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09년에 방영했던 드라마 시티홀에 보면, 이런 대사가 나온다. 

나는 그사람에게 괄호에요. 그사람의 숨은의미. 그게 나에요

내게도 괄호안에 사는 사람이 있다. 개구리가 우는, 비오기전 습기 가득한 밤. 그러니까 어제같은 밤에 괄호 밖으로 나와 나를 온 힘껏 뒤흔들어 버리는 그런 사람이다. 나는 그 사람에게 언제나 괄호안의 자리만 주고 싶은데, 그래서 그냥 내게 숨은 의미. 그런 정도로 두고 싶은데 때론 그 사람은 자리를 지켜주지 않는다.  

2.

그냥 너는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었다. 막상 얼굴도 기억해내지 못하는 그냥 내가 좋아하는 사람 81p

아... 어쩌자고 나는 니 얼굴이 기억도 안 나는 걸까? 

더 보고싶어지게..... 

 

 

 

3. 우리나라 인사에는 배려가 있다고 '사랑후에 오는것들'에서 츠지 히토나리가 말했다.  

한국어로 보내는 쪽은 안녕히 가세요 한다. 가는쪽은 안녕히 계세요 한다. 프랑스의 오르봐, 영어의 굿바이, 일본의 사요나라와는 조금 다르다. 남아 있는 사람과 떠나는 사람이 각각 다른 이별 인사를 하는건 이 넓은 세상에서 한국어 뿐이 아닐까? 상대편을 배려하는 그 다정한 말에 나는 감동했었다.

 나는 안녕히 있으라는 떠나는 사람의 인사를 받지 못했다. 그러서 나는 실연을 하지도 못했었나보다. 아껴두었던 실연을 나는 서른의 초여름에 하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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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쟁이 2011-05-31 13: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개구라가 우는 밤.. 오타를 내도 꼭... -ㅁ-;; 이미 스무분쯤 읽었을 뿐이고... 털썩..

pjy 2011-05-31 14: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도 아니고 그런 오타는 안고쳐야 살아있는건데요ㅋ

따라쟁이 2011-05-31 15:21   좋아요 0 | URL
세상에, 이런 글에, 그러니까 실연을 안은밤에 울리는 개구라소리라니요.. 그게 진짜 살아있는 글이 맞는거에요?

pjy 2011-05-31 15:38   좋아요 0 | URL
실연에 대한 슬픈이야기인데 괜히 이런 댓글이라 죄송하네요--;

따라쟁이 2011-05-31 15:59   좋아요 0 | URL
괜찮아요. 오타는 제가 냈으니까. ㅎㅎㅎ 그럼 애초에 오타낸 제가 죄송..
근데 이런건 분위기가 너무 우숩잖아요. 그냥.. 실연의 아픔을 달래던밤에 울었던건..개구리가 아니고 개구라였다고 마무리하죠 우리. ㅎㅎ pjy님도 이왕이면 개구리 우는밤말고 개구라가 우는밤에 슬픈 생각을 하세요

루쉰P 2011-05-31 15: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또 읽다가 혼자서 웃고 있어요. 실연을 안은 밤에 울리는 개구라 소리...푸훕!!!
pjy님과 따라쟁이님의 댓글 문답이 더 웃겨요.....(T.T)
분명 따라쟁이님의 슬픈 사랑이야기인데 웃어서 죄송해요. 갑자기 댓글이 너무 웃겨서.

떠난 사람의 추억은 이제 올 초여름에 같이 좀 날려 버리세요. 그래야 올 사람의 자리도 생기니 말이에요. 이건 진지한 댓글입니다.

따라쟁이 2011-05-31 15:41   좋아요 0 | URL
제말이 말입니다. 오랫만에 진진하고, 오랫만에 정말 실연의 아픔을 맘껏 느꼈는데... 그밤은 그러니까. 개구라소리 들리는 그런 밤이였던 겁니다.. 털썩.

그게 우수워요. 꼭 지나고 난 다음에 추억한다니까요. 그리고 결국은 다시 추억을 잊지 못해서 그리워하죠. 이젠 잘 모르겠어요. 내가 정말 그 사람을 그리워 하는건지, 아니면 그 사람을 추억하는 나를 그리워 하는건지, 그 시절 가슴떨림이 그리운건지 가슴떨려하던 나를 그리워 하는건지..이것도 진지한 댓댓글 입니다.

