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의 수확 동서 미스터리 북스 71
대쉴 해미트 지음, 이가형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0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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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실 해밋의 <피의 수확>은 ‘어이쿠~’하는 소리가 절로 나오는 작품입니다. 이렇게 까지 몰아붙일 줄은 상상하지 못했거든요. 장르의 정확한 뜻이야 어찌되었건 ‘하드보일드’라는 말만 놓고 보면 <피의 수확>이야말로 진짜 ‘하드보일드’입니다. 시작부터 끝날 때까지 그야말로 펄펄 끓는 물이 남긴 주전자의 뚜껑처럼 쉴 틈 없이 들썩거리거든요.

<피의 수확>은 한편의 갱스터 영화를 떠올리게 합니다. 일명 포이즌 빌은 범죄자와 비리 경찰이 장악한 작은 도시입니다. 의뢰받은 사건 때문에 이 마을에 오게 된 주인공 ‘이름 없는 탐정’은 이곳의 지배자들로부터 부당한 대우를 받습니다. 이것이 주인공의 심기를 건들인 거죠. 결국 주인공 ‘이름 없는 탐정’은 포이즌 빌을 지배하는 더러운 범죄자들을 깡그리 쓸어버리기로 마음먹습니다. 그것도 혼자 말입니다. 악당들을 상대로 고담시를 지키는 배트맨처럼 말입니다.

<피의 수확>에 등장한 인물들은 하나같이 악당들뿐입니다. 그것도 비열하고 의리라고는 눈곱만치도 없는 진짜 나쁜 놈들이죠. 그들은 서로를 속이고, 배신하고, 죽이는 개싸움을 벌이는데 이 과정을 주인공은 냉혹한 시선으로 그리고 있습니다. 주인공인 ‘이름 없는 탐정’조차 그리 도덕적인 인물이라고는 생각되지 않는데... 그래서 이 작품이 하드보일드 소설의 시초라 불리게 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한마디로 이렇게 까지 악당들만 등장하는 작품은 보다보다 처음입니다. 휴우~

대형 버스를 가득 채울 만큼 많은 악당들이 등장하는 이 작품의 끝은 당연히 이들이 모두 죽는 것입니다. 그러니 얼마나 많은 피가 행간에 묻어나겠습니다. 손에 꼽기 힘들 정도로 총격전이 벌어지고, 주먹질이 오갑니다. 자동차를 타고 기관총을 난사하는 살벌한 총격전도 여러 차례 벌어집니다. 이런 상황이니 독자도 딴 생각할 여가 없습니다. 주인공이 어떻게 살아남지를 쫓아가기에 바쁘거든요.

<피의 수확>은 빼어난 완성도가 돋보이는 작품은 아닌 것 같습니다. 솔직히 지나친 폭력 묘사는 눈에 거슬리고, 주인공이 목숨을 걸고 악을 척결하려는 이유도 선뜻 이해가 가질 않습니다. 인물들도 중구남방으로 등장하고요. 하지만 이런 모든 문제점을 한방에 의미 없는 것으로 만들 만한 강렬한 ‘다크 포스’를 지닌 작품입니다. 독자들은 그 힘에 압도되거나 거부감을 일으키거나 하겠죠. 저는 어느 쪽인가 하면, 그 다크 포스에 매료되는 쪽이었습니다. 그래서 대실 해밋의 명성이 허명이 아니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그래도 이렇게 과격한 하드보일드는 힘들어요. 아무쪼록 독자들에게 하드보일드 포스가 함께 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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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9-07-03 19: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몰타의 매보다 이 작품을 더 좋아합니다^^

lazydevil 2009-07-04 11:17   좋아요 0 | URL
저두 범생이 타입의 <몰타의 매>보다 막장삘이 풍기는 이 작품이 더 끌리더군요^^

