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이 되면 그녀는
가와무라 겐키 지음, 이영미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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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결혼을 앞둔 그에게 오래전 첫사랑으로부터 편지가 왔다.
우유니 소금호수에 있다는 그녀의 편지를 받은 후지시로가 하루와 처음 만났던 순간의 두근거림부터 시작해서 그녀와의 추억을 떠올리면서 이야기는 시작되는데 4월부터 시작해서 매달매달 하루와의 추억과 지금 현재의 사랑인 야요이와의 관계를 번갈아가며 에피소드 형식으로 꾸려놓았다.
사랑하는 연인들은 사랑에 빠진 순간 자신들의 사랑은 영원할 거라 믿는다.
그래서 별다른 의심 없이 다음을 기약하고 그다음에도 자신과 연인이 함께 있을 거란 전제를 의심하지 않는다.
후지시로와 하루 역시 자신들은 영원히 사랑할 거라 믿었고 그래서 그들이 처음으로 함께 간 해외여행지였던 인도 카냐쿠마리에서의 일출을 놓쳤음에도 쉽게 다음에 같이 보자는 약속을 하지만 끝내 그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을 뿐 아니라 지금 현재 후지시로는 다른 여자와의 결혼을 앞두고 있는 상태다.
하루와 헤어지고 오랜 시간 혼자였던 후지시로에게 또다시 떨림을 안겨줬던 야요이와도 어느새 처음의 떨림과 사랑은 옅어지고 익숙해진 사랑 앞에 더 이상의 노력을 하지 않았던 두 사람
그런 두 사람에게 하루의 편지는 둘 사이에 무엇이 빠져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이외에 책 속에는 참으로 다양한 형태의 연인들을 보여주고 있다.
남편을 사랑한다고 하면서도 다른 남자들과 끊임없이 육체관계를 맺을 뿐 아니라 오히려 남편과는 오랜 세월 부부관계조차 하지 않는 야요이의 동생
오래전 자신의 환자에게 느꼈던 사랑을 의사로서의 양심 때문에 거절 한 후 그 누구와도 관계를 맺을 수 없게 된 동료 정신과 의사 나나
오랜 결혼생활을 하지만 끝끝내 아내와 아이를 사랑할수 없었을 뿐 아니라 누군가를 사랑하는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는 남편을 결국 놓아버리는 후지시로의 엄마
그리고 몇 번이나 결혼 직전까지 가서 끝내 도망쳐버리는 습관을 가지고 있는 야요이까지...
이렇게 책 속에 나오는 연인들의 모습은 사랑해서 지극히 행복한 모습이 아닌 자신의 사랑에 확신이 없어 불안해하고 흔들리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데 그게 묘하게 공감이 갈 뿐 아니라 지극히 현실적인 모습이라 씁쓸하기도 했다.
왜냐하면 자기 자신을 너무나 사랑하는 요즘 사람들은 사랑하는 사람이 생겨도 그 사람에게 올인하지 않을 뿐 아니라 상대방 역시 그러하다는 걸 알기에 사랑하면서도 문득문득 외로워하고 사랑을 믿을수 없어 불안해하며 괴로워하기 때문이다.
자신은 다 주지 못해도 그 사람은 자신을 완전히 사랑하기를 바라는 조금은 이기적인 마음을 가지고 끊임없이 상대를 의심하고 사랑을 확인하고 싶어 할 만큼 사랑에 확신이 없는 요즘 사람들은 그래서 연애할때조차 지극히 계산적이고 이성적이다.
사람은 누구나 변하기 마련이고 사랑에도 노력이 필요하다는 걸 잊는 순간 사랑은 손가락 사이에서 모래처럼 빠져나갈 수도 있음을 후지시로는 하루의 편지를 통해서 깨닫게 되고 이제껏 사랑을 위해서 한 번도 하지 않았던 최선을 다하기 위해 카냐쿠마리로 떠난다. 떠난 그녀를 찾기 위해...
사랑이란 내 사랑과 당신의 사랑이 똑같이 겹치는 지극히 찰나의 순간이라는 말이 그래서 와 닿는다.
짧은 사랑의 영속성을 위해선 누구나 노력을 해야 한다는 깨달음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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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행
모리미 토미히코 지음, 김해용 옮김 / 예담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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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참으로 기묘한 책이다.
마치 오래전 환상특급이라는 영화를 봤을 때의 느낌이랄까?
