처럼 흐르는곳...

이런곳에서 최근도 아닌 아버지의 아버지대에서부터 전해 내려온 저주의 비밀을 찾아 나선 소월과 무영은 마치 그들을 도와주는것 같이 은밀하게 비밀스럽게 털어 놓는 여러 이야기속에서 진위를 찾아야 할뿐 아니라 주변에서 모습과 정체를 숨긴채 위협하고 가로막는 사람들을 찾아야하는 절체절명의 순간들의 연속이었다.

또한 가장 믿고 신뢰해야할 가족들조차 믿을수 있기는 커녕 각자의 계산에 의해 소월과 무영을 마치 장기판의 졸처럼 이용하려고만 하는 상황이었으나 다행인것은 두 사람이 서로에게 느끼는 마음은 순수할뿐 아니라 그 밑에는 연민과 서로를 위해 희생하고자 하는 마음이 있어 위기를 잘 넘을수 있는 힘이 된다.

과연 누구를 믿고 누구를 믿어선 안되는걸까?

이야기의 초반은 강렬하고 그 저주의 바탕이 된 연화의 슬픈 사연 또한 인상적이었으며 이야기 전체를 비밀과 미스터리한 요소와 스릴의 조절을 잘하고 있으나 뒤로 갈수록 반복되는 사고의 연속으로 초반의 강력한 몰입을 방해하고 좀 늘어지는 감이

있어 개인적으로 아쉽게 느껴졌다.

요즘 나오는 로맨스소설의 흔한 설정과 그 괘를 달리하고 있다는 점에는 점수를 주고 싶고 이번 책보다 다음이 더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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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포사 1~3 세트 - 전3권 블랙 라벨 클럽 28
신여리 지음 / 디앤씨북스(D&CBooks)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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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시작은 그랬다

춥고 좁은 땅에서 굶주리는 내 백성을 배불리 먹이고 더 이상 추위와 굶주림에 헐벗은 사람이 없도록 하겠노라고...

20대의 꽃다운 나이에 분연히 일어서 다른 나라를 정복하고 또 정복하면서 이 모든것은 오로지 내 백성을 위한 길이라고 생각했던 여왕 스완 세칼리드 라르칼리아의 꿈이 변절된것은 모든 비극의 시작이었다.

믿었던 남편이자 섭정공이었던 벨바롯트 브류나크와 귀족들의 배신으로 대륙정복을 눈앞에 두고 처형당하고 만 여왕 스완 그리고 그의 곁에서 모든것을 같이 하고 같은 꿈을 꿨던 동생이자 동지였던 페이작 돌레한 라르칼리아는 이 모든것을 보며 피끓는 심정으로 자신들에게 칼을 겨눈 조국 라르크에 대한 복수를 다짐하면서 그들에게 패배를 안겨줬던 적국 모르가나로 망명한다.그리고 모든 역사가 패자에게 그러하듯이 그들은 역사속에서 잊혀지게 된다.

200년 후

평범한 말 팔이꾼의 딸로 태어났으나 전생을 기억하던 르옌 데투아는 오빠의 죽음과 동생의 참전으로 어쩔수 없이 전쟁에 뛰어들게 되면서 이야기는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그리고 전쟁터에서 운명처럼 전생에 자신의 남편이자 뼈아픈 배신을 했던 벨바롯트와 닮은 현 공작 브류나크공 파시드를 만나게 되고 200년전 무패의 여왕에게 패배를 안겨주고 끝내는 죽음의 길로 인도했던 악마의 요새 올조르의 함락에 도움을 주게 되지만 오히려 간자로 의심을 사 위기에 처하게 된다.

 하지만 올조르의 함락소식은 그녀의 전생의 또다른 인연이었으나 이제는 모르가나의 귀족이자 라르칼리아란 이름과 조국을 버리고 택한 마리포사 페이작과 적으로 조우하게 한다.

이렇게 서로 다른 인연과 악연으로 얽혔던 세 남녀가 200년만에 조우하게 되지만 르옌과 페이작은 전생을 오롯이 기억하고 있으나 파시드는 전생을 기억하기는 커녕 이 두사람이 하는 말을 믿지도 않는 상황이라 그녀 르옌에 대해 맹목적인 마음과 믿음을 가진  페이작의 집착적인 행동을 이해하기 어렵고 자신이 알던 여왕에 대한 기록과 역사와 다른 말을 하는 두사람을 믿을수 없어하고 있다.