2009-07-03 21: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7-04 11: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카스피 2009-07-04 11: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피의 수확은 기존 본격 추리에 비해서 생동감이 넘치는 작품이지요.하드 보일드의 시작을 알라는 작품이기도 합니다.근데 대실 해밋의 명성에 비해서 국내에는 달랑 2권(피의 수확과 말타의 매-모두 구 동서추리에 나왔죠.이후 30년 이상 흘렀는데 왜 다른 작품은 내 놓은 출판사가 없는지 모르겠네요)만 나왔으니 아쉽기 그지 없지요 ㅠ.ㅠ

lazydevil 2009-07-04 21:49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그 많은 책들이 쏟아지는 와중에 한결같이 외면 당하는 걸 보면 안타까워요

곤조 2009-07-09 10: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와 동서가 이리 훌륭한 표지를 왠일로! 하지만 답지 않아서 되려 실망스러운 묘한 감정이 -_-

lazydevil 2009-07-09 10:21   좋아요 0 | URL
ㅎㅎ 그러게요. 무슨 유명한 그림을 그대로 가지온 것 같은데 잘 모르겠네요. 미술을 잘 몰라서...^^ 빗길 조심하는 하루되세요.
 
움직이는 표적 해문 세계추리걸작선 22
로스 맥도날드 지음, 이가형 옮김 / 해문출판사 / 200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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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직이는 표적>은 케네스 밀러가 로스 맥도널드라는 필명으로 낸 첫 작품이자 탐정 루 아처가 독자들과 공식적으로 소개된 첫 작품입니다. 이 작품이 출간된 것이 1949년이니까 루  아처의 완성된 캐릭터가 소개된 <위철리 부인>(1961), <소름>(1964), <지하인간>(1971)과는 제법 시차가 있습니다. 그만큼 루 아처의 모습도 다른데 이 점이 낯설어 실망스러웠지만, 다른 한편으로 흥미롭기도 했습니다.

우선 <움직이는 표적>의 루 아처는 매우 수다스럽습니다. 제가 알고 있는 루 아처는 수다스럽기보다 혼자말로 넋두리를 늘어놓는 탐정입니다. 그 넋두리는 대게 독자에게만 들려주는 것이죠. 그런데 <움직이는 표적>에서는 틈만 나면 극중 인물들에게 입심을 자랑합니다. 얄미운 농담을 늘어놓으며 한참을 깐족거리는데, 때론 자기도 민망했는지 몇 차례나 말을 너무 많이 한 것 같다며 자책하며 머쓱해합니다.

제가 알고 있는 루 아처는 상대방을 배려할 줄 아는 다소곳함이 있는 탐정입니다. 내면에 자리한 상처가 그를 그렇게 만든 듯한데, 때때로 여성성이 엿보일 정도 섬세하다는 느낌을 받을 정도입니다. 그런데 <움직이는 표적>의 루 아처는 그렇지 않더군요. 상대방에게 못된 농담을 직접 내뱉을 뿐만 아니라 매우 ‘마초적’입니다. 종종 여성을 대하는 태도에서 수컷스러운 본능을 여과 없이 드러내더군요. 다소곳한 아처에 익숙해진 터라 그가 터프한 척하면 수컷 본능을 드러낼 때마다 조금 웃겼습니다.

루 아처는 매번 얻어맞고 필름이 끊기는 탐정으로 유명하죠. 그런데 <움직이는 표적>에서는 그 정도 심하더군요. 상대방과 제법 여러 차례 주먹다짐을 합니다. 심지어 총질도 하고, 자동차 활극도 선보입니다. 국내에 소개되지 않은 다른 작품에서는 어떨지 모르지만 ‘액션맨’으로서의 능력이 두드러집니다. 그런데 여전히 낯설어요. 알고 있던 루 아처의 이미지가 아니거든요.

