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얼굴의 반가량 되는 파란 눈을 꿈뻑이며 꿈이 있다고 노래부르는 그녀. 맨발에 춤을 추느라 상기된 얼굴까지... 그녀의 머리카락이 금발이든, 갈색이든. 마법을 부리든, 안부리든. 그녀가 사랑스러움에는 변화가 없다.             

 

 

 

 

2. 내가 마신 와인값을 멋지게 계산해 주는 그녀. 그것도 모자라 사골우거지국밥까지 사주는 그녀. 이건 뭐... 사랑스럽지 않을 이유가 하나도 없다. 술을 잘 못해 와인 한두잔에 붉어진 얼굴과 동그란 안경(이건 정말 내 스타일이 아니지만!!!) 까지도 사랑스럽다.  

 

 3. 외국 배우의 이름을 외우는 일. 게다가 외운 이름에 얼굴을 매치 시키는 일은 정말 쥐약이다. 하지만 이 영화로 그녀는 한방에 나에게 두가지 일을 가능하게 만들었다. <나탈리 포트만> 그녀의 날개뼈까지 나는 생생히 기억할 수 있을 것 같다. 영화를 보면서 나는 패왕별희가 생각났다. 또다른 자신에게 취해서 자신을 잃어버려 가는 모습은 안타깝지만 그 결과물은 아름다웠다.  그녀, 혹은 그도 

 
 

 블랙 스완은.. 그러니까.. 이미지 준비중..;;;

 

 

 

 

 

4. <이층의 악당>에서 김혜수는 좀 히스테릭 해 보였다. 귀엽게 히스테릭 해 보였다. 그리고 몇일 후 도착한 문자 한통. '어제 김혜수가 나온 이층의 악당을 봤는데 볼수록 네 생각 나더라 참 닳았어' 우하하하. 그러니까 나는 히스테릭해도  귀여운 그런 여자였던 거다. 라고 자만하고 싶었으나... 그사람은 나를 <곰>이라고 부른다.. 곰에.. 코끼리에 이 무슨.. -ㅁ-;;;  

 

 

 

 

 

 

 

5. 태어난 아기는 3.72kg 무려 자연분만이다. 크게 태어나서 그런지 아기는 얼굴이 쭈글거리지도 않았고 머리숱도 제법이다. 작은 눈을 깜빡깜빡, 조그마한 혀가 나왔다 들어가기를 반복한다. 유리창 넘어에 안아볼 수 조차 없어도 그 사랑스러움이 마구 묻어난다.  

6. <하루에 하고 싶은 말의 양이 한정된 것 같았다> 읽고 있던 소설의 한 대목이였다. 한 여자의 매력을 설명하면서 붙인 이 문장을 여러번 다시 읽었다. 요새는 해야 할 말과 하지 말아야 할 말을 구분하지 못할때가 많다. 만약에.. 내가 하루에 하고 싶은 말의 양이 한정된 그런 여자라면 .. 그러면 하지 않아야 할 말을 아낄 수 있을테고.. 지금보다 만배는 사랑스러워 질텐데... 

 

 

 

 

 

 

 

 7.영화 '아이들'은 내가 좋아 하는 부류의 영화가 아니였다. 하지만 그 영화를 선택하게 된건 오전10시에 상영하는 가장빠른 영화이기도 했고, 내가 좋아하는 배우들이 나오기 때문이기도 했다. <취향>이란건 때론 이토록 무섭다. 배우의 포스를 풍기며 멋지고 이쁜모습이 아니라 다 묶이지도 못한 흩으러진 머리카락에 후줄근한 옷차림으로 심지어는 평소보다 조금 모자란 연기를 보여도 이뻐보이니까...   

8. 작가가 몇줄의 글로 호불호를 뒤집을 힘이 있다면. 가수란 공연 한번에 호불호를 뒤집을 힘이 있는 사람들이란걸 다시 한번 깨달았다. 그가 좋아진것 까진 아니더라도 그의 새 앨범이 나온다면 전곡을 들어 볼 의향은 충분히 생겼다. 

