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동네에서 비하인드 서평단이라는 걸 뽑는다고 해서 신청했다 받은 책
제목을 얼핏 봤을 땐 무럭무럭 자란다의 그 무럭무럭인 줄 알았는데 자세히 보니 모락모락이란다.
무슨 뜻일까? 궁금해서 봤는데 부제로 우리들은 자라서라는 게 달렸다.
얇은 책에 귀여운 삽화가 있고 들여다보니 아이의 탄생의 순간을 그리고 있는 데 그게 참 별거 아닌 단어로 쓰여있지만 이상하게 귀엽고 이쁘다는 느낌을 받는다.
게다가 시점이 이상하다.
분명 아이가 태어나는 순간을 묘사하는 데 내가 가 아닌 네가?
그리고 마치 아이가 태어나는 순간을 함께 한듯한 묘사를 보고 그렇다면 쌍둥인가 싶었는데 그것도 아니다.
하지만 배냇머리를 잘라 붓으로 만들려는 엄마의 이야기에서 비로소 나의 정체를 파악하게 된다.
흥미롭게도 사람이 아닌 머리카락의 시점으로 그리고 있는 모락모락
아!! 그래서 모락모락이구나 싶었다.
책 속의 글은 아이가 태어나는 순간부터 조금씩 자라서 학교에 입학하고 아이들과 트러블을 겪으면서 사춘기가 되고 누군가를 사랑하면서 결혼을 해 부모가 되는 등...
사람이 태어나 성장해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다만 그 시선을 사람이 아니라 머리카락이라는 점만 다를 뿐이고 글 중간중간에 헤어 관리법이나 헤어스타일에 대한 이야기를 삶을 바라보는 철학과 빗대어 이야기하는 부분 등이 여느 에세이와 차이라면 차이라고 할 수 있다.
그냥 사람의 일생을 예쁘고 바르게 그린 에세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그래서일까 덤덤하게 써 내려간 글들이 처음에는 이쁘다고 생각했는데 아이가 자라 성장하면서 이상하게 가슴을 때리고 지나는 게 많다.
그러고 보면 글쓴이의 나이가 청춘이 아니라 조금씩 나이 들어 부모가 되고 어른이 되어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조금 달라져서인지도 모르겠다.
글쓴이가 누구인지 모르고 읽었는데 헤어 디자이너인 차홍이라는 걸 알게 된 순간... 그제야 글들이 좀 더 이해가 되었다.
작지만 소중한 일상에 대한 감상이 이쁘다고 느끼면서도 왠지 눈물이 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