바보 같은 구닥다리 번역이지만 이렇게나마 루 아처의 데뷔를 볼 수 있어서 즐거웠습니다. 케네스 밀러는 27년 동안 로스 맥도널드라는 필명으로 20편의 루 아처 시리즈를 발표했다고 합니다. 참으로 성실하고 부지런한 작가입니다. 그가 그려낸 루 아처의 이미지도 성실하고 부지런하고 믿음직스럽습니다. 아무쪼록 루 아처 전집까지는 아닐 지라도, 루 아처 선집라도 제대로 된 번역으로 출간되었으면 합니다, 제발. 젠장~~! 욕이 나올 정도로 간곡히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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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9-06-30 19: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루 아처 시리즈를 간절히 보고 싶어요.

lazydevil 2009-06-30 21:40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만약 20편의 루 아처 시리즈가 발간되면 평생 함께 할 좋은 친구를 얻은 기분일 거 같아요.
 
심플 플랜 모중석 스릴러 클럽 19
스콧 스미스 지음, 조동섭 옮김 / 비채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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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읽기의 가장 큰 적은 지나친 기대가 아닌가 싶습니다. 스콧 스미스의 데뷔작 <심플 플랜>은 분명히 재미있는 작품이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일인칭 시점으로 전개되는 이야기는 단순하지만 흥미롭습니다. 주인공은 우연히 4백40만 달러가 들어있는 돈 가방을 발견합니다. 그리고 그걸 꿀꺽하기로 결심합니다. 그 후 대략 넉 달 동안 겉잡을 수 없는 일들을 겪게 되죠. 겉잡을 수 없는 일들이란 살인사건을 말합니다. 돈을 지키기 위해 뜻하지 않는 살인을 저지르게 되거든요.

작가의 두 번째 작품 <폐허>를 먼저 읽은 터라 <심플 플랜>을 읽는 내내 <폐허>의 기억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습니다. 그도 그럴 만도 한 것이 두 작품은 꽤나 닮았습니다. 다른 점이 있다면, <심플 플랜>이 <폐허>에 비해 덜 지루했다는 점입니다.

<폐허>는 꽤나 지루했습니다. 좀처럼 이런 일이 없는데 마지막 오십여 페이지를 남기고는 사선으로 읽었을 정도거든요. 그런데 <심플 플랜>도 그랬습니다. 마지막 사십여 페이지를 남기고 ‘사선 독서’가 또 시작되었습니다. 두 번 모두 참을 수 없는 무언가가 저를 불성실한 독자로 만들어 놓았습니다.

<심플 플랜>는 단순하고 분명한 설정을 가지고 있습니다. 사건이 전개되는 방향이 분명하죠. 그래서 이야기가 힘 있게 진행됩니다. 그래서 재미있습니다. 그런데 책장 넘기기가 거듭될수록 사건에 대한 흥미를 반감시키는 요소가 눈에 들어옵니다. 뭐냐 하면 ‘친절한 설명’입니다.

이미 말했던 것처럼 <심플 플랜>은 일인칭 시점 소설입니다. 스콧 스미스는 마치 주인공 행크였던 것처럼 생생하게 사건을 묘사합니다. 칭찬할만한 대목이죠. 그런데 종종, 아니 후반부로 갈수록 너무나 자주 몰입을 방해하는 묘사와 설명이 등장합니다. 특히 ‘설명’은 정말 눈에 거슬립니다. 이건 <폐허>를 읽을 때도 느꼈던 것인데, 책 읽는 속도가 느린 독자에게 특히나 거슬리는 대목입니다.

