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 주름살이 좋아요
시모나 치라올로 글.그림, 엄혜숙 옮김 / 미디어창비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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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어렸을 적 우리 할머니들은 머리카락이 하얀 은발이었고, 얼굴이며 손은 주름이 자글자글 하셨다. 그럼에도 우리를 보면 환하게 웃고 반갑게 안아 주셨다.

내가 기억하는 할머니와 우리 아이들이 기억하는 할머니의 모습이 다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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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기억하는 할머니의 모습은

<할머니 주름살이 좋아요>

표지그림에 나오는 할머니의 모습과 닮아 있다.

그래서 이 표지 그림을 보고, 내 할머니의 모습들을 떠올리며 그 분들과 함께 한 시간을 되짚어 보는 시간을 갖을 수 있었다.

할머니의 부러진 안경, 곰방대, 책 보고 계시던 모습 등 등...

잊고 있었던 소중한 추억들이 떠올라 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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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할머니의 생일이에요! 난 할머니가 행복하다는 걸 알아요.

할머니는 우리 모두가 함께 있는 걸 좋아하거든요.

그러면서도 할머니는

어쩐지 좀 슬퍼 보이고, 놀란 것도 같고,

어딘가 걱정스러워 보였어요.

 

그래서 난 할머니에게 왜 그런지 물었어요.

그랬더니 할머니는 얼굴에 주름이 많아서 그럴 거라고 했어요.

...

첫 그림과 글을 보면서,

할머니가 슬퍼보이고, 걱정스러워 보인다는 말에..

할머니에게 무슨 일이 생긴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요즘 치매에 걸린 분들이 많다는 이야기를 들어서 그런지..

혹시, 할머니께서 치매에 걸리신 건 아닐까 하는 생각까지 하게 되었다.

그런데 그렇게 보이는 이유가 '주름살' 때문이라니..

무엇인가 허탈하면서도, 주름살과 관련된 어떤 이야기들을 만날 수 있으려는지 궁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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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의 주름살을 하나 하나 짚으며,

할머니와 추억 여행을 떠나는 손녀..

그 또한 손녀에게는 잊지 못할 추억이 되는 것이겠지.

커다란 수수께끼를 풀었던 이른 봄, 최고의 바닷가 소풍, 할아버지를 처음 만났던 날, 여동생에게 최고의 선물을 했을 때, 처음으로 작별 인사를 했을 때...

 

아이들과 함께 책을 보며 할머니와 손녀가 주름살을 하나 하나 짚으며 추억 찾기를 하듯이...

아이들 사진을 꺼내 놓고, 어렸을 적 이야기를 해 보는 행복한 시간을 갖을 수 있었다.

그러다 문득,

"엄마도 이렇게 할머니가 되요?"라고 묻는 딸 아이.

"그럼, 이렇게 주름이 자글자글 한 호호 할머니가 될 수도 있고, 어쩌면 그 전에 너희들과 헤어질 수도 있지."

그랬더니,

아이들이

"엄마는 할머니 되면 싫어요. 할머니 되지 마세요."

라고 말을 한다.

 

할머니는 태어났을 때부터 할머니인 줄 아는 아이들...

그런 아이들의 동심을 지켜 주어야 할런지, 사실을 이야기 해 줘야 할런지 살짝 고민도 해 본다.

그리고, 할머니가 되지 않겠다는 말도 안되는 약속을 해 버렸다.

 

엄마가 좋은 아이들..

엄마가 늙어 호호할머니가 되어도 너희들에겐 여전히 엄마일 뿐이라는 것을...

알게 될 날이 곧 오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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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곰 가족의 5층짜리 신발 가게 책 읽는 우리 집 19
오오데 유카코 글.그림, 김영주 옮김 / 북스토리아이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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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이 되니 자꾸 따뜻한 것을 찾게 된다.

따뜻한 음료, 따뜻한 옷, 따뜻한 신발....

아이들과 함께 책을 보더라도, 마음을 따뜻하게 적셔주는 이야기가 담긴 책들에 손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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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곰 가족의 5층짜리 신발 가게>

책 표지를 봤을 때,

<장갑>이 떠올랐다.

길가에 떨어진 장갑 한 짝이

추위에 갈 곳 없는 동물들을 품고 따뜻하고 근사한 집이 되었던 '장갑'.