잘잘라 2011-05-31 17: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글 읽다가 어쩐지 센치메칼칼해져서 '바빠도 커피 한 잔 해야겠네' 하다가 읽은 '개구라가 우는 밤'... 아아......... 증말 너무하십니다. 배꼽 빠졌어요. 물어내세요!!! ㅋㅋㅋㅋ

저는 울산에 와서 생소했던 말 중에, '잘 가입시다'를 두번째로 꼽아요. (첫번째는 나중에 기회되면 얘기할께요^^) 경비실에 택배 찾으러 자주 가는데요. 제가 택배 받으면서 "감사합니다" 그러면 아저씨는 꼭 "잘 가입시다", "잘 올라가입시다" 이러시거든요. '가입시다'는 이럽시다 저럽시다 하는 청유형어미(제대로 된 문법용어인지도 모르면서 생각나는대로 막 갖다 쓰고 보네요^^).. 맞지요? 그래서 이상하더라구요. '같이 가는것도 아닌데 왜 같이 가는 것처럼 인사를 하지?' 그렇게 생각했어요. 멋대로 해석하기 좋아하기는 저는 어느날 '아하. 직접 같이가지는 못하지만 인사에 마음을 같이 보내니 마음이나마 같이 가자는 뜻으로 그렇게 인사하는 모양이지?' 이러구 혼자 히죽히죽 했더라는.. 싱거운 이야기입니다. ^^

바빠서 잠깐 들러 글만 읽고 가려고 했는데 개구라 우는 소리가 너무 쎄서 댓글 안 쓰고는 못배기겠네요. ㅋㅋ

따라쟁이 2011-05-31 17:51   좋아요 0 | URL
네, 메리포핀스님. 제가 커피한잔 사 드리겠습니다. 아메아메아메아메리카노로다가.

근데, 그 인사 좋은데요, 마음이나마 같이 가자는 뜻. 그럼 저는 그사람에게 같이 가입시다. 이렇게 인사한건가 봐요. 그래서 내 마음도 같이 가는 중이여서 이렇게 허한가 봐요.

비로그인 2011-06-05 16: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타 있는 원문을 지금은 읽지 못하는게 아쉽습니다.

그리고 낮이라서 페이퍼 속으로 걸어가지 못하는 것도 아쉽네요.. ^^

따라쟁이 2011-06-11 13:50   좋아요 0 | URL
읽지마요. 그런거 읽어서 뭐 하시게요 ㅠㅠ

밤이여도 페이퍼 안으로는 걸어오지 마세요. 이런 페어퍼는 좀 쓸쓸하잖아요.

감은빛 2011-06-14 15: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끔 그런 사람이 있죠.
어떤 만남이었는지, 어떤 성격이었는지.
얼마나 좋아했는지 등은 다 기억나는데,
더이상 얼굴이 기억나지 않는 사람.

인사를 듣지 못했다면, 아직 실연을 당하지 않은 건가요?
그렇담 저도 아직 실연 당하지 않은 사람이 여럿 되는 거 같아요.

따라쟁이 2011-06-30 15:40   좋아요 0 | URL
그럼요. 인사를 들어야 실연도 하죠. 아직은 헤어진게 아니야.. 라는 마음이 계속 남아 있으면.. 아마도 끝은 아닐꺼야.. 라는 생각이 들면 실연하기가 어려우니까. ㅎㅎㅎ

얼굴이 기억났으면 좋겠어요. 안보고 싶게
 

여름이 들이 닥치고 있다. 어쩌면 대문을 넘어 아빠가 곱게 심은 봄꽃이 있는 쯔음 까지는 벌써 처들어 온것 같다. 비가 오기전에 꿉꿉함, 이마를 스치는 더운바람, 목덜미에 달라붙는 머리카락이 그래.너는 여름이구나 싶게 만든다. 그렇다. 그럼 여름이 더 처들어 오기 전에 아빠가 심은 꽃을지나 현관을 지나 내 방문을 지나 마음까지 쳐들어 오기전에 여름을 준비하자.  

 

 

 

  

 

 

 

 

여름이라면, 읽어줘야지~!  그러고 보니 세권 전부 선물 받은 책들이로구나. 반쯤읽었지만 끝을 못본 책이로구나. 올 여름에 읽어 치워야 겠다.  