행크는 돈을 지키기 위해 계속 살인을 저지릅니다. 정말 마음고생이 많은 친구이죠. 원래 나쁜 친구가 아닌데 잘못된 선택이 이 친구를 점점 좋지 못한 상황으로 몰고 갑니다. 불쌍합니다. 책을 읽다보면 공감이 가요. 그런데 작가는, 행크가 아니라, 계속해서 행크의 심리적 고통을 설명하고, 반복하고, 설명하고, 반복합니다. 행크가 혼자 상념에 젖어있을 때 설명하고, 아내와 이야기할 때 반복하고, 형의 개를 죽일 때 또 설명하고, 아기를 볼 때 또 반복합니다.
행크가 마지막 사건을 저지를 때에는 그야말로 절정에 이릅니다. 사건 현장에서 흘러나오는 라디오 방송(목사의 설교!)이 행크가 저지른 일들을 친절하게 또 요약 정리해줍니다. 그것도 모자란 듯싶었든지, 우연히 사건 현장에 나타난 낯선 여인네에게 행크는 자기가 겪은 일과 자신의 심정을 장황하게 설명합니다.
주인공의 심리는 자연스레 드러날 때 공감할 수 있는 것입니다. 반복되는 설명은 지겨울 수밖에 없습니다.

스콧 스미스와 스티븐 킹을 엮으려는 출판사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두 작가의 닮은 점은 보이지 않습니다. 스콧 스미스는 어쩐지 성실한 모범생의 이미지입니다. 별종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습니다. 무엇보다 유머감각도 없구요. 작가의 본성이야 알 수 없지만, 부디 차기작에서는 모범생 이미지를 벗어던지고, 적당히 괴팍한 모습도 보여주었으면 합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모범생 타입의 장르소설은 심심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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쥬베이 2009-06-18 21: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판을 점잖게 잘하셨습니다ㅋㅋㅋ
모중석스릴러클럽은 정이 가는 시리즈인데, 작품성은 고르지 않다고 들었어요.
멋진 리뷰 오늘도 잘 보고 갑니다.

lazydevil 2009-06-19 09:10   좋아요 0 | URL
재미있게 읽은 분도 많던데...
어째 스콧 스미스 이 양반은 저하고 궁합이 안맞나봐요.^*^

카스피 2009-06-19 16: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좀 지루하셨나 보네요.근데 사선 독서란 무슨 뜻인지 전혀 모르겠네요.뜻좀 알려주세요^^

lazydevil 2009-06-19 19:14   좋아요 0 | URL
ㅎㅎㅎ 사선 독서요... 정독 안하고 줄줄 읽어치우는 거요.
이상하게 스콧 스미스 작품은 후반부에 사선으루 읽게 되더라구요.^^;;;
 
결혼 못하는 남자

[릴레이] 나의 독서론


규칙입니다.
1. 독서란 [ ]다. 의 네모를 채우고 간단한 의견을 써주세요.
2. 앞선 릴레이 주자의 이름들을 순서대로 써주시고
3. 릴레이 받을 두 명을 지정해 주세요.
4. 이 릴레이는 6월 20일까지만 지속됩니다.
기타 세칙은 릴레이의 오상 참조 

  

독서란 [침묵의 탈을 쓴 수다]이다.?
적당한 수다를 즐기는 편입니다. 하지만 수다라는 것이 ‘관계’에 관한 문제이기에 때때로 힘겹고 불편하게 느끼지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럴 때면 혼자 입을 꼭 틀어막고 잠시 ‘소리죽임’ 모드로 전환하죠. 그런데 수다쟁이의 근성이 어디가나요?  근질근질해서 못 참겠는 거죠. 

이럴 때 독서는 참으로 편리한 수단입니다. 공허한 혼잣말이 아니라 함께 수다를 떨 친구가 생기는 거죠. 게다가! 상처입거나 눈치 볼 일도 없어요.
독서는 다른 그 어떤 놀이보다 수다스럽고 상호적이며, 동시에 일방적입니다. 적당히 상대방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적당히 맞장구 쳐주고, 나는 그렇게 생각 안하는데 하고 대놓고 말할 수도 있어요. 상대(작가 혹은 등장인물)가 세계적인 석학이든, 열혈 혁명가든, 상처받은 예술가이든 알게 뭡니까? 책장을 넘기며 수다를 떨다가 내키지 않으면 언제든지 일방적으로 ‘멈춤’ 버튼을 누를 수 있잖아요.
무엇보다 상대와 함께 떨었던 수다가 침묵이라는 가면으로 철저히 감춰집니다. 침묵은 언제나 감춰진 무언가를 그럴싸하게 보이도록 하는 힘이 있죠.  