왠지 <흰곰 가족의 5층짜리 신발 가게> 표지를 보며, '장갑' 만큼 따뜻한 이야기를 담고 있을 것만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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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쌓인 추운 겨울,

이사짐을 나르는 흰곰 가족들.

그들에겐 이사할 집이 정해져 있던 게 아니었다.

그들의 눈에 띈 것은 커다란 '신발 한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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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다란 신발 한 짝은

1층은 신발을 파는 가게,

2층과 3층은 가족이 생활하는 집,

4층은 신발 창고,

그리고 제일 꼭대기 5층의 다락방은 바로 신발을 만드는 공방이랍니다.

흰곰가족들은 신발을 만들어 팔았다.

그렇기에 그들에겐 빈 신발은 너무나 좋은 안식처이자 삶의 터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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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발가게를 찾는 사람들은 많아졌고,

흰곰 가족들은 무척 바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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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서 가게를 열길 참 잘했어요!

그런데 누가 이런 신발 모양의 집을 지어 놓았을까요?"

삼 남매 중에서 막내가 물었습니다.

온 가족이 식탁에 모이는 평화로운 시간.

문득, 자신들이 열고 살게 된 실발 모양의 집을 누가 지어 놓았을런지 궁금해진다.

그러나 누구도 알고 있는 이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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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곰 가족들의 마음이 담겨 만들어 진 커다란 '신발 한짝'.

왜 흰곰 가족들이 이렇게 커다란 신발을 만들었는지...

 

마침내, 흰곰 가족은

아주 커다란 신발을 완성했어요.

 

그 신발을 한번 보려고

옆 마을에서도 많은 동물들이

모여들었습니다.

서커스 텐트에서부터 불꽃놀이까지,

신나는 축제가 벌어졌어요.

모두가 행복해 보이는 장면이다.

책과 함께 도착한 퍼즐은 신발 한짝 모양을 맞추는 것이다.

책을 보고 난 후 아이들끼리 퍼즐을 맞추는 재미도 쏠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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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찾은 또 하나의 재미..

책의 내용이 다 끝났을 것이라고 생각을 했는데..

작가 소개 글이 들어간 부분에

신문글이 실려 있다.

'세상에서 가장 크고 멋진 신발 선물'이라는 제목이 눈에 띈다.

 

따뜻한 마음이 전해지는 <흰 곰 가족의 5층짜리 신발 가게>

올 겨울 아이들과 책을 읽으며 따뜻한 마음을 나눌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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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도 작가가 되고 싶니? : 문학 주니어 대학 15
강유정 지음, 조승연 그림 / 비룡소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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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꿈은 작가입니다. 아이의 꿈은 그림 작가입니다.

아이는 엄마가 쓴 글에 자신이 그림을 그린 그림책을 출간하는 게 올해 목표였습니다.

비록 그 목표는 이루지 못했지만,

차근차근 아이의 꿈을 위한 도전을 함께 응원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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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저학년인 아이와 함께 보려고 했던 책이었는데...

아이가 보기엔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너도 작가가 되고 싶니?>는

비룡소 주니어 대학 문학편 입니다.

원고지를 펴 놓고, 편을 들고, 무엇인가 고민하고 있는 아이의 머리 위로...

우리가 흔히 위인이라고 말하는 이들의 모습을 그려 놓은 게 보이네요.

 

비룡소 주니어 대학 시리즈는 처음 만났는데...

다양한 학문을 맛보고 전문가의 꿈을 키울 수 있도록 이끌어 주는 청소년 인문 교양서 시리즈라고 합니다.

심리학, 문화 인류학, 신문 방송학, 건축학, 약학, 법학, 의학, 경제학, 디자인학, 생명 과학, 식품학, 화학, 정치 외교학, 사회 복지학이 다루어졌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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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도 작가가 되고 싶니?>는

1부 문학, 상상의 원천

2부 깅거해야 할 문학계 인물들

3부 문학, 뭐가 궁금한가요?

