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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불교 - 94가지 주제로 풀다
임승택 지음 / 도피안사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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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명하고 체계적이며, 아비담마 입문을 위한 필수 개념을 쉽게 설명하고 있다. 악문 투성이의 불교서적들 가운데 단연 돋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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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후기 성 소화 선집 문학동네 한국고전문학전집 9
김준형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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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백 페이지 넘도록 음담으로만 채워진 이 책을 읽는 동안 꼴리지 않기란 쉽지 않다. 그런데 그 꼴림이 욕망을 자극하지는 않는다. 짜릿하고 도발적이며, 때로는 파격적인 음행이 어두운 욕망의 그림자를 드리우지 않는 것은 웃음이라는 건강한 밑바탕 위에서 까발려졌기 때문이다. <조선후기 성소화선집>은 제목 그대로 야하지만 웃기는 이야기들의 모음집이다.

이 책에 실린 이야기들에서 야한 거 못지않게 주목해야할 것이 웃음이다. <조선후기 성소화선집>을 읽는 동안 어린 조카나 여동생이 무단침입해도 놀라지 않았던 것은 ‘조선후기’ 때문이 아니라 ‘소화(笑話)’ 때문이다. 웃음은 건강함와 쾌활함을 담보하기 때문에 누구와도 공유할 수 있다.
반면 ‘심각함’은 얼마나 부자연스러운가? 야동, 그러니까 포르노는 늘 심각하다. 정확히 말하면 심각한 척하거나, 필요 이상으로 심각할 것을 강요한다. 야동(설) 속의 인물들도 심각하고, 야동(설)을 보고(읽고) 있는 사람도 심각하다. 야동이나 야설에 몰입하는 사람의 표정을 살펴보면 알 수 있다. 어찌나 뻣뻣하고 부자연스러운 얼굴을 하고 있는지... 민망하고 웃기다.(뭐 이런 표정을 살펴보는 게 더 변태같이 들리는군!ㅎㅎㅎ) 아무튼 필요이상으로 심각한 것은 위험 신호나 마찬가지가 아닐까 싶다.

이 책을 진작 펼쳐들었다. 그런데 마지막 백여 페이지와 옮긴이의 해설을 남겨놓고 꽤 오랫동안 미뤄두고 있었다. 비슷비슷한 이야기가 반복되는 터라 뒤로 갈수록 책읽기가 느슨해졌기 때문이다. 그러던 차에 어쩌다 옮긴이의 해설을 읽고 난 후 못다 읽은 나머지 분량을 읽어치웠다. 순전히 좋은 해설 덕분이다.
하고 싶은 이야기는 ‘이 책은 해설부터 읽어야 한다’는 거다. 아니 반절쯤 읽다가 해설을 읽은 후 마저 읽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알기 쉽고 유용한 이야기로 가득한 해설은 조선시대 음담을 어떻게 이해하고 즐겨야하는지 잘 설명하고 있다. 예를 들면 해설에 실린 다음 글귀는 의미심장하다.

윤리는 공동체를 위한 것이다. 공동체를 위한다는 것은 달리 말하면 현재의 상황이 미래까지 지속되기를 꿈꾸는 것이기도 하다. 하지만 절망의 상태에 놓여 있는 사람들은 그러한 상황이 오랫동안 유지되기를 바라지 않는다. 때문에 금지된 영역을 보여줌으로써, 금지된 것을 위반함으로써, 자신의 울분을 드러낸다.(p.649)

이것이 해설을 쓴 옮긴이의 생각인지, 푸코의 주장인지, 바타유의 것인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조선시대 사람들이 즐긴 ‘꼴리는 이야기’들을 이해하는데 매우 중요한 열쇠임에는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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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창 2011-10-08 14: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뷰 제목 근사합니다.
해설부터 먼저. 명심하지요.

lazydevil 2011-10-09 12:15   좋아요 0 | URL
제목 빼고는 건질 거 없는 리뷰죠~~~ㅎㅎ

쥬베이 2011-10-14 21: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lazydevil님께서 저런 저속한 표현을 쓰시다니ㅋㅋㅋ
어울리지 않아요^^ lazydevil은 지적이고, 고상한 표현이 어울리십니다ㅋ
아, 저 책 진짜 끌리네요. 조선시대 야설(?) 같은거죠?
춘향전도 원본은 야한장면이 많다더라고요 나중에 읽어야지 ㅋ

lazydevil 2011-10-17 15:17   좋아요 0 | URL
저요.. 고상하지도, 지적이도 않아요~ㅎㅎ
근데 이 책은 고상하지도, 지적이도 않지만 활달하고 재미있어요.^^