암튼 독서는, 내 맘대로 정한 상대와 내키는 대로 입 닥치고 수다 떨 수 있는 흥미로운 놀이인 것 같습니다.  



* 릴레이 주자들  

Inuit님 (독서란 자가교육이다)  
buckshot님 (독서는 월아이다)  
고무풍선기린님 (독서란 소통이다)  
mahabanya님 (독서란 변화다)  
어찌할가님 (독서란 습관이다)  
김젼님 (독서란 심심풀이 호두다)  
엘군님 (독서란 삶의 기반이다)  
무님 (독서란 지식이다)  
okgosu님 (독서란 지식섭식이다. ) 여기도 #개드립    
hyomini님 (독서란 현실 도피다. )     
Raylene님(독서란 머리/마음용 화장품 이다.)    
하느니삽형님(독서란 운동이다)     
foog님(독서란 이다)    
토양이님(독서란 모르겠다.)   
파이랑님(독서란 새벽 3시다.)   
Demian   님(독서란 여행이다.)   

 
* Forgettable(독서란 이다.)  <- 이 분이 저에게 과업을 떠넘겼습니다. 과분할 따름이지만 블로그질이 익숙하지 않아서 어안이 벙벙했습니다. ^^;

+++  

사전 동의없이 제가 지정하는 다음 릴레이 주자는, 

카스피님과 쥬베이님입니다. 

고백하면, 카스피님 서재에서 종종 도둑질을 합니다. 좋은 정보가 가득하거든요. 늘 신세를 지는 것도 모자라 일방적으로 릴레이를 부탁하게 되었네요. 

쥬베이님은 분야를 가리지 않는 열정적인 독서로 늘 자극을 주는 분입니다. 편식과 게으름이 몸에 벤 사람으로서 놀랍고 부러울 따름입니다. 역시 일방적으로 엮어봅니다. 무례가 아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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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월아, 알고리즘
    from Read & Lead 2009-06-21 06:25 
    부제: 독서(讀書) → 독아(讀我) → 월아(越我)inuit님께서 나의 독서론이란 주제로 릴레이 포스팅을 시작하셨다. 규칙입니다. 1. 독서란 [ ]다. 의 네모를 채우고 간단한 의견을 써주세요. 2. 앞선 릴레이 주자를 써주시고 3. 릴레이 받을 두 명을 지정해 주세요. 4. 이 릴레이는 6월 20일까지만 지속됩니다. 기타 세칙은 릴레이의 오상 참조inuit님께서 유정식님과 맑은독백님께 바톤을 넘기셨고, 나는 맑은독백님으로부터 바톤을 이어 받았다...
 
 
Forgettable. 2009-06-16 15: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과업을 '떠넘기다'뇨.. ㅋㅋㅋㅋㅋ 영광인줄 아세욤! 이래 ㅋㅋ 농담이에요 ㅋ

암튼 이 글 읽으면서 또 감탄하면서 기분이 나아졌어요-
역시.. ㅠㅠ 대단해요. 매번 어찌 이리 깔끔한 글을 내 놓으시는지^^;
공감합니다.

카스피님과 쥬베이님은 저도 맨날 훔쳐보기만 했는데 궁금하네용ㅎㅎ


lazydevil 2009-06-16 16:01   좋아요 0 | URL
칭찬... 신나네요^^
솔직히 포겟님이 너무 잘 쓰셔서 은근히 부담되었습니다.
'문'이라는 거 정말 꼭 들어맞잖아요!?!?