마치 현실이 현실이 아닌 듯 꿈은 꿈이 아닌 듯 뒤죽박죽 섞여있는듯  경계가 모호하지만 책을 읽다 보면 또 묘하게 납득이 된다.
밤은 이렇게 모든 것과 연결된다. 그리고 세계는 늘 밤이다.
오래전같이 영어학원을 다녔던 친구들이 10년 만에 연락이 닿아 모처럼 모여서 그때와 같은 밤 축제 여행 간 날 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 다 같이 한 사람의 동판 화가가 그린 야행이라는 작품과 서로 인연이 있었음을 깨닫게 되는 친구들.
사실 이들은 10년 전에도 같이 밤 축제 여행을 갔다 온 적이 있었는데 갈 때는 6명이었다가 올 때는 5명이 된 상태이고 그때 사라진 친구는 지금까지 행방을 알 수 없는 상태다.
모처럼 모여 이야기를 하면서 책은 시작되는데 그 이야기들이 하나같이 기이하다.
각자가 야행이라는 제목의 동판화 속 장소에서 기이한 일을 경험했을 뿐 아니라 그들의 이야기의 결말도 어딘지 이상하게 매듭지어 끝이 아닌 끝을 맺는다.
그 이야기 속에서 그들은 하나같이 이상하고 어딘지 외딴곳 같은 곳에서 우연히 집을 보는데 세상에 홀로 떨어져 있는 듯한 그 폐가들은 그림 속에 나오는 집이자 사람이 살지 않는 듯한 집이다.
그럼에도 그들은 모두 그 집에서 낯설지만 어딘지 익숙한 그림자의 존재를 발견하고는 낯선 곳에 떨어진듯한 기이한 체험들을 할 뿐 아니라 기이한 실종을 경험한다.
이렇게 모두가 동판 속에 그려진 그림 속의 집에서 낯선 사람을 만나는 기이한 경험을 하지만 이야기 속에서 낯선 집안으로 끌려간 듯 사라진듯한 사람은 사라진 게 아니고 그저 잠시의 실종 상태를
겪은듯하나 왠지 그 사람은 실종 전의 그 사람이 아닌 것 같다.
같은 모습을 하고 나타나지만 어딘가 달라진 듯 변한 사람들... 그들은 과연 그 사람이 맞는 걸까?
이야기 속에 나오는 사람들은 모두 한순간 그 사람이 그 사람이 아닌 듯한 상태의 모습을 경험한다.
그리고 그런 경험에는 반드시 그림 즉 야행 속에 나오는 집과 얼굴 없는 여자의 모습과 만났다는 접점이 있다.
그들이 사라지기 전에 본 그녀는 누구일까?
어느 한순간 마치 이 세계에 존재하는 또 다른 세계의 문이 열리고 나도 모르는 새 그 속에 살던 나와 지금의 내가 서로 바뀌게 된 건 아닌지...
이 모든 수수께끼 속에 등장하는 게 바로 야행이라는 동판화이고 그 동판화 속에 등장하는 얼굴 없는
여인이 모든 수수께끼의 답이자 열쇠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지금 나는 진짜 나인가 아니면 내가 본 그림 속에 나오는 그 모습이 진짜 나인가?
뫼비우스의 띠같이 현실과 환상이 교묘하게 공존하고 내가 보는 모습이 진짜인지 아니면 바뀐 누군가의 모습인지...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왠지 섬뜩해지고 서늘해지는 이야기다.
뒤로 갈수록 진짜와 환상이 어우러져 읽으면서도 헷갈리기 시작하지만 내가 살고 있는 곳에 또 다른 세상이 존재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면 그건 그것대로 또 납득이 된다.
그렇게 사라진 사람에 대해서도 그리고 그곳 어딘가에서 또 다른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이 어느 순간 서로 얽힐 수도 있다는... 묘하게 설득이 되는 이야기를 펼쳐 보이는 작가의 작품은 늘 이렇게 범상치가 않다.
그를 일컬어 왜 교토의 천재, 21세기 일본의 새로운 재능이라 칭송하는지 알 것 같달까...
기묘하고 신비로운 이야기와 책 제목이 어우러져 환상적인 재미를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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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가 보이는 이발소 - 제155회 나오키상 수상작
오기와라 히로시 지음, 김난주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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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기와라 히로시의 글에는 늘 따뜻함이 흐르고 있어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작가 중 한 사람이다.