2011-10-17 16: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10-21 22: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순결한 할리우드 - 악동 감독 케빈 스미스의 미국 문화 뒤집기
케빈 스미스 지음, 조동섭 옮김 / Media2.0(미디어 2.0) / 200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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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사능 물질이 섞여있다는 비가 부슬부슬 내린 터라 프로야구 경기도 취소되고, 당연히 프로야구 중계는 물론 프로야구 하이라이트도 취소되어 마음 편히 뒹굴 거리며 케빈 스미스의 <순결한 할리우드>를 읽었다. 그렇다고 해야할 일이 없는 것도 아니다. 그 일을 딱히 싫어하지도 않으면서 ‘일’이라는 생각에 미루고 또 미루는 아둔함과 불성실함을 언제나 고칠수 있을까? <순결한 할리우드>는 이런 게으르고 한심한 자책감에 사로잡혔을 때 읽기에 적당한 책이다.

할리우드의 영화감독 케빈 스미스가 쓴 이 책은 유익하지도 유해하지도 않다. 어쩌면 유익한 쪽에 가까울 지도 모른다. 적당히 재미있으니까. 그러고 보니 유익하지도 유해하지도 않지만 그럭저럭 재미있는 농담들로 가득 한 케빈 스미스의 영화와 닮아있다.(개인적으로 <체이싱 아미>를 꽤 재미있게 보았다.)

‘악동 감독 케빈 스미스의 미국 문화 뒤집기’라는 부제가 달려있는 이 책의 원제는 'Silent Bob Speaks'다. 사일런트 밥은 케빈 스미스의 영화에 늘 등장하는 캐릭터로 케빈 스미스가 직접 연기한다. 이름처럼 대사 없이 스크린만 채우는 캐릭터다.(아니 한두 마디 대사가 있었던 것 같기도 하다.) 그런데 감독 케빈 스미스는 원래 타고난 수다쟁이이고, 이 책은 감독의 할리우드 생활에 대한 시시껄렁한 농담과 뒷이야기를 모아놓은 신변잡기 수다 모음집이다.

국내 출간 제목인 ‘순결한 할리우드’는 알쏭달쏭하기만 하다. 게다가 케빈 스미스를 악동 감독으로 추켜세우는(깎아내리는?) 것도 이해할 수 없다. 그의 영화를 보나 이 책을 보나 케빈 스미스는 악동하고는 3만 광년쯤 떨어진 인물인데 말이다. 오타쿠적인 농담과 들어줄 만한 음담패설, 상스러운 비속어로 관객들을 웃겨준 (한때) 비주류 영화감독일 뿐이다. 그의 유머는 썰렁하기는 해도 밉살스럽지 않고, 저속하기는 해도 혐오스럽지는 않다. 그냥 수다쟁이일 뿐이다.

게다가 이 책에서 케빈 스미스는 미국문화를 뒤집어 보는 짓 따위는 하지 않는다. 그냥 자기 할리우드 생활과 자기 성생활과 자기 친구와 자기가 좋아하는 만화책과 자기가 좋아하는 영화 이야기를 지껄일 뿐이다. ‘케빈 스미스는 이 쓰레기 글로 돈을 받고 있다.’(p.41) 심지어 책으로 출간하고, 게다가 대한민국에 번역되어 출간되기도 한다. ‘케빈 스미스는 아주아주 운이 좋은 개자식이다.’(p.91)

하지만 모두 용서할 수 있다. 재미있기 때문이다. 남는 게 없으면 어떠랴? 적어도 무해한 재미가 있는 걸. 게다가 오늘은 방사능 물질이 섞인 비가 내리는 어두컴컴한 2011년 4월의 봄날이 아니더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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쥬베이 2011-07-13 22: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게으르고 한심한 자책감에 사로잡혔을 때 읽기에 적당한 책" 이 부분!
지금 제가 꼭 읽어야 하는 책이네요ㅋㅋㅋ
비 내리는 날, 아무 걱정없이 책을 읽을 수 있으면 좋겠어요.
어렸을때는 저게 가능했는데, 요즘은 안되더라고요 휴...

lazydevil 2011-07-13 22:43   좋아요 0 | URL
그렇죠. 어렸을 땐 가능했죠...ㅜㅠ
그래도 나이가 사람을 현명하게 만들잖아요, 그것이 아주 조금일지라도요^^;
구질구질한 장마철... 팥빙수라도 한그릇 드시고 기운내세요~~~^^
 
한국 현대사 산책 1950년대편 2권 - 6.25 전쟁에서 4.19 전야까지 한국 현대사 산책 4
강준만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0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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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준만과 함께 우리의 1950년대를 훑어보며 발견한 흥미로운 대목 중 하나는 한국의 기독교에 관한 기록들이다.