쥬베이 2009-06-18 21:54   좋아요 0 | URL
정말요?ㅋㅋ 제 서재, 볼거나 있나요 뭐^^

[해이] 2009-06-17 00: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과업을 떠넘겨 받으셨군요. 역사적 사명입니다ㅎ

lazydevil 2009-06-18 13:10   좋아요 0 | URL
ㅋㅋ알라딘 서재당에 충성하고 독자해방을 위해 전투적으루다가 수행했습니다~^^

쥬베이 2009-06-18 21: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례라니요. 큰 영광입니다^^
제가 일이 있어서, 16일부터 오늘 오후까지 인터넷을 못했습니다.
(예비군 훈련 갔다 왔거든요ㅎㅎㅎ 힘듭니다 정말ㅠ.ㅠ)
늦게 확인해서 죄송할 뿐이에요.

lazydevil 2009-06-19 09:11   좋아요 0 | URL
더운데 국방의 의무를 수행하셨군요. 고생이 많습니다^^;;
릴레이 부탁드립니다~~제발~~~~^*^
 

  

 

 

 

 

 

  

언제부터인가 국내 소설에 대한 관심이 점점 옅어지기 시작하더니 어느 순간 외국 소설만 읽고 있는 걸 깨달았습니다. 흥미를 잃은 것이고 다른 이야기를 찾아 나선 결과입니다.

원체 책 읽는 속도가 느린 편입니다. 집중력 부족과 독해력 빈곤 때문이죠.
번역서를 읽을 때 조금 더 고생하는 편입니다. 특히 쌀겨처럼 까칠한 번역을 만나면 두 세 배로 힘겨워합니다. 그래도 외국 소설만 계속 읽었던 것 같습니다. 그러다보니 나무토막 같은 둔탁한 번역투 문장으로 중무장한 외국 소설도 조금씩 소화하는 능력이 생기더군요.

최근 어쩌다보니 보니 국내 소설을 네 편이나 읽게 되었습니다. 공교롭게 모두 최근에 출간된 여자 작가의 작품이었습니다. 그리고 네 작품 모두 글 읽기가 즐거웠습니다. 오랜만에 진짜 우리글을 읽은 거죠. 내용이야 어찌되었든 정말 편안하게 술술 읽었습니다.

공선옥의 <내가 제일 예뻤을 때>도 그 가운데 한 작품입니다. 앞서 읽은 네 편의 작품 중에는 신경숙의 <엄마를 부탁해>가 포함되어있습니다. 그러고 보니 모두 90년 초에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 작가들이군요.
그래서 일까요? 두 작품은 비슷한 점이 많아요. 일상 속에 숨어있는 섬세한 감정을 간결하고 단단한 문장으로 포착하는 작가의 노련한 솜씨가 드러납니다. 두 작품 모두 사투리의 아름다움을 멋들어지게 담아내고 있습니다.
공선옥은 여전히 80년 광주와 투쟁의 기억과 아픔을 이야기하고 있더군요. 신경숙의 작품에서 여전히 ‘깊은 슬픔’이 감지되는 것처럼 말입니다. 이건 두 작가의 상처이자 창작의 근간이겠죠.

무엇보다 흥미로웠던 것은 두 작품 모두 ‘테레비 연속극 같다’는 겁니다. 이건 칭찬입니다.
<엄마를 부탁해>는 엄마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수많은 드라마에서 익히 보아온 이야기와 크게 다를 바 없고, <내가 제일 예뻤을 때>는 추억을 되새김질하게 만드는 7,80년대 배경의 드라마에 어울리는 에피소드가 빈번히 등장합니다. 그래서 두 작품은 ‘테레비 연속극’처럼 익숙한 재미를 선사합니다.
동시에 두 작가의 작품은 통속극의 수준에서 한참을 뛰어넘는 울림을 줍니다. 단순한 감정의 자극이 아닌 공감할 수 있는 속 깊은 무엇이 느껴집니다. 그것이 정확히 무엇 때문인지 설명하긴 힘들지만, 작가의 역량과 문학성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싶습니다.