거기다 이미 조국을 버리고 변절자가 되어 적국의 땅에서 마리포사라는 새로운 가문을 열고 라르크에 엄청난 위협적인 존재가 된 페이작은 자신들이 목숨을 걸고 지키고자 했던 조국의 배신을 절대로 용서할수 없을 뿐 아니라 파멸시키고야 말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표명하고 있어 비록 자신에게 날카로운 배신의 아픔을 안긴 조국이지만 여전히 자신의 조국에 대한 애정을 가지고 있는 르옌은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고 뜨거운 애정은 결국 서로 날카로운 대립을 하게 한다.

전생에서의 그대로 자신의 유일한 아군이자 누이이며 대륙을 호령하던 영원한 여왕의 모습을 원하는 페이작과는 같이 할수 없기에 그의 맹목적인 믿음은 보답받을수 없고 보답받지 못한 그의 애정이 앞으로 어떤 변화를 보일지 궁금해진다.

한편 르옌과 함께 전장을 돌아보고 그녀의 모습을 보면서 자신들이 알던 역사속의 마지막 여왕인 라르칼리아에 대한 진실에 의구심을 가지게 되는 파시드는 자신도 모르새 조국 라르크에 대한 그녀의 뜨거운 사랑과 그녀의 올곧은 성정에 조금씩 빠져들게 되지만 스스로는 제대로 깨닫지 못하고 있는 채 그녀의 안위를 걱정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다음편에 펼쳐질 그 두사람의 로맨스를 기대하게 한다.

전생을 기억하지만 새로운 시대의 모습과 과거 처음 전쟁을 일으켰을때의 마음과 달리 전쟁을 위한 전쟁을 하게 된 자신의 과오를 받아들이고 그 변화를 인정하고 있는 여자 르옌과 그 전생에서 한걸음도 나아가지 못한 채 마음속에 들끓는 증오와 분노, 복수심을 가지고 변화를 받아들일수 없는 페이작...전생과 무관하게 조금씩 르옌에게 빠져들고 있으나 자신의 마음도 모르고 오로지 국가에 대한 사명과 가문을 이을 장자로서의 책임감을 벗어던지지 못하는 고지식한 남자 파시드의 애정과 애증의 역사가 전쟁속에서 앞으로 어떻게 펼쳐질지 몹시 기대가 된다

세사람의 주인공뿐 아니라 등장하는 캐릭터 면면히 살아있는듯 생동감있고 전쟁속에서 드러나는 뜨거운 전우애와 궁중의 치열한 정치게임...그리고 그 속에서 수줍은듯 피어나는 로맨스가 멋지게 그려지고 있는 `마리포사`는 수많은 등장인물과 여러나라가 복잡하게 얽혀있지만 어디 한군데 허술하게 넘어가는 부분이 없이 치밀하게 잘 짜여진 이야기이다.

자신의 나라가 처한 상황을 제대로 보고 미래를 준비하며 투쟁하는 애국청년들의 마음도...강대국 사이에서 조금이라도 자신들에게 유리한 쪽으로 외교전쟁을 벌이는 각 국의 치열한 정치도...그리고 태어나면서부터 모든것을 가진 자들의 가진 오만함을 비롯해서 각 자가 처한 상황과 그 속에서 갈등하는 심리묘사가 단순하게 흑백 논리나 평면적인 기술로 묘사되지않아 훨씬 더 그들의 고민에 공감하게 하고 있다.

그래서 어딘가 삐둘어지고 병들어 있는 페이작도 안쓰럽고 너무 많은 생각과 책임,의무를 가지고 있어 무거운 파시드에게도 애정이 간다.

물론 새로 태어난 여왕 스완이자 말 팔이꾼의 딸이기도 한 르옌 역시 매력적이고...

앞으로 그들의 전쟁이 어떻게 될지...페이작은 과연 어떤 행보를 하게 될지...이제 조금씩 자신의 마음을 알아채가는 파시드는 어린 정혼녀와 르옌 중에서 과연 누구를 택할지...그저 모든것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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