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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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작가가 되고 싶은 청소년들에게 어떤 길을 보여 주고자 한다. 또 문학이란 무엇이며 왜 문학이어야 하는지도 묻고자 한다. 이는 문학을 사랑할 수밖에 없는 이유와 오직 문학을 통해서만 보여 줄 수 있는 삶의 가치에 대한 교괌의 작업이기도 하다. 문학의 길에 수줍게 고개를 내미는 청소년들에게 나름의 답이 되어 주었으면 하는 소박한 바람이 있다. 무엇보다 문학이란 결국 상상과 공감의 작업이라는 것, 그것만큼은 기억해 줬으면 한다.

- p. 8 <들어가는 글> 중에서 -

저자가 <너도 작가가 되고 싶니?>라는 책을 왜 썼는지 알려주고, 당부하고 싶은 말을 '들어가는 글'에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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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을 읽게 되는 가장 실용적인 이유

하나. '재미'가 있어서

둘. 좀더 현실적인 바람을 실현시켜 주는 기능

세. 자유를 주기 때문

- p. 80 <문학이 무슨 소용이 있을까? _ 복수는 나의 것>중에서 -

학창시절 문학작품을 보면 즐기기 이전에, 작품 해석을 해야 했습니다. 그래서 문학은 어렵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습니다.

지금도 문학 작품이라고 하면 왠지 가볍게 볼 수 있는 책이라는 생각은 잘 들지 않습니다.

그런데 저자는 문학을 읽는 이유 중 하나로 '재미'를 이야기 합니다.

어쩌면 교과서를 통해 문학을 해석하지 않았더라면, 문학이 '재미' 있어서 읽게 되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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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작품을 짓는다는 것은 세상에 대해 적극적인 관심을 가지고 그것을 생각한 끝에 글로 써내는 것을 의미합니다.

...

내가 살아가는 삶의 주변을 살펴보는 관찰력, 그것이야말로 세상에 대한 애정을 보여주는 과정이고 또 문학을 하는 데 있어서 가장 필요한 첫번째 소양입니다.

-p. 130~131 <문학, 뭐가 궁금한가요? _ 창작에 필요한 자세는 어떤 것인가요?> 중에서 -

청소년 대상 도서여서 그런지, 읽기 수월했다.

아직 초등 저학년인 아들에게는 많이 어려울 거라 생각해서 책에 대해 물어보진 않았는데,

두서너번 반복적으로 책을 보는 걸 보면, 아이도 '작가'와 '문학작품'에 대한 어렴풋한 내용을

조금씩 받아들일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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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아이 첫 공부 어휘사전 - 엄마가 미리 잡아 주는 기초
강승임 지음 / 글담출판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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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아이가 책을 많이 읽는 편이어서 어휘를 어려워 할 거라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

그런데 종종 물어보는 어휘들을 듣다보면 '어? 이것도 몰라?' 싶은 것들도 많다.

어휘공부를 시키기엔 아직 어리지 않을까 싶었지만, 국어사전을 사 주고, 찾는 방법을 알려 주었다.

그런데, 아이가 국어 사전을 찾는 일은 정말 드물었다.

아이들은 아이들 눈높이에 맞는 사전이 있어야겠구나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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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아이 첫 공부 어휘사전>은

'5~7세 대표 그림책 50권에서 엄선한 500여 개 필수 어휘가 쏙쏙'

이라는 문구가 눈에 띄였다.

5~7세 대표 그림책 50권도 궁금했고, 그 그림책들을 통해 만나게 될 어휘들도 궁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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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인성과 지성 발달에 도움이 되는 대표 그림책 50권과 1학년 교과에 나오는 기초 필수 어휘의 뜻을 익힐 수 있도록 내용을 구성하였습니다. 그대로 읽어 주기만 해도 아이가 이해할 수 있도록 친근한 문체로 풀이해 놓았습니다.

...

엄마가 먼저 어휘에 대한 기본 지식을 쌓을 수 있도록 구성하였습니다. 다소 어렵지만 조금 전문적인 문법 지식도 함께 소개하였습니다.

-p. 6 <머리말> 중에서 -

고등학교 다닐 때 문법시간이 참 어려웠었던 기억이 문득 떠올랐다. 이제 초등 저학년인데, 문법을 이해할 수 있을까?