 

 

 

 

 

 

 

 시원한 산과 바다의 책을 읽으면 그 다음은 치열한 책들을 읽어야지. 치열하게 부딪히고, 치열하게 사랑하는 그런 책들을 읽어야지. 그런데 그러고 보니 이 세권도 모두 선물 받은 책들이로구나.  

블링블링한 악세서리 몇개를 구입했다. 여름엔 반짝 거려줘야 하니까. 햇빛이 반짝거리잖아. 그러니까 나도 따라 반짝거려 줘야지. 내가 좋아하는 친구에게 내가 샀던 블링블링한 것들을 선물하고 내가 할것들을 따로 챙겨놓았다. 그리고 양산도 하나 구입했다. 이제 닥쳐라. 여름아. 나는 너를 끌어안고 함께 갈 준비가 되었다.  

문득 드는 생각인데.... 올해는 못입어 보겠지.. 그 비키니.. 두개나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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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11-05-27 14: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름을 끌어안고 함께 갈 준비가 되어있다니, 진정 용자세요.
저는 며칠 전에 알라딘에서 모집하는 숀리 다이어트 특강을 신청하려다가 너무 멀어서 관두고, 어제는 약 먹어서 살뺄까 심각하게 고민을 했어요. 여름은 블링블링한 계절이지만 고민도 깊어가요.(>_<)

다락방 2011-05-27 15:18   좋아요 0 | URL
숀리 다이어트 특강........푸하하하 마노아님. 아..마노아님. orz
저도 어제 소파에 누워 최고의 사랑, 임지규를 보면서..아.. 나도 뭔가를 해야 할텐데..하고 초조해 했어요. 숀리 다이어트 특강..어디서 하는데요?

마노아 2011-05-27 16:08   좋아요 0 | URL
논현이요. 다락방님은 가까운 편이죠. 근데 토요일에 하더라고요.
우린 문전박대 당할지도 몰라요.ㅎㅎㅎ

따라쟁이 2011-05-29 21:48   좋아요 0 | URL
저는 문전박대 절대 안 당할 자신 있어요. 아마 성공하면 비포에프터가 가장 확실한 사람중 하나일 테니까요. ㅎㅎㅎ

pjy 2011-05-27 16: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벌써 여름! 봄에 만개했던 꽃은 거의 다 지고 파란 잎사귀들이 햇볕에 반짝반짝 싱그럽습니다^^
여름을 준비한다면 역시 책! 읽는 속도보다도 빠르게 사재기하고 있습니다~ 장르소설들과 기대되는 BL소설들&만화책들~
주로 얼굴에 집중하는 땀샘을 위해 이쁜 손수건과 에어컨과 선풍기를 싫어하지만 피할수 없는 사무실환경으로 맨날 체하는 약한? 몸땡이를 위한 핫팩~
옥상의 무성한 풀과 개덕분에 슬슬 시작된 모기와의 전쟁을 위해서 홈키파정도~

굳이 비키니를 외쿡에서만 입어줄 필요는 없지만, 몸에 들어가야지 말입니다-_-; 철판얼굴만으론 부족한 아쉬운 비키니~ 저도 2개나 있는데요ㅋ

pjy 2011-05-27 18:50   좋아요 0 | URL
생각해보니 이거저거 다 말고 기냥 옆에서 부채질해주면서 모기잡아주고, 과일을 입으로 대령하고, 애교질하는 그런 남편을 여름선물로 바라면 안되겠니~?
아, 따라줌마님은 J군이 있구나~ 좋겠구나~~~

따라쟁이 2011-05-29 21:50   좋아요 0 | URL
J군의 이미지가 이렇게 좋았어요? J군은 어차피 모기는 니가 물려주니 덕분에 나는 괜찮아. 라고 말하는 사람이고, 부채질 대신 그냥 에어컨 전기료 내주는 사람이고, 과일은 입까지는 아니고 방까지만 대령해주고, 애교는 삶아먹으면 불로장생을 한다고 해도 없어요.