 

 

 

 

 

9. 그런데 <그 사람>은 작가도 아닌 주제에 글 몇줄로 호불호를 뒤집을 힘을 가졌다. 다시 말하지만..취향은 참.. 무섭다. 이쯤에서 나오는 감탄사는.. 아.. 젠장.. 쯤 되시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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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철나무꾼 2011-03-09 02: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페이퍼 엄청 사랑스러운 거 아실려나???

적절한 언어를 구사하여, 이렇게 사랑스러운 페이퍼를 만들어내실 수 있다니...
님의 '아..젠장..'속의 그는 누굴까...마냥 궁금해져 더듬이를 이리저리 내뻗어 봅니다~^^

따라쟁이 2011-03-09 12:32   좋아요 0 | URL
요새 문득 그래요. 작가가 아니라 그저 블로그 글 몇줄에도 이사람이 이런사람이였나.. 하면서 다시 생각할 일이 많아지더라구요.

아.. 이 모든게 봄이여서 그렇습니다.

마녀고양이 2011-03-10 11: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쁘다 이뻐,,, 페이퍼. 자기만큼 이쁜데?

난 <아이들>은 패스입니다요.. 아흐흑, 그거 실화라는 점이 더 슬퍼.
길게~~~ 영향력 행사하겠다고 나설 영화인지라, 거절합니다. ^^

라푼젤 너무 이쁘징? 솔직히 그런 영화만 보고, 그런 세상만 보고 살면 얼마나 좋을까?
아기....... 나두 안고 싶당~ 그런데, 우리 모르는 사이에 아기 낳은건 아니징?

따라쟁이 2011-03-11 13:15   좋아요 0 | URL
아하하하. 이런 댓글들이 자꾸 달리니까. 저는 이제 제가 막 이쁜줄 알아요 ㅎㅎㅎㅎ

아이들은.. 네.. 실화여서 더 슬펐습니다. 아이가 있는 부모는 볼 영화가 못되는것 같아요. 반면 라푼젤이 너무 이뻤어요. ㅎㅎㅎ

아이는 형님하고 아주버님 사이에서 태어난.. 그러니까.. 조카인가봐요.

무스탕 2011-03-10 14: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따라님. 나가요, 탕이가요, 비록 파란눈은 아니지만, 쌍꺼풀도 애 낳고 생긴거지만, 노래도 잘 못하고, 몸치 금메달 리스트고 그렇지만, 그래도 눈이 쫌 큰 편인데 그래도 사랑스러워 해 주실래요? 응?
:)

따라쟁이 2011-03-11 13:16   좋아요 0 | URL
그럼요. 분명히 까만눈을 반짝거리면서 노래와 춤을 잘 하진 못해도 완전 귀엽고 사랑스럽게 하실텐데. 당연히 사랑스럽죠. 그건 당연한거 아닙니까!!!

꿈꾸는섬 2011-03-10 14: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랑스러운 따라님^^ 글도 정말 사랑스럽네요.
<아이들> 영화는 넘 무서워서 도저히 못 보겠어요.ㅜㅜ 생각만으로도 소름이 돋아요.ㅜㅜ

라푼젤은 보고 싶었는데 못봤어요. 울동네 상영관이랑 시간이 안맞아요.ㅜㅜ

근데, 아가는 누가 낳은거죠? 신생아실에 있는 아가, 너무 귀엽고 사랑스럽잖아요.

따라쟁이 2011-03-11 13:17   좋아요 0 | URL
네., 무섭고 소름돋는 영화였습니다.

아기는 형님이 낳으셨어요. 사랑스러워요. ㅎㅎ 약간 심통난 표정까지도 사랑스러워서 창문에 완전 딱 달라붙어서 코가 눌리는 지도 모르고 아기를 바라봤어요 ㅎㅎㅎ

감은빛 2011-03-12 00: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올해 7살이 된 울 첫째녀석이랑 몸무게가 비슷하네요.