그는 여러 가지 장르의 글을 쓰고 있지만 사회적 비판을 담은 글에서도 심지어 사람을 죽이는 살인사건을 다루는 글에서조차 인간에 대한 애정을 담고 있어 잔인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이 책 `바다가 보이는 이발소`는 6편의 단편으로 이뤄져 있고 그 글들이 각각의 아픈 사연들과 지나간 추억들을 이야기하고 있는데 특히 가족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어 더 와 닿는 것 같다.
어느새 고등학생이 된 딸아이와 갑작스럽게 이별을 한 후 겪게 되는 부부의 상실감과 좀 더 같이 시간을 보내지 못한 것에 대한 자책감을 가지고 있던 아빠가 딸아이는 영원히 할 수 없는 성인식을 대신해 참석하게 되는 이야기를 담고 있는 `성인식`
갑작스럽게 익숙했던 환경을 벗어나 촌으로 더부살이하러 온 게 맘에 안 드는 여자아이가 자신을 이런 처지에 몬 엄마를 원망해서 가출 아닌 가출을 감행하다 만난 소년... 머리에 비닐을 쓰고 얼굴을 좀체 드러내지 않으면서 자신을 투명인간이라 칭하는 소년의 가슴 아픈 이야기를 담은 `하늘은 오늘도 스카이`
한적하고 외진 곳이라 이런 곳에 이발소가 될까 싶은 바닷가에 위치한 이발소를 예약해서 찾아온 한 손님과 이발소 주인이 손님의 이발을 하는 동안 자신이 걸어온 길에서 겪은 굴곡과 뼈저린 실수를 담담하게 털어놓고 있는 `바다가 보이는 이발소`는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이렇게 가족의 상실을 겪은 사람들의 사연이나 가족과의 추억을 이야기하고 있는 이 책은 소재가 가족이어서인지 특별한듯하면서도 특별하지 않고 누구나 공감하며 읽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살면서 누구나 한 번쯤은 가족의 상실을 겪어보거나 볼 것이기 때문에 그들이 겪었을 그 상처와 아픔에 공감이 갈 수밖에 없는데 거기에다 그동안 살아오면서 후회되었던 일이나 갈등 같은 걸 첨가함으로써 좀 더 특별한 사연이 되는 것 같다.
제목으로 쓰인 `바다가 보이는 이발소`의 사연도 어딘가 묵직한 감동을 주지만 특히 `성인식`과 `하늘은 오늘도 스카이`는 어른이 되지 못한 아이들의 아픔과 상처에 대한 이야기라 더 가슴 아프게 다가와 읽으면서도 가슴이 먹먹했다.
또한 언제나 가장 가까우면서도 먼 관계 중 하나인 모녀간의 이야기를 다룬 `언젠가 왔던 길`에서는 늘 자신에게 과도한 부담을 주고 칭찬보다 핀잔과 꾸중을 해 결국에는 절연하게 된 엄마와 딸의 사연인데 엄마가 그렇게까지 자신을 몰고 간 이유가 결국엔 엄마가 가지고 있던 콤플렉스의 결과라는 사실을 이제는 어느 정도 이해하면서 열등감을 가지고 있던 어린 시절의 자신을 떠내보내는 여자와 그 엄마의 모습에 안타까움을 느꼈다.
6편의 단편이 길지 않은 글이라 단숨에 읽을 수 있었는데 짧은 글이지만 가슴을 울리고 먹먹하게 한 글들이었고 오기와라 히로시 다운 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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싫은 여자
가쓰라 노조미 지음, 김효진 옮김 / 북펌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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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어딜 가든 남자로부터 관심을 받고 남자들로부터 자신이 원하는 걸 취하는 능력이 탁월한 여자가 있다면 그 여자를 좋아할 여자가 얼마나 있을까
여자들은 본능적으로 이런 타입의 여자를 꺼린다.
경쟁상대로 볼 수도 있지만 뭔가 내 남자에게 해를 끼칠 것 같다는 본능적인 혐오감이 든달까
하지만 인간에게는 안타깝게도 이성의 본질을 꿰뚫어보는 힘이 약해 이렇게 같은 동성의 눈엔 뻔히 보이는 함정도 알아보지 못하고 그런 상대에게 빠져 사랑도 잃고 돈도 잃어 우는 사람이 많다.