우리 힘내서 한강 실외수영장에서 비키니 입고 만납시다.

paviana 2011-05-27 16: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 범이설이라...저 어제 연록흔5권 끝냈어요.^^

따라쟁이 2011-05-29 21:51   좋아요 0 | URL
저는 개인적으로 연록흔이 훨씬 좋았어요. 하지만 한수영님의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법은 여전히 좋았어요

비로그인 2011-05-28 07: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끔 보면 여름엔 치열한 사랑보다는 달콤하거나 짧은, 뭐 그런 느낌의 사랑들만 등장하는 것 같아요.
"그러지 말고", 선풍기랑 얼음물먼저 준비하시는 건 어떠실지욥? 이미 준비하셨을래나.. ㅎ 여름은 좀 멍청해서 져주는 척 하면 잘도 속아 넘어가더라고요..

올만에 등장해서 이상한 소리만 하고 갑니다. 벌써 더위먹은 건 아닌데 말이죠 ㅋ

따라쟁이 2011-05-29 21:53   좋아요 0 | URL
저는 여름에게 져주는 척 하지 않아요. 그저 열렬하게 사랑하죠. 땀흘리고 있는 살아있는 저를요

루쉰P 2011-05-31 15: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이제 닥쳐라! 여름아 / 완전 웃겨요. 아무래도 따라쟁이님은 웃긴 글에 소질이 있으신 듯...

그래도 비키니가 두 개나 있으시고 대단하세요. 전 하나도 없어요. ^^

따라쟁이 2011-05-31 15:38   좋아요 0 | URL
네, 여름은 이제 입도 뻥긋 안했으면 좋겠어요. 입 닥치고 그냥 저한테 들이닥쳤으면 좋겠어요. 나..간다. 지금 가고 있다 이러면서 오는건.. 좀 지치잖아요.

비키니는 입을 수가 없어요. 그러니까.. 루쉰님과 다를게 없어요.

감은빛 2011-06-14 15: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글을 읽긴 읽었었는데, 바빠서 댓글도 안달고 그냥 지나쳤던 모양입니다.
비키니가 두 개나 있으시다면, 한번쯤 입어주셔야죠! ^^

따라쟁이 2011-06-30 15:40   좋아요 0 | URL
네. 칠월말에 입을겁니다. 불끈~!
 

1. 마지막 까지 마주 잡은 손은 무엇이였을까? 평생 함께 했던 사람에 대한 의리였을까? 함께 살아온 시간에 대한 정이였을까? 아니면 처음부터 그래왔듯이 사랑이였을까? 살다보면, 그래서 영화속 노부부처럼 머리카락이 하얗게 되면 그땐 알 수 있을까? 

2. 누가 더 미안한 걸까? 방안에 연탄불을 피우고 방문틈을 틀어막는 남편과 치매에 걸린것도 모자라 암까지 앓고 있는 아내는 서로에게 누가 더 미안했을까? 

3. 누가 맞는 걸까? 사랑하는 연인을 죽음으로 보낼 수 없어 먼저 헤어짐을 청하는 여자와 지금 헤어지면 죽기전에 또 볼 수 있을 것 같느냐고 외치는 남자 중에 누가 맞는 걸까? 

3. 분명한 것은 '사랑' 그것은 언제고 상관없이 가슴뛰게 한다.  

 

 

 

 

 

 

 

쓸대없는 이야기 - 정말 하고 싶은 말이 많은 영화, 하지만 무슨말도 할 수 없게 만든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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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11-05-27 14: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수한 사연을 한 마디로 응축시키는 사랑이로군요!

따라쟁이 2011-05-29 21:53   좋아요 0 | URL
네. 사랑이에요.
 

언제였는지 정확히 기억나진 않지만(고등학교 시절이였던것도 같고..-ㅁ-;;.) 친구가 남자친구와 보내게 될 하룻밤에 앞서 속옷을 사야 한다고 해서 따라 나선 적이 있었다. 당시의 기억이 가물가물 한 이유는 이쁜 속옷을 사 입어 봤자 벗으면 그만(응?)이라는 생각이 아직 변함없기 때문이다. 아마  그때도 어차피 벗을거. 라고 투덜거리면서 따라나섰을 것이다. 그런데 어제 내가 보던 책에서 이런 단어가 나왔다  

<승부 속옷> 

 

 

 

 

 

 

이 만화에서도 역시 여자 주인공은 애인과 함께 보낼 밤에 대비해서 친구들과 속옷 쇼핑을 나선다. 그리고 그 속옷을 일컬어 <승부 속옷> 이라고 부른다.  