히스테릭하고 귀여운 곰(?)이라~
상상해보려고 애쓰는데, 쉽게 안되네요~ ^^

따라쟁이 2011-03-14 12:35   좋아요 0 | URL
히스테릭하고 귀여운 곰이 상상하다고 쉽게 떠오를 이미지는 아니죠. -ㅁ-;;

후애(厚愛) 2011-03-12 11: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이 너무 좋아요~ 그리고 정말 이뻐요! ^^

따라쟁이 2011-03-14 12:35   좋아요 0 | URL
아. 정말 고마워요 ^-^
 

1. 넘치게 흐르는 감정들은 나에게 와서 잘 닿지 못한다. 그저 스크린 안쪽을 맴돌다가 사라져 간다. <만추>는 내게 보여지는 영화가 아니라 들려주는 영화였다. 그들의 감정이 전해지는 것은, 화면가득 차오르는 그들의 표정이 아니라, 영화관을 울리는 소리였다. 탕웨이가 종이를 씹어먹는 바르작 거리는 소리나, 과자를 먹는 오도독거리는 소리에서 그녀의 불안감이 느껴진다. 이마위로 쏟아지는 헝크러진 머리카락을 스치는 바람소리가 스산하다. 그런 그녀뒤로 들리는 구두소리에 설레임을 느낀다. 마음을 설레이게 하는건 아주 작은 소리들이였다. 시계를 채워주는 딸깍하는 소리, 귀걸이가 찰랑거리는 소리, 단추를 풀어나가며 옷깃을 스치는 바라작거리는 소리. 가장 처음느끼기 시작해서 마지막까지 남아있는 감각이 소리라고 했던가?    

그래서 나는 아직 기억하고 있는걸까?


 낮은목소리를, 손가락으로 테이블을 두들기던 소리를, 묶여있는 리본을 풀던 소리를, 색연필로 종이 귀퉁이를 색칠하던 소리를, 책장을 넘기는 소리를, 마지막으로 책을 덮던 소리를.  

 2. 요 몇일 늦은 밤, 혹은 새벽. 창 밖에서는 계속 고양이가 울었다. 제법 큰 고양이가 집 주변을 배회한다더니 내방 창문 밑에 자리를  잡은 모양이다.  "야-옹"하더니만, "니-야-옹"하고 그리고 "아-옹"한다. 그 차이에 무슨 뜻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 차이를 알아낸 스스로가 기특했다. 귀를 귀울여 주는것, 관심을 보여주는것, 그래서 그 찰라에 차이가 있다는 것을 알아봐 주는것. 

내 기억속에 그 사람이 오래 머무는 것은 아마도 나에게 눈동자가 갈색이라고 말해줬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연한갈색에서 진한 고동색으로 바뀌는 찰라의 눈동자 색을 알아봐 준것. 그 눈빛의 변화에 내 감정의 차이가 무엇인지는 모를지라도... 

3. 봄밤이다. 그래서 잠을 못드는가 보다. 그래서 쓸대없는 생각이 끊임없이 드는가 보다.  

4. 잠들지 못하는 봄밤. 이 책을 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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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고양이 2011-03-07 16: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쁘다.. 고양이 얘기.
창 밖의 고양이 울음 소리가 분홍빛 책 색상과 묘하게 어울린다눈.
차이를 알아듣겠던가요?
따라님, 가끔 귀 막고 살고 있지 않나요? 나는 막는데, 가끔, 일부러.

코 끝이 매워 미칠거 같아요, 다시 감기 걸리기 싫은데. 도리도리.

따라쟁이 2011-03-07 21:58   좋아요 0 | URL
무슨뜻이 있는지는 모르지만, 다르다는거 정도만 알았어요 ㅎㅎㅎ

감기.. 아직 매서워요.

Mephistopheles 2011-03-08 00: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현빈....군대갔숑~ 군대갔숑~
그것도...해병대로 갔숑~ 해병대로 갔숑~

따라쟁이 2011-03-08 16:20   좋아요 0 | URL
아... 우월한 유전자가 분명해요. 짧은 머리카락도 어찌나 그렇게 멋지답니까.. 저는 너무 짧은 남자 머리카락에 별로 감흥하지 못하는 편인데, 멋졌어요.