가쓰라 노조미의 소설 `싫은 여자`는 남자로부터 원하는 걸 쉽게 얻고 사랑도 쉽게 하는 한 여자의 일생과 그런 여자를 오랜 세월 알게 된 한 여자의 관찰일기 같은 형식으로 쓰인 소설이다.
아주 먼 친척 관계였던 나쓰코의  도움을 구하는 전화로 인해 오랜만에 그녀를 만나게 된 변호사 데쓰코 어려서부터 자신의 원하는 걸 얻기 위해선 누구의 눈도 상관하지 않는 나쓰코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던 데쓰코는 그녀가 벌인 결혼 사기 사건을 맡아 사건 피해자의 고소를 해결하기 위해 피해자를 직접 만나면서 어릴 때의 인상과 전혀 달라지지 않은 나쓰코에게 혐오감을 느낀다.
자신이 가진 성적 매력을 어필해 남자들을 꼬여내고 일은 하지 않고 오로지 그들로부터 돈을 갈취해 생활하는 나쓰코의 생활은 모든 일은 직접 스스로 해결하고 남자들에게 의존하지 않으며 하지 말라는 일은 해본 적 없는 바른 생활을 하는 데쓰코의 것과 비교해 정반대적인 삶을 살고 있는데 의외인 것은 그녀로부터 피해를 입은 것으로 간주되는 남자들 대부분이 나쓰코를 탓하지 않을 뿐 아니라 모든 손해를 감수하고서라도 그녀가 자신에게 돌아와 주기를 바라고 있다는 것이다.
어려서부터 자신에겐 남과 다른 점이 있어 남과 잘 어울리지도 못하고 항상 마음속 한 곳이 텅 빈듯한 공허감을 가지고 있었던 데쓰코는 보통의 시각으로 보면 사기꾼에 지나지 않는 나쓰코가 왜 그렇게 즐거운 얼굴로 살고 삶의 무게에 눌리지도 않으며 남자들로부터 사랑과 인정을 받는 건지 알 수가 없다.
하지만 수십 년간 그녀 나쓰코가 저지른 어설픈 사기에 변호를 맡아 상대방 피해자들을 만나면서 점점 자신이 몰랐던 나쓰코에 대해 알게 되고 그렇게나 혐오하고 싫어했던 나쓰코의 다른 면을 깨닫게 되면서 피해 남성들의 마음을 조금씩 이해하게 되고 심지어 나쓰코를 응원하게 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그녀 나쓰코는 비록 돈이 필요해서 남자들에게 접근해 그들의 환심을 사고 돈을 빼내기도 하지만 그 과정에서 어디에도 마음 둘 곳 없는 남자들을 위로하고 자신감이 떨어진 남자들에겐 자신감을 돋워주는 상담자의 역할을 했을 뿐 아니라 그들을 상대할 때 지극히 진심이었다는 걸 알게 된다.
그래서 그녀의 진심이 그들에게도 닿아 자신의 손으로 돈을 건네주고 사기임이 밝혀져도 그녀를 냉정하게 내치지 않는 것이란 걸 알게 되는 데쓰코 역시 세월이 지날수록 점점 나쓰코의 매력에 동조하게 됨을 느낌다. 게다가 몇 년에 한 번씩 사건을 해결하는 데 도움을 요청하는 나쓰코의 전활 기다리며 이번엔 또 어떤 일을 했는지 기대하는 데쓰코에겐 나쓰코는 더 이상 싫기만 한 여자가 아니었다.
오히려 사회 관습에 얽매이고 타인의 시선이 두려워하고 싶은 일을 할 수도 없고 자신의 욕망마저 드러내기 어려운 다른 여자들에 비해 원하는 걸 갖기 위해 뭐든 할 수 있고 욕망에 충실한 나쓰코에게 응원을 하게 되고 대리만족을 얻게 된다.어쩌면 모든것이 남성위주의 사회에서 흔치않았던 여변호사로 힘들게 살아가던 자신에게 남자들을 상대로 사기를 쳐 돈을 뜯어내는 나쓰코는 자신을 대신해주는 정의의 사도 같은 느낌이 든게 아닐까 생각해본다.
결국 여자들이 나쓰코를 싫어하는 이유에는 자신들은 할 수 없었던 일을 맘껏 거리낌 없이 하고 보는 나쓰코에게 질투를 느껴 그녀를 깎아내림으로써 자신의 현재의 삶이 옳음을 증명하고자 하는 맘이 있는건 아닐까...