한국 개신교에 대해 염증을 느끼는 이유는 노골적인 보수성, 만연된 물주주의, 기복신앙에 탈피하지 못하는 종교의식 때문이다. 한국 개신교의 지독한 보수성은 기독교라는 종교의 태생적 특징으로만은 설명하기 힘들다. 도대체 한국의 개신교는 왜 이 지경에 이르렀는가? 강준만은 이런 궁금증의 실마리를 강인철, 김흥수, 함석헌의 글을 토대로 짚어보고 있다. 보다 깊이 있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앞서 언급한 인물들의 저작을 직접 읽어보야겠지만 핵심은 대략 이러하다.

우선 초대 대통령인 이승만은 독실한 기독교 신자다. 기독교 장로인 이승만은 제헌국회도 식순에 없는 기도로 시작하고, 크리스마스를 공휴일로 지정할 정도였다. 호불호가 불명했던 이승만은 기독교에 엄청난 특혜를 주었다.(반면 다른 종교를 노골적인 박해했다.) 해방 후 한국 기독교는 이승만이 집권한 15년간 정권의 축복을 받으며 성장할 수 있었다.

이승만이 정권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6.25 전쟁 때문이다. 이승만은 반공과 북진통일론을 내세우며 여론몰이를 했고, 이에 반하는 세력들은 모두 ‘빨갱이’로 몰아 처단했다. 당연히 이승만을 적극 지지하던 기독교인들은 누구보다 열렬한 반공주의자가 되었다. 게다가 6.25전쟁 직후 남한에는 북한에서 월남한 기독교인들이 수가 적지 않았다. 빨갱이 색출에 혈안이 되어있던 남한에서 살아남기 위해 이들은 북한에서 박해받은 기독인이라는 신분을 이용했다. 또한 이북 출신이라는 ‘약점’을 지우기 위해 누구보다 격렬한 반공주의가 될 수밖에 없었다. 그들은 공산주의자를 ‘사탄’, ‘마귀’로 표현하며 자신들의 정체성을 공고히 했던 것이다.

한국 개신교의 교세 확장은 6.25 이후 급속하게 이뤄진다. 가난에 굶주린 한국인들에게 “교회는 미국의 은혜와 풍요가 배급되는 주요 채널이었다. 그래서 교회에서 무료로 주는 미국 밀가루를 얻기 위해 교회에 다니는 이른바 ’밀가루 신자‘들도 많이 나오게 되었다.”(p.110)
이 당시 한국 개신교회는 미국의 선교 단체로부터 막대한 물자 및 현금을 원조를 받았다. 이는 한국 개신교의 교세 확장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고, 한국 개신교의 친미주의를 증폭시키는 밑바탕이 되었다. 이렇게 친미주의와 물질주의, 반공주의가 한국의 개신교를 물들였다.

그럼 기복(祈福)은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전쟁 후 몸과 마음이 황폐해진 한국인들에게 교회는 엄청난 풍요를 상징하는 것이었다. “미국에 대한 동경과 숭배, 물질에 대한 한(恨)의 종교적 표현이 바로 기복신앙”이었으며, “그런 점에서 기복신앙은 자본주의 이데올로기로서의 성격마저 갖게 되었다. 세계에서 그 유례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특별한 한국의 기복신앙은 마찬가지로 세계에서 그 유례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특별했던 한국의 역사적 상황이 낳은 산물”라고 설명한다.

당시 함석헌의 비판은 신랄하고 통렬한 한편 섬뜩하게 와 닿는다. 당시 개신교에 만연한 기복, 물질주의, 타종교에 대한 배타성, 정치권력과의 유착 등의 모습이 지금과 너무나 닮아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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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린산책 2011-03-24 19: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리즈라서 내용이 아주 자세하겠어요.
관심이 생기네요, 한국 개신교에 대한 내용도 흥미롭구여^^

lazydevil 2011-03-24 22:49   좋아요 0 | URL
그해마다 110여페이지 조금 넘는 분량으로 요약하고 있어요.
조금 숨가쁘게 달리는 느낌이지만 연대기별로 일별하는 데 도움이 되더군요.
무엇보다 재미있네요, 정신은 없지만요^^
 