책가방 2011-03-08 01: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소리로 기억되는 것도 의외로 많다는 걸 새삼 느껴보는 밤입니다.
대나무 밭에서 불던 스산한 바람소리, 여름밤 자장가처럼 들리던 개구리 울음소리, 지붕을 두드리던 빗방울 소리, 옆집 남학생이 내 방 창가에 인접한 담벼락 위에서 나를 부르던 소리..ㅋ
모두 밤에 듣던 소리네요.
결혼 후 서울살이 하면서 힘들었던 것들 중 하나가 소리였네요.
자려고 누우면 들리던 소리들..
시골밤은 조요.....ㅇ 하거든요.

탕웨이가 과자 먹던 소리는 지금도 귓가에 들리는 듯 하네요..^^

책가방 2011-03-08 01: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디서 들었는지 기억이 나진 않지만... 간단하게 족욕을 한번 해 보세요.
체온이 0.5도만 올라가도 그 체온을 내리는 과정에서 쉽게 잠이 온다고 하더군요.
잠을 제대로 못자면 일단 식욕억제호르몬이 나오지 않아서 살찌기 쉽대요.^^
지금쯤 잠들었길 바라며...^^

따라쟁이 2011-03-08 16:21   좋아요 0 | URL
아.. 그런건가요? 그래서 제가 살이 안빠지는 건가요? ㅠㅠ

여기는 조용한 시골동네에요. 고양이 우는 소리 말고는 별 소리 없어요. 그런데도 잠이 못드니까 아주 작은 소리에 귀를 귀울이게 되네요.

양철나무꾼 2011-03-08 02: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은 잘 모르고요, 다시 사랑할 수 있을까...하는 노래만 생각나요.
따라님, 제대로 봄을 타시는군요~^^

잠깐만 기다려 주세요.
내 기필코 만추를 보고와서 님과 대화를 섞도록 하겠습니다~!!!

따라쟁이 2011-03-08 16:21   좋아요 0 | URL
좋아요~!!! 기다리겠어요!!!!!

잘잘라 2011-03-08 17: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들었나?
-뭘요?
-해 넘어 가는 소리.
-너무 커서 못들었어요.

-들었나?
-뭘요?
-달 뜨는 소리.
-너무 작아서 못들었어요.

따라쟁이님은 들었어요?
봄이 오는 소리,
물 오르는 소리,
새순 돋는 소리..

따라쟁이 2011-03-09 00:18   좋아요 0 | URL
때론.. 너무 커서 못듣는 소리들도.. 있었군요..
아무것도 못들었어요.. 올 봄은 그저 갔으면 하고 바랄 뿐이에요

카스피 2011-03-08 19: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창밖의 고양이 소리라...어느때는 애기 울음 소리같아서 좀 무섭기도 하지요ㅡ.ㅡ

따라쟁이 2011-03-09 00:19   좋아요 0 | URL
네.. 저도 처음엔 너무 무서워서 창문열고 "널만나고 나서 되는 일이 하나도 없어 가. 가라고"를 외쳤지만.. 몇일 듣다 보니까.. 응.. 그래 너도 우는구나.. 하면서 이러고 있네요

감은빛 2011-03-12 00: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만추> 보고 싶어지네요.
한동안 불면증때문에 잠을 못잤어요.
아무리 피곤해도 자리에 누우면 오히려 정신이 또렷해지곤 했죠.
술을 한잔 마셔도 오히려 어중간하게 취하면, 잠을 못자요.
밤새 음악을 듣거나, 쓸데없는 감정들을 끄적거리거나,
슬픈 영화나, 무식하게 때려부수는 영화따위를
멍하니 쳐다보며 시간을 보내기도 했죠.

따라쟁이님, 글을 읽으면 마음이 확 끌려가서 못 읽겠어요!

따라쟁이 2011-03-14 12:36   좋아요 0 | URL
보세요. 근데. 쓸쓸하게 가을비 내릴쯤에 보세요. 제목도 무려 만추잖아요 ㅎㅎ(마노아님께 배낀거..)

불면증은 원래 그래요. 자리에 누우면 더 또렷해지고, 술도 어중간하면 힘들고, 음악을 듣거나 영화를 보면 감정들이 나름 또 살아나죠.