예전처럼 국내 소설을 열독하는 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 솔직히 국내 소설을 읽고 이러쿵저러쿵 이야기하기도 뭣하고, 별점을 주기에는 더욱 부담스럽습니다. 역시 생각나는 대로 막말하기에는 외국 소설이 편합니다. 특히 최근 즐겨 읽는 장르 소설은 더욱 그렇습니다.

그래도 종종 국내 소설을 읽을 작정입니다. 문장읽기의 즐거움과 편안함을 위해서라도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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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릴레이] 나의 독서론
    from My own private affairs 2009-06-14 10:57 
    [릴레이] 나의 독서론 규칙입니다. 1. 독서란 [ ]다. 의 네모를 채우고 간단한 의견을 써주세요. 2. 앞선 릴레이 주자의 이름들을 순서대로 써주시고 3. 릴레이 받을 두 명을 지정해 주세요. 4. 이 릴레이는 6월 20일까지만 지속됩니다. 기타 세칙은 릴레이의 오상 참조    독서란 [문(門)]이다.  문 안에 무엇이 있는지 알고 있던, 모르던 간에 저는 처음 문을
 
 
Forgettable. 2009-06-12 23: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전에는 여성작가들 글을 참 좋아했었는데, (그러니깐 대표적으로 신경숙이나 전경린 등..)
근데 자꾸 읽으니까 왠지 뻔한.. 뭐랄까 모녀간 혹은 고부간의 갈등, 자매간의 질투, 의미혹은 사랑없는 섹스, 밑도 끝도 없이 우울하거나 차가운 남자캐릭터;; 운동의 로망(?) 이런 것이 지겨워져요 ㅎㅎ
너무 일반화했나^^;
그래도 분명 한국적인 감성이나 다듬어진 문장은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란 건 인정해요. 국내 소설이나 드라마는 왜 이야기가 외국 작품에 비해서 빈약할까요..


lazydevil 2009-06-13 00:49   좋아요 0 | URL
맞아요. 저도 포겟님의 일반화에 상당부분 동의합니다.
그래서 우리 소설 읽기에 흥미를 잃었을 겁니다.
조만간 이야기의 힘을 보여주는 우리 소설도 등장하겠죠.
아니 포겟님과 저만 모르게 벌써 등장했을 지도 몰라요...!!

카스피 2009-06-13 00: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쟝르 소설을 좋아하다보니 국내 작가의 책들을 읽어본지 꽤 오래됬네요.뭐 근자에 있은 책은 늦었지만 최인호씨의 상도 정도....
여성 작가분의 책들은 너무 개인적인 관점으로 흘러선지 잘 안 읽혀지는것 같네요^^

lazydevil 2009-06-13 00:53   좋아요 0 | URL
'상도'라면, 읽어보지 못햇지만,
그래두 이야기의 힘을 보여주는 작품이 아닐까 싶어요.
저두 비슷한 생각입니다.
여성 작가들의 작품에 자의식이 강하게 드러나는 거...요^^;

쥬베이 2009-06-14 00: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시 lazydevil님하곤 통하는게 있어요!ㅋㅋ
[언제부터인가 국내 소설에 대한 관심이 점점 옅어지기 시작하더니 어느 순간 외국 소설만 읽고 있는 걸 깨달았습니다.] <--- 초공감!!^^
저도 국내소설은 잘 안 읽게 되더라고요...

lazydevil 2009-06-15 12:35   좋아요 0 | URL
무슨 말씀을... 그래도 근간에는 국내소설도 종종 읽으시잖아요~
암튼 쥬베이님, 굿 투 씨유 어게인입니다~~^*^

Forgettable. 2009-06-14 10: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데빌님-0-

괜찮으시면 트랙백 달아놓은 것 부탁드려요 ㅋㅋ
숙제에요!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