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09년에 방영했던 드라마 시티홀에 보면, 이런 대사가 나온다. 

나는 그사람에게 괄호에요. 그사람의 숨은의미. 그게 나에요

내게도 괄호안에 사는 사람이 있다. 개구리가 우는, 비오기전 습기 가득한 밤. 그러니까 어제같은 밤에 괄호 밖으로 나와 나를 온 힘껏 뒤흔들어 버리는 그런 사람이다. 나는 그 사람에게 언제나 괄호안의 자리만 주고 싶은데, 그래서 그냥 내게 숨은 의미. 그런 정도로 두고 싶은데 때론 그 사람은 자리를 지켜주지 않는다.  

2.

그냥 너는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었다. 막상 얼굴도 기억해내지 못하는 그냥 내가 좋아하는 사람 81p

아... 어쩌자고 나는 니 얼굴이 기억도 안 나는 걸까? 

더 보고싶어지게..... 

 

 

 

3. 우리나라 인사에는 배려가 있다고 '사랑후에 오는것들'에서 츠지 히토나리가 말했다.  

한국어로 보내는 쪽은 안녕히 가세요 한다. 가는쪽은 안녕히 계세요 한다. 프랑스의 오르봐, 영어의 굿바이, 일본의 사요나라와는 조금 다르다. 남아 있는 사람과 떠나는 사람이 각각 다른 이별 인사를 하는건 이 넓은 세상에서 한국어 뿐이 아닐까? 상대편을 배려하는 그 다정한 말에 나는 감동했었다.

 나는 안녕히 있으라는 떠나는 사람의 인사를 받지 못했다. 그러서 나는 실연을 하지도 못했었나보다. 아껴두었던 실연을 나는 서른의 초여름에 하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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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쟁이 2011-05-31 13: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개구라가 우는 밤.. 오타를 내도 꼭... -ㅁ-;; 이미 스무분쯤 읽었을 뿐이고... 털썩..

pjy 2011-05-31 14: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도 아니고 그런 오타는 안고쳐야 살아있는건데요ㅋ

따라쟁이 2011-05-31 15:21   좋아요 0 | URL
세상에, 이런 글에, 그러니까 실연을 안은밤에 울리는 개구라소리라니요.. 그게 진짜 살아있는 글이 맞는거에요?

pjy 2011-05-31 15:38   좋아요 0 | URL
실연에 대한 슬픈이야기인데 괜히 이런 댓글이라 죄송하네요--;

따라쟁이 2011-05-31 15:59   좋아요 0 | URL
괜찮아요. 오타는 제가 냈으니까. ㅎㅎㅎ 그럼 애초에 오타낸 제가 죄송..
근데 이런건 분위기가 너무 우숩잖아요. 그냥.. 실연의 아픔을 달래던밤에 울었던건..개구리가 아니고 개구라였다고 마무리하죠 우리. ㅎㅎ pjy님도 이왕이면 개구리 우는밤말고 개구라가 우는밤에 슬픈 생각을 하세요

루쉰P 2011-05-31 15: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또 읽다가 혼자서 웃고 있어요. 실연을 안은 밤에 울리는 개구라 소리...푸훕!!!
pjy님과 따라쟁이님의 댓글 문답이 더 웃겨요.....(T.T)
분명 따라쟁이님의 슬픈 사랑이야기인데 웃어서 죄송해요. 갑자기 댓글이 너무 웃겨서.

떠난 사람의 추억은 이제 올 초여름에 같이 좀 날려 버리세요. 그래야 올 사람의 자리도 생기니 말이에요. 이건 진지한 댓글입니다.

따라쟁이 2011-05-31 15:41   좋아요 0 | URL
제말이 말입니다. 오랫만에 진진하고, 오랫만에 정말 실연의 아픔을 맘껏 느꼈는데... 그밤은 그러니까. 개구라소리 들리는 그런 밤이였던 겁니다.. 털썩.

