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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 미스터 갓
핀 지음, 차동엽 옮김 / 위즈앤비즈 / 2013년 11월
평점 :
절판
난 사실 종교에 비판적인 시선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다.
요즘은 종교자체보다 그 종교를 행하고 도움을 주는곳인 교회나 성당,사찰등에서 벌어지는 일련의 과정이 종교의 참 의미를 넘어서 그들이 곧 일종의 권력처럼 사람들위에서 군림하는듯한 자세를 보이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강하다고 할까?
그래서 종교적인 색채가 강한 책은 피하게 되고 안읽게 된다.
그럼에도 이 책을 읽게 된건 이 책이 아주 오래전에 나온 책이면서 실존한 인물인 안나라는 소녀의 이야기이기에 종교적인 색채를 띠고 있음에도 선택을 하게 되었고 읽으면서 내 선택이 옳았음을 깨닫게 되어 기분이 좋았다.
일곱살 먹은 안나와 핀이 만난건 1935년 11월의 어느날 런던 의 부둣가에서였다.
당시 안나는 형편없는 몰골을 하고 있으면서도 천사같은 모습을 하고서 당시에 몹시도 힘들었던 핀에게 마치 천사처럼 다가왔고 그런 안나를 핀과 가족들은 친근하게 받아들이면서 그들의 동거는 시작되었지만 소녀 안나는 상당히 철학적이고 사색적인 아이였다.
궁금한것도 많고 교리에 상당히 밝으면서 나름의 생각과 의견을 가지고 교리를 분석하거나 파악하고 있는데 그게 일곱살의 아이가 깨닫기에 상당히 심오했다.
하느님을 미스터 갓이라 칭하고 궁금한것이 너무나 많은 소녀 안나의 이야기는 놀라움의 연속이지만 그런 안나가 자신의 이야기는 그다지 하지않고 하기 싫어하는 것에서 그 아이의 삶이 평탄하지않았음을 깨닫게 해준다.
그리고 그녀와의 만남은 짧게 끝이 나는데...
우리가 그 뜻도 제대로 이해하지못하면서 온갖 미사여구로 내뱉곤 하는 말들..특히 성경 구절속의 이야기들을 어린 나이인 안나는 너무나 쉽게 그 뜻을 이해하고 있어 놀랍다.
우리가 교회에 다니고 예배를 드리는것에 대한 안나의 의문은 특히 공감이 갔다.
`미스터 갓을 만나기 위해 교회에 가는것이라면 앞뒤가 맞지않은 모순이다.미스터 갓은 어디든지 있지않다면 아무데도 없는것`이라는 말은 우리가 왜 그렇게 열심히 교회에 가야하는지에 대해 한번쯤 생각해보게 하는 부분이었다.
성경구절 그대로의 해석으로 늘 어렵다고 생각했던 성경의 참의미가 결국은 어린 아이도 알수있는 쉽고 간단하다는 걸 깨닫게 해줬다고 할까?
왜 한번도 이런식으로 생각해보지않았는지 의아스러울 정도로 그 의미의 핵심을 찌르는 안나의 통찰력이 놀라울 따름이다.
`천당에도 여러 종류가 있을까? 마호메트교인들이 가는 데 따로있고,불교들들이 가는 극락 따로있고,그리스도교인들이 가는 극락도 따로 있나?`
-그럴리가 있나? 딱 하나밖에 없어-
`그럼 왜 세상에는 마호메트 사원 따로 있고,불당,회당 따로 있고,그리스도 교에는 여러파가 있지?`
어쩌면 오늘날 우리의 종교가 가장 귀담아 들어야 할 대목이 아닐까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