승부 속옷을 사러 가는건 성인 여자의 낙이지 

으흠.. 그런가?  

란제리는 말하지면 래핑이야. 날 최고의 선물로 포장해서 보여주는 연출. 그걸 몸에 걸치기만 해도 설레고 남자 친구에게 보여주고 싶다는 마음이 들어야지.  

오호라! 그런거였어?  

그래서 나는  속옷 바구니를 뒤적 뒤적 거려봤는데 거기서는 예전에 쓰던 핸드폰.(그게 왜 거기 있었을까?) 붙이지 못한 옆서 몇장(그러니까 이게 왜 거기 있냐고~!!!)이 바닥에 깔려 있었을 뿐 이였다. 그래서 불끈 섹시한 속옷을 사야겠다는 마음을 먹고 인터넷을 뒤적거리고 있을 쯔음. J군이 모니터를 보더니 피식 웃는게 아닌가.  

- 왜 웃어? 

-아니. 저거 실물이 어떻게 생겼는지는 알고 장바구니에 담는거야. 저게 되게 조그마해. 손바닥 만하다고.  

-그렇지 않아~!!! 

그러더니 어느 서랍인가를 뒤적뒤적 거려서 정말 손바닥만한 속옷 두어개를 꺼내온다. 아.. 속옷이 정말 손바닥 만 할 수도 있구나. 그런데.J군.. 당신이 왜 이런걸 가지고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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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viana 2011-05-07 17: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저도 궁금해지는데요.ㅎㅎ

따라쟁이 2011-05-09 14:51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그런데 대답을 안해요. 먼산보기로 일관해 버리더라구요.

하늘바람 2011-05-08 09: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게요 저도요^^

따라쟁이 2011-05-09 14:52   좋아요 0 | URL
청문회라도 열어야 할 판입니다.

pjy 2011-05-08 11: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후후후후 왜 저는 이순간 여자의 장점이 생각나는지요~~~
남친이나 남푠 또는 남성의 속옷임이 분명한 옷을 입어도 의심받지 않는 건 여자!ㅋㅋㅋ

따라쟁이 2011-05-09 14:52   좋아요 0 | URL
아하하하. 그러고 보니 저도 브리프 몇개 있어요. 잠옷대신으로. 그렇군요. 따지고 보면 내가 브리프 가지고 있는거나 J군이 손바닥만한 속옷을 가지고 있는거나 다를게 없는데 말이에요.

무스탕 2011-05-09 15: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본 만화의 승부 속옷은 정말 연애할때 중요한 아이템같이 어필하기에 정말 저런 단어가 있을까 싶을때가 종종 있어요.
그래, J군님의 손바닥만한 속옷의 정체를 오늘쯤은 밝혀 내셨나요? :)

따라쟁이 2011-05-09 16:09   좋아요 0 | URL
세상에 공짜는 없어요. 속옷을 받았으니 입을 다물어야죠. ㅎㅎ

2011-05-10 13: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5-14 10: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양철나무꾼 2011-05-10 19: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노팬티나 티팬티의 남정네들을 가끔 봐서 말이죠.
근데, 노팬티보다 티팬티의 남자가 더 야릇하게 느껴진다나 어쨌다나~@@

pjy 2011-05-11 14:05   좋아요 0 | URL
역시 알몸보다는 살짝 무어라도 걸쳐주시는 시쓰루? 버젼이 좋은거죠^^

감은빛 2011-05-12 01: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승부 속옷'이란 단어.
처음 들었는데, 뭔가 그럴듯한 느낌이군요.
굉장히 일본스러운 단어라는 생각도 들구요.

그나저나 저도 왜 j군님께서 손바닥만한 속옷을 소지하고 계셨는지 궁금한걸요.
흠 뭔가 말못할 사연이 있으신가요?

따라쟁이 2011-05-14 10:31   좋아요 0 | URL
말못할 사연까지는 아니고요. ㅎㅎ
결혼할때 선물 받은게 몇개 있었는데 그냥 자기가 가지고 있었나봐요.