마음이 확 끌러오신겁니까? ㅎㅎㅎ
 

 



不醉不歸

                           허수경




어느 해 봄그늘 술자리였던가

그때 햇살이 쏟아졌던가

와르르 무너지며 햇살 아래 헝클어져 있었던가 아닌가

다만 마음을 놓아보낸 기억은 없다

마음들끼리는 서로 마주보았던가 아니었는가

팔 없이 안을 수 있는 것이 있어

너를 안았던가

너는 경계 없는 봄그늘이었는가


마음은 길을 잃고

저 혼자 몽생취사하길 바랐으나

가는 것이 문제였던가, 그래서

갔던 길마저 헝클어뜨리며 왔는가 마음아


나 마음을 보내지 않았다

더는 취하지 않아

갈 수도 올 수도 없는 길이

날 묶어

더 이상 안녕하기를 원하지도 않았으나

더 이상 안녕하지도 않았다.


봄 그늘 아래 얼굴을 묻고

나 울었던가

울기를 그만두고 다시 걸었던가

나 마음을 놓아보낸 기억만 없다.


 




빌어먹을, 차가운 심장이 아닌 1992년에 나왔던 허수경시인의 책을 읽고 있다.
한숨이 나오는 것은 어쩔 수 없다. 나에게도 경계없는 봄 그늘 같은 사람이 있으니...    

취하지 않았으니 돌아 갈 수 없고, 사랑하지 않았으니 보낼  수 없다.


봄은 아직 채 오지도 않았는데, 나는 벌써 보낼 준비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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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1-03-03 11: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시 좋아요!

2011-03-03 11: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3-03 11: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3-03 11: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녀고양이 2011-03-03 11: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두 사야겠당, 허수경 시인 책.
얼마 전에 어디서 마주쳤는데, 다시 따라님 서재에서 보내요.

난 봄을 움켜쥘테에요. 안 그래도 몸이 시려 견딜 수가 없어요!

따라쟁이 2011-03-03 11:25   좋아요 0 | URL
봄을 움켜쥐세요. 저는 끌어안고 가기엔 봄이 너무 따뜻해서 안되겠어요. 왜 그런거 있잖아. 차갑게 내칠때는 나도 같이 매서워 지는데 상대방이 따뜻해 지면 괜히 눈물 나는거...

그래서 안되겠어요 ㅎㅎㅎ

저 시가 수록된 시집은 -혼자가는 먼 집-입니다. ㅎ

Mephistopheles 2011-03-03 12: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근데.....이 날씨가 과연 봄인지...덜덜덜...

다락방 2011-03-03 12:31   좋아요 0 | URL
아침 출근길에 예전보다 밝은걸 느껴요. 봄 맞아요, 메피스토님! ㅎㅎ

따라쟁이 2011-03-03 12:32   좋아요 0 | URL
저.. 사실은.. 오늘.. 어그부츠 다시 신고...목도리도 다시 하고... 겨울잠바 다시꺼내 입고... 막.. -ㅁ-;;;;

다락방 2011-03-03 12: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한가하군요, 따라쟁이님! ㅎㅎ

따라쟁이 2011-03-03 13:24   좋아요 0 | URL
ㅎㅎ 그냥 한가해 보려고 해요. 사실은 할 일이 있는데 하기도 싫고.. 하기도 싫고.. 그러니까.. 하기도 싫고.. 해서요.

저절로 2011-03-03 13:32   좋아요 0 | URL
오늘 한가하군요..*2

허수경씨는 이 지방 출신이랍니다~자랑질.

따라쟁이 2011-03-03 13:55   좋아요 0 | URL
네. 그러니까.. 할 일이 있는데, 그것도 많은데 하기도 싫고.. 하기도 싫고... 하기도 싫고.. 그러니까.. 하기도 싫고.. 해서요.

으흠.. 그지방이 점점 끌리는 군요.