한국 현대사 산책 1950년대편 1권 - 6.25 전쟁에서 4.19 전야까지 한국 현대사 산책 3
강준만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0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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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신상옥 감독의 1959년작 <독립협회와 청년 이승만>을 보았다. 김진규가 열연한 이승만은 그야말로 민족과 나라를 생각하는 순수한 영웅이다.(개인적으로 김진규라는 배우를 좋아한다!) 기울어가는 국운을 통탄하던 청년 이승만은 민족과 역사를 위해 활약한다.
이 영화는 이승만의 4선을 위해 고심하던 정치깡패 임화수가 제작한 작품이다. 그는 주목받던 젊은 감독인 신상옥에 연출을 의뢰함과 동시에 상상을 초월하는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실제로 거대한 세트, 화려한 의상, 대규모 엑스트라 등 엄청난 물량 투여의 흔적이 곳곳에 보인다. 
이 작품은 꽤 잘 만든 시대극이지만 크게 감동할 만한 작품은 아니다. 단조로운 연대기식 구성 탓에 드라마는 밋밋했고, 이승만을 우상화하기 위해 순진할 정도로 골몰한 결과 ‘인간’이 느껴지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도 <독립협회와 청년 이승만>은 재미있었다. 청년 이승만을 열연한 김진규의 연기도 좋았다. 막 물이 오르기 직전 신상옥의 연출 솜씨를 감상하는 것도 흥미로웠다. 정권의 강압에 못이겨 떠밀리듯 출연한 당대 스타들의 한자리에 만나는 것은 꽤나 즐거운 경험이었다. 최은희, 황정순, 이민, 남궁원, 김승호, 허장강, 독고성, 엄앵란, 이빈화, 최무룡, 이예춘, 김지미, 도금봉, 황해... 정말이지 이렇게 화려한 출연진을 한꺼번에 만날 수 있었던 한국영화가 있었던가?
솔직히 이승만을 민족의 영웅으로 만든 미화한 것은 전혀 눈에 거슬리지 않았다. 묘하게도 노골적인 이 영화의 불순한 의도는 전혀 효과를 발휘하지 않다. 이 영화를 보는 내내 ‘가공의 민족 영웅’을 연기한 김진규만 눈에 들어왔을 뿐이다.(김진규는 얼마나 매력적인 배우인가!!!) 영화 속 청년 이승만은 실존 인물과는 전혀 오버랩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불편한 없이 즐길 수 있었다.
실제로 이 영화는 “당시 선거에 거의 영향을 주지 못한 것 같다”고 신상옥은 회고했다. 이 영화가 개봉된 이듬해 1960년에는 그 유명한 3.15 부정선거가 있었고, 한 달 후 4.19가 있었다.

<한국 현대사 산책 -1950년대편 1권>의 주인공은 대한민국의 초대 대통령 이승만이다. 영화 속에서 고종의 배려 아래 조선을 탈출해 미국으로 떠났던 청년 이승만은 이제 대한민국의 초대 대통령으로 한국전쟁을 치른다.
강준만은 여러 사료를 바탕으로 50,51,52년을 개괄하며, 이승만과 한국전쟁의 발발과 전개 과정을 다루고 있다. 잘 알려진 사건과 숨겨진 사실을 정리하며 50년대 초 3년간을 추적하는 발길은 무겁기만 하다. 피상적으로 이해하고 있던 초대 대통령이자 부패한 정치인이었던 이승만이 저지른 패악은 생각보다 심각한 것이다. 한 나라의 대통령으로서 그가 행한 것들은 평가하기가 두려울 정도로 잔인하고 끔찍한 결과로 역사를 더럽혔다. 도덕적으로나 이성적으로 이해가 불가한 그의 판단 때문에 짓밟힌 수많은 희생자를 생각하면, 나의 부모님이 살아남았다는 것이 놀라울 지경이다.
50년대 초 삼년간은 참사(慘事)라는 말로 밖에 요약할 수 없다. 더욱 끔찍한 것은 그 상처가 아직도 청산되지 않고 대물림하고 있다는 것.

학교 교과서 속의 한국전쟁은, 마치 남의 나라 일처럼 담담하게 쓰인 교과서 속 한국전쟁은 영화 속 ‘청년 이승만’처럼 한없이 쿨하기만 하다. 지나간 상처는 담담하게 묻어두는 것이 현명하다고 역설하는 것인가? 50년전 참혹한 현실을 온몸으로 느끼며 살았던 관객들은 스크린 속에 그려진, 그렇게 쿨하기만 한 청년 이승만을 어떻게 보았을까? 슬프게도 영화는 현실보다 늘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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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가다 2011-03-17 09: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오랜만의 리뷰가 너무 반가워서 자취를 남깁니다.
팬이에요^^

lazydevil 2011-03-17 20:19   좋아요 0 | URL
지나가다님(???), 반가워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도 반갑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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