그게 우수워요. 꼭 지나고 난 다음에 추억한다니까요. 그리고 결국은 다시 추억을 잊지 못해서 그리워하죠. 이젠 잘 모르겠어요. 내가 정말 그 사람을 그리워 하는건지, 아니면 그 사람을 추억하는 나를 그리워 하는건지, 그 시절 가슴떨림이 그리운건지 가슴떨려하던 나를 그리워 하는건지..이것도 진지한 댓댓글 입니다.

잘잘라 2011-05-31 17: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글 읽다가 어쩐지 센치메칼칼해져서 '바빠도 커피 한 잔 해야겠네' 하다가 읽은 '개구라가 우는 밤'... 아아......... 증말 너무하십니다. 배꼽 빠졌어요. 물어내세요!!! ㅋㅋㅋㅋ

저는 울산에 와서 생소했던 말 중에, '잘 가입시다'를 두번째로 꼽아요. (첫번째는 나중에 기회되면 얘기할께요^^) 경비실에 택배 찾으러 자주 가는데요. 제가 택배 받으면서 "감사합니다" 그러면 아저씨는 꼭 "잘 가입시다", "잘 올라가입시다" 이러시거든요. '가입시다'는 이럽시다 저럽시다 하는 청유형어미(제대로 된 문법용어인지도 모르면서 생각나는대로 막 갖다 쓰고 보네요^^).. 맞지요? 그래서 이상하더라구요. '같이 가는것도 아닌데 왜 같이 가는 것처럼 인사를 하지?' 그렇게 생각했어요. 멋대로 해석하기 좋아하기는 저는 어느날 '아하. 직접 같이가지는 못하지만 인사에 마음을 같이 보내니 마음이나마 같이 가자는 뜻으로 그렇게 인사하는 모양이지?' 이러구 혼자 히죽히죽 했더라는.. 싱거운 이야기입니다. ^^

바빠서 잠깐 들러 글만 읽고 가려고 했는데 개구라 우는 소리가 너무 쎄서 댓글 안 쓰고는 못배기겠네요. ㅋㅋ

따라쟁이 2011-05-31 17:51   좋아요 0 | URL
네, 메리포핀스님. 제가 커피한잔 사 드리겠습니다. 아메아메아메아메리카노로다가.

근데, 그 인사 좋은데요, 마음이나마 같이 가자는 뜻. 그럼 저는 그사람에게 같이 가입시다. 이렇게 인사한건가 봐요. 그래서 내 마음도 같이 가는 중이여서 이렇게 허한가 봐요.

비로그인 2011-06-05 16: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타 있는 원문을 지금은 읽지 못하는게 아쉽습니다.

그리고 낮이라서 페이퍼 속으로 걸어가지 못하는 것도 아쉽네요.. ^^

따라쟁이 2011-06-11 13:50   좋아요 0 | URL
읽지마요. 그런거 읽어서 뭐 하시게요 ㅠㅠ

밤이여도 페이퍼 안으로는 걸어오지 마세요. 이런 페어퍼는 좀 쓸쓸하잖아요.

감은빛 2011-06-14 15: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끔 그런 사람이 있죠.
어떤 만남이었는지, 어떤 성격이었는지.
얼마나 좋아했는지 등은 다 기억나는데,
더이상 얼굴이 기억나지 않는 사람.

인사를 듣지 못했다면, 아직 실연을 당하지 않은 건가요?
그렇담 저도 아직 실연 당하지 않은 사람이 여럿 되는 거 같아요.

따라쟁이 2011-06-30 15:40   좋아요 0 | URL
그럼요. 인사를 들어야 실연도 하죠. 아직은 헤어진게 아니야.. 라는 마음이 계속 남아 있으면.. 아마도 끝은 아닐꺼야.. 라는 생각이 들면 실연하기가 어려우니까. ㅎㅎㅎ

얼굴이 기억났으면 좋겠어요. 안보고 싶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