무스탕 2011-03-03 14: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하기 싫을땐 그냥 노는것도 좋아요. 뒤에서 수시로 체크하고 태클거는 상사만 없다면요 ^^

따라쟁이 2011-03-03 18:06   좋아요 0 | URL
수시로 체크하고 태클거는 상사는 없지만 내내 지켜보다가 이르는 사람은..있;;;;;

잘잘라 2011-03-03 16: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방금 하기 싫은 일 하나 하고 왔어요.
공무원 수행하고 현장 돌기. 한시간 걸렸어요.
공무원 갔어요. 해방감 충만!
완전 기뻐요. 나의 기쁨을 따라주세요. 따라쟁이님! ^^

따라쟁이 2011-03-03 18:07   좋아요 0 | URL
저는 하기 싫은일 끝까지 안하고 버티다가 퇴근할거에요 ㅎㅎㅎ
메리포핀스님의 기쁨을 따라하면서 퇴근하겠습니다+_+

양철나무꾼 2011-03-04 01: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취하지 않았으니 돌아갈 수 없다.
취하면 돌아가야 하나요?

사랑하지 않았으니 보낼 수 없다가 아니라,
사랑하지 않았으니 보내고 자시고 할 것도 없다...아닐까요?

허수경 시를 이 봄날 새댁이 읽기는 너무 잔인해요~ㅠ.ㅠ

따라쟁이 2011-03-04 09:22   좋아요 0 | URL
'아직'사랑하지 않아서, '아직'은 보낼 수 없어요..
이게 진심인것 같아요.

잔인하죠. '아직'사랑할 기회를 주지 않은 그 사람도, 그 마음을 후벼파는 허수경시인의 시도..

무해한모리군 2011-03-04 15: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봄이 오려고 해서 요즘 자꾸 술이 당기나봅니다.
취해서라도 넘겨봐야겠어요.. 봄을.
아직은 너무 춥지만.

따라쟁이 2011-03-07 15:46   좋아요 0 | URL
봄에 취해서 봄을 넘기든, 술에 취해서 봄을 넘기든.

우리 무사히 봄을 넘겨요.
 

모퉁이 넘어 외진 길에서 꼬마 아이가 울고 있었다. 우는 모양새가 안스러워 나도 모르게 다가가 말을 붙였다.  

- 왜 여기서 혼자 우니? 

낯선 사람이 무서웠는지 아이는 내밀었던 손을 내치고는 저쪽으로 달아나 버린다. 아이 입장에서는 낯선 사람의 손길이니 그럴 수 있었겠다 싶다가도 괜히 내밀었던 손이 서러워 진다. 낯선 아이에게 내밀었던 손길이 내쳐져도 이토록 시려운데. 재산 문제로 집안이 시끄럽다가 결국 아들에게 내쳐져 서울에 어떤 요양원으로 들어갔다던 노부부는.. 얼마나 서러웠을까.   

봄이 된다. 겨울철 한가한 농촌을 지내면서 젊은 아들들들은 무엇을 했는지 봄만 되면 종종 들려오는 이야기들이다. 뉘집 아들래미가 땅을 팔아가지고 도망 갔다더라, 뉘집 아들래미가 어미를 때렸다더라, 뉘집은 형재끼리 재판장에 선다더라. 올해도 여지없이 한가한 농촌 마을에 이런 소식이 들려온다. 그리고 그중 한 노부부가 아들 등쌀에 못이겨 땅을 내주고 요양원으로 갔다한다. 제법 넓은 땅을 농사 지으셨다던 노부부가 요양원에  들어갈 때 아들이 쥐어준 돈은 기백만원 정도.. 부족한 비용은 지금 살고 있는 조그마한 텃밭 딸린 집을 파신 돈이라고. 그래도 아들 욕먹이는게 싫어 동네 챙피스럽다고 한번도 떠난적 없는 고향을 등지고 요양원으로 가시는 길을 택했다고 말씀하시는 우리 시할머니의 얼굴도 어둡기 그지 없다. 이사가시기 전에 자주 드르시던 경로당에 아들이 내는거라며 떡까지 해 오셨단다. 불편하게 왜 시골서 사느냐고 아들 성화에 편한곳으로 간다고 말씀하시지만, 아들래미가 그동안 땅 때문에 속썩인건 쉬쉬하면서도 모두 아시는 사실이라고.