아이가 아닌 엄마들을 위한 문법 지식이 담겨 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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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 첫 공부 어휘 사전>은

1부 5~7세 우리아이 첫 공부, 어휘력이 전부다

2부 엄마는 아이에게 최고의 어휘 선생님이다

3부 엄마가 들려주는 그림책 속 필수 어휘 이야기

로 구성되어 있다.

어떤 어휘들이 어떻게 나올런지 궁금했는데,

어휘를 만나기 전, 왜 어휘 공부를 해야 하는지에 대해 먼저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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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는 국어에서 사용하는 기본 어휘가 있고, 수학은 수학대로, 사회는 사회대로, 과학은 과학대로, 도덕은 도덕대로 저마다 쓰이는 어휘가 다르다는 걸 반드시 일아야 합니다.

-p. 22 <5~7세 우리아이 첫 공부, 어휘력이 전부다 _ 공부한 시간만큼 결과가 나오지 않는 아이들> 중에서 -

어휘력은 국어에서만 중요하다는 생각을 보통 하게 된다. 그런데 어휘를 제대로 모르면 문장을 읽었을 때 무슨말인지 이해하지 못한다.

그렇기에 국어 외의 다른 과목들도 이해할 수 없게 되는 경우가 생긴다.

그래서 어휘를 중요시 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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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인 어휘 공부에 대한 설명이 끝나고 나면

'쏙쏙 지도 포인트'가 있다.

'쏙쏙 지도 포인트'에 따라 지도를 하면 어렵지 않게 엄마 선생님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엄마의 어휘사전'은 단어와 단어의 뜻이 나오고, 단어의 뜻을 풀이해 어떤 경우에 사용되는지 설명해 준다.

그리고, 어떤 문장에서 단어를 만날 수 있는지 문장 소개와 그 문장이 씌여진 책도 함께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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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된 50권의 책들 중 일부는 집에 있는 책들이고, 일부는 도서관에서 빌려다 보기도 한 책들이다.

간혹, 아직 만나보지 못한 책들도 있다.

 

아이들과 함께 책을 볼 때는 읽어 주는데 치중해 아이가 물어보지 않으면 어휘에 대한 설명을 따로 하지 않았었는데...

문득 궁금해졌다.

그 동안 함께 봐왔던 책들에 나왔던 어휘를 아이는 이해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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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미와 야크 - 네팔 땅별그림책 14
버트 도드슨 그림, 앤드리아 스틴 스트리어 글, 정회성 옮김 / 보림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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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엔 그림책을 보면, 색감과 그림이 예쁜지, 내용이 재미있는지를 우선 봤다.

그런데 요즘은 그림책을 보면서, 그 그림책이 어떤힘을 줄 수 있는지를 보게 되는 것 같다.

아무래도 어설프게나마 듣고 있는 '독서심리상담사' 과정의 영향이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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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림 출판사를 통해 만나게 된 <카미와 야크>.

'미국 도서관 협회 슈나이더 상' 마크가 눈에 띈다.

언덕을 내려 오는 소년.

손에는 무엇인가가 들려 있고, 당당한 걸음 걸이와 표정은 자랑스러워 보인다.

그리고, 소년이 이끌고 내려오는 야크들...

아마, 소년이 카미겠지.

앞표지와는 사뭇 다른 뒷표지 그림.

하얀 눈 속엔 무엇인가 급해 보이는 소년이 가파른 언덕을 내려 오고 있다.

두 표지가 주는 느낌이 사뭇 다르기에 책의 내용 또한 궁금해진다.

엔드리아 스틴 스트리어 글/ 버트 도드슨 그림/ 정희성 옮김.

그림을 보면서 유목민을 떠올랐다.

어느 나라 그림책이지?

작가도 처음 들어 보는 이름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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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미와 야크> 보림 출판사 책에서 '땅. 별. 그림. 책. 네팔' 이라는 문구를 만날 수 있었다.

땅. 별. 그림. 책은 그동안 만나기 어려웠던 여러 나라의 새로운 이야기와 낯선 아름다움을 담아내는 그림책 시리즈입니다.

'땅별'은 지구를 뜻하는 우리말로 지구 또한 가지각색의 뭇별 가운데 하나일 뿐이라고 여기던 옛사람들의 겸허한 세계관이 깃든 말입니다.