데쓰코가 나이를 먹어가면서 점점 나쓰코에게 응원하는 모습에 살짝 공감이 갔다.
사기를 친다고 해도 그저 엉성하기 그지없는 방식으로 작은 푼돈이나 뜯어내고 누구에게 큰 피해를 주는 것도 아닌 나쓰코의 삶의 방식은 옳은 것은 아니지만 방관자로서 본다면 이번엔 또 어떤 일을 저질렀는지 궁금해하는 데쓰코의 기분이 이해된달까...
드라마로도 만들어졌다니 그 드라마에선 어떻게 통통 튀는 나쓰코의 매력을 표현했을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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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
가쿠타 미츠요 지음, 박귀영 옮김 / 콤마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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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한 번쯤은 만약 그때 내가 다른 선택을 했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의문을 가지거나 그런 상상을 한 적이 있을 것이다.
지금의 현실이 마음에 안 들거나 혹은 나와 비슷한 처지였던 사람이 뭔가 나보다 나은 모습을 하고 있는 걸 발견했을 때... 또는 그때 헤어진 옛 애인이 문득 생각났을 때 등등
여기 이 단편집 `평범`은 어느 날 문득 자신의 선택에 대해 의문을 가진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선택할 당시에는 몰랐지만 지나고 나서보면 그때의 선택이 내 인생을 결정짓는 터닝포인트였다는 걸 깨닫고 만약 그때 다른 선택을 했더라면 어떤 인생을 살고 있을까 궁금증을 가지기도 하고 그때 왜 그런 선택을 하게 되었는지 과정을 되짚어보기도 하는 등등 우리가 살면서 한 번쯤은 만약에... 하며 상상을 하는 모습 그대로를 그리고 있다.
순탄하고 별문제 없이 잘 살고 있다 생각했던 부부가 여행길에 동행했던 친구 커플과의 트러블로 자신들 부부 역시 의견 차이를 보이고 각자 흩어져서 다니다 문득 깨닫게 되는 진심은 한 번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는데 어느새 남편과의 생활보다 혼자만의 생활을 꿈꾸고 그런 자신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홀가분하다는 것.
갑작스러운 이혼을 통보하는 아내에게 놀라고 화가 난 남편은 이혼을 거부하고 자신과 아내가 틀어진 게 도대체 언제부터였는지 그리고 무슨 문제가 있는 건지 생각하지만 도대체 그 이유를 알 수 없다. 그냥 언제부턴가 아내와 대화가 없어지고 서로에게 관심이 사라진 것뿐 하지만 결혼한 지 몇 년쯤이면 다 들 이런 거 아닐까? 그러다 아내가 다른 사람의 아이를 임신한 걸 알게 되고 그녀가 자신과 달리 아이를 줄곧 원해왔다는 걸 비로소 깨달은 남편의 이야기
오래전 아주 친했던 친구는 미디어에서도 각광받는 유명인이 되어있고 자신은 그때의 선택으로 시골에서 한가하게 시간을 보내는 주부가 되었다. 만약 그때 내가 아니라 그녀가 자신과 같은 선택을 했다면 자신은 원하던 커리어 우먼이 되었을까?
어느 날 문득 지금 자신의 자리가 마음에 들지 않거나 자신이 선택하지 않은 다른 길에 대한 회한을 품고 상상의 날개를 펼치지만 되짚어 생각해보면 그때 당시 자신이 이런 선택을 한 데에는 나름의 사정과 이유 또는 확신이 있었으며 그 모든 선택이 자연스럽게 이어져 지금의 결과를 가져왔다는 걸 납득하게 되는 사람들은 결국 지금의 자신을 인정하고 현재를 충실하게 살 수밖에 없다는 걸 깨달아 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는 `평범`은 살면서 누구나 한번쯤 생각해봤던  만약 그때 그랬더라면...이라는 또다른 선택에 대한 이야기라 공감이 많이 가는 소재였는데 확장해서 소재를 끌고가는 게 아니라 왜 그런 만약을 상상하게 되는지 그때의 순간을 이야기하고 있다.
지금 현재가 불만족스러워서라기 보다 늘 가지않은 길에 대한 궁금증은 남을수 밖에 없는 것이고 작가는
결국 하나가 없으면 다른 하나도 없고 모든 것이 서로 연결되어 있으며 그저 매일매일 충실하게 살아가는 것만이 최선이라는 평범한 진리를 이야기하고자 하는 게 아닐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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