일단은 뭐.. 그렇다 치기로 했습니다. ㅎㅎㅎ

잘잘라 2011-05-12 16: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뤈 이뤈! 저 급 당황했어요. 저 혼자 막 옛날 사람 되는 느낌이랄까 뭐랄까.. J군 이상해요. 따라쟁이님은 더요! ㅡ.ㅡ;;

따라쟁이 2011-05-14 10:31   좋아요 0 | URL
아하하하.
메리포핀스님. 따라쟁이는 원래 이상한 사람이에요 ㅎㅎㅎ

루쉰P 2011-05-13 13: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하 승부 속옷 완전 웃겨서...모니터 보고 혼자 웃었네요. -.-

아...J군이나 따라쟁이님이 이상하다는 메리포핀스님의 댓글에 저도 한 표더.

따라쟁이 2011-05-14 10:38   좋아요 0 | URL
아하하. 루쉰님 저도 제가 이상하다는데 한표 더하는 바입니다.
 

1.결혼을 하고 처음보는 그녀석의 얼굴이 좀 안되보이는건 아마도 새로 개발을 시작하는 제품 때문일거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농담삼아 "다이어트 하면 너 별로 안이쁜데." 라고 말했다. 그녀석은 피식 웃었고 왠지 그게 좀.. 가슴 서늘했다.  

결혼을 하고 두번째 그녀석의 얼굴은 여전히 안되보였고, 나는 계속 일이 정신없는거라고 생각했다. 바쁘면 잠도 밥도 잊고 사는 녀석이니까 그려려니 해버렸다.  맛있는 밥까지 얻어먹고 난 후에 계산하려고 그녀석이 지갑을 편 순간. 그 사진을 본 것을 지금도 후회 하고 있다. 아니 그 사진을 그냥 여자친구려니 하고 넘어가주지 못한 내 태도를 지금도 후회 하고 있다. 오랜시간 우리는 친구이상으로 너무 가까웠고, 서로의 사생활에 대해서도 너무 존중이 없었던 것을 후회 한다. 결국 나는 그 여자가 누구냐고 계속 물었고, 심지어는 뒷주머니에서 지갑을 휙 빼앗아 확인까지 해 버렸다. 어지간한 일에는 그려려니 하고 넘어가는 내가 보기에도 그 사진은 손이 떨리는 일이였다. 지갑이 툭 하고 바닥으로 떨어졌다.

그리고 한동안 아무런 소식을 듣지 못했다. 아니 들을 수 없었다. 새차를 뽑았다고 친구들과 어울려 시승식을 한다고 했을 때도 나에게는 연락이 오지 않았고, 다른 친구 아이의 돌 잔치에서는 시간차로 서로 마주치지 못했고, 비오는날 안부 문자도 없었고, 월급날 밥 사주겠다는 이야기도 없었다. 나는 그도 나와 마찬가지로 그 일을 통채로 들어 내고 싶어하는거라고 생각했다. 그래. 없던일이야. 없던 일로 하자. 그래서 아무에게도 이야기 하지 않았다.

그리고 어제, 잠깐 통화를 했다. 나는 그의 목소리가 너무 아파서 아무런 말도 할 수가 없었다. 언제부터였냐고 물을 수도 없었다. 다만 너무 긴 시간이 아니였기를 바란다고 이야기 했다. 누군가의 뒤에서 뒷모습을 바라보는게 얼마나 가슴 아픈 일이지 너무 잘 아니까. 그녀석은 까칠한 목소리로 말했다.  

- 친구든 뭐든 옆에 있고 싶었어.

결국 나는 주저 앉아서 눈물을 터트렸다. 그리고 그러지 말라고 부탁했다. 전화를 끊고 계속 주저 앉아 엉엉 우는 나를 보며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은 J군이 무슨일이냐고 물었다. 나는 울먹거리면서 이야기 했다.  

-그자식,..그자식이..  결혼식에서.. 나를 끌어 안아 줬을때. 그때 내가 알았어야 했어. 내가 알아채줬어야 했어.   

2. 그런일이 있든 없든. 나는 오늘 종종 거리면서 일을 했다. 그리고 이제 자리로 돌아와 털썩  주저 앉는 순간 다리에 힘이 풀려 버렸다.  

3. 사람을 잃었다. 추억도, 시간도, 모두 잃었다.  

4. 결국 모든 일은 없던 일이 되어 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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