 

최근 우리나라 그림책을 많이 접할 수 있었던 것 같다. 그전에 접했던 대부분의 그림책들은 유럽이나 미국, 일본 그림책이 주였던 것 같다.

그림책을 통해 그 나라의 문화와 정서를 함께 배울 수 있어 다양한 나라의 그림책을 보여주고 싶었다.

그럼에도, 만날 수 있는 그림책은 한계가 있다 싶었는데...

'네팔'의 정서를 담고 있는 그림책 <카미와 야크>는 세로운 세계를 만날 수 있는 설레임을 갖게 해 주었다.

 

글쓴이 앤드리아 스틴 스트리어

작가이자 교사이고 도서관 사서예요. 첫 작품 <하늘의 강>을 발표하면서 작가로 활동하기 시작했어요. 작가는 십 대 시절에 북아메리카의 로키 산맥을 탐험했어요. 그것이 계기가 되어 산에 대한 열정이 생겼고, 마침내 <카미와 야크>의 무대인 히말라야의 높은 산을 오르게 되었지요...

그린이 버트 도드슨

화가이자 교사이고 작가예요. 지금까지 70권이 넘는 어린이 책의 그림을 그렸어요. 그리고 <드로잉의 핵심>, <드로잉과 상상력> 등의 책을 썼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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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스름한 새벽, 카미는 집 밖으로 나왔어요.

바람이 높다란 산봉우리에 걸린 눈구름을 걷어 내고 있었어요.

카미는 코를 킁킁거렸어요. 높은 지대의 새벽 공기는 축축했어요.

카미의 아빠와 형은 산에 오르는 등반가들을 안내하는 일을 하면서

텐트를 쳐 주기도 하고, 음식을 만들어 주기도 해요.

아빠와 형은 해가 뜰 무렵이면 야크들의 등에 주전자, 난로, 음식,

텐트 등을 가득 싣고 산을 향해 떠나지요.

 

아이들이 깨어 있기에는 이른 시간 새벽.

모자까지 쓰고 있는 아이의 모습은 평범해 보이지 않는다.

보통 그림책에서 만날 수 없는 서사는 카미가 바라보고 있는 풍경을 오감으로 함께 느끼게 해 주는 듯 하다.

카미와 가족이 어떤 삶을 살아가고 있는지도 알 수 있다.

그리고, 그들에게 있어 '야크'는 어떤 의미인지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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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미는 숨을 크게 들이마셨어요.

그러고는 양쪽 볼이 볼록 튀어나오도록 입안 가득

공기를 머금고 힘껏 호루라기를 불었어요.

카미가 호루라기를 불면 컬리 혼이 어슬렁어슬렁 다가오곤 했어요.

멋진 뿔을 가진 컬리 혼은 야크 중에서 가장 덩치가 컸어요.

카미는 듣지를 못해요. 그래서 호루라기를 불어도

크 소리를 들을 수가 없지요. 하지만 입술로 호루라기 알의

떨림을 느낄 수 있답니다.

 

카미가 왜 호루라기를 불게 되었는지,

새벽 풍경에 대한 설명이 오감으로 느낄 수 있게 서사되었는지 알 수 있었다.

소리를 들을 수 없다는 것...

그렇지만, 호루라기를 불면 '컬리 혼'이라는 야크가 카미에게 온다.

새벽 카미가 호루라기를 부는 것은 야크들을 부르기 위해서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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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번쩍하고 번개가 치면서

야주 잠깐 하늘이 환해졌어요.

타는 냄새가 더 심하게 났지요.

카미의 팔에 오싹 소름이

돋았어요.

번개가 대답하듯

하늘이 우르릉거렸어요.

 

카미는 덤불이 우거진 언덕으로 달려갔어요.

거기에도 야크의 흔적은 없었어요.

카미는 숨을 크게 ㄷ들이마셨어요.

또다시 번쩍하면서 번개가 쳤어요.

어두은 하늘에 길쭉하게 뻗은 번갯불이

마귀할멈의 손가락 같았어요.

카미는 짧게 비명을 지르고

두 주먹을 꼭 움켜쥐었어요.

호루라기를 불었는데도 나타나지 않은 야크들.

혼자 야크를 찾아 떠난 카미.