주말이라고 아들내외에 손주내외까지 둘러 앉아 나오는 이야기가 어둡다. 부모님이 가지신 땅이나 재산을 탐내 본 적 없다. 그것은 내것이 아니다. 부모님께서 다 쓰시고 가신다고 하셔도 할 말이 없고, 사회에 환원하시겠다 하셔도 그 뜻에 반대할 마음이 없다. 아니 자격이 없다. 이런 생각을 가진 내가 스스로 간혹 기특할때도 있는데 변하지 말아야지 싶었다. 나중에 내 살림이 어려워 진대도 가진거 나눠쓰자면서 염치없이 덤벼들지 않는 내가 되도록 스스로 단도리를 해 본다.  

책장 한구석에 꽃혀진 시집을 펴들었다. 하도 열었다 접었다를 해서 겉표지가 이젠 제법 낡았다.

<가난하다는 것은>
                                이상국 

세사 어머이를 이렇게 패는 눔이 어딨너 

돈 내놔, 나가면 될 거 아냐 

연탄재 아무렇게나 버려진 좁은 골목 담벼락에다                                                                아들이 어머니를 자꾸 밀어 붙인다 

차라리 날 잡아 먹어라 이놈아   

누가 아들을 때어누가 아들을 떼어내다가 연탄재 위에 쓰러뜨렸데                                         어머니가 얼른 그 머리를 감싸 안았습니다 

가난하다는 것은 높다라는 뜻 입니다.

    

가난하다는 것은 높다라는 뜻이라는데, 때론 가지고 있는 조그마한 살림살이가  사람을 낮게 만드는 것은 맞나보다.  

가진것 없어 벽에 내쳐지지면서 아들을 끌어 안는 어머니와 가진것을 전부 내주고도 내쳐지면서도 아들을 위해 변명하는 어머니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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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2-27 12: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2-27 20: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양철나무꾼 2011-03-02 01: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시, 가슴에 품을래요~^^

따라쟁이 2011-03-02 13:57   좋아요 0 | URL
요새, 계속 생각해요. 시인들은 정말 대단하다고.

잘잘라 2011-03-03 16: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요.. 가슴에..

따라쟁이 2011-03-03 18:06   좋아요 0 | URL
여러분 가슴에 시가 피어나네요 ㅎㅎㅎ
 

  

새벽세시, 바람이 부나요? 의 앤딩부분의 에미 같거나,  만추에서 탕웨이가 스콘을 포크로 건드리고 있던 그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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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애(厚愛) 2011-02-25 13: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영화 <만추>가 인기가 많군요.^^ 저도 봤으면 좋겠어요.
즐거운 주말 되세요~ ^^

따라쟁이 2011-02-25 14:45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ㅎㅎㅎ
멋진 사십자평이나 리뷰들이 워낙 많아서 저는 그냥 요정도로만.ㅎㅎㅎㅎ

무해한모리군 2011-02-25 17: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힘내요 따라쟁이님 화이팅!

따라쟁이 2011-02-25 19:04   좋아요 0 | URL
네.. ㅠㅠ

왠지 눈물이 울컥 나는 위로에요.

라로 2011-02-25 19: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따라님, 대전에 와요. 제가 와인 사줄게~~~.

따라쟁이 2011-02-25 20:13   좋아요 0 | URL
와인+_+ 와인 +_+ 와인+_+

하지만 나비님이랑 만나면 맹물 마셔도 좋아요 ^^
이번에 대전에 가면서 좀 놀랐어요. 한시간이면 가더라구요. 제가 근무하는 곳에서 제일 가까운 기차역에서요. 물론 기차역까지 가는데 사십여분... -ㅁ-;;;

무스탕 2011-02-25 21: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만추를 보지 않아서 탕웨이가 어떤 장소에서 어떤 심정으로 스콘을 포크로 건드렸는지 감이 안잡혀요.
그지만, 주말이니까 즐거우세욧-!!

따라쟁이 2011-02-26 09:31   좋아요 0 | URL
그럼요. 세상 모든 주말은 즐거워야 합니다!!

저절로 2011-03-03 13: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 이럴 줄 알았지.
만추 포스터를 보고는
웬지 님 생각이 나더라니..위험해..

따라쟁이 2011-03-03 13:53   좋아요 0 | URL
그렇죠. 제가 쫌, 탕웨이처럼 이쁘긴 하죠..(뭐래니..-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