어린 아이지만, 야크에게 무슨 일이 생겼다고 생각을 한 카미는

혼자 야크를 찾아 떠난다.

야크를 찾아 떠난 형과 아빠와는 다른 길.

해도 뜨지 않은 시간, 번개가 치는 하늘.

날씨가 그닥 좋지 않은 것 같다.

카미가 있는 곳은 마을과도 한참 떨어진 언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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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 스폿은 버등거리기만 할 뿐 일어나지 못했어요.

또다시 번갯불이 하늘을 갈랐어요. 우르르 쾅! 천둥도 쳤어요.

카미는 무서워서 몸을 부르르 떨었어요.

카미는 화이트 스폿이

왜 꼼짝을 못하는지 알았어요.

화이트 스폿의 뒷다리가

갈라진 바위틈에 꼭

끼어 있었던 거에요.

무서움을 헤치고, 카미는 야크 무리를 찾았다.

그런데, 가라진 바위틈에 다리가 낀 야크로 인해 다른 야크들은 움직이지 않는다.

혼자 힘으로 야크를 구할 수 없자, 호루라기를 불어 아빠와 형에게 도와 달라는 신호를 보내지만,

천둥으로 인해 그 구호요청은 전달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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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미는 앞으로 고꾸라졌어요.

그러고는 훌쩍이며 바위에 부딪힌 어깨를 문질렀어요.

눈에 눈물이 가득 고이는 바람에 더욱더 앞이 보이지 않았어요.

카미는 뒤뚱거리면서 계속 걸었어요.

그러다 그만 계곡 아래로 굴러떨어졌어요.

계곡은 무척 미끄러웠어요.

마치 야크 우유로 만든 버터를 발라 놓은 것 같았어요.

앞도 보이지 않을 것 같은 눈보라를 헤치며,

언덕길을 내려오는 카미.

카미에겐 오로지 야크를 구해야 한다는 생각 뿐.

그러려면 아빠를 불러야 한다는 생각 뿐이겠지.

어린 아이임에도, 자신보다는 야크를 먼저 생각하는 그 마음이 사랑스럽다.

그렇기에, 넘어지고, 다치는 카미가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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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미는 날 때부터 듣지를 못했기 때문에

말을 할 줄 몰랐어요.

그래서 아빠의 손을 잡고 풀밭 쪽을 가리키기만 했지요.

아빠는 화를 냈어요.

카미가 혼자서 산에 올라갔기 때문이에요.

아빠는 카미를 번쩍 들어서 문 안쪽에 내려놓았어요.

 

'아빠, 제가 알아요. 야크들이 어디에 있는지 안다고요!'

카미는 속으로 외치며, 호루라기르 꺼내 길게 세 번 불었어요.

하지만 아빠는 눈치를 채지 못했어요.

힘겹게 야크가 어디에 있는지 알아냈는데,

말을 할 수 없어 그 사실을 아빠에게 제대로 알려 줄 수 없는 카미.

아빠에게 무엇인가를 말하고 있는 카미와 아빠의 그림.

눈보라가 약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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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을수는 없는 글자지만..

네팔어로 적혀 있는 글들을 보면서,

세계 여려 문자에 관심을 갖을 수도 있을 것 같다.

 

주인공 카미의 감정선을 따라가 본다.

어스름 짙은 새벽 눈을 뜬 카미는 야크들이 내려 오지 않아 아빠와 형이 야크를 찾아 히말라야 산을 오르는 것을 본다. 그런데 야크는 그 쪽에 있지 않다는 생각에 호루라기를 불고, 야크들이 오지 않자 직접 야크를 찾아 떠난다. 카미는 장애를 가지고 있지만, 참 용기 있는 아이인 것 같다. 야크들을 찾고 난 후 그들을 구해야 한다는 생각에 눈보라를 헤치고 다시 언덕을 내려와 아빠와 형에게 도움을 청한다.

카미는 용기도 있는 반면, 두려움도 컸을 것이다. 그럼에도 그 모든 것을 이겨내고, 야크를 구했다.

그렇기에, 야크를 데리고 산을 내려오는 카미가 당당할 수 있지 않을까?

조금만 어렵고 힘들면 포기하려는 아이들에게, 이 책을 읽어 주면 참 많은 이야기들이 나올 것 